디자인은 ‘있으면 좋은 것’ 정도가 아닙니다. 특히 결제 시스템에서의 현명한 디자인 결정이 얼마나 큰 재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 연구가 있습니다. 중요한 시스템에서 디자인이 부족하면 실수와 지연이 발생하고, 결국 사용자들이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디자인을 단순히 장식으로만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있으면 좋은 것” 정도로 치부되며, 더 중요한 일이 끝난 후에나 고려해야 할 요소로 여겨집니다. 특히 기능성과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핀테크’에서는 더욱 그렇죠. 모든 결제 시스템이 거의 동일해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018년에 ‘어떤 디자이너가 될 것인가?’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한참 지났고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 환경에 대해 다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IT 업계 변화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점을 다시 돌아본다면, 디자인 관련 서적 발간이 많았다는 겁니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피그마였습니다. 불과 몇 년 만에 피그마는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했습니다. 관련 툴이나 책도 많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누구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모호한 경계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