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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소송에서 변호사 도움 없이 소송을 진행하는 ‘나홀로 소송'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민사본안 소송 대리인 선임 현황’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5년~2020년 6월) 원고와 피고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경우가 529만 건 중 384만 건이었다. 이 같은 현상에는 변호사 수임료 부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소 수임료만 해도 부가세 포함 330만 원에 달하는 변호사 선임 비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소액 사건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직접 인터넷에서 기본 양식이나 다른 사람이 올린 양식을 이용해 나홀로 소송으로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나홀로 소송에 앞서 자문, 문의받거나 작성 문서를 확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이용 빈도도 늘어났다. 실제로 변호사들이 모여서 법률 상담을 해주는 ‘로톡’의 월간 법률 상담 건수는 2017년 3,602건에서 2021년 2만 2,617건으로 증가했다. 오늘은 이러한 나홀로 소송을 가능하게 해주는 법률 상담 플랫폼 로톡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리걸테크(Legal Tech)는 법(Legal)과 기술(Thechnology)을 합친 말로, 법률 서비스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새로운 시장이다. 대표적으로 로톡, 네이버 엑스퍼트 등 새롭게 등장한 리걸테크 사업자와 기존 변호사 업계가 크게 충돌하고 있다. 기존 변호사 업계에서는 리컬 테크 플랫폼이 커질수록 법률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리걸테크 업계는 변호사와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입장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사안은 개정된 ‘변호사 업무 광고 규정’으로 개정안에서는 8월부터 변호사 광고, 소송 결과 예측 등 리걸테크 서비스에 변호사들이 참여하면 안 된다고 정한 것이다. 이처럼 리걸테크 사업자와 기존 변호사 업계의 충돌이 계속되고 변호사 협회의 징계 압박까지 더해지자, 로톡의 변호사 회원 수가 급감하기도 했다.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로톡 변호사 회원은 8월 기준 2,855명으로, 3월 말 3,966명 대비 28% 급감했다. 로앤컴퍼니는 “많은 변호사가 변호사 협회의 협박과 다름없는 강요에 못 이겨 탈퇴를 요청했다”라고 주장했다. 변협(변호사 협회)은 광고 규정을 개정해 변호사들의 온라인 광고 플랫폼 활동을 금지한 데 이어, 이들에 대한 징계를 예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변협은 로톡 등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들의 징계에 착수하면서도 로톡과 유사한 법률 플랫폼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로톡은 어떤 서비스이길래 변호사 협회가 개정안을 만들어 징계를 이야기하고, 직접 로톡과 유사한 서비스를 만든다고 하는 것일까?
변호사를 찾을 때 소송 분야에 특화된 변호사인지, 대면이 가능한 지역에 위치했는지 등 다양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경력이나 성별, 전문 등록 등의 세부적인 부분도 사무실을 직접 찾거나 먼저 전화, 인터넷을 찾아 확인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골라서 해당 변호사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변호사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고생을 확실하게 줄여주는 서비스라는 점이 와닿았다.
변호사 특징이 잘 나타난 타이틀과 상담 가격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세 정보를 바로 볼 수 있다. 경력과 자격, 학력과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는 가격뿐만 아니라, 의뢰인이 직접 쓴 후기를 통해 어떤 점이 좋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정보 열람을 하고 내가 찾고 있는 변호사라고 생각된다면 상담을 예약하거나, 직접 사무실에 전화해서 다른 정보를 얻거나 예약할 수 있다.
간단하게 15분 상담을 받거나, 20분 영상 상담, 30분 방문 상담으로 나뉜 상담 예약과 일정에 따라 가능한 변호사 리스트가 노출된다. 요일과 시간에 맞는 변호사에게 원하는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일정에 따라 빠른 상담을 잡을 수 있지만 가능한 변호사가 없는 일정도 있다. 게다가 일정은 하루씩 넘기면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하기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바로 상담을 예약하지 않고 관련된 사례나, 법률 관련 이야기를 공부할 수 있다. 상담 사례를 통해서 변호사가 직접 상담한 내용을 확인하거나, 해결된 사례를 보면서 내가 처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관련된 기록을 ‘글'이 아니라 영상으로 법률 절차, 팁을 알려주는 영상도 제공하고 있어서 기초 법률 지식을 쌓기 유용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사례나 지식이 없는 경우가 있고, 초기에 선택한 분야와 다른 사례, 팁이 제공되기도 하므로 정보를 찾고 확인하는 공수가 들기도 한다.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조리 있게 말을 하지 못하겠다면 상담글을 작성해서 답변을 받는 방법도 있다. 무료 답변이기 때문에 답변이 오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글을 써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다. 실명 정보와 개인정보를 적지 않고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작성하면서 제3자의 입장으로 정리해볼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설명글을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가이드를 사전에 알려주고, 내용을 작성하게 한다. 작성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을 알고 작성하게 되므로 글을 다 작성한 뒤에 유의 점 때문에 다시 써야 하는 경우가 없다.
로톡을 둘러보면 직접 자문받을 변호사를 찾고, 예약하는 기능도 있지만 생활과 전반적인 법 지식을 얻어갈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하지만 서울 남부지방법무사회에서 운영하는 법률톡톡은 변호사가 아니라 법무사의 상담을 연결해주고 있다. 변호사가 모인 서비스와 법무사가 모인 서비스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변호사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피고인, 피의자를 대변하는 업무를 하지만 법무사는 의뢰자가 필요한 법원, 검찰청 제출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 사건 신청을 대리 진행한다. 법정에 직접 설 수 있느냐의 차이뿐만 아니라 선임 비용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단순 상담, 서류 관련은 법무사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로톡의 경우 형사, 민사와 세부 분야를 나누었다. 반면, 법률톡톡의 경우 생활법률 상담으로 한정 지었으며, 상세검색에서도 경험이나 가능 언어 등의 자세한 상세 필터를 적용할 수 없다. 분야와 지역, 혹은 직접 법무사 이름을 검색하는 정도로 검색 기능이 한정되어 있다.
변호사의 상세한 정보로 자격, 분야, 학력과 상담 가격에 대한 정보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성적인 데이터로 의뢰인 후기를 열람하고, 의뢰인이 고른 상담 후기 데이터를 수치로 보여주기도 하는 세심한 로톡과 달리 법률톡톡은 단순히 해당 법무사가 있는 사무소와 법무사를 동시에 소개해준다. 사무소 추천은 단순히 추천만 할 뿐 추천 이유를 열람할 수도 없고, 의뢰인 후기도 확인할 수 없다. 단순히 홍보용으로 제공하는 정보이다. 상담이나 의뢰 가격은 나와 있는 전화 혹은 홈페이지를 통해야 한다. 로톡은 의뢰인과 ‘연결’까지 바로 가능하지만 법률톡톡은 해당 법무사를 ‘소개’ 시켜주는 정도가 된다.
상담글을 남길 경우 변호사 혹은 법무사가 답변해주는 형식은 동일하나, 로톡의 경우 해당 답변을 단 변호사에게 바로 예약을 할 수 있는 버튼이 생긴다. 답변을 받고 바로 서비스 내에서 상담 예약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로톡과 달리, 법률톡톡은 답변 법무사의 프로필을 누를 경우 ‘2. 상세 정보’에서 설명한 것처럼 해당 법무사와, 사무소를 안내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혹은 답변에서 보이는 정보로 직접 연락을 하거나, 주소를 이용해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2021년 4월 기준, 한국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30개 이상의 기업이 리걸테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톡과 같은 전문가 소개, 견적 비교 서비스, ‘머니백'과 같은 민사소송, 등기 등 법률 업무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엘박스' 등 판례, 법령, 법률 문서 검색 서비스가 각 6개씩, 로펌 업무 관리 지원 서비스, 전자 계약 서비스 등이 운영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신규 서비스를 내놓는 것뿐만 아니라 네이버 엑스퍼트를 통해 법률 전문가 자문 서비스도 출범하면서 기존 기업들도 리걸테크에 손을 뻗고 있다.
한국 인공지능 법학회 회장인 고학수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우리나라의 리걸테크 산업은 어느 분야를 특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반적으로 모두 굉장히 초기 단계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관련 법률이 없거나, 서비스 기업과 전문가 단체의 충돌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 때문에 제2의 타다처럼 로톡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현재 변호사 협회의 모습은 일반인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법'과 ‘소송'의 장벽을 낮추고 권리를 찾게 해주는 로톡을 금지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보를 판단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얽혀있는 다양한 관계와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해당 정보를 모두 알지 못하는 일반인에게는 단순하게 변협이 로톡의 자리를 뺏으려는 모습으로만 보일 수밖에 없다.
리걸테크에서 일어나는 충돌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로톡과 변협이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 함께하는 길이지만, 다양한 사정으로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로톡의 서비스를 따라 하려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로톡과 변협 모두가 일반인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부디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 공생하는 방법을 찾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