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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결제 시장은 어떤 구조일까요?
디지털 결제는 매년 성장하는 유망한 시장입니다. 최근 5년 사이 2배 규모로 성장해 2024년엔 8조 1704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그중 한국은 전체 1206억 달러, 전 세계 5위 규모의 디지털 결제 시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온라인 결제가 보편화된 현시점에서 결제 기능은 어느 서비스든 필요한 기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즉, 기획자가 결제 시스템 도입의 기본 개념과 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기획과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온오프라인 결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VAN과 PG의 개념을 설명해보려 합니다. 물론 VAN과 PG 개념만으로 결제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인 이해도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간편 결제 내용까지 더해 결제 시스템의 구조를 전반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우선 오프라인 결제의 핵심인 VAN(Value Added Network), 즉 부가가치통신망은 가맹점과 카드사를 이어주는 통신망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상점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카드를 긁거나 꽂아서 결제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통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VA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AN사는 이러한 망을 제공하는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자 회사를 의미합니다. 국내에서는 NHN한국사이버결제, 나이스정보통신 등이 있습니다.
VAN이 탄생하기 전, 일반 음식점에 가면 입구마다 다양한 카드사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가맹점마다 결제할 수 있는 카드사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롯데카드로 결제하려면 전용 단말기가 필요한 형태였습니다. 점주는 본인 가게에서 결제할 수 있는 카드사를 알려주기 위해 스티커를 붙여놓고는 했습니다. 점주를 포함하여 카드사, 소비자 모두 불편한 구조였죠.
이러한 문제는 VAN의 등장과 함께 해결되었습니다. VAN사는 카드사별 단말기를 하나로 모은 통합 단말기를 제공하며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계약과 거래를 도와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VAN사는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만들었고, 곧 이 형태가 자리 잡았습니다.
오프라인 카드 결제의 입지는 VAN의 등장과 함께 매우 단단해졌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VAN의 경우 단순히 결제 정보를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만 제공합니다. 즉, 매출 장부 서비스를 POS에서 따로 쓰지 않는 이상 중요한 정산 정보를 얻으려면 각각 카드사별로 매출 내역을 따로 챙겨야 했죠. 또한 여러 카드사에서 정한 날짜에 매출액을 따로 입금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발생합니다.
PG(Payment Gateway)는 온라인 결제의 핵심으로 카드사, 은행, 통신사, 상품권 판매사 등 금융기관과 온라인 쇼핑몰 사이에서 결제를 대행하는 관문입니다. PG사는 이러한 결제 대행사를 의미합니다. 신용카드사와 직접 계약하기 어려운 온라인 쇼핑몰을 대신해 결제 업무를 처리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죠.
이들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카드 결제, 계좌이체, 휴대폰 결제, 무통장 입금과 같은 전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VAN사와 동일하게 카드 결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주고받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매출 정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별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PG사로는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토스페이먼츠, 나이스페이먼츠 등이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KG이니시스에서 보낸 결제 확인 메일을 받은 적이 있을 겁니다. 이는 해당 쇼핑몰의 파트너 PG사가 KG이니시스이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결제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생겨났습니다. 카드사는 결제량이 많은 특정 가맹점에서는 수수료를 저렴하게 받고, 결제량이 적은 곳에서는 수수료를 많이 받았습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제량이 많은 가맹점에서 매출이 더 많이 발생하니 이런 가맹점과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수수료를 저렴하게 제공하게 됩니다. 다만 그렇다 보니 규모가 작은 가맹점 입장에서는 비용 측면에서 다소 불합리한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수수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G사가 등장했습니다. PG사는 여러 가맹점을 모아 본인이 이들의 대표 가맹점 역할을 합니다. PG사에 소속된 가맹점이 많을수록 개별 가맹점이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적어지겠죠. 따라서 가맹점은 PG사 밑으로 들어가 ‘우리 대신 대표로 결제해 주세요’라고 요청하게 됩니다.
대표 가맹점 역할을 하는 PG사는 카드 결제를 위해 여러 카드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또 원활한 온라인 결제를 위해 아래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증
온라인 결제의 경우 오프라인과 다르게 별도 인증 장치가 필요합니다. PG사는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비밀번호 두 자리 등으로 별도 인증 절차를 수행해 주고 있습니다.
승인
고객에게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비밀번호 두 자리를 전달받은 PG사는 해당 정보를 카드사에 전달합니다. 카드사는 곧 카드의 한도를 확인하고 해당 금액만큼 한도를 차감한 다음 승인 결과를 보냅니다. 이 결과를 다시 VAN사를 통해 판매자, 고객에게 전달하는 역할까지 PG가 맡아 진행합니다.
정산
결제 승인까지 이뤄졌다면 VAN사를 거쳐 매출 전표가 카드사에 전달됩니다. 그럼 카드사는 결제 대금을 PG사에 지급하죠. 이때 PG사는 모든 카드사로부터 지급받은 돈에서 수수료를 제외하고 가맹주에게 정산합니다. 일반적인 종합쇼핑몰(CJ오쇼핑, AK몰 등)의 경우 지급이 완료된 다음 PG사로부터 2~3일 이내에 돈을 지급받습니다. 다만 중개플랫폼(숨고, 크몽 등)의 경우 서비스 재화가 명확히 지급되었음을 규정하는 ‘구매 확정’이 발생한 뒤에 PG사가 가맹점에 돈을 보냅니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PG사는 결제 시스템 시장 내 강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PG사의 등장이 모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VAN, 카드사가 모든 결제 정보를 알 수 있던 시절과 달리, 온라인 결제로 넘어오며 VAN사와 카드사의 데이터에는 대표 가맹점 정보(PG사)만 찍히게 됩니다. 실제로 어디서 결제가 되었는지 알 수 없는 거죠. 반면 PG사는 어느 가맹점에서 누가 얼마를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VAN사와 카드사의 큰 자산이었던 소비자 데이터를 온라인 시장에서는 PG사가 반독점하며 데이터 격차가 벌어지게 되었죠.
VAN사와 PG사가 주를 이루던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201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방식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페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간편결제입니다. 간편 결제란 무엇이며 왜 탄생했을까요?
간편 결제는 사용자가 카드나 계좌를 미리 등록해 두고 쉽고 빠르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모바일에 미리 저장해 둔 신용카드, 은행계좌 정보 또는 충전한 선불금 등을 이용해 거래 시에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 입력이나 지문, 얼굴 같은 생체정보 등 간편 인증수단을 활용하며 단말기 접촉 등으로 결제가 이뤄집니다. 국내에서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이 폐지된 2015년 3월 이후 그 영향력이 더 커졌습니다.
대표적인 간편 결제로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NHN), 스마일페이(이베이), SSG페이, 로켓페이, 삼성페이, 앱카드 등이 있습니다.
간편 결제는 앞서 배운 PG사, VAN사와는 조금 다른 구조를 취합니다. 신용카드 결제 과정에 간편 결제 사업자가 직접 개입합니다. 이때 간편 결제 사업자들은 전자지급결제대행업(Payment Gateway, PG)으로 전자금융업에 등록됩니다.
간편 결제는 말 그대로 소비자가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편리함을 무기로 구매 전환율과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을 증가시킬 수 있죠. 다만 이러한 이유로 간편 결제를 무턱대고 도입하기에는 자체 개발 공수 대비 간편 결제 사용률이 매우 작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결제 시장을 보면 어느 정도 매출 규모가 있는 서비스에서 자사 페이를 도입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서비스가 자사 간편 결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브랜딩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데이터 확보’와 ‘수수료 절약’ 측면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데이터 확보’는 앞서 PG 구조를 설명하며 소개한 “VAN과 카드사 데이터에는 대표 가맹점 정보(PG사)만 찍히기 때문에 실제로 어디서 결제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내용과 연결됩니다. PG사가 결제를 독점함에 따라 소비자 데이터를 얻을 수 없으니, 기업 스스로 더 많은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전자지급결제대행업(Payment Gateway, PG)으로 등록하여 간편 결제를 운영하는 것이죠.
더불어 ‘수수료 절약’ 또한 PG사의 이익 구조와 이어집니다. 가맹점은 PG사에 결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결제를 담당할 수 있다면 수수료가 크게 절약될 것입니다.
국내 온/오프라인 결제를 이끄는 주요 시스템은 이번 글에 설명한 것처럼 생각보다 간단하게 구성됩니다. 물론 그 안으로 자세히 들어가면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온라인 결제의 영향력이 커지는 현 시점에서 거의 모든 서비스에 결제 구조가 관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기획자 역시 결제 시스템의 기본적인 개념과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본인 서비스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 적절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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