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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그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유명해진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하지만 이 법칙이 무색하게, 나는 경력이 많아도(10~20년) 3~4년차 정도의 코드를 짜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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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혼자’보다는 ‘함께’ 학습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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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그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유명해진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하지만 이 법칙이 무색하게, 나는 경력이 많아도(10~20년) 3~4년차 정도의 코드를 짜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난다.

 

‘1만 시간의 법칙’과 비슷하게 인지심리학 분야에도 ‘10년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법칙의 창시자는 이 개념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왜곡된 채로 일반인에게 소개되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이 말하는 연습이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특정 학습 목표를 위해 정교하게 설계되고, 가르치는 선생님이 존재하며, 자기 수행에 대한 즉각적이고 반복적인 피드백이 존재하는 계획된 훈련(deliberate practice)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그저 시간만 쌓아가는 단순 반복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만 쓴다고 성장하지 않는다. 자기 수행에 대한 즉각적이고 반복적인 피드백이 존재하는 계획된 훈련(의도적 수련)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이 문제를 ‘당신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글로 다룬 적이 있다.

* <프레임> 292쪽

 

하지만 간혹 학습을 많이 하는데도 불구하고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인 사람이 있다. 나는 그 사람과 대화하면서 피드백 없이 혼자서만 학습을 오래, 그리고 많이했음을 알 수 있었다. 주로 책이나 인터넷 강의로 혼자 학습했지만 실무 경험은 거의 없었다.

 

어떻게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혼자’보다는 ‘함께’해야 한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풀어보겠다.

 

현실 세계는 ‘학교 학습’보다 ‘야생 학습’이 필요하다

나는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아이들에게 공부(工夫)를 두 가지로 구분해 말한다. 하나는 사전적 의미의 공부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히는 것을 공부라 부른다. 그래서 노는 것도 공부며, 이는 삶에 전반에 걸쳐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험공부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공부다. 이렇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 까닭은 아이가 시험공부가 공부의 모든 것인 것처럼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내가 이 글에서는 말하는 학습도 별다른 설명 없이 말한다면 공부처럼 오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애자일 컨설팅 대표 김창준 님은 학습을 ‘야생 학습’과 ‘학교 학습’으로 구분해서 말한다.

 

야생 학습

학교 학습

대부분 협력적이다대부분 개별적이다
대부분 비순차적이다대부분 공부 순서가 정해져 있다
대부분 자료에 한정이 없다대부분 교과서, 교재, 시험 범위 등이 정해져 있다
대부분 명확한 평가가 없다대부분 시험이라는 명확한 평가기준이 있다
대부분 정답이 없다무엇이 정답이라고 하는 것이 명확하다
목표가 불분명하고 바뀌기도 한다대부분 합격, 자격증 같은 목표가 분명하다

출처 : <함께 자라기> 12쪽 - 원문 내용을 작가가 표로 바꾸었다

 

우리는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을 냈던 학생들이 사회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현상을 잘 알고 있다. 명문대나 좋은 성적이 ‘일잘러’와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위 표의 각 학습 특징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든 사람은 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거기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가 일하는 현실 세계는 야생 학습에 가깝기 때문이다.

 

맥락에 따라 학습 전략은 바뀌어야 한다. 학교 학습은 혼자서도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생 학습의 특징은 협력적이고 비순차적이며 자료에 한정이 없고 정답도 없으며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습 효과 높이는 메타인지(Metacognition)의 중요성

EBS 다큐프라임 ‘학교란 무엇인가’에서 최상위권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모아놓고 서로 연관성이 없는 단어들을 보여 준 후 얼마나 많이 기억하는지 실험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억한 단어를 적기 전에 ‘자신이 얼마나 기억해 낼 수 있는가’를 먼저 밝히고 단어를 기억해 내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최상위권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기억력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두드러지는 차이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신이 예상한 것과 실제 기억해 낸 숫자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이 둘 간의 차이가 훨씬 컸다는 것이다.*

* EBS 교육대기획 10부작 학교란 무엇인가 8부, 0.1%의 비밀

 

실험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바로 ‘메타인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메타인지란 자기 자신의 사고 활동 자체에 대한 지식과 조절을 뜻한다 즉,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 아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모르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까지 모두 포함한다.* 메타인지는 자본화 학습(Capitalization learning)과 연결된다. 자본화 학습이란 주어진 강점들을 더욱 보강하여 더 잘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자본화 학습을 잘 하려면 나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에 내가 무엇을 잘하고(알고) 무엇이 서툰(모르는) 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 <인지심리학은 처음이지?> 182쪽

 

타이거 우즈라는 이름의 어린 소년은 나이에 비해 몸동작을 아주 잘 조절할 수 있었고, 골프라는 게임이 그가 상상하던 것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골프 연습을 즐겼고, 많은 양의 골프 연습을 좋아했기 때문에 더 잘하게 되고, 선순환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것이 ‘자본화 학습’이다. - <다윗과 골리앗> 140~141쪽

 

하지만 혼자서 하는 학습은 자기 인식이 낮아서 내가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무엇을 못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기 인식을 높일 수 있을까? 자기 객관화라고 부르는 것을 시도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일기 쓰기’가 있다. 자신에게서 일정 거리 떨어져 스스로 상대적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나를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어 피드백 받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설명하다 보면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EBS 교육대기획 10부작 학교란 무엇인가 8부, 0.1%의 비밀 갈무리 - 학생이 공부하다가 엄마를 불러 설명을 하고 있다.

 

매우 낯선 환경에 의도적으로 나를 던져 자기 인식을 높일 수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다른 회사에 면접을 보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 자신감을 가지고 일했던 사람이 면접을 보고 난 뒤 의기소침해져 있는 것을 자주 본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서투른 자신을 깨달은 것이다. 이런 자극이 긍정적인 까닭은 자신이 부족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는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자기 인식을 높일 수 있다.

 

 

혼자 학습하면 실행이 어렵다

웹 퍼블리싱 일을 주로 하는 사람과 함께 디자인 시스템을 만든 적이 있다. 그에게는 디자인 시스템 개념이 생소하고 실체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학습이 필요했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고 내가 제안했다.

 

버튼 컴포넌트 하나라도 나오면 어디든 좋으니 바로 적용해 보자.

 

스티브 잡스가 "iMac 개발할 때 소비자 조사를 했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아니요.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 모릅니다"라고 답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위와 같이 제안한 이유 역시 잘 모르는 것일수록 빠르게 만들고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거부했다. 본인이 디자인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학습이 더 필요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전체적인 요소들이 다 만들어져야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피드백 없는 개발이 이어졌고, 학습만 하고 성과를 보여 주지 못하는 개발은 조직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실패했다.

 

학습에 서툰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실행을 미루는 것이다. “다 배우고 나서 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학습을 한다. 영국 심리학자 덩컨 고든과 앨런 배들리의 기억력에 관한 연구는 학습이 맥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효과적으로 학습을 하고자 한다면 학습 맥락을 실행 환경에 최대한 가깝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실무에서 학습하는 것이 가장 좋고 그에 아니라면 최대한 실무에 가까운 환경에서 학습하는 것이 좋다. 실제 해보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피드백이 발생하고 그러한 피드백이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공부해서 얻은 지식과 내가 직접 실무에서 적용하며 얻는 지식은 천지 차이다. 학습과 실행을 빠르게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혼자서 학습하면 우리는 실행을 미루는 함정에 쉽게 빠져버리고 만다.

 

<학습하는 조직>의 저자는 "'학습의 주체는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며, 조직은 학습하는 개인을 통해서만 학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학습이 개인의 영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학습함으로써 조직의 실행력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 학습한 것을 실무에 적용할 때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그때마다 “내가 이렇게 설명했는데 왜 이해하지 못할까?” 하며 좌절하기도 한다. 사실 설득은 논리 문제라기 보다 신뢰의 문제에 더 가깝다. 예를 들어 새로운 것은 시도하려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사람과의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그 사람 말이 아무리 논리적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믿고 지지해 주겠는가?

 

남을 설득하려면 논리성과 객관성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현실적으로 설득이 가능합니다. 내가 설득하고 싶은 상대를 자주 만나서 신뢰를 쌓고, 그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설명 방식을 선호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출발은 결국 내가 설득하려는 사람에게서 하는 것입니다. 자료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 <함께 자라기> 141쪽

 

실무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과 함께 학습을 한다면 어떨까? 함께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만들 수 있는 기회뿐만 아니라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큰 용기로 돌아온다.

 

 

혼자의 의지력이 아닌 함께 만드는 습관을 신뢰하기

3일마다 작심(作心) 하면 돼.

 

함께 일했던 동료가 작심삼일(作心三日)을 말하며 내게 한 말이다. 의지(意志)가 쉽게 무너지니 3일마다 작심하면 된다는 것이다.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사람의 의지력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말이다.

 

혼자서 하는 학습은 의지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의 의지력은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고 만다. 내가 관찰한 많은 사람들은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끝까지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함께 일했던 또 다른 동료가 “어느 분야건 포기하지 않고 계속 꾸준히 하면 상위 10퍼센트 안에 든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계속 꾸준히’ 한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며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 수련을 말한다.

 

나는 의지력보다는 습관의 힘을 믿는다. 습관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 혹은 사고방식을 뜻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모든 행동의 40퍼센트가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습관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좀 더 생산적인 일에 머리를 쓸 수 있게 된다.

 

베토벤, 모차르트, 프로이트, 다윈 등 다른 위인들 역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특별한 수준의 의지력이 아닌 습관의 힘을 이용해 창의적 일상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이런 습관을 만들어 놓았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사용할 수가 있다. - <인지심리학은 처음이지?> 127 쪽

 

나쁜 습관을 만들기는 쉽지만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학습 습관을 만들 때 혼자보다는 함께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함께 학습을 하며 ‘관계’를 만들고 주마다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만남으로써 ‘제약’을 만든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주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준비한 내용을 발표한다. 이는 습관으로 이어진다. '제약'과 '관계'를 통해 지속성을 만들 수 있고, 지속성은 습관의 핵심이다. 어떤 것이 습관이 되면, 스스로 의지를 다지는 데 에너지를 거의 소비하지 않을 수 있다.

 

 

대화의 놀라운 학습 효과

나는 ‘코드 리뷰어를 하며 저지른 실수 7가지’ 글에서 대화를 강조했다.

 

코드 리뷰는 대화다. 맥락이 없는 대화는 이해하기 어렵고 오해하기 쉽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성공적인 대화의 핵심은 상대방과의 교집합을 만드는 것, 즉 맥락을 나누는 것이다.

 

많은 개발 조직에서 코드 리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제로도 많이 한다. 왜 중요하게 생각할까? 물론 각 조직마다 답이 다를 것이다. 내게 묻는다면 “학습과 성장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할 것이다. 무슨 학습이냐고 반문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도메인 지식이라는 말도 있듯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누군가 작성한 문서를 보며 학습할 수도 있겠지만 내 경험 상 그보다는 빨리 코드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리뷰 요청을 하고 코드를 함께 보며 의견을 나누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대화는 앞서 언급했던 메타인지 관점에서 자기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스터디 모임에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을 할 때의 일이다. 말을 하는 와중에 스스로 낱말 두 개를 혼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혼자 학습할 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점이었다. 나는 내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말함으로써 스스로 깨닫는 경험이 많다. 이러한 현상은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말하는 상황에서도 발생하지만, 대화를 통한 적극적인 상호작용에서 “아하!” 하는 순간이 자주 만들어진다. ‘글쓰기가 어려운 당신에게(7년째 쓰는 개발자로부터)’에서 말했듯 나는 글 주제의 대부분을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얻었다.

 

나는 ‘함께 책 읽고 함께 이야기하기’라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의 특징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그리고 ‘대화’ 한다는 것이다. <대체 뭐가 문제야>는 내게 특별한 책이다. 얇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혼자 이 책을 보려고 세 번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내게는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 하지만 함께 읽고 대화하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듣고 내 방식대로 소화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영국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라고 말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넓혀왔다.

 

왜 사람들이 워렌 버핏과 점심을 먹기 위해 큰돈을 내겠는가? 그와 관련된 책도 인터뷰 기사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함께하는 학습은 다양한 ‘관계의 힘’을 준다

개발자들과 대화하다보면 ‘네카라쿠배’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언론이 보도한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 그리고 ‘네카라쿠배’에서 나오는 기술 블로그나 세미나 같은 것이 영향이었다. 그래서 내가 “‘네카라쿠페’ 개발자들과 직접 만나 교류해 본 적이 있느냐?”라고 물어보면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 전해 준 좋은 점만 보아서는 실체를 알기 어렵다. 실제로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저 누군가(언론)에서 전해 들은 말로만 판단하는 것이다. 전해 듣는 말은 왜곡될 가능성이 높고 허상을 만든다.

 

나는 함께 학습했던 사람이 입사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사람을 뽑는 입장에서는 몇 시간 남짓 면접을 본 사람보다는 함께 교류해 본 사람을 뽑는 것이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조직에서 내부 추천 제도가 있는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가 나와 맞을지, 맞지 않을지는 남에게 전해 듣는 내용 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또한 내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어떤 조직에 들어갈지, 어떤 사람과 일하게 될지는 순전히 운의 영역이다. 하지만 교류한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된다면 순전히 운의 영역이 아니게 된다. 그렇다면 학습을 매개체로 인간관계를 만들고 거기서 쌓은 서로 간의 신뢰로 판단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간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힘든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의 원천은 관계의 힘이었다. 나와 함께하는 가족, 동료, 친구가 있었다. 우리는 때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며 때로는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된다.

 

 

마치며

모든 학습을 함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혼자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피드백 없이 혼자 너무 오래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팝잇>에 복잡한 업무 코드를 어떻게 빠르게 분석했는지 쓴 글이 있다. 글에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분석한 결과를 동료와 대화하며 빠르게 피드백 받았다.

 

고정된 방향이 오랫동안 유효한 경우는 없다.(중략) 경험해 보기 전에 정해진 방향은 특히 수명이 짧다.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변화는 피드백을 필요하게 만든다. -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46 쪽

 

글을 시작하며 자기 수행에 대한 즉각적이고 반복적인 피드백이 존재하는 계획된 훈련을 언급했다. 피드백은 학습과 성장의 핵심이다.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학습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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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s2quake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2023.09.05. 오전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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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회사를 시작으로 컨설팅 회사 그리고 서비스 회사를 거쳐 지금은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오픈소스 제품 개발, 기술 자문 및 코칭을 하고 있으며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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