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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잔디·슬랙·팀즈·네이버웍스·플로우, AI 기능 어디까지 왔나

프로덕트 밸리
13분
1시간 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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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형 협업툴이 등장한 지 어느덧 10년을 넘어섰습니다. 슬랙이 2013년, 잔디가 2014년에 출시된 이후, 이 도구들은 이메일 중심이던 업무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툴들이 다시 한번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AI때문입니다. 

 

사실 메신저형 협업툴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화는 빠르게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 지식과 실행은 잘 남지 않는다는 것. 중요한 합의는 스크롤 아래로 묻히고, 할 일은 누군가의 기억력에 의존하게 됩니다. "말은 잘 모으는데, 일로 바꾸는 건 약한 도구"였던 셈입니다. 10년간 쌓인 이 숙제를 각 툴은 이제 AI로 풀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협업툴의 경쟁 축이 "대화를 얼마나 잘 연결하느냐"에서 "대화를 얼마나 업무 비서처럼 정리해주느냐"로 변하고 있죠. 이 글에서는 국내외 대표적인 메신저형 협업툴 5가지가 AI로 어디까지 '비서화'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전에 “요즘IT 독자들이 직접 뽑은 1등 협업툴은?”에서 다뤘던 10가지 툴 중 출시 10년차 이상된 툴만 골랐습니다. AI 기능은 결국 그동안 쌓아온 사용자 기반과 업무 데이터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오래 검증된 툴일수록 AI 전환의 실질적 효과를 판단하기에 적합하다고 봤습니다. 요즘IT 프로덕트 밸리 평점 순으로 정리하면, 잔디, 슬랙, 네이버웍스, 팀즈, 플로우입니다.

 

국내외 대표적인, 10년 넘은 메신저형 협업 툴 TOP 5. 왼쪽부터 순서대로 잔디, 슬랙, 네이버웍스, 팀즈, 플로우

 

각 툴이 공통으로 해결하는 문제와, 선택을 가르는 한 끗 차이를 정리하고, 마지막에는 이런 10년 넘은 협업 툴의 진화가 가진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잔디(JANDI): 대화를 사내 지식으로 바꾸는 ‘스프링클러’

프로덕트 밸리 평점 4.52

메신저형 협업툴을 오래 써본 팀일수록 이상한 순간에 발이 묶입니다. 분명 예전에 채널에서 결론이 났는데, 막상 다시 찾으려면 DM, 프로젝트 방, 파일 댓글까지 다 뒤져야 하죠. 담당자가 바뀌거나 프로젝트가 재가동되면 더 심각합니다. 대화는 남아 있는데 업무 히스토리로 정리돼 있지 않아, 매번 처음부터 하게 됩니다.

 

잔디가 겨냥한 핵심 페인 포인트(pain point)는 간단합니다. 메시지는 계속 쌓이지만, 그게 업무 히스토리로 남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채널과 DM, 프로젝트 방에 흩어진 대화는 시간이 지나면 그때 그 일을 담당했던 누군가가 알았던 내용으로만 남습니다. 그래서 담당자 교체가 생기면 인수인계가 길어지고,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할 때는 맥락을 복원하는 데만 며칠이 걸립니다. 이러한 문제를 AI를 통해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국내 대표 메신저형 협업툴 잔디. 2014년 출시됐다.

 

대표 AI 기능: ‘스크롤 노동' 줄이고, 필요한 걸 앞으로 꺼낸다

첫 번째는 잔디의 AI 기능 브랜드인 '스프링클러(Sprinkler)'입니다. 2025년 3월 정식 출시된 스프링클러는 대화와 문서에 흩어진 정보를 AI로 모아, 필요한 답을 찾고 요약까지 해주는 기능 묶음입니다.

 

 

구체적으로 여섯 가지 핵심 기능으로 구성됩니다.

① 생성형 AI(ASK AI): 잔디 안에서 바로 LLM에 질문하고 답변을 받아 메시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로 ChatGPT 등 외부 서비스로 이동하거나 복사·붙여넣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② 지식 베이스(Knowledge Base): 사내 정책, 규정, 매뉴얼 등을 전용 드라이브에 업로드하면 RAG 기반으로 기업에 최적화된 답변을 도출합니다.

③ 토픽 맥락 요약: 대화방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요약하고,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에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과거 프로젝트 히스토리를 바로 요약해 주니, 대화창을 끝없이 내리는 ‘스크롤 노동’이 크게 줄어듭니다.

④ 파일 분석 AI: 첨부 파일을 열지 않아도 AI가 파일 내용을 요약하고, 파일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합니다.

⑤ 스레드 요약: 길어진 스레드의 맥락을 분석·요약하며, 원하는 정보가 나올 때까지 연속 프롬프팅이 가능합니다.

⑥ 메시징 어시스턴트 및 메시지 번역: 문장 스타일 개선과 16개 언어 실시간 번역을 지원해, 외국인 멤버와의 협업 허들을 낮춥니다.

 

잔디의 지능형 대시보드 ‘잔디 홈’ 홍보 이미지 (출처: 잔디)

 

두 번째는 지능형 대시보드 '잔디홈'입니다. 2025년 8월 출시된 잔디홈은 개인화된 업무 대시보드로,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으면 AI가 주제별로 요약해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오늘의 일정과 해야 할 일을 한 화면에서 보여주고, 생성형 AI를 바로 활용해 공지문 초안 작성이나 번역 같은 작업을 채팅창과 연결해 처리할 수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책상 위에 쌓인 종이를 정리해 ‘오늘 확인할 것’과 ‘바로 쓸 도구’를 앞줄에 놓아주는 느낌입니다.

 

AI 전략(3S): ‘똑똑함’을 넘어서는 3가지 포인트

잔디의 AI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확도(Smart) 입니다. 잔디는 주제별 대화방(토픽)을 기준으로 AI가 동작하도록 설계해, 주제와 연결된 정보만을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합니다. 여기에 RAG 기반 지식 베이스를 더해 기업 내부 문맥에서 엉뚱한 답을 내는 환각(Hallucination)을 줄이는 방향에 초점을 둡니다. 협업툴에서는 ‘그럴듯한 답’보다 ‘틀리지 않는 답’이 더 중요하다는 전제입니다.

 

두 번째는 안전성(Secure) 입니다. 협업툴은 업무 데이터가 한곳에 모이는 만큼, 보안은 켜고 끄는 옵션이 아니라 시작 조건에 가깝습니다. 잔디는 100% SaaS 기반으로 운영되며, AI 기능도 기업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안전한 환경 위에서 설계됩니다. 즉, 편리함을 위해 안전을 나중에 붙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세 번째는 업무 밀착(Seamless) 입니다. 잔디는 한국 기업 문화에 맞는 흐름으로 AI를 붙여, 지식 관리 플랫폼에 가까운 방향을 지향합니다. 서준호 CTO가 잔디홈을 출시하며 낸 보도자료를 통해 ‘인텔리전스 허브(Intelligence Hub)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것처럼, 메신저 안에서 자연스럽게 AI를 쓰고 결과물을 바로 업무에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멋진 데모가 아니라, 실제 팀의 보고·공유·인수인계 흐름에 들어오게 만드는 전략입니다.

 

한 줄 평가: 메신저를 ‘회사 지식’으로 바꾸려는 AI

정리하면, 잔디의 포지셔닝은 ‘메신저를 회사의 기억(지식)으로 바꾸려는 AI’입니다. 경쟁의 축은 화려한 생성 기능이 아니라, 검색·요약으로 히스토리를 복원하는 능력과 업무 우선순위를 앞으로 꺼내는 능력입니다. 협업툴이 AX의 출발점이 되려면, 결국 ‘대화가 자산이 되는가’가 핵심인데, 잔디는 그 지점을 정면으로 공략합니다.

 

리뷰를 작성한 뒤 이 링크에 휴대폰 번호를 남겨주셔야 응모가 완료됩니다!

 

슬랙(Slack): ‘주 97분 절약’을 내세운 검색·요약 중심의 생산성 AI

프로덕트 밸리 평점 4.40

슬랙은 ‘탐색 비용’을 줄이는 데 AI를 집중 투입했습니다. 채널이 늘어날수록 협업툴은 편해지기보다 피곤해집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어디에 뭐가 있었지?”를 묻게 되고, 검색을 해도 원하는 결론이 바로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메시지는 쌓이는데, 맥락은 흩어져서 결국 사람의 시간이 들어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슬랙의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메신저형 협업툴 슬랙. 2013년 출시됐다. 

 

대표 AI 기능: ‘찾기’와 ‘읽기’를 AI에게 맡긴다

슬랙의 검색 답변(Search Answers)은 검색 결과를 링크로 나열하는 대신, 대화 맥락을 읽고 ‘답’ 형태로 정리해줍니다. 필요한 문장만 뽑아 건네는 방식이죠. 그래서 사용자는 채널을 오가며 확인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검색이 ‘탐색’이 아니라 ‘결론 도착’에 가까워집니다.

 

슬랙 AI 기능 (출처: 슬랙 홈페이지)

 

요약 기능도 같은 방향입니다. 읽지 못한 수백 개 메시지를 몇 문장으로 줄여, 지금 따라가야 할 맥락을 빠르게 복구합니다. 특히 일일 요약(Recaps)은 사용자가 구독한 채널의 주요 내용을 매일 아침 브리핑해, 업무 우선순위를 즉시 잡게 돕습니다. 회의 전후로 ‘어제 무슨 얘기였지?’를 묻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자동화는 워크플로 빌더에서 강화됩니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이런 상황이면 이렇게 처리하고 싶다”라고 설명하면, AI가 맞는 워크플로를 추천하거나 초안을 만들어줍니다. 개발이나 복잡한 설정 없이, 반복 업무를 조금씩 기계에게 넘기는 출발점이 됩니다.

 

슬랙 워크플로 빌더 (출처: 슬랙 홈페이지)

 

또 하나는 서드파티 AI 연동입니다. 슬랙은 단일 툴이라기보다, 노션·구글 드라이브·세일즈포스 같은 수천 개 앱을 대화창에 붙여 쓰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슬랙 대화창 하나가 업무를 처리하는 지능형 허브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용자는 “어디 앱에서 처리해야 하지?”를 덜 고민하게 됩니다.

 

AI 전략: 보안과 신뢰

메신저형 협업툴의 현실은 단순합니다. 대화에는 일정, 고객, 내부 이슈 같은 민감정보가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슬랙은 이 전제를 피하지 않고, 보안과 신뢰를 AI 전략의 중심에 둡니다.

 

핵심은 LLM을 슬랙의 신뢰 경계 안에서 호스팅하는 ‘에스크로 VPC’ 방식입니다. 그리고 고객 데이터로 LLM을 학습시키지 않는 원칙을 강조합니다. 이 지점이 글로벌 엔터프라이즈에서 신뢰를 쌓는 방식입니다.

 

한 줄 평가(포지셔닝): ‘97분’을 숫자로 못 박은 검색·요약 AI

슬랙의 포지셔닝은 선명합니다. 사용자가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안전하게 벌어주는 AI입니다. 슬랙 AI 사용자는 주당 평균 97분을 절약한다는 지표로, 효율성을 감각이 아니라 숫자로 증명하려 합니다.

 

또한 10년간 쌓인 대화의 맥락(Context)을 버리지 않으면서, 필요한 정보만 핀셋처럼 뽑아주는 인터페이스에 집중합니다. 정리하면 슬랙의 AI는 화려한 생성보다, 협업툴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고통인 검색과 요약을 끝까지 파고듭니다.

 

 

네이버웍스(NAVER Works): 하이퍼클로바X 기반 ‘한국어 맥락’ 최적화와 조직 맞춤형 AI

프로덕트 밸리 평점 3.39

한국어 기반의 조직에서 한국어 품질은 ‘있으면 좋은 옵션’이 아니라, 이 협업툴을 써도 되는지를 가르는 입구가 됩니다. 메일과 메신저에는 생략도 많고 뉘앙스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이 많은데, 협업툴의 AI가 만들어주는 요약이 엉뚱하거나 맥락을 놓치는 추천을 해준다면 사용자는 바로 기능을 꺼버립니다. 

 

여기에 공공·금융처럼 보안과 내부통제가 강한 업종은 장벽이 더 높습니다. 외부 AI를 연결하기 어렵고,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설명하기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잘하는 것만큼, ‘우리 조직 환경에서 안전하게 돌아간다’가 도입의 전제 조건이 됩니다. 네이버웍스는 이 문제를 AI로 풀고 있습니다.

 

메신저형 협업툴 네이버웍스. 2013년 출시됐다.

 

 

대표 AI 기능: 커뮤니케이션 부담을 줄이는 방향

네이버웍스의 핵심은 메일에서 바로 체감되는 기능입니다. 메일 요약과 답장 추천으로, 읽는 시간과 쓰는 시간을 동시에 줄여줍니다. 메일을 다 읽기 전에 핵심을 먼저 잡고, 첫 문장을 덜 고민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다음은 AI 스튜디오입니다. 완성된 AI 기능을 ‘그냥 쓰는’ 데서 끝나지 않고, 팀 업무 방식에 맞춘 맞춤형 업무 어시스턴트를 직접 만들 수 있게 합니다. 메시지, 게시판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업무용 AI 어시스턴트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웍스 AI 스튜디오 출시 홍보 이미지 (출처: 네이버웍스)

 

여기에 기업용 클로바노트를 결합하면 회의 흐름이 정리됩니다. 회의에서 나온 말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기록이 공유로 이어지면서 누락이 줄어듭니다. 즉 ‘회의-기록-공유’가 한 덩어리로 연결되며, 회의가 끝난 뒤의 정리 작업이 가벼워집니다.

 

AI 전략: ‘한국어 최적화’와 ‘조직 맞춤’의 결합

첫 번째 전략은 AI 제작 플랫폼화입니다. AI 스튜디오를 통해 비개발자도 사내 데이터 기반의 어시스턴트를 만들어 배포하는 구조로 바꾸고 있습니다. 실제로 베타 3개월 동안 830개가 제작됐다는 점은, 기능보다 ‘만들 수 있는 판’에 무게를 둔 선택으로 읽힙니다.

 

두 번째는 네이버 AI 생태계의 수직 통합입니다. HyperCLOVA X, 클로바노트, 파파고 같은 기술을 협업툴 안에 묶어 메일, 회의록, 번역, 문서 요약을 끊김 없이 잇습니다. 사용자는 앱을 옮겨 다니기보다, 한 공간에서 업무 맥락을 이어가게 됩니다.

 

세 번째는 공공·보안 민감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접근입니다. CSAP 인증 획득, 행정망 내 SaaS 제공, ‘클로바 스튜디오 포 거브(CLOVA Studio for Gov)’를 통해 외부 AI를 쓰기 어려운 기관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춥니다. 결과적으로 ‘보안 때문에 못 쓴다’는 이유를 줄이며, 공공기관에서의 협업툴 포지션을 선점합니다.

 

네 번째는 일본에서의 검증을 바탕으로 한 확장입니다. 일본 유료 비즈니스 챗 8년 연속 1위, 글로벌 고객사 59만 곳이라는 실적을 기반으로 한·일 양국에서 AI 협업 플랫폼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흐름입니다. 국내 최적화에 머무르지 않고, 검증된 시장 레퍼런스로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셈입니다.

 

한 줄 평가: 한국 조직의 문맥을 가장 잘 알아듣는 AI 비서

네이버웍스는 ‘한국 조직의 문맥을 가장 잘 알아듣는 AI 비서’를 지향합니다. 협업툴에 AI가 더해질 때는 거창한 자동화보다 ‘한국어로 정확히 이해하고, 조직 방식에 맞게 쓸 수 있냐’에 가깝습니다. 결국 네이버웍스의 무기는 기능의 개수보다, 한국어·현업 맞춤이라는 한 끗 차이입니다.

 

 

MS 팀즈(Teams): M365를 관통하는 코파일럿, 회의의 ‘결정·실행’을 자동화하다

프로덕트 밸리 평점 3.32

회의는 끝났는데, 진짜 일은 시작도 못 하는 날이 많습니다. 누가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언제까지인지가 회의록·메일·채팅·캘린더로 흩어지면 말만 하고 끝나는 회의가 됩니다. 결국 회의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다시 공유하고, 다시 확인하는 이중 업무가 생깁니다. 여기에 하루 수백 개씩 쌓이는 채팅과 채널 메시지까지 더하면, 따라잡는 것 자체가 일이 됩니다. 

 

팀즈가 겨냥한 핵심 페인포인트는 바로 이 회의 피로도와 맥락의 단절, 그리고 채팅 과부하입니다. 팀즈는 이 문제를 어떻게 AI로 해결하고 있을까요?

 

메신저형 협업툴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 2017년 출시됐다. 

 

대표 AI 기능: 결정과 실행을 한 번에 붙입니다

팀즈의 인텔리전트 리캡(Intelligent Recap) 은 회의가 끝나면 결정 사항과 후속 작업(Action Items) 을 자동으로 뽑아줍니다. 사람이 회의 내용을 되감기하며 정리하지 않아도,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가 먼저 정리됩니다. 핵심은 요약이 아니라, 실행을 위한 단위로 쪼개준다는 점입니다. 요약 템플릿도 '발언자별 정리', '핵심 요점 중심' 등 여러 형태로 선택하거나 직접 만들 수 있어서, 팀마다 원하는 회의록 포맷에 맞출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리캡 (출처: 팀즈 홈페이지)

 

회의 중에도 AI가 작동합니다. "아까 누가 리스크 얘기했지?" 같은 질문이 나오면, 실시간 코파일럿 Q&A가 회의 흐름을 끊지 않고 필요한 맥락을 즉시 찾아줍니다. 화면에 공유된 파워포인트나 웹 콘텐츠도 이해하기 때문에, 대화 내용뿐 아니라 시각 자료까지 포함해서 질문에 답합니다. 회의가 길어질수록 생기는 '기억의 공백'을 줄여주는 장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실시간 코파일럿 (출처: 팀즈 홈페이지)

 

회의 밖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채팅·채널 요약 기능은 출장이나 휴가 후 수백 개 쌓인 메시지를 핵심만 추려 보여줍니다. 최대 30일간의 메시지를 분석해 주요 논의, 결정 사항, 미해결 항목을 정리하고, 원문 메시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인용 번호까지 붙여줍니다. 채팅에서 공유된 파일도 열어보지 않고 코파일럿이 요약해주는 기능까지 더해져, 읽는 비용 자체를 줄입니다.

 

여기에 2025년 하반기부터는 협업형 에이전트가 추가됐습니다. 채널마다 붙는 채널 에이전트는 대화 속에 묻힌 마감일을 찾아내거나, 진행 상황을 요약하거나, 자연어로 질문하면 답하는 ‘팀 전용 AI 동료’ 역할을 합니다. 회의에는 퍼실리테이터 에이전트가 안건 준비부터 미해결 질문 추적까지 맡습니다. 코파일럿이 "개인 비서"였다면, 에이전트는 "팀 비서"로 확장된 셈입니다.

 

AI 전략: M365를 관통해 ‘심리스한 업무 비서’가 됩니다

팀즈의 강점은 협업툴 하나의 기능이 아니라, Microsoft 365 전체를 잇는 연결력에 있습니다. 회의에서 나온 결정은 Planner의 태스크로, 논의 내용은 Word 문서로, 요약은 Outlook 메일로 바로 이어집니다. 문서·메일·캘린더·회의·채팅을 따로 보지 않게 만들고, 하나의 흐름으로 묶습니다. 코파일럿에게 "이번 주 Teams 채팅과 이메일에서 프로젝트 X 관련 내용을 요약하고, 내가 후속 조치할 항목을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채팅·메일·캘린더를 교차 분석해 답변을 생성하는 식입니다. 즉, 팀즈는 회의만 똑똑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회의 이후의 문서 작업과 커뮤니케이션까지 이어지는 '심리스(Seamless)한 업무 비서'를 지향합니다. 독보적인 점유율과 배포력은 이 전략을 현실로 만드는 기반입니다.

 

한 줄 평가: 회의와 문서가 많은 조직의 표준형 AI 비서

팀즈는 “회의와 문서가 많은 조직의 표준형 AI 비서”에 가깝습니다. 특히 결정 → 후속 실행을 끊기지 않게 연결하는 데 강합니다. 회의를 줄이는 것보다 ‘회의가 남기는 결과물’을 자동화하는 접근입니다. 회의를 실행으로 바꾸는 전략이죠.

 

 

플로우(flow): 자연어로 프로젝트를 ‘생성’하고 ‘진행’시키는 실행형 AI(Flow AI 2.0)

프로덕트 밸리 평점 3.09

프로젝트 관리형 협업툴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세팅’입니다. 일을 쪼개고, 담당자를 붙이고, 일정을 깔끔히 정리해야 비로소 굴러가는데요. 기능이 많을수록 이 초기 작업이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면 "일단 급하니까"라는 이유로, 결국 엑셀로 회귀하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하루 업무가 끝나면 "오늘 뭘 했지?"를 정리하는 시간도 적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에 기록은 쌓이는데, 그걸 다시 보고서로 바꾸는 건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플로우가 겨냥한 지점은 딱 여기입니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의 실패는 기능 부족이 아니라, 첫 단추를 끼우기 어렵고 반복 작업이 계속 발생해서 생깁니다. 플로우는 이 부담을 자연어로 낮추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메신저형 협업툴 플로우(flow). 2015년 출시됐다. 

 

대표 AI 기능: 자연어로 프로젝트를 만들고, 아래까지 내려줍니다

플로우의 AI 기능 중 대표적으로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① AI 프로젝트 생성: "마케팅 캠페인 프로젝트 만들어줘"처럼 말하듯 입력하면, AI가 프로젝트를 만들고 그 아래에 필요한 업무 리스트까지 자동으로 뽑아줍니다. 빈 칸이 가득한 기획서 앞에서 멈추는 대신, AI가 "일단 초안"을 깔아주는 방식입니다.

 

 

② AI 하위 업무 생성: 업무명만 작성하면, 그 업무를 완료하기 위해 필요한 후속 업무들을 AI가 자동으로 제안합니다. 프로젝트 생성이 "큰 틀"을 잡아준다면, 하위 업무 생성은 "실행 단위"까지 쪼개주는 역할입니다.

③ AI 일일보고: 오늘 내가 플로우에서 한 활동(업무 상태 변경, 댓글, 완료 처리 등)을 AI가 자동으로 요약해서 게시글로 만들어줍니다. "오늘 뭐 했지?"를 되짚으며 보고서를 쓰는 시간을 줄여주는 기능입니다.

 

 

④ AI 업무 필터: "이번 주 마감인 마케팅팀 업무 보여줘"처럼 자연어로 검색하면, 복잡한 필터 조건 없이 원하는 업무를 바로 찾아줍니다. 비서에게 말하듯 검색하는 방식입니다.

⑤ AI 게시글 템플릿: 주간보고, 회의록, 공지문 등 자주 쓰는 포맷의 콘텐츠를 AI가 맞춤으로 생성해줍니다.

 

AI 전략: ‘요약’이 아니라 ‘실행’으로 시간을 줄입니다

플로우는 2025년 5월 10주년 행사에서 "AI 에이전트 협업툴"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핵심은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제품군 메이트X(MateX) 입니다. 'Mate'라는 이름에는 AI를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로 보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메이트X는 LLM 기반 챗봇에 플로우의 협업 데이터를 결합한 RAG 에이전트로 구성됩니다. 기존 5가지 AI 기능에 더해, AI 스마트 검색(플로우 내부 데이터는 물론 외부 클라우드까지 통합 검색)과 AI 인사이트 보고서(반복 보고서 자동화, 핵심 내용 요약 후 경영진 전달)가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방향은 명확합니다. 복잡한 PM 기능을 버튼과 메뉴로 학습시키기보다, 자연어 명령으로 제어하게 만드는 겁니다. 읽고 정리해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를 "만들고 굴리고 보고하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또한 전자결재, 이메일 등 그룹웨어 핵심 기능까지 통합한 '올인원 플랫폼'을 지향하며, 여러 도구를 오가는 비용 자체를 줄이려는 전략입니다.

 

한 줄 평가: “요약해주는 AI가 아니라, 일을 ‘만들어’ 굴리는 AI”

플로우는 "요약해주는 AI"보다 "일을 만들어 굴리는 AI"에 가깝습니다. 특히 프로젝트의 셋업과 운영 자동화, 그리고 일일보고에서 강점을 드러냅니다. 메시지 중심으로 흐르는 잔디, 슬랙, 팀즈, 네이버웍스가 '정보를 정리해 주는 비서'에 가깝다면, 플로우는 '일감을 구조로 바꿔주는 비서'에 가깝습니다. 협업툴이 AX를 말할 때, 플로우의 답은 "말로 시키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입니다.

 

 

10년 된 협업툴의 AI 진화가 의미하는 것

다섯 툴이 AI를 붙이는 방식은 달라도, 출발점은 같았습니다. 요약·검색·질의응답으로 "읽고 찾는 비용"을 먼저 줄인 뒤, 각자의 강점 영역으로 분기하는 구조입니다. 잔디는 흩어진 대화를 지식으로 모으고, 슬랙은 검색 피로를 제거하며, 팀즈는 회의에서 실행까지 M365 전체를 관통합니다. 네이버웍스는 한국 조직의 업무 맥락과 보안 시장에 강하고, 플로우는 일을 요약하기 전에 생성해 실행을 앞당깁니다.

 

그런데 이 변화를 "기능이 늘었다"로만 보면 핵심을 놓칩니다. 본질적인 전환은 따로 있습니다.

 

대화가 드디어 '자산'이 됩니다. 지금까지 메신저에 쌓인 수만 개의 메시지는 스크롤 아래로 묻히는 휘발성 데이터였습니다. 하지만 AI가 요약하고, 검색하고, 연결해주는 순간, 그 대화는 검색 가능한 업무 기록이 되고, 인수인계 자료가 되고, 의사결정의 근거가 됩니다. 서문에서 말한 "말은 잘 모으는데 일로 바꾸는 건 약한 도구"라는 협업툴의 10년 된 한계가, 이제야 풀리기 시작한 셈입니다.

 

업무 환경은 "덜 힘들게" 바뀝니다. 회의록을 다시 쓰고, 채널을 다시 뒤지고, 보고서를 다시 정리하는 이중 작업이 줄어듭니다. AI가 대신 읽고, 정리하고, 실행 단위로 쪼개주면서, 사람은 판단과 결정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건 먼 미래가 아니라, 다섯 툴 모두가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다만 이 변화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신뢰가 먼저입니다. AI가 업무 데이터를 다루는 이상, 정확도(엉뚱한 답을 내지 않는가), 보안(데이터가 어디로 가는가), 운영 방식(누가 무엇을 볼 수 있는가)은 편리함보다 앞서야 하는 조건입니다. 다섯 툴이 공통으로 RAG, 에스크로 VPC, CSAP 인증 같은 보안 및 신뢰 관련 키워드를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협업툴의 AI는 "얼마나 똑똑하냐"보다 "얼마나 믿고 쓸 수 있냐"가 도입의 첫 번째 질문이 됩니다.

 

도구는 버튼을 눌러 쓰는 대상에서, 맥락을 이해하는 동료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료가 진짜 쓸모 있으려면, 우리가 먼저 "무엇을 기록으로 남기고, 무엇을 AI에 맡길지"를 정하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AX는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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