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개발자 인터뷰 ① 60대까지 현역, 40년간 개발자로 살아남은 비결
프리랜서 개발자 인터뷰 ② 이력서에 남는 프로젝트 선택법
서호영 개발자(40)는 13년 경력 중 두 번의 프리랜서 시기가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번아웃 직전이었죠.
"회사에서는 업무뿐만 아니라 동료 관계, 성과 압박 같은 스트레스가 있잖아요. 프리랜서는 그런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는 면이 있어요. 내 업무만 충실히 하면 되니까 나름 심신의 안정을 찾았죠."
현재 그는 금융권 프로젝트에서 백엔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나온 지 1년 반. 하지만 그는 프리랜서 기간을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시간으로 쓰는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활용해왔다고 합니다.
"그동안 프리랜서 프로젝트를 고를 때마다 잡코리아나 원티드에서 스타트업들이 요구하는 기술 스택을 확인했어요. 그걸 충족하는 프로젝트만 골라서 지원했죠. JPA, 자바 17 이상, 대용량 데이터 처리... 이런 기술 쓰는 프로젝트가 전체의 10~20%밖에 안 되는데, 의외로 경쟁률은 낮더라고요."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그의 전략은 통했습니다. 금융권이지만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신 기술 스택을 사용하는 곳이었고, 백엔드만 한다고 들어갔다가 리액트까지 경험하게 됐습니다.
정규직 9년, 프리랜서 4년. 그는 두 가지 근무 형태를 오가며 각각의 장점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번아웃이 올 때는 프리랜서로 쉬어가고, 그 기간 동안에도 다음 정규직을 위한 기술 스택을 쌓는 것. 이것이 그가 말하는 '전략적 프리랜서'의 의미였습니다.
서호영 개발자를 만나 프리랜서를 커리어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상황을 들려주세요.
올해 13년차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서호영입니다. 지향점은 백엔드지만 현실의 프로젝트는 풀스택을 요구할 때가 많죠. 주력은 자바·스프링이고 금융권 도메인 경험이 많습니다. 실무에선 Java 17, 개인적으로는 21까지 쓰고 있고, 최근에는 리액트로 실제 화면 개발도 맡았습니다. 현재는 삼성SDS에서 금융권 관련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곧 계약이 끝나가서 정규직을 고려하고 있어요.
Q. 정규직 9년, 프리랜서 4년 경험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일하게 되셨나요?
2년 정도 회사 생활하다가 프리랜서로 2년 일했고, 그 후 쭉 정규직으로 활동했어요. 최근에 구조조정 이슈로 회사를 나와서 약 1년 반 정도 다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죠.
처음 프리랜서를 할 때는 해보고 싶어서 했고, 두 번째는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케이스예요. 회사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들 있잖아요. 업무뿐만 아니라 동료 관계, 성과 압박 같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면이 있어요. 두 번 프리랜서를 했는데, 두 번 다 번아웃 직전이었거든요. 프리랜서 하면서 나름 심신의 안정을 찾았어요. 일감에 공백이 생길 수 있고 퇴직금이 없다는 부담이 있지만, 생계 걱정만 없다면 프리랜서도 나쁘진 않아요.
그런데 정규직을 할 생각이라면 프리랜서 시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게 좋아요.
여기서 얻는 경험이 나중에 회사 가거나 회사 가기 위한 조건을 뚫는데 도움이 될 만한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거예요. 잡코리아나 원티드에서 스타트업이나 좋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자바 백엔드 개발자 기술 스택을 보고, 그걸 충족하는 프로젝트를 필터링해서 선택했죠.
이번에 하고 있는 것도 금융권 프로젝트지만 차세대라서 조금 더 보편적인 기술을 써요. 그런 걸 하면서 새로운 기술 경험을 기를 수 있죠.
JPA 같은 ORM 기술, 자바 17 이상 버전, 대용량 데이터 처리 기술들이요. 이런 걸 경험해 봤던 분들을 선호하는 프로젝트가 조금씩 생겨나는데, 전체의 10~20%밖에 안 돼요.
반대로 특정 고객사 전용 레거시 솔루션 위주면, 그곳을 나오자마자 가치가 급감할 수 있어요. 똑같이 1년 동안 프리랜서를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져요. 하나는 돈만 남고, 다른 하나는 이직 시장에서 통하는 언어가 남죠.

꼭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커트라인이 높은 프로젝트들은 그런 경험을 해본 분들을 찾기 힘들어서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시장에 사람은 많지만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인재를 뽑기는 힘든 거죠.
네. 지금 프로젝트도 금융권이지만 차세대 시스템을 위해 스타트업이나 빅테크처럼 최신 환경으로 구축하는 니즈가 있었어요. 덕분에 리액트도 처음 실무에서 써볼 수 있었고요. 책으로만 봤었는데 실제 프로젝트에서 몇 달 경험하니까 "아, 이 정도면 어디 가서도 해볼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회사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서 경험하거나, 본인이 학습해서 준비된 상태에서 문을 두드려보는 거죠. 저는 둘 다였어요. 레거시 프로젝트에 들어가도 중간에 전환할 기회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준비된 사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죠. 또 저는 JPA 공부할 때도 직접 소셜 로그인과 이력을 저장하는 기능을 붙인 간단한 서비스를 만들어봤어요. 사용자가 타로카드를 고르면 해석해주고 이력을 저장하는 간단한 서비스였는데, 이 경험 덕분에 실무에서 미션이 주어졌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었죠.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이라면 개인 학습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목표하는 스택을 쓰는 곳에서 짧게라도 실무 경험을 먼저 확보하는 게 좋아요. 단가가 낮더라도요.
A. 전면적으로 레거시를 교체할 때는 아무래도 돈이나 리스크 문제가 있어서 새로운 기술을 획득하기 어렵죠. 그런데 대신 “이번에 새로 깔자” 하는 ‘차세대’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타이밍이 와요. 게다가 이때 Java·Spring 최신 버전·ORM·대용량 구조 경험이 요구되는데, 그 경험자를 찾기 힘들어져요. 이게 바로 틈이에요. 평소 개인 프로젝트로 대비해 두면, 그 틈에서 역할을 크게 가져갈 수 있어요.
리팩토링 경험이나 새로운 환경을 배워나간 과정, 시행착오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요. 내가 뭘 했는지 목록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서사를 설명해야 하죠. 예를 들어 스프링부트가 어떻게 동작하고, 왜 쓰면서 얻게 되는 이점이 뭔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설명하면 면접관이 "이 사람이 진짜 경험했구나"라고 판단하거든요. 특히 연차가 높을수록 실전 문제해결 경험을 어필해야 해요.
맞아요. 프리랜서는 자기 업무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영역을 경험하기 힘들어요. 깊이 있는 경험이나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보는 능력, 소통 능력이 부족해질 수 있죠. 그래서 내 업무만 하는 것도 좋지만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계약 기간이 얼마 안 남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정규직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 같아요. 구조조정 당해서 나오긴 했지만 그동안 했던 노력들이 아깝기도 하고요.
이전에는 "나는 개발만 할 거야"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지금은 달라요. 이 연차에서는 팀장이나 파트장 같은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거든요. 내키지 않지만 염두에는 두고 있어요. 프리랜서로는 40대, 50대에도 원하는 개발만 하며 살 수 있지만, 정규직으로 롱런하려면 관리 역할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운이 나쁘면 동료는 2차 하청 소속인데 나는 3차인 경우도 흔해요.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이게 얼마나 원청에서 멀어졌는지 전부 다 확인하기는 어려워요. 그래도 탑(top)급 발주(대기업·금융권)는 똑같은 3단계 하청이어도 근무 환경이나 급여가 다른 곳보다 나을 수 있어요.
코로나 때처럼 대호황은 아니에요. 경쟁률이 예전과 다르게 높고, 신입이나 저연차 수요보다는 정말 잘하는 소수 정예 위주로 뽑아서 한 사람에게 많은 역할을 기대하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죠. 프리랜서는 기술 스택 못지않게 도메인 경험과 네트워크가 중요해요. 같은 기술이어도 “다시 부를 고객사가 있는가?”가 생존을 가르죠. 거래하던 업체·고객사와 신뢰를 쌓아서 다음 프로젝트에서 우선적으로 불리는 게 좋습니다.
금융권은 보안 이슈 때문에 AI가 완벽하게 대체하려면 최소 5~10년은 걸릴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10명이 하던 일을 1~2명이 하게 될 텐데, 그 살아남는 소수가 되는 게 당장의 목표예요.
프리랜서는 장단점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수 있어요. 직장생활이 맞는다던다, 커리어적으로나 구직의 불안정이 싫으시거나 하는 분도 계실거구요. 좋은 커리어를 쌓아서 개발자로 큰 뜻을 가지고 계신다면 어쩌면 잠시 스쳐가거나 아예 경험자체를 안 할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일반적인 상주형 외주가 아닌, 1인 개발자로서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거나 AI를 활용해 여러 클라이언트를 확보하는 사업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연차가 적을 때 좋은 경험을 쌓아두면 그게 5년, 10년 후까지 이어져요. 나이 들수록 선택의 폭이 줄어들거든요. 프리랜서든 정규직이든,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다음 커리어를 위한 발판을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해요.
✅ 기술 스택:Java·Spring 최신 버전, JPA/ORM, 대용량 처리 등 시장 수요가 많은 스택을 경험할 수 있는가?
✅ 경험의 활용도:그 경험이 “내가 일한 회사 안에서만” 쓰이는 특화 기술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인가?
✅ 프로젝트 성격:단순히 유지보수·레거시 위주인지, 아니면 차세대·신규 구축 등 새로운 기술 도입 기회가 포함돼 있는가?
✅ 조건보다 미래 가치:연봉, 거리 같은 눈앞의 조건보다 앞으로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성장 경험이 남는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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