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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 내 숨겨진 UX를 찾아서 2편
: 앱을 통한 온도조절 민원 요청, 카드 태깅이 필요없는 태그리스 개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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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UX] “지하철 너무 더워요” 내 민원은 언제 처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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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 내 숨겨진 UX를 찾아서 2편
: 앱을 통한 온도조절 민원 요청, 카드 태깅이 필요없는 태그리스 개찰구

 

1편 ‘지하철 내린 지 10분 만에 다시 타면 '환승'됩니다’에서는 10분 내 재승차 시 환승을 적용해주는 사례와 스티커를 활용한 역명 시인성 개선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지하철 승객이 앱을 통해 온도 조절 민원을 신청하는 과정과 카드 태깅 없이 지나칠 수 있는 개찰구 이용 과정에서의 추가 보완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객의 언맷 니즈를 살펴보고자 한다.

 

고충 상황 1. “지하철 너무 더워요 or 추워요” 즉각적인 조치가 어려운 온도 조절

지하철 이용 시 과도한 냉방이나 히터로 추위에 떨거나, 땀을 흘린 기억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특히 무더운 날씨엔 열차 내부 온도를 최대한 낮게 설정해놓는 경우가 많아, 장시간 이동할 땐 겉옷을 챙겨야 할 정도다. 이처럼 여러 상황으로 인해 지하철 승객들의 온도 관련 불만은 지속됐고, 특히 여러 개의 승차 칸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하철 특성 때문에 온도 조절 민원 대응에는 많은 공수가 필요했다.

 

관제센터와 소통하는 기관사실 모습 <출처: JTBC, 작가 캡처>

 

해결책: 앱을 통한 온도조절 민원 요청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승객이 ‘또타지하철’ 앱을 통해 온도 조절 관련 민원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1-8호선 탑승 중에는 자동으로 앱이 현 노선과 전동칸의 위치를 인식해, 승객이 민원신고를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은 승객의 허위 신고를 막는 역할을 해서 기관사 및 역사 직원들의 고생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신고 유형 또한 ‘덥다' 또는 ‘춥다'를 간단하게 선택할 수  있고, 신청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민원처리 완료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이용 중 ‘또타지하철’ 앱을 통한 민원 신청 화면 <출처: 작가 캡처>

 

또타지하철 앱은 승객들의 온도 관련 민원을 관리하는데 있어 성공적인 솔루션처럼 보인다. 특히 현재 탑승 중인 지하철 콜센터에 직접 전화 또는 문자를 하거나, 내부 비상통화장치를 이용하지 않아도 앱으로 간편하게 민원을 넣을 수 있어, 승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실제로 2023년 5월 기준 냉난방 관련 민원은 지난해 동월 대비 59.5%가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온도 관련 민원이 쉬워진 만큼, 기관사 및 운영기관에서 대처해야 하는 민원 건수도 그만큼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타지하철 앱이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지하철 냉난방 관련 민원 수 증가 <출처: YTN, 작가 캡처>

 

1) 민원이 동시에 접수되어 대처가 어려움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한 기관사에 따르면, 승객들의 온도 관련 민원은 신기하게도 “춥다”, “덥다”라는 불만이 동시에 접수된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기관사 입장에서는 누구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지 난감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에어컨이나 히터가 이미 최대치로 가동 중이라면 사실 추가적인 대응도 어렵다. 사람마다 체감하는 온도가 다르다 보니, 서로 상충되는 요청이 들어올 수밖에 없음에도 이를 해결하는 책임은 온전히 기관사에게 전가되는 셈이다.

 

<출처: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작가 캡처>

 

2) 온도 조절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음

온도 조절 민원이 접수되었다고 해도, 전동칸 내부 온도가 승객이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되기까지는 여러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열차 전동칸 내부의 혼잡도, 승객 유입 정도, 조절해야 하는 온도의 폭, 외부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내부 온도 조절에 요구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결국 민원을 쉽게 요청할 수 있는 것에 비해, 빠르게 변하지 않는 내부 온도는 오히려 승객들의 불만을 증폭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요청에 따라 내부 온도에 변화가 있는지는 승객 본인의 체감에만 의존할 수 있을 뿐, 그 외 물리적인 피드백은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그렇다.

 

이렇듯 지하철 앱을 통해 민원을 빠르고 쉽게 요청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러 한계점이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승객들의 언맷니즈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3) 온도 조절 민원에 관한 언맷 니즈

우선 모든 승객의 요구를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자. 이유는 각각의 승객이 체감하는 온도가 다르고, 지하철 내에 머무는 시간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승객이 온도조절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가지는 언맷 니즈는 “지금 당장의 추위 또는 더위를 빠르게 피하고 싶다”에서 시작한다.

 

결국 민원을 빠르게 신청할 수 있는 것만큼이나, 당장의 이 추위 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제시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민원이 접수되고 시간이 지나 온도가 조정되었다고 해도, 결국 민원을 제기한 승객이 이미 전동차를 벗어난 상황이라면 의미가 없어진다.

 

결국 또타지하철 앱은 온도조절 민원 요청 기능보다, 승객이 스스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2호선 이용 시 전동칸 내부의 스크린을 통해 승객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애초에 지하철 탑승 전 승강장에서 전동칸별 체감 온도, 혼잡도 등 승객이 미리 참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탑승하기 전, 자신이 원하는 온도의 칸으로 미리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앱을 이용해 열차 내부 혼잡도 확인 <출처: YTN, 작가 캡처>

 

현재 열차마다 ‘약냉방’칸*이 따로 지정되어 있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앞서 언급한 여러 이유로 인해, 같은 온도여도 사람마다 체감하는 온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지하철 호선별 약냉방칸 운영 위치: 1,3,4호선 4번, 7번 칸 / 5,6,7호선 4번, 5번 칸 / 8호선 3번, 4번 칸 / 2호선 미운영)

 

또한 지하철 앱을 이용해 승객이 적은 칸으로 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별도의 앱을 이용하지 않고도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다면, 고객 편의를 증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충 상황 2. “카드를 어디 뒀더라? 환승할 때마다 찍기 귀찮아요” 개찰구 통과 카드 태깅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 교통카드나 휴대폰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간혹 짐이 많거나, 환승을 여러 번 하는 경우 그때마다 교통카드를 꺼내 찍는 과정은 귀찮게 느껴진다. 더욱이 큰 짐을 들고 서울역 또는 청량리역과 같은 차단기가 달린 개찰구를 지날 때면 난감할 때도 있다. 일례로 여행객들의 큰 짐이 개찰구에 막혀 긴 대기가 생기기도 한다.

 

(좌) 왕십리역 개찰구 카드 태깅 시스템, (우) 청량리역 개찰구 <출처: 작가, 네이버 블로거 Jo>

 

 

해결책: 교통카드를 찍지 않는 ‘태그리스(Tagless)’ 결제 시스템 도입

서울교통공사는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연말까지 2호선 용답역, 3호선 옥수역, 4호선 동작역, 사당역 등 4개 역사 승차구 10곳에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기반의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을 시범 설치한다고 한다.

 

티머니 앱에 교통카드를 연결하고 블루투스를 켜놓으면,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로 승객이 단말기에 접촉하지 않아도 승하차할 수 있다.

 

태그리스 원리 <출처: 서울교통공사>

 

아직 이 솔루션은 지하철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라, 직접 이용해 보진 못했다. 따라서 필자가 경험한 다른 유사 서비스 및 해외 사례를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1) 무임승차 증가

먼저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은 무임승차를 증가시킬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중 서울시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사례지만, 싱가포르, 스위스 등의 지하철에서도 ‘핸즈오프’, ’콘택트리스‘ 등의 이름으로 실험 중에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겹쳐서 이동하거나, 내리고 타는 사람들이 겹칠 때 각각을 감지하는 데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서 의도하지 않은 무임승차 사례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티머니 앱에 교통카드를 등록 후 블루투스를 켜야 태그리스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 점을 악용해 블루투스 기능을 일부러 켜지 않고 이용하는 사례도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 환승 등 변수에 대응하기 어려움

지하철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을 자동차의 하이패스에 비유하는 사람이 많다. 즉, 하이패스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태그리스 제도도 쉽게 적응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하이패스를 이용하는 운전자와 지하철 승객의 맥락적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이패스는 시스템적인 오류로 인해 결제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이후 비용 지불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다.

 

반면 태그리스 개찰구의 경우 승객이 결제 오류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추가로 하이패스는 특정 구간의 도로를 이용할 때 비용이 차감되는 반면, 지하철은 중간에 경로 변경, 환승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그때마다 각각의 개찰구 태깅 방식 및 조건이 달라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태그리스에 관한 언맷 니즈

개찰구를 그냥 통과해도 자동 결제가 되는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은 분명 승객의 이동 편의를 증대시킬 것이다. 현재도 이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대체 행동(Workaround)으로 스마트 워치에 교통카드를 등록해 태깅하기도 한다. 다만 태그리스 결제 솔루션이 고객 관점에서 유용성을 갖기 위해선, 고객의 우려와 니즈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향후 태그리스 결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예상되는 숨은 니즈는 ‘지하철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제 오류로 인한 오해는 피하고 싶다’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승객은 개찰구 통과 시 비용이 정상 지불되었다는 것을 여러 피드백을 통해 확인해왔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으면 카드가 인식되는 소리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불된 금액 및 총 사용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차단기가 있는 개찰구에서는 차단기가 내려가거나 열리는 과정을 통해 확인한다. 그러나 태그리스 시스템 도입 후에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부족해, 정상 결제에 대한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니즈를 고려해 직관적인 결제 피드백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비용 지불을 확신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카드가 제대로 인식되었는지 불안한 마음을 고려하여, 디지털 화면 상에서도 카드가 인식된 것을 명확하게 시각화하거나, 진동 및 소리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태그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초기 시범 운영 단계에서는 승객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형태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처럼 고객의 언맷 니즈를 충분히 고려하고 신뢰성 있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지하철 승객들에게 편안한 이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지금까지 두 편에 걸쳐 지하철 승객들의 경험 개선을 위한 4가지 해결책을 살펴보았다. 이처럼 승객들의 불편함을 간과하지 않고,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문제뿐만 아니라,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언맷 니즈에 부응하는 독특하고 가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도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자료>

[경향신문] 하이패스처럼···지하철 탈 때 교통카드 안 찍어도 된다

[조선일보] 교통카드 안 찍고 지하철 타는 시대...서울시 ‘태그리스’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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