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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 내 숨겨진 UX를 찾아서 1편
: 10분 내 재승차 시 환승 적용, 스티커를 통한 역명 시의성 개선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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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UX] 지하철 내린 지 10분 만에 다시 타면 '환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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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 내 숨겨진 UX를 찾아서 1편
: 10분 내 재승차 시 환승 적용, 스티커를 통한 역명 시의성 개선 사례

 

이런 분들이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 UX 직무 종사자: 지하철 역사에 적용된 UX 개선 사례를 통해 고객 중심적 사고법을 배우고 싶으신 분
  • 도시 교통 관련 업무 종사자: 승객들이 경험하는 언맷 니즈에 대한 이해를 높여 보다 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으신 분
  • 지하철 승객: 지하철 역사 내 적용되는 다양한 혜택을 적극 활용하고 싶으신 분

 

왕십리역 <출처:작가>

 

일평균 이용 건수가 약 944만 건에 달하는 대중교통 지하철, 도심 곳곳을 간편하고 저렴한 가격에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시민이 애용 중이다. 하지만 승객들의 지하철 이용 과정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여러 고충들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부 역사는 화장실이 개찰구 바깥에만 위치해 있어 승객이 부득이하게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열차 이동 중에 역명을 빠르게 확인하지 못해 내부 곳곳을 둘러봐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다행인 점은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승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시민의 불편 개선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창의행정’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지하철 승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시행된 다양한 노력과 그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해당 솔루션들이 여전히 해결하고 있지 못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객의 언맷 니즈(Unmet needs, 미충족 욕구)를 함께 조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의 고객 중심적 사고(Customer-centric thinking)를 촉진시키고, 고객의 숨은 니즈에 기반한 차별화된 솔루션 제시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창의행정: 공무원이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업무 수행 여건을 확보하고 보상체계를 만드는 전략이다. 2023년 3월부터 지하철 서비스 개선 방안 등 14건의 창의행정 시민 불편 개선 아이디어를 발굴해 점진적으로 역사 내 적용 중에 있다.

 

고충 상황 1. “잠시만 나갔다 오면 되는데, 돈을 두 번 내는게 아까워요” 개찰구를 나갔다 올 경우 이중 비용 발생

지하철 이용 시 개찰구 바깥을 잠시 나갔다 와야 하는 상황은 우리 일상에서 심심찮게 일어난다. 역사 내 화장실이 개찰구 바깥에만 위치해 있다거나, 방향을 착각해 반대쪽 탑승구로 이동해야 한다거나, 혹은 도착역을 실수로 지나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례는 수도권 기준 하루 4만 명, 연간 1,500만 명이며, 추가 납부하게 되는 교통비만 연간 약 18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승객이 가지는 비용적 부담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좌) 3호선 대화역 인근 역사는 게이트 외부에만 화장실이 위치해있다. (우) ‘또타지하철’ 앱 게이트 내 화장실 표기 화면  <출처: 작가>

 

해결책: 10분 내 재승차 시 환승 처리 적용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오는 7월 1일부터 지하철 하차 후 10분 내 재승차 시 추가되는 기본운임을 면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즉, 개찰구를 벗어나는 이유를 불문하고 10분 내에만 하차한 노선과 동일한 노선으로 돌아와 교통카드를 태깅할 경우 환승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서울시 1~9호선과 진접선에서 1년간 시범운영 후 다른 노선에도 적용할 계획이며, 상세 내용은 개찰구 인근에 부착된 안내문이나 역사 내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역사 개찰구 인근 ‘재승차 환승 적용 안내’ 문구 <출처: 작가>

 

그래서 나는 승객들이 해당 제도를 유용하게 잘 이용하고 있는지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개찰구 태깅 후 10분 내에만 복귀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좀 더 마음 편히 지하철 내 여러 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 제도에도 추가적으로 보완해야 할 3가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1) 잔여 시간 피드백 부족

개찰구 태깅 시간을 스스로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면, 자신이 10분이라는 유효 시간 내에 머물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개찰구를 나오는 과정에서 요금과 누적된 금액은 표기가 되지만, 찍고 나온 시간은 표기되지 않는다. 따라서 소요시간을 정확히 추적하지 않는 경우, 시간 초과로 인해 추가 요금을 지불하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개찰구 카드 태깅 시 나타나는 디스플레이 화면 <출처: 작가>

 

2) 역사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한정된 시간 제공

지하철의 경우 역사 규모와 특성에 따라 이동 동선의 차이가 크다. 그런데 10분이라는 일관된 시간을 제공하는 점이 아쉬웠다. 특히 환승역처럼 큰 역사의 경우, 개찰구 태깅 이후에도 화장실까지의 이동거리가 길어 이동 과정에서 대부분의 시간이 소비될 수 있다. 또한 이번 제도는 반드시 카드를 태깅하고 나간 노선과 동일한 개찰구로만 재 입장해야 추가 비용이 안 든다는 단점도 있다. 화장실 이용 후 인근 개찰구로 무심코 들어갔다가는 기본운임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

 

이동 동선이 매우 큰 환승역, 재승차 시 반드시 같은 구간으로 입장해야만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출처: 작가>

 

3) 제도 남용으로 인한 운임비용 증가 우려

또 한편으로는 10분간의 시간을 활용해, 지하철 왕복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의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어, 전체적인 기본 운임비용을 상승시키는 상황도 생길 것이다.

 

보다 더 효과적으로 고객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들에 존재하는 고객의 언맷 니즈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하철 승객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는 '저렴한 이동'이다.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완전한 이동이 이루어진 경우에 비용을 지불하는데, 잠시 멈추게 될 경우에도 전체 이동 구간에 상응하는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불합리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도 역사의 특성에 따라 이용 가능한 서비스 유형이 달라져 공정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만약 중고물품 거래를 위해 잠시 특정 역에 들르는 상황이 있다면, 이를 부정행위로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지하철과 버스 간 환승 시 여러 상황을 고려해, 평일 기준 30분, 주말 기준 1시간의 여유 시간을 제공하는 것을 보면 10분이라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10분 내 재 탑승 시 기본운임을 면제해 주는 제도는 분명 승객들에게 비용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나아가 잠시 발생하는 용무 유형에 따라, 시스템적으로 비용을 조정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하면 좋겠다.

 

만약 시스템이 개인이 역 외부로 나간 시간을 감지할 수 있다면, 역 내 머무는 경우에는 더 많은 여유 시간을 제공해 용무를 더 편안하게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거나, 역 외부에서 10분을 초과한 경우 추가 비용을 부과하여 부담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해당 방식이 적용된다면 승객들은 공정한 혜택을 누린 만큼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되어 전체적으로는 더욱 쾌적한 지하철 이용 환경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고충 상항 2. “여기가 어떤 역이야?, 어딘지 안 보여” 도착 역명을 빠르게 확인하기 힘듦

열차 이동 중에는 생각보다 현재의 역명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출입문 인근이나 열차 내부 전광판 스크린이 잘 보이는 위치에 서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일정 기간 역명을 확인하지 않아 현재 위치에 대한 감이 사라졌거나, 주변 승객들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 상황에서는 역명을 확인하기 어렵다.

 

영상 시청이나 음악을 들으며 가는 경우, 도착 역명을 듣기에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의 민원 접수창구 '고객의 소리'에는 도착역 정보를 쉽게 알려달라는 내용의 민원이 2022년도에만 819건에 달한다고 하니, 해당 고충을 경험하는 승객이 정말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하철 내부에서 역명이 잘 보이지 않는 모습 <출처: 작가>

 

해결책: 지하철 역명 시인성 개선용 스티커 부착

서울시에서는 고객들이 도착 역명을 알기 어려운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7월 말까지 전체 역사 377개소에 역명이 기재된 시인성 개선용 스티커를 부착할 계획이었으나, 8월 기점으로 해당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스티커에 기재된 역명의 글자 크기를 기존 대비 대폭 키웠을 뿐만 아니라, 배경의 명도를 높여 교통약자 및 노약자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에는 사각지대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아, 부착 지점 및 표지 유형도 다양화해 열차 내 어디서든 쉽게 발견하도록 했다. 앉아있는 승객은 유리창을 통해 역명 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8일 2호선 시청역에 새로 부착된 대형 역명 표지 <출처: 서울시 제공>

 

이렇듯 시인성 높은 스티커를 역사 내 여러 지점에 부착함으로써, 도착 역명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해결 방법은 적용 전과 대비해 분명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3가지 보완점이 발견되었다.

 

1) 내부 혼잡도 증가에 따른 시인성 저하

출퇴근 시간처럼 열차 내부가 극도로 혼잡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도착 역명을 빠르게 확인하기 어려웠다. 지하철 혼잡 상황에 따라 스티커의 가시성이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는지 확실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2) 승강장 가동용 문에 부착된 스티커의 시인성이 떨어짐

스크린 도어에 부착된 스티커의 경우, 도어가 열리거나 닫히는 과정에서 스티커가 일시적으로 가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스크린 도어가 완전히 닫히기 전까지는 해당 스티커 확인이 어려워 역명을 파악하는데 제한적이다.

 

2호선 시청역에 새로 부착된 소형 역명 표지 <출처: 서울시 제공>

 

3) 노약자 및 교통약자의 역명 확인 어려움 

디지털 기기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노약자나 교통약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에는 여전히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역명 스티커가 너무 원거리에 부착되어 있거나, 노약자 좌석에서는 인근에 서있는 다른 승객들로 인해 스티커가 시야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의 언맷 니즈를 우선적으로 살펴보았다. 현재의 솔루션은 고객이 특정 역에 도착했을 때, 역명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그러나 승객이 지하철 이용 시 역명을 알고자 하는 근본 원인을 들여다보면 결국 중간중간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최종 목적지에서 안전하게 내리기 위한 충분한 물리적 및 시간적 준비를 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되는 행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목적지에 도착해 스티커를 통해 역명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막상 지하철 내부가 혼잡한 상황이라면 타 승객을 헤치고 나가는 과정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역에 도착하기 이전에 승객이 자주 현재 위치를 확인해 하차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요소다.

 

물론 지금도 역 간 이동 중에도 열차 내 행선 안내기의 노출 시간과 빈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현재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점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부분 또한 중간중간 노출되는 광고로 인해, 승객이 원하는 시점에 현재 위치를 알 수 없어 근본적인 요구사항은 해결해 주지 못한다.

 

따라서 역명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Context)을 직접 경험하며, 해당 방식이 실제로 기존 승객들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는지는 반복적인 검증을 통해 개선해나가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

 

 

마치며

지금까지 살펴본 지하철 역사 내 두 가지 제도는 기존 지하철 승객들의 불편함을 해소함에 있어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10분 내 재 탑승 시 환승 처리되는 제도는 승객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승객들의 다양한 용무 유형에 따라, 시스템적으로 비용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본다면 더 합리적인 지하철 이용 환경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롭게 부착된 역명 스티커로 승객들이 도착 역명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열차 내부가 혼잡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역명을 인식할 수 있는지, 이동 중에도 제약 없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지 등의 상황을 고려해 솔루션을 보완하면 좋겠다. 하차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승객의 경험을 보다 더 긍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상황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고객이 경험하는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객 고충의 이면에 그들이 충족하지 못한 언맷 니즈는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는 노력을 통해, 남들과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 제고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

 

다음 편에서는 지하철 이용 과정에서 확인한 또 다른 사례와 함께 고려해야 할 고객의 언맷 니즈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참고 기사>

[서울특별시 내 손안에 서울] 10분 내 재탑승 무료! 더 편리해진 지하철 비결은 '창의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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