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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미국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체제에서 금융과 IT를 중심으로 하는 지식정보산업 체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기술력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제조업에 진출하면서 한 때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은 1990년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 IT 기업들이 잇달아 주목할만한 성공을 거두면서 제2의 황금기를 누리게 됩니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고 있어서 운이 좋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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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미국은 제조업 중심의 경제 체제에서 금융과 IT를 중심으로 하는 지식정보산업 체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기술력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제조업에 진출하면서 한 때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은 1990년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 IT 기업들이 잇달아 주목할만한 성공을 거두면서 제2의 황금기를 누리게 됩니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고 있어서 운이 좋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꺼지고, 9·11 테러 사건 등으로 한 때 경제가 위축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가 1990년대 후반의 IMF를 조기 졸업한 것처럼 닷컴 버블을 통해서 오히려 미국의 IT 산업은 더욱 견실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비 온 뒤의 땅이 더 단단해지는 것처럼 약점을 보완하고 본질에 집중한 미국의 IT 기업들은 이후 그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급격하게 성장해나갔습니다.
좀 더 들여다보면 1990년대 후반, IT 검색 포털 업체인 야후는 한 때 수백 명의 직원으로 수십만 명의 직원을 가진 대기업과 시가총액이 같은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4편에서 이야기했듯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마치 종교개혁에서 마르틴 루터가 제시한 95개 조 반박문과 같은 95개 조의 IT 강령이 등장하였고, 이러한 웹 2.0의 철학을 기반으로 기존의 IT 기업들은 체질을 개선해서 살아남거나 더 나은 시스템과 서비스를 가진 IT 기업들이 새롭게 부상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구글입니다. 구글은 혁신적인 방식으로 서비스되는 검색 포털 기업을 만들었고, 그렇게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자사의 웹사이트를 인터넷의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 집결해야 하는 항구(portal, 포털)로 사용하게 만든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각종 콘텐츠 사업, 유튜브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사업, 크롬과 구글독스 등으로 이야기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등등 다양한 IT사업 분야에 뛰어들어 막대한 성공을 거두었고, 현존하는 최고의 IT기업이 되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늘 수위권을 유지해왔으며, 2021년 IT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을 총망라한 브랜드 가치 순위(Brand Finance 선정)에서도 아마존에 이어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3위 역시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했으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20세기와는 확연히 다른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ICT(정보통신기술) 사회라는 것을 이러한 통계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그러한 구글의 첫출발은 신개념 검색 포털이었습니다. 잠시 구글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1998년 구글은 스탠퍼드 대학원에서 만난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만든 세상의 모든 웹페이지를 긁어모아 다른 사용자가 참조한 링크의 개수에 따라 순위를 매겼고, 높은 순위를 상위에 결과를 보여주는 검색엔진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창업자인 앤디 벡톨샤임은 이들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즉석에서 10만 달러 수표를 끊어주었고, 그것을 시드머니 삼아 머리 좋고 겁 없는 두 공학도는 구글을 창업하였습니다. 그 후 그들은 실리콘밸리 최고의 벤처캐피털이며 서로 앙숙이었던 KPCB와 세콰이어 캐피털의 전례 없던 동시 투자를 받으며 IT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습니다.
2001년 에릭 슈미트를 CEO로 영입한 후 애드 워즈, 애드 센스와 같은 확고한 수익 모델을 창출하면서 승승장구합니다. 애드워즈로 구글은 2002년 4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애드 센스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등장하면서 구글을 점차 거대한 공룡 기업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2006년 세계 최대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인수했고, 2007년 온라인 광고업체 더블클릭을 약 31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2007년 7월에 포스티니라는 네트워크 보안 회사를 약 6억 2천 달러에 인수했고, 2009년에 애드몹이라는 세계 최대 모바일 광고회사를 약 7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는 잡식성 공룡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구글이 만든 페이지 순위 정렬 방식은 이용자가 원하는 답에 가장 가까운 페이지를 상단에 올려놓으면서, 불과 몇 년 만에 일부 동유럽 국가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면 전 세계 점유율이 90%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어를 입력하면 1조 개의 웹 문서들의 주소를 검색하여 순위를 매겨 결과를 표시하는 데 0.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은 웹 2.0의 사용자 간, 그리고 웹 페이지와 웹 페이지 간 상호 대화하는 방식의 진화된 IT 비즈니스 형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기존 야후와 같은 검색 포털이 도서관처럼 카테고리를 만들어 관리자가 정렬한 후 일방향으로 제공하는 검색이었다면, 구글은 사용자가 부여한 가중치를 반영한 양방향 검색 포털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구글의 모토는 흥미롭게도 “사악해지지 말자”입니다. 그런 철학을 기반으로 해서인지 초창기 구글은 검색에 지저분하게 광고를 붙이지 않겠다는 창업자들의 고집 때문에 수익 모델을 찾는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영리한 천재들답게 묘안을 찾아냈고, 이제는 롱테일 전략으로 대기업에서부터 아주 작은 소기업에까지 이르는 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제 처음 상업화에 발을 내디디면서 수줍어하던 면모와 달리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광고 시장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업자로 거듭났으니 어쩌면 구글은 거대한 광고 포털 업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2010 서울 포럼에서 이제 사람들은 모든 궁금한 것이나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주위에 사람을 찾아서 질문할 필요가 없이 G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했습니다. G가 무엇인 줄 아느냐고 물어본 후 구글(Google) 혹은 신(God)이라고 자답하면서 신보다는 구글에게 물어볼 것을 권장한다고 했습니다. 구글이 가진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인정한 것입니다.
구글은 사용자들에게 신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용자들의 활동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경제적인 비즈니스와 사회적인 권력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들의 개인정보에서 취향까지 전방위적인 데이터를 판 대가로 유튜브와 같은 구글이 제공하는 숱한 서비스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무료는 무료가 아닌 것입니다.
에릭 슈미트는 언젠가 구글에서 말하는 사악하다는 것은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사악하다고 규정한 것이라는, 마냥 웃기만은 힘든 농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중들은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구글의 행보를 바라보아야 하고 문제가 감지된다면, 선제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2000년대 등장한 세계적인 웹 서비스 중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대표적인 서비스가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대기업은 엄청난 빅 데이터와 동시 접속자 수를 감당해야 하기에 천문학적 규모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용량이 늘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유휴자원이 발생하게 되고, 이 유휴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사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이었습니다. 물론 그 사업은 그 자체로 IT 대기업들의 전망이 좋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뭘까요? 과거 IT업체를 다닐 때, 파워포인트로 기획안을 작성할 때를 떠올려보면 PC나 서버 컴퓨터를 그릴 때는 직사각형을 그려 넣고, 거기에 이름을 적어 넣거나 해당 그림을 캡처해서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웹이나 네트워크를 표현할 때는 마땅한 유형의 실체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곡선을 이용해서 구름 모양으로 그렸습니다. 여기서 구름을 영문으로 표기하면 클라우드(Cloud)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거칠게 전환시켜보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른 말로 웹 컴퓨팅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컴퓨팅이라는 말은 컴퓨터를 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웹에 컴퓨터로 하는 모든 작업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운영체제를 비롯하여 각종 응용프로그램의 활용, 데이터의 저장 등과 같이 각자의 로컬 컴퓨터에서 하던 모든 컴퓨팅 환경과 활동 기반을 웹 기반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표준화와 가상화, 데이터 센터의 자원을 유연하게 사용하기 위한 스케일아웃과 같은 복잡한 기술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술들을 바탕으로 만든 각 기업의 웹 OS가 있고, 이것을 지원하기 위한 하드웨어 디바이스, 그리고 여기에서 활용될 각종 웹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는데 이 모두를 합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말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지는 의미를 살펴보면, 업계의 입장에서는 먼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기본적으로 서버 컴퓨터 자원의 불필요한 누수를 막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한편으로 해당 사업은 MS(마이크로소프트)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독점적인 운영체제, 그것을 바탕으로 MS가 소프웨어 왕국을 건설하여 컴퓨터 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것에 저항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많은 업체들에게 훌륭한 유혹이 되었습니다.
구글, 애플은 말할 것도 없이 MS의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윈도우에 의존하는 컴퓨팅 환경이 견딜 수 없었던 업체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웹 OS의 개발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파하는데 더욱 열정적일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은 IT기업들이 다음 정보통신혁명을 주도할 가장 중대한 이슈 중 하나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지목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애저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아마존은 2006년 이래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2011년 7월에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구글은 2008년부터 크롬이라는 웹브라우저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해왔으며, 2011년 5월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전용 PC인 크롬 PC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로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가장 유망한 미래 산업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2000년대 본격화되기 시작했지만 2000년대 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외국에서는 넷플릭스 등이, 한국에서는 쿠팡 같은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회사 시스템 전체를 클라우드로 이전하였고, SK, LG, KT 등 대형 IT기업들이 빠짐없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2021년에만 약 3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IT기업들은 한화로 수조 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를 매년 지속하고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 같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IT기업들은 온라인 세계에서 신적인 영향력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제 그들은 온라인 세계가 만든 구름, 클라우드 컴퓨팅을 만나 자신들의 힘을 더욱 절대적으로 강화시켜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