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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을 지나 21세기가 시작되었지만 모든 것이 희망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21세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도 IT업계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로 홍역을 앓았습니다. Y2K 문제도 그중의 하나였는데, 두 자릿수로 연도가 입력되어 있던 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해서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킬 것이라는 공포감을 불러일으켰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종말론의 하나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이슈로 사회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Y2K 대비 전용 재난구호세트가 동이 날 정도로 인기리에 팔리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다행히 실제로는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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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대정신 IT 열네 번째. 닷컴 버블의 폐허 속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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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을 지나 21세기가 시작되었지만 모든 것이 희망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21세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도 IT업계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로 홍역을 앓았습니다. Y2K 문제도 그중의 하나였는데, 두 자릿수로 연도가 입력되어 있던 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해서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킬 것이라는 공포감을 불러일으켰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종말론의 하나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대적인 이슈로 사회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Y2K 대비 전용 재난구호세트가 동이 날 정도로 인기리에 팔리는 일까지 있었는데요. 다행히 실제로는 가벼운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약간의 시간 격차가 있었지만 한국에서도 각종 권력형 게이트와 함께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닷컴 버블의 붕괴였습니다. 1990년대 중반 웹브라우저의 등장과 함께 인터넷 세상이 도래하면서 닷컴 기업들에게는 소위 ‘묻지마 투자’가 시작되었습니다. 야후를 비롯한 IT기업들은 물론이고, IT와 그다지 상관없는 업체일지라도 닷컴(.com)이라는 이름만 붙이면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아도 주가는 끝을 모르고 올라갔습니다.

 

새로운 경제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이 시작되었다는 각종 전문가들과 언론의 호들갑에 힘입어, 우후죽순처럼 IT기업들이 생겨났고, 엄청난 자금이 몰렸습니다. 하지만 Y2K를 무사히 넘긴 지 얼마 되지 않은 2000년 3월경, 화려한 전망에 비해 특별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불량한 닷컴 기업들의 허상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주가 하락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가 IT기업들이 각종 사업 모델을 들고 나왔지만 인터넷은 공짜라는 네티즌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사업이 본격화되기에는 여전히 인프라가 매우 부족했습니다. 인터넷 망의 속도는 너무 느렸으니, 당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했던 56K 모뎀은 양질의 웹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기반이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컴퓨팅 시스템, 서버 구축, 개발자 인건비 등 막대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속도 경쟁에서 이기고 트래픽을 늘리고 보자는 생각뿐,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설계도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웹과 정보통신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정보통신 분야에 뛰어든 IT기업들은 미성숙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과대평가되었고 결국 그것이 닷컴 버블로 이어진 것입니다.

 

닷컴 버블

 

2000년대 초반 한 때 5천 포인트에 달하던 나스닥의 주가는 2002년 1천 포인트까지 거의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였고, 투자자들은 5조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으며 수많은 IT 기업에 종사하던 인력들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부터 한국의 테헤란밸리까지 수익 모델이 없다는 것을 눈치챈 주주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 썰물처럼 한 순간에 빠져나갔고, 닷컴 기업의 거품은 순식간에 꺼진 것입니다.

 

 

기존 IT 세계의 붕괴와 웹 2.0의 등장

한 차례 폭풍이 휩쓸고 간 후, IT업계 내부에서는 이러한 위기를 촉발한 원인을 분석했고, 자성의 목소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미국에서 데이비드 와인버그를 비롯한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에 종사하던 네 사람이 선포한 클루트레인 선언, 웹 강령 95도 그러한 목소리 중의 하나입니다. 기존에 웹이 활용되는 방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그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웹에 관한 95개 조 강령을 선포합니다. 이것은 마치 마틴 루터가 1517년 당시의 권위적이고 부패한 교황청에 대담하게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고 결국 종교개혁까지 이끌었던 <95개 조 반박문>을 연상시킵니다.

 

몇 개 조항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5 - 6조.

인간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것이 정보이든, 의견이나 관점이든, 논쟁이나 유머이든 간에 목소리는 본질적으로 개방적이고, 자연스러우며, 가식이 없다. 인간들은 이 목소리를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다.

  • 12조.

어디에도 비밀은 없다. 네트워크화된 시장은 상품에 대해 이를 만든 기업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그것이 상품에 대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들은 모두에게 이야기할 것이다.

  • 93조.

우리는 기업의 내부와 외부에 모두 존재한다. 우리의 대화를 구분하는 경계는 베를린 장벽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것이 곧 무너진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양쪽에서 이를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이들은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자들이 신의 권위를 벗어나 인간다움을 지향했던 것처럼 솔직한 사람 대 사람의 대면을 원했습니다. 사람들끼리 서로 대화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이들의 이러한 생각은 웹 2.0으로 이어졌습니다.

 

 

웹의 본질적인 존재 이유, 소셜 네트워크

이러한 시기를 지나 어느 날 웹 2.0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웹 2.0이라는 표현은 아마존, 이베이, 구글 등과 같은 닷컴 버블 붕괴에서도 살아남은 기업들의 공통점을 추출해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2003년 미국 IT 전문 잡지사의 발행인인 오라일리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과정에서 두 번째 웹의 시대라는 뜻을 가진 웹 2.0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냈습니다. 비록 단어는 그들이 공표했지만 웹 2.0의 속성인 참여, 공유, 개방에 대한 개념은 앞서 말했던 웹 강령 95와 그 이전에 와인버그나 팀 버너스 리의 철학인 “기술은 여러 사람이 나눠 써야 한다” 등에서 이미 내포되어 있었던 것들입니다. 팀 오라일리는 2005년 발표한 논문에서 웹 2.0의 몇 가지 기술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서술했습니다.

 

1. 플랫폼으로서의 웹

2. 집단 지성의 활용

3. 데이터는 다음 세대의 인텔 인사이드

4. 소프트웨어 개방 주기가 사라짐

5. 가벼운 프로그래밍 체계

6. 단일 도구 수준 이상의 소프트웨어

7. 왕성한 사용자 경험

 

주요한 사항을 정리하자면, 웹은 플랫폼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정보, 콘텐츠, 데이터의 교류와 활용이라는 것, 즉 IT 대기업,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서 일방향으로 제공되던 콘텐츠와 웹서비스를 ‘대화’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양방향으로 전환시키는 터닝포인트를 마련한 것입니다.

 

소셜 네트워크

 

그의 이러한 정리는 SNS의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웹 2.0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는 주로 소셜 네트워크라고만 불리는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2000년대에는 아마존, 이베이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웹 커머스 업체가 고속 성장을 이루었고, 새로운 검색 포털이 나왔으며, 2000년대 중반 이후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즉 SNS 시대가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소셜 네트워크는 웹을 바탕으로 사람이 중심이 되고, 그들이 직접 연결되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급격한 성장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이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던 넥서스 이론 즉, 5명만 거치면 전 세상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현실로 구현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태블릿 PC,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기기의 발전은 엄청난 폭발력을 자랑하며 이러한 현상을 전 세계적인 사회 현상으로,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SNS는 웹 2.0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기술과 서비스, 기기의 발전이 상호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네트워크에 관한 인류의 오랜 갈증을 해갈시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웹은 상호 소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도구입니다. 그러나 과거의 기업들은 그 장을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하는 방식대로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일방향적인 미디어로 활용해왔습니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살아남은 기업은 웹이 탄생했을 당시의 기본 이념에 충실한 기업들이거나 혹은 그렇게 변모해야만 존재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웹이 본래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표방한 대표적인 것이 개방, 공유, 참여를 속성으로 하는 웹 2.0이라는 개념입니다. 이후 그 정신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기술, 시스템, 기기들이 개발되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필두로 한 온라인 사회 연결망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시대의 탄생과 도입부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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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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