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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UX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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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UX를 하고 싶어요
(2 min read)
*이런 분들에게는 해당 글을 꼭 추천합니다!
-추후 UX와 관련된 직무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
-본인 직함에 UX라는 단어가 붙어 있지만 정말 내가 UX를 하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직장인들
-이젠 나도 ‘제대로 된 UX’를 해보고 싶으신 분
-5년 차 UXer라는 사람이 평소 UX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한 분들
필자는 5년 차 UXer이며, 여전히 진정한 UXer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 중이다. 우선 ‘UXer’라는 직무명이 낯선 분들이 많을 텐데, 쉽게 말해 고객이 차별화되고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제품/서비스를 설계하는 사람들을 지칭할 때 가끔 사용된다. (User eXperience:UX)
보통 우리는 디자인하는 사람들을 디자이너(Designer), 개발하는 사람을 개발자(Programmer), 마케팅하는 사람들을 마케터(Marketer)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여전히 UX를 하는 사람들을 부를 수 있는 공식적인 명칭이 존재하지 않다는 부분이 의아했다. 물론 과거 UX 개념이 아주 생소했던 시절에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국내외 대기업에서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UX 이름의 포지션을 대거 채용하는 현시점에도 UX 종사자들을 공식적으로 부를 수 있는 직무명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일만 잘하면 됐지 직무명이 무엇이 그리 중요하다고 글 서두에서부터 주구장창 설명하는 것일까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이토록 ‘UXer’ 직무명을 중요시 여기게 된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주변 UX 종사자들로부터 “나도 제대로 된 UX를 하고 싶다"라는 얘기를 어느 순간부터 듣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직무명에 ‘UX’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이는 매우 형식적일 뿐 실제 업무 시 고객을 최우선 시 하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는 조직은 매우 제한적인 게 현실이다. 결국 디자이너, 기획자, 리서쳐 등 기존에 존재하던 직무명 앞에 UX만 붙여진 형태로써 UXer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기존 직무에 적용시키기보다는, ‘고객’이 철저히 배제된 채 기존 업무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더욱이 같은 UX라고 할지라도 기업, 직무 별로 하는 업무가 너무나도 달라 본인이 정말 제대로 된 UX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 또는 회의감이 든다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 번째는 향후 UX 직무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많은 학생들이 현존하는 많은 UX 관련 직무명 때문에 갖게 되는 혼란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HCI, 경영, 심리학, 디자인 등 본인이 어떤 전공을 주력으로 하고 있냐에 따라 UX직무 내에서도 지원해야 할 직무명이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채용 공고만으로는 직군 간의 차이를 파악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또한, UX 내 세부 직무와는 별개로 예비 UXer로써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서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결국 필자는 UX를 하는 사람들에게 UXer라는 공통적인 직무명을 부여하고, UXer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과 자세뿐만 아니라,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진정한 UXer가 되는 법’의 연재물을 기획하게 되었다.
UXer를 기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초반의 글로벌 IT기업들이 UXer를 찾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던 시대, 단순히 기능만 좋으면 제품이 많이 팔리던 과거 대비 기업 간의 기술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더 이상 기술만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어려워졌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다수의 글로벌 IT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전달하는 고객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고객들의 숨은 니즈를 포착하고 이를 비즈니스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UXer들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한다.
기존에도 리서쳐, 디자이너, 개발자 등의 직무들을 채용해 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존 직무명 앞에 UX라는 단어를 포함하기 시작했으며, 단순히 직무명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무 기술서에도 ‘고객 공감 능력’ 대해서도 강조하기 시작했다. 결국 성공적인 제품/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 일부 조직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기본적으로 ‘고객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핵심 가치를 전사적으로 전파하려고 한 것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2021년 6월, 글로벌 기업들의 UX 포지션 채용 공고>
UX를 가장 잘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을 뽑아보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애플’을 떠올릴 것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애플 제품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애플은 고객들의 숨겨진 니즈를 포착하여 이를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관점과 방식으로 고객에게 ‘경험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20년도 애플 프라이버시 관련 광고>
고객 스스로가 자신이 겪고 있는 고충을 토로하고, 어떠한 대안(Solution)을 제시할 정도의 단계라면 해당 고충을 해결하는 서비스/제품은 결코 혁신적일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애플은 파악하고 있었다. 결국,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람들은 대부분 만들어져 제시되지 전까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말처럼 다른 기업들이 현재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데 급급했다면, 애플사는 조금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타기업들이 포착하지 못한 고객들의 잠재 니즈(Unmet Needs)를 파악하는데 집중한 것이 차별화된 성공 전략이었다.
<잠재 니즈에 대한 스티브 잡스 명언>
일부 사람들 중에는 애플은 고객을 우선시하지 않는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하지만, 결국 위 내용처럼 애플은 누구보다도 더 고객중심적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한 기업이며 고객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니즈를 포착하여 이를 제품/서비스화하여 선 제시하면서 선도적인 혁신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폴더블 폰,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능력 등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지금까지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사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에 있는듯하다. 물론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과거 대비 기능 위주보다는, 고객 경험을 강조하기 위해 많이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고객들이 애플 아이폰에서 경험하는 특유의 감성과 경험을 대체해 주지 못한다.
<(좌)애플 스토어, (우) 삼성전자 폴더플 폰>
위 애플사 사례와 같이 글로벌 IT 기업들의 기하급수적인 성장 속도와 사업적인 성공을 목격한 국내의 다수 기업에서도 차차 채용공고에 ‘UX’ 단어를 붙인 직군들을 대거 채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의 UX 포지션 채용 공고 예시, 출처 네이버 포털>
표면적으로는 해당 기업들이 기존의 ‘서비스 제공자’ 입장보다는 UX가 추구하는 ‘고객중심적’인 회사로의 변화를 도모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실상 내면을 들여다보면,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직무명’만 조금씩 바뀐 것뿐이지 내부 직원들은 여전히 ‘고객’이 배제된 채 업무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것을 직접 목격해 왔다. (단, 위에 제시된 국내 기업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 지인들 중에는 UX 디자이너로 국내 유명 기업에 입사하였지만, 고객의 정성,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보다 소속 디자이너들의 주관에 의해 시안이 설계되고,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반대로, UX 리서쳐이기에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고객의 요구 사항들을 그대로 제품/서비스에 적용하려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고객의 표면적인 요구 사항을 무조건적으로 충족시켜준다고 해서 제품/서비스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건 해외 유망 기업들이 고객중심적 사고를 어떻게 전사 내에 전파했는지에 대해 벤치마킹 하기보다는, 표면적인 직무명 만을 바꾸기 위해 급급했던 부분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결국, UX 조직원들 사이에서 UX본질에 대한 어떠한 논의나 합의가 없고, 고객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본인들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충분히 해보지 않았기에 발생되는 일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일들은 여전히 많은 UX 조직 내에서 흔히 일어나는 얘기다.
필자는 앞으로의 연재물을 통해 ‘진정한 UXer가 되기 위한 방법’, ‘제대로 된 UX가 무엇인지’ 함께 논의해보았으면 한다. 당장 본인이 속해있는 조직 내에서 이러한 건설적인 토의가 어렵다면, 이 글들을 통해서라도 함께 알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기업이든 작은 스타트업이든, B2C이든 B2B이든 기업의 형태가 어떻든 간에 모든 기업은 늘 공통적으로 ‘고객’을 상대한다. 고객에게 관심받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이 더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우리 모두 인지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많은 기업은 고객을 분석하기 위해 고객을 찾고 있다. 하지만, 고객을 찾는 행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을 진심으로 알아가는 것이다. 한 단계 더 들어가, 고객을 안다는 것과 고객을 진심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더욱더 큰 차이점을 불러온다. UXer로써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길은 고객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줄 아는 것이며 해당 부분을 꼭 인지한 채 앞으로의 글들을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정한 UXer가 되는 법’을 통해 현재의 많은 UXer, 혹은 예비 UXer들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사진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