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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티맵모빌리티 사의 택시 모빌리티 플랫폼 ‘우티’ UX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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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티맵모빌리티 사의 택시 모빌리티 플랫폼 ‘우티’ UX 분석
우버와 티맵모빌리티 사의 택시 모빌리티 플랫폼 UT(우리들의 택시:우티)는 신규 유저 확보를 위해 ‘첫 탑승 시 최대 1만 원 혜택’이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7월 말까지 진행 중이다. 국내의 통합 이동 서비스 시장(Mobility As a Service)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 T, 타다 등을 상대하기 위한 UT만의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UX)이 무엇인지 서비스 이용 저니 단계 별로 분석해보았다.
UT의 회원가입은 [휴대폰 번호 인증 - 로그인 – 카드 등록] 크게 세 단계로 매우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각 단계에 필요한 정보를 유저가 직접 기입하지 않아도 된다. 회원가입의 첫 번째 단계인 [휴대폰 번호 인증 단계]에서는 유저가 직접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자동 기입되며, 수신되는 인증번호 또한 자동 입력된다. 기존 티맵 유저이거나 T아이디를 보유한 SKT 고객인 경우, T아이디가 자동으로 불러와져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카드 등록] 단계에서는 SK pay에 등록해두었던 결제카드 목록이 나타나 택시 결제에 사용할 카드만 선택하면 된다.
UT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성공한 것일까?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도 1만 원 혜택을 누리려 UT앱을 설치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앱 접속 시 1만 원 무료 쿠폰이 자동 발급되거나, 혹은 최소한 팝업 형태로라도 노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앱 내 이벤트/공지사항 등을 들어가 보아도 쿠폰 발급 방법에 대한 내용을 찾지 못했다. 물론 요즘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출근길에 앱이 아닌 별도의 웹 브라우징으로 쿠폰 등록 방법을 찾는 과정은 너무나 번거로웠다. 더욱이 스마트폰에 친숙하지 않은 일부 유저들의 경우 쿠폰 등록 과정을 거치지 않고 UT를 이용하게 되면서, 그들의 최초 의도와 달리 택시 비용을 전부 지불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다행히 필자가 주변 지인을 통해 알아낸 사실은 해당 쿠폰은 꼭 UT 첫 탑승이 아닌 이후 탑승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부분이었는데 이조차도 쿠폰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아, 고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었다.
UT의 출발 및 목적지 검색 과정도 유사 택시 앱 서비스들과 일부 차이가 있었다. UT는 목적지 검색 시, 기본적으로 고객이 위치한 ‘주변 지역’ 기반으로 결과 내용이 우선 노출되지만, ‘전국’ 단위로도 검색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목적지의 명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자신이 위치한 인근의 장소 검색 결과를 보기 보다, 전국 단위로 검색함으로써 조금 더 넓은 폭으로 해당 장소를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에게는 보통 이동 시 [출발 – 도착]이라는 단계의 멘탈 모델(고객이 제품/서비스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형성되어 있는데, UT 앱에서는 출발지보다는 도착지부터 기입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해당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가나 택시 앱을 통한 경로 검색은 꼭 즉시 이용할 목적으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쉽게 예를 들어보겠다. A라는 장소에 있는 고객이 B 지역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움직일 계획이다. B 지역 도착 후에는 인근에 위치한 버거킹 까지는 택시를 이용하고자 하는데, 미리 택시 요금 및 소요시간을 찾고자 한다. 다음의 경우라면 해당 고객은 출발지인 B를 기입한 뒤 UT의 ‘주변지역’ 기능을 활용하여 B 장소 인근 버거킹 검색 결과를 찾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UT에서는 ‘주변지역’ 기능을 활용하여 도착지를 검색할 경우, 현재 고객이 검색하고 있는 A 장소 인근 버거킹을 노출시켜준다. UT, 타다 모두 현 위치 기반 출발지가 자동 설정되지만 카카오 T에서는 출발지를 명확히 텍스트로 명시해 줄 뿐 아니라, 고객이 원할 경우 출발지부터 변경 가능하다. 또한, 카카오 T는 한 화면에서 출발지 및 도착지를 수정이 가능하여 이동 동선을 한눈에 확인한 상태에서 택시 호출이 가능하다.
UT 호출 시 고객은 목적지까지 티맵 추천/무료 도로/최소 시간 중 자신이 원하는 옵션을 선택하여 이동 가능하다. 하지만, 필자가 처음 해당 기능을 이용했을 당시 세 가지 옵션 간의 혜택 차이가 전혀 없었다. 필자는 보통 출근 시 2~3가지의 루트를 이용하며 어떤 경로를 이용하냐에 따라 소요시간, 비용 차이가 크게 나는 때가 많았지만, UT 앱 상에서는 이러한 경로를 사전에 지정할 수 없었다. 결국 원하는 세부 경로는 이동 중에 기사분께 직접 요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자신에게 익숙지 않은 목적지까지의 이동이나 이동 옵션 별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의 격차가 크다면 개인 기호에 맞게 선택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교통상황이라는 것이 실시간으로 언제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유저가 선택한 옵션과 결과가 동일할지는 미지수이다.
목적지까지의 이동 방식을 선택했다면 이후 ‘조용히 가고 싶어요’, ‘천천히 가더라도 과속, 급정거 없이’와 같은 ‘기사에게 바라는 점’을 택시 탑승 전 UT앱을 통해 사전 요청이 가능하다. 해당 사용자 경험(UX)은 흡사 필자가 과거에 이용하던 풀러스(카풀 서비스)와 아주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풀러스 전 대표 서영우 씨가 티맵모빌리티에 최근 합류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의문이 해소되었다.
기사분에게 직접 말하기에는 다소 껄끄러운 얘기를 미리 앱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니, 쾌적한 환경에서 택시를 이용하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소위 감동 속성의 기능이 될 법하다. 하지만, 현재 제공되고 있는 두 가지의 옵션이 정말 택시 승객들이 기사에게 요청하고자 하는 대표성을 띠는 요구 사항인지는 검증해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필자의 경우만 해도 택시를 이용하는 이유는 빠르게 이동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며, 동시에 안전 수칙은 꼭 준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해당 내용과 관련된 사항은 사전 요청이 어려웠다. 또한, 꼭 이동 과정에서의 요청 사항뿐만 아니라 택시 호출 과정에서 명확한 픽업 장소를 안내하기 위해서도 사용이 가능할 법하다. 필자의 경우 카카오 T를 이용하여 출근 시, 매번 택시 기사분께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 달라는 말을 전화로 전달하거나, 사전에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 과정 또한 매번 번거로운 일이다.
UT를 통해 호출된 택시는 우리가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인택시였다. 물론 카카오 T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카카오 소속회사 택시가 잡히진 않지만, 가끔가다 이용하게 되는 택시 브랜드들의 소속 택시의 경우 매우 쾌적한 내부와 친절한 기사님 덕분에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진 경험을 한 적이 많다. 따라서 UT서비스 첫 이용에서만큼은 최소한 UT에서 교육을 받은 기사분 정도는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과한 기대였나 싶다.
택시 운행 과정에서도 UT 고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우회 경로’ 혹은 ‘예상보다 비용이 더 많이 나온다’ 등의 부정적인 피드백들이었는데 최근 필자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출퇴근길에 자주 택시를 이용하면서 비교적 덜 막히는 경로를 파악하게 되었다. UT 첫 이용 중에도 필자가 몇 번 정도 선호 루트를 기사님께 요청드렸는데, 갑작스레 이동 경로가 바뀌자 티맵은 당황한 듯 필자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로로 급하게 우회하여 안내하는 것을 실제 목격하였다. 다행히 당일 아침에는 필자가 계속해서 길 안내를 해 드려 원하는 길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기사님 입장에서는 자칫 오해를 사기 쉬운 환경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사님께서도 필자처럼 경로를 계속해서 알려주시는 손님이 있다면 오히려 편하다고 한다. 손님의 요청에 따라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이동하여도 가끔가다 1분 정도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7~8km를 우회해서 돌아가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티맵에서 안내하는 경로로 이동할 경우 결과론적으로는 실제 승객 또는 기사가 익숙한 경로로 갔을 때보다 더 적은 비용, 시간이 들지라도 이 상황을 바라보는 고객 입장에서는 기사의 기만행위로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는 고객이 직접 특정 경유 지점을 미리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든가, 혹은 하차 이후 승객이 티맵 경로를 통해 얼마나 많은 비용, 시간을 절감했는지 체감시켜줄 수 있는 정보가 주어지면 어떨까 싶다.
다행히 이날 출근길은 필자의 정신이 맑았던 상태라, 기사분께 원하는 경로로 계속해서 안내해드려 빠르게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앞서 적용한 1만 원 할인 쿠폰도 문제없이 잘 적용이 되어 나머지 금액만 결제하면 되었다. 결제 이후 알게 된 사실은 결국 최대 1만 원 혜택 쿠폰은 1만 원 이상 거리 이동 시 사용하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요금 정도 되는 거리에서 해당 쿠폰을 사용할 경우, 기본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허공으로 날리는 셈이 되기 때문에 해당 쿠폰 이용 시 유의하기 바란다.
카카오 T, 타다, I’m 택시 등 택시 플랫폼 회사들이 계속해서 기존의 택시 법인들을 인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비용 절감의 목적이 가장 크겠지만, 그보다도 플랫폼 자체에서 제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한들 결국 서비스 제공자인 택시 기사분들의 태도, 운전 환경이 쾌적하지 못하면 플랫폼 회사들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 과거 많은 지인들이 타다 택시를 좋아했던 이유는 일반 택시보다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이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UT를 두 번가량 이용한 고객의 입장에서 아직까지는 기존 타 경쟁업체 택시 플랫폼 대비해서 UT만의 뚜렷한 장점을 알기 어려웠다. 앞서 언급했듯 1만 원 혜택으로 인해 많은 고객이 유입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해당 고객들이 의도치 않은 체리피커가 되지 않도록, 해당 앱을 이탈하지 않고 계속해서 UT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용자 경험, 고객 가치가 전달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