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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위시켓과 번역가 전리오가 함께 만든 해외 콘텐츠 기반 번역문입니다. 최근 클럽하우스 투자사로 주목받은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 블로그에서 발행한 글로, 작가는 제니퍼 리(Jennifer Li)와 마틴 카사도(Martin Casado)입니다. 제니퍼는 앤드리슨 호로위츠에서 데이터 인프라 및 분석, 오픈 소스, 개발자 도구 및 협업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기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틴은 기업 투자를 담당하는 총괄 파트너로 이전엔 네트워킹 전문기업인 니시라(Nicira)의 공동 창립자이자, CTO(Chief Technology Officer)를 역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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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위시켓과 번역가 전리오가 함께 만든 해외 콘텐츠 기반 번역문입니다. 최근 클럽하우스 투자사로 주목받은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 블로그에서 발행한 글로, 작가는 제니퍼 리(Jennifer Li)와 마틴 카사도(Martin Casado)입니다. 제니퍼는 앤드리슨 호로위츠에서 데이터 인프라 및 분석, 오픈 소스, 개발자 도구 및 협업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기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틴은 기업 투자를 담당하는 총괄 파트너로 이전엔 네트워킹 전문기업인 니시라(Nicira)의 공동 창립자이자, CTO(Chief Technology Officer)를 역임했습니다.
본문은 상향식 문화를 가진 기업의 가격 책정과 패키징 정책에 대한 내용으로 이를 통해 사용자 여정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원문에 비문이 많았습니다…! 번역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으니 독자분들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려봅니다. 하트.)
가격 책정과 패키징 정책은 회사의 성장과 매출, 이윤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아주 중요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생 B2B 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했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그 당시에 우리가 마주해야 했던 가장 어려운 질문들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구성원들의 생각을 아래에서부터 끌어 모으는 상향식(bottom up)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는 가격 책정과 패키징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인가?
상향식 의사결정은 B2B 산업 전반에서 이미 고투마켓(GTM)[1]을 위한 지배적인 문화가 되었지만, B2B 업계에서의 가격 책정이나 패키징 정책에 대해서 쓴 글들을 보면 상향식 문화를 가진 기업에게는 대부분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적인 B2B 업체들은 영업 활동의 과정에서 기존의 고객들과 소통을 하면서 적정한 가격을 찾아냅니다. 그러나, 이제 막 창업을 한 상향식 기업들은 그러한 기존의 고객들도 없고 영업 조직도 튼튼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의 제품을 중심을 두고 사용자 여정(user journey)[2]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 책정과 패키징 정책이라는 문제는 제품과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크게 좌우되는 복잡한 주제이며, 안타깝게도 간단한 해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최적의 가격과 패키징 방식을 더욱 쉽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몇 가지의 원칙과 사고 체계들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픈소스(open source), 인프라,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애플리케이션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상향식 기업들과 협업했던 저희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 여정을 이해하고 매핑해서 제품의 적정한 패키지는 무엇이고, 그것을 차별화하는 방식은 무엇이며, 가격을 책정하는 방법에 대해서 안내를 해 드리고자 합니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요?
가격 책정과 패키징 정책에 대해서 생각하기 전에, 여러분이 가진 제품의 사용자 여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분명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적정한 가격과 패키징 방식은 사용자 여정으로부터 도출되며, 반대로 사용자들의 여정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여정이란 (일반적으로 비용을 지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처음으로 접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용자의 조직 전반에서 그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까지의 모든 단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구매자가 물건을 구입하는 순간부터 고객의 여정이 시작되는 일반적인 판매 방식과는 다르게, 상향식 기업들은 대부분 이러한 여정을 제품이 주도하며 (고객이 아닌) 사용자와 함께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구매자로 다가가는 첫 단계이기도 합니다. (구매자는 사용자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향식의 사용자 여정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아무리 그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유형 1. 평범한 유기적 사용(organic use)[3] – 프리미엄(freemium)[4]/기본(basic) 유형: 기본 유형은 보다 광범위한 사용자들을 위해서 “프리미엄(freemium)” 방식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대상으로는 주로 학생, 취미 이용자,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며, 물론 전문가들도 해당합니다. 이런 방식의 목표는 인지도를 높이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시장에 알리고,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형성해서 사용자들의 참여율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으로 더욱 개선하고 가다듬는 것입니다.
유형 2. 개인의 전문적 사용 – 프로슈머(prosumer)[5] 유형: 평범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던 사람들 중에서 일부는 좀 더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단계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가치가 (프로슈머와 같은) 전문적인 사용자들에게 집중되는 제품 위주의 기업들에게는 이러한 유형이 수익을 창출하는 주요 채널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슈퍼휴먼(Superhuman) 같은 서비스는 정신없이 바쁜 소수의 전문가들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들 유형으로부터 주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용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에게는 이러한 유형이 주요한 수익 창출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아래에서 소개할 유형의 고객들이 보여주는 특성의 일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에어테이블(Airtable)은 전문적인 사용자들에게 수많은 가치들을 제공해 주지만, 이 유형에만 별도로 존재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주로 “브랜드 맞춤형 양식”이나 “특정한 집단 내에서만 제한된 공유”와 같은 추가적인 기능을 원하는 집단이나 기업 고객들이 이 유형에도 함께 걸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형 3. 팀 단위의 사용 – 소규모 기업/팀 유형: 팀 단위의 사용자들은 개인 사용자들보다 고급의 “멀티 플레이어” 기능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실시간 협업, 공유 스토리지, 대시보드 기능, 버전 관리, 액세스 제어 등이 있습니다. 팀 유형의 목적은 중소기업에게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고, 대기업 고객들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를 확인하고 리드(lead)[6]를 생성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업에서는 디자인 팀들이 먼저 피그마(Figma)의 그룹 라이선스를 구입한 다음에 공유 디자인 시스템과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품 팀, 엔지니어 팀, 마케팅 팀에서도 내용의 검토, 권한의 전달, 카피 문구의 편집, 승인 등의 작업으로 용도를 확대해 나가곤 합니다. 이런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더욱 원활하게 하고 다음 유형으로 넘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판매를 담당하는 부서와 고객 성공(customer success)[7]을 담당하는 부서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유형 4. 조직적 사용 – 기업 유형: 기업 고객들에게는 보안, 규정 준수, 서드파티(third party)[8]연동, 사용자 관리, 서비스 수준 협약(SLA)[9] 등과 관련해서 특별한 요구사항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유형은 대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직접 판매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영역입니다. 수많은 상향식 기업들도 결국은 이 유형까지 도달해야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은 일반적으로 “직접 연락을 통해서” 상담이 이루어지며, 영업 부서가 움직이는 만큼 그에 합당하는 가격이 책정되게 됩니다.
모든 기업들이 이런 모델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에서 선택하는 가격 정책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엔 이런 방식으로 수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에서 보이는 도표는 노션(Notion)의 가격 정책인데, 정확히 이 모델과 일치합니다. 즉, 대부분의 제품들이 결국엔 각자의 목표와 용도에 맞는 세분화된 패키지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오픈소스인 제품은 “프로슈머” 패키지를 만든다고 해도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팀” 패키지와 “기업” 패키지는, 그것을 구성하는 기능들 사이에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를 위해서 저희는 아래의 그림에 있는 표에서 50개의 상향식 기업들이 가진 가격 정책을 비교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다양한 분야와 여러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는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용자 여정의 목표는 평범한 사용자에서 구매자가 되기까지 제품의 사용 방식을 추적하고 그 과정을 더욱 풍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제품을 처음 접하는 사용자들이 최종적인 구매자는 아닙니다. 물론 개발자들이 초기에 목표로 설정해야 하는 집단은 이들이긴 하지만, 결국에 기업에서 대규모의 예산이 책정되는 분야는 IT나 보안 담당 부서이고, 이런 예산 집행을 결정하는 이들은 기술직 임원을 비롯한 경영진입니다.
어떤 집단을 겨냥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집단에게 비용을 청구할 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엔 커다란 수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분야가 어디라고 예상하는지에 따라서 달려 있습니다. 만약 그 목표가 궁극적으로 기업이라면, 낮은 유형의 패키지에 대해서는 무료로 하거나 잠재 고객이 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책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에 프로슈머 그룹을 주요 대상 고객층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전문가 유형에 대해서 가격 책정을 할 때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에는 가격 책정과 패키지 정책 자체가 수익이나 이윤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프로슈머 고객들을 겨냥하는 회사들은 유형 1이나 유형 2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주된 수익 창출원이 되는 전문가 그룹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이런 업체들 중에서는 기업 고객을 상대해서는 이렇다 할 행보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가격 정책에서 팀 패키지나 기업용 패키지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드롭박스(Dropbox)에는 “대규모 팀용(Advanced)”[10]패키지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패키지 정책은 주로 프로슈머와 자영업자들에게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오픈소스 인프라에 중점을 두고 있는 업체들에서는 프로슈머 패키지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들은 주로 유형 1의 “무료 오픈소스”와 유형 4의 “전화 상담”만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이런 오픈소스 업체들이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그때부터 팀 단위의 사용자들을 위한 유형 3의 패키지를 만들어서 수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이런 패턴은 하시코프(Hashicorp), 풀루미(Pulumi), 센트리(Sentry), 피시타운 애널리틱스(Fishtown Analytics)와 같은 수평적인 플랫폼들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 참조)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업체들에서도 주요 수익원과 매출의 성장 속도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기업용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갖춰지면, 낮은 유형의 패키지에서 기업용 패키지로 가격 정책이 옮겨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각 업계의 상황, 제품의 성숙도, 구매자들의 습성에 따라서 이러한 전환 시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느 유명한 웹 인프라 회사에서는 창립 후 첫 2년 동안은 주로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거두었고, 매달 7%씩 지속적으로 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기업용 패키지를 출시했는데, 그러자 기업 대상 매출이 자영업 대상 매출액을 넘어서면서, 연매출(ARR)[11]이 1000만 달러를 초과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업용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70%까지 늘어나서, 이 기업은 연매출이 1500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유명한 오픈소스 데이터 분석도구 기업도, 연매출이 200만 달러를 달성한 시점에서 이와 비슷하게 패키지 정책을 전환했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영업 첫날부터 프리미엄(freemium), 프로슈머, 중소기업, 중간 가격대의 시장, 기업 등 모든 유형과 집단을 만족시킬 수 있는 패키지를 갖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연구개발 조직과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팀이 하나뿐인 작은 업체에서 이들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보다는 (무료와 전화상담, 또는 무료와 프로슈머로 구성된) 단순하면서도 종류가 적은 패키지로 시작해서 사용자들의 참여도를 관찰하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즉, 실제 사용하는 기능들은 무엇인지, 어떤 조직에서 제품을 채택하는지, 유료 결제를 하는 부서는 주로 어디인지를 파악해서 분석한 다음에 다른 패키지를 추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용자 여정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가면서 패키지를 추가하는 것은 쉽지만, 이전에 만들었던 패키지를 없애려면 사용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강조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즉, 사용자 여정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발견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은 언제나 유기적으로 바뀌면서 진화해 나갑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기적인 행동을 분석해서 그에 적합하게 패키지를 구성한다면, 여러분의 사업에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용자들의 유기적인 행동을 여러분의 제품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사용자의 여정에 단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상향식 업체들이 가격 책정과 패키지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런 업체들에서 일이 진행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어떤 스타트업이 활발한 커뮤니티 사용자 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그들이 수익에 기여하는 바는 아주 미약한 수준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스타트업은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서 부딪히며 배우겠다”라고 결심한 후, 곧바로 기업용 패키지의 영업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전략의 변화 초기에 약간의 성공을 거둔 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기업용 패키지에 전력을 쏟아붓습니다.
얼핏 보자면 그럴듯한 생각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결정은 시장 진출 전략(GTM)을 구매자를 상대로 한 것과 사용자를 상대로 한 것 두 가지로 완전히 분리시키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사실 상향식 시장 진출 전략이 가진 진정한 힘은, 회사 전체로서는 고객 유치 비용(CAC, 신규 고객을 얻기 위해서 들이는 비용)을 줄여주며, 영업 부서에게는 검증된 매출 전략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향식 모델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은 사용자와 구매자의 격차를 이어주는 가교(bridge)를 만드는 것입니다. 곧바로 기업들을 상대로 영업을 펼치게 되면 어느 정도의 구매자들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인 사용자들을 구매자로 만들어주는 사용자 여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상부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하향식으로 지시가 내려지면서, 유기적으로 이뤄지던 사용자 여정을 침해하게 되고 결국엔 사용자들을 밀어낼 수도 있습니다.
저희의 경험에서 보자면, 처음부터 사용자 여정과 별도의 영업 활동을 펼치기보다는, 실제 사용자들의 활동을 기반으로 조금씩 규모를 키워가면서 그 안에서 검증된 사용자들에게 구입을 권유하는 편이 훨씬 더 낫습니다.
이사회에서 논쟁이 될 수 있는 사안이긴 하지만, 우리는 사용자 기반을 키워서 빠른 시일 안에 수익을 만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에 사내에 강력한 상향식 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원하는 목표를 향해서 여러 번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에 그런 동력이 전혀 없다면, 지금까지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초기에 지나치게 힘을 아낀다면, 사용자 기반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성공적인 상향식 기업들의 상당수는 몇 년 동안 기다린 후에 수익화 전략으로 전환합니다. 예를 들어서,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는 3년 동안 사용자들에게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았고, 대신에 스파크(Spark)의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회사가 수익화 모델로 전환했을 때, 기꺼이 지갑에서 돈을 꺼낸 것도 이들이었습니다. 영업 첫날부터 모든 사용자들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대신에, 무료로 회원가입을 할 수 있게 하더라도 여전히 프로슈머 패키지나 팀 패키지를 책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언제 수익화 모델로 전환해야 할까요? 저희가 추천하는 시점은, 실질적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핵심적인 사용자들 사이에서 반복적인 사용 패턴이 발견되거나, 또는 제품의 기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기꺼이 유료 패키지에 돈을 내고 있을 때 수익화 모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보다 나은 고객 지원 서비스나, 기능에 대한 요구사항 전달, 서비스 수준 협약(SLA) 등의 이유로 회사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하는 고객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익화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성급하게 공개적인 가격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렇게 여러분의 회사와 제품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과는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서 개별적인 지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상향식 문화의 장점 한 가지는 가격이나 패키지 정책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여러분의 새롭게 만든 가격 정책이 혹시 사용자들을 이탈하게 만들지는 않는지, 또는 사용 방식에 변화를 주지는 않는지, 아니면 고객 전환율을 높이는지에 대해서 일부 사용자들만을 대상으로 시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격 정책을 단순히 수익성의 측면에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용자 여정의 많은 단계에서, 그중에서도 특히 초기의 단계에서는 가격 정책이 고객 전환 가능성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소한 고객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회사 내부나 영업 부서가 참고할 수 있는 유력한 잠재 고객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런 사용자들과의 보다 긴밀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으며, 그런 고객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자 하는 측면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속도 제한(rate limiting)[12]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깃허브(GitHub)가 기업용 서비스를 개시했을 때, 그들은 어떻게 해서 20명의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에 5000달러라는 높은 비용을 책정할 수 있었을까요? 나중에 알려진 사실에 의하면, 그들은 설립 초기부터 회사 내부에서 기업용 패키지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기업용 시장을 위해서 뭔가를 출시한다면, 상당히 높은 가격을 책정해도 된다고 판단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가격 정책은 속도 제한 기능으로도 작용을 해서, 그런 거액의 돈을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누구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세일즈 클라우드(Sales Cloud)를 보면, 프로페셔널 패키지에서는 워크플로우(workflow)[13]와 승인(approval)의 자동화 기능에 제한을 둠으로써, 이걸 하나의 검증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함께 사용하는 계정의 수나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의 종류가 특정한 수준을 넘어선다면, 영업 부서에서 해당 고객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기업용 패키지를 권유해도 된다는 충분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클라우드의 시대에는, 사용량 기반 또는 사용자수 기반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고객에 대한 가치는 사용량과 함께 높아집니다. 그러나 가치를 추적하는 일이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여러분이 뛰어든 시장은 고객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데 익숙하지 않은 분야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격 구성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야 하는 것 한 가지는, 고객이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싶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망설여지는 가격을 책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고객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곤란합니다. “사용자가 한 달에 겨우 한 번 정도 방문하는데, 내가 굳이 계정 한 개를 더 추가해야 할까?” 가격 책정이라는 주제는 여기에서 설명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면서도 중요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욱 자세히 설명하는 글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상향식 기업이라고 해서 단위 가격을 책정하는 기본 원칙까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글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그에 대한 몇 가지의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기존의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에 의해서 형성된 어느 정도의 가격대가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향식 기업들은 사용하기 쉬운 편리함과 낮은 진입장벽 등을 기반으로 기존의 경쟁자들과 상대해야 합니다.
그러나 신규 시장에서는 고객에 대한 가치와 판매 비용에 의해서 가격이 형성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리 첸(Jerry Chen)이 쓴 글[14]에서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서 추구해야 하는 목표는 고객이 인식하는 가치와 판매 가격, 그리고 단위 가격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가치의 비선형성(nonlinearity of value)”[15]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즉, 사용량에 따라서 일정한 비율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단위당 가격을 더욱 많이 책정해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판매 비용도 상승하기 때문에, 제품의 기본 가격이 이렇게 증가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상적인 결과라면, 플랫폼을 더욱 많이 만들거나 협업 기능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그에 대한 단위 가격을 함께 올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가치의 곡선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상향식 문화가 정착된 기업이라면, 속도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반복적인 테스트 기법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테스트 기법을 가격 모델과 패키징 정책을 검증하기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고객들과 이야기를 해서 그들이 제품의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대안은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도록 하십시오. 사용자 기반이 충분히 클 경우에는 A/B 테스트(서로 비교되는 두 가지의 항목을 사용자에게 제시하고 그에 대한 선호도를 평가하는 것)를 실시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 사용자들이 그러한 다양한 가격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고객들에게 가격 예시안을 보여주고 적절한 피드백을 받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격 책정 계획이 이미 수립되어 있는 경우라면, 그걸 수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단위 가격이나 가격 모델 자체를 전부 수정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업들은 단순한 가격 패키지 모델로 시작한 다음에, 비즈니스가 성장함에 따라서 점차 사용량 기반으로 가격 모델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그렇게 전환하고 난 이후에는 새로운 가격 정책이 기존 고객들의 사용 실태에 있어서 원하는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고객들이 새로운 가격 모델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백 테스트(back test)[16]를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향식 B2B 제품에 대한 가격 책정과 패키징 정책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사용자 여정이 중요한 가이드 역할을 합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대해서 간단한 답안이나 명확한 정답이란 없습니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길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몇 개월 동안 수많은 반복 실험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올바른 답안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 올바른 가격 책정과 패키징 정책을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1] Go-to-Market, 시장 진출 전략. 기업 내외부의 리소스를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자신들만의 고유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전달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
[2] 사용자가 제품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이를 사용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일련의 단계별 과정.
[3] 이벤트나 광고 등을 통해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접해서 사용하는 것
[4] 무료를 뜻하는 free와 고급을 뜻하는 premium을 합친 단어로, 기본적인 기능은 무료(free)로 제공하고 고급(premium) 기능은 유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제공 방식
[5] 생산자를 뜻하는 producer와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가 합쳐진 말로, 생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6] 잠재 고객을 이끌어내는 것
[7] 고객 만족을 넘어서 고객의 일상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영 전략
[8] 자신들의 기업이나 제휴 업체가 아닌, 제3의 기업이나 그들이 만들어낸 제품 또는 모듈
[9]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사이에 맺는 품질에 대한 협약
[10] 실제 드롭박스 패키지의 한국어 명칭입니다. https://www.dropbox.com/plans - 역주
[11] 정확히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는 매출(Annual Recurring Revenue)’이지만, 여기에서는 ‘연매출’로 번역했습니다. –역주
[12]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 등의 의심스러운 트래픽을 차단하기 위해서 취하는 조치
[13] 비즈니스의 프로세스를 처리하기 위한 업무의 흐름
[14] https://news.greylock.com/unit-of-value-a-framework-for-scaling-42c092fba887
[15] 투입되는 변수와 그것으로부터 창출되는 가치가 비례하지 않는 것. 즉, 투입된 변수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가 창출되는 것.
[16] 가격을 인상한 이후에 그 중 일부를 인상하기 전의 가격으로 판매해서, 가격 인상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
> 이 글은 'Bottom Up Pricing & Packaging: Let the User Journey Be Your Guide'을 각색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