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비스라고 부르는 건 대개 데이터를 받아와 보여주는 일이고, 그 데이터는 원래 갖고 관리하는 쪽에서 받아 오는 편이 낫다는 것. 지난 편에서 얘기한 비밀입니다. 웹페이지를 긁거나 숫자를 손으로 옮겨 적으면 하루 만에 값이 틀려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당장 데이터를 받아올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API 재료 창고를 모아 보기로 했습니다.
1편에서는 지도·교통·날씨·주식·부동산을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취미 쪽 영역입니다. 사주, 영화, 게임, 여행, 검색 트렌드. 여기서는 데이터의 신선도보다 그 데이터가 얼마나 쓸만한지가 중요합니다. 도메인마다 대표 API를 두세 개씩 놓고, 국내와 해외를 함께 봤습니다.

1편의 생활 데이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시간성, 갱신 주기, 호출 한도였습니다. 얼마나 신선한 데이터를 얼마나 자주 받아올 수 있는가. 그 기준이 이번 편에는 잘 안 먹힙니다. 생각해 보면, 사주 보는 데 실시간 데이터가 얼마나 의미가 있겠나 싶습니다.
그래서 ‘쓸만한 API’의 기준을 바꿨습니다. 데이터의 깊이(그 API가 아니면 못 구하는가), 내가 해야 할 일의 양(받아온 다음 얼마나 가공해야 하는가), 그리고 약관(만들어서 남에게 보여줘도 되는가)입니다.
무엇보다 활용 기준이 달라집니다. 1편의 생활 데이터는 대부분 공공데이터라 이용허락범위 정도만 확인하면 됐습니다. 이번 편은 게임사와 포털, 해외 사업자가 제공하는 API가 섞여 있으므로, 받아 온 데이터를 남에게 보여줘도 될지가 쟁점입니다. 같은 ‘무료’라도 조건이 제각각이라, 그 점을 같이 보면 좋겠습니다.
사주 풀이 앱, 생일 궁합, 절기 알림, 오늘의 운세 위젯. 앱 마켓 상위권에 사주 앱이 늘 하나쯤 있는 걸 보면 수요는 확실합니다. 특히 요즘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사주 앱이 어찌나 많이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도메인은 API가 주는 것과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의 경계가 정말 뚜렷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정보는 양력 날짜를 넣으면 음력 날짜와 간지, 윤달 여부, 율리우스 적일을 돌려줍니다. 사주의 첫 단계가 생년월일시를 음력과 간지로 바꾸는 일이라, 어떤 사주 앱이든 여기서 출발하게 됩니다.

사주는 월을 달력이 아니라 절기로 가릅니다. 입춘이 지났는지 아닌지가 결과를 바꾸죠. 한국천문연구원 특일 정보가 24절기와 공휴일·국경일·기념일·잡절을 함께 줍니다.

부업으로 키울 때는 두 갈래를 구분해야 합니다. 천문연구원 데이터는 이용허락범위 제한이 없어 상업 이용이 됩니다. 반면 운세 ‘해석문’은 누군가의 저작물이라, 남의 풀이를 긁어와 쓰면 재료가 아니라 침해가 됩니다.
즉, 이 도메인의 API는 답을 주지 않습니다. 답을 계산하는 규칙, 즉, 만세력을 활용하는 로직과 해석은 내가 짜야 합니다. 풀이까지 통째로 주는 무료 공개 API는 찾기 어렵고 대개 유료로 써야 합니다. 요즘 바이브 코딩 사주 앱이 꽤 많죠? 재료 데이터는 누구나 쉽게 찾는데도 결과물이 크게 갈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개인이 만들기에는 오히려 재미있는 조건입니다. 말 그대로 무슨 컨셉으로 보여줄지만 집중하면 되니까요.
박스오피스 대시보드, 개봉 알림, 관객 수 추이 그래프, 취향 기반 추천. 영화는 숫자와 설명이 딱 나뉘어 있어서, 재료를 여러 곳에서 받아 합치는 연습을 하기에 좋은 도메인입니다. 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만드는 나 스스로 재미를 느끼기도 좋죠.
영화진흥위원회 KOBIS 오픈API는 일별·주간 박스오피스에 영화 목록·상세, 영화사, 영화인까지 9종 데이터를 줍니다. 매출액과 관객 수는 물론 누적치, 전일 대비 증감분과 증감률까지 계산해서 주기 때문에, 꽤 깔끔하게 데이터를 받아 쓰기 좋습니다.

영화라는 게 사실 관객 수치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미디어입니다. 무슨 영화이고 누가 나오는지가 중요할 때도 있고, 포스터 이미지가 꼭 필요할 때도 있죠. KMDb(한국영상자료원)는 한국영화와 영화인 DB, 풀 크레디트, 줄거리, 스틸과 포스터를 줍니다. 쉽게 말해, 작품 소개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거죠.

해외 작품까지 다루려면 TMDB로 갑니다. 커뮤니티가 만든 영화·TV 메타데이터에 포스터·배경·인물 이미지, 크레디트, 트렌딩과 상영 예정 데이터까지 받아올 수 있습니다.

한편, 늘 최신 데이터가 필요한 게 아니라면, IMDb 비상업 데이터셋을 써볼 수도 있습니다. 제목, 인물, 평점, 크레디트를 TSV로 매일 갱신해 공개하는데, 개인적·비상업적 이용으로 한정됩니다. 특히, 평점 데이터가 필요하면 이걸 내려받아 내 데이터베이스에 넣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부업 확장을 고려한다면 약관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KOBIS는 이용허락범위 제한이 없어 수월합니다. 반면 TMDB는 상업 계약, IMDb는 기업 라이선스가 이슈입니다. 참고로, 포스터와 스틸 이미지는 어느 쪽이든 데이터와 별개로 저작권이 붙습니다.
전적 검색, 스펙 계산기, 아이템 시세 추적, 길드 관리 도구. 초기 OP.GG가 이 도메인을 극한까지 활용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호출 한도는 가장 후하지만, 아무래도 상업화를 고려할 때 약관을 가장 잘 따져야 하는 영역입니다.
넥슨 오픈API는 메이플스토리·FC 온라인·마비노기·서든어택 등 열여섯 개 게임의 캐릭터 정보, 유니온, 길드, 랭킹, 확률 정보를 제공합니다. 공식 사이트에도 이걸로 만든 서비스들이 함께 나와 있으니,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짐작하기도 쉽습니다.

여전히 최고의 인기 온라인 게임사는 라이엇 게임즈입니다. 라이엇 게임즈 API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발로란트, 전략적 팀 전투의 소환사·매치·랭크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다만 시작하는 방식이 국내 게임사와 많이 다릅니다.

넥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오픈API는 캐릭터와 길드, 경매장·거래소 시세 같은 데이터를 JWT 키로 엽니다. 로그인하면 바로 클라이언트를 만들 수 있고, 한 계정에 키를 여러 개 둘 수 있습니다.
X-RateLimit-Remaining을 보고 스스로 조절해야 함

배틀그라운드도 열려 있습니다. 크래프톤의 PUBG 개발자 포털에서 키를 무료로 받는데 기본 한도가 분당 10회라 조금 적은 편입니다. 한도 상향을 신청할 수는 있는데, 동작하는 샘플과 이유를 제출해야 승인됩니다. 대신 매치와 텔레메트리 엔드포인트는 한도 계산에서 빠지니 리플레이 분석 쪽은 여유가 있는 편이죠.
그 외에도 스팀 웹 API가 하루 10만 회를 무료로 줍니다. 다만, 여기도 키를 받으려면 스팀 계정에 최소 결제 이력과 2단계 인증이 있어야 합니다.
결국, 게임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 때는, 약관을 먼저 읽어야 합니다. 이용허락범위가 열려 있던 공공데이터와 달리, 게임사 데이터는 재배포와 상업 이용에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화가 아예 막힌 건 아니지만 별도 절차가 있다는 뜻입니다. 반드시 미리 확인하고 들어가는 걸 추천합니다.
여행이 가고 싶네요. 사실 여행은 코스 추천, 축제 캘린더,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 항공권 비교, 숙소 지도까지,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 만큼 재료로 쓸 수 있는 데이터의 폭이 이번 편에서 가장 넓은 도메인이죠. 다만, 여러모로 지도, 위치, 교통 등이 얽혀있는 데이터라 그런지, 국내 데이터는 쓰기 쉬운 반면 해외 데이터는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한국관광공사 국문 관광정보 서비스는 지역기반·위치기반 관광정보와 키워드 검색에 행사정보, 숙박정보, 소개정보, 이미지정보, 반려동물 동반여행 정보까지 데이터 15종을 제공합니다. 쓸 수 있는 데이터만 약 26만 건으로, 활용신청 건수도 2만 6,000건이 넘습니다(2026년 8월 기준).

외국인 대상 서비스라면 영문·중문·일문 서비스가 각각 따로 올라와 있으니 그쪽을 받으면 됩니다. 통계와 소비 데이터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별도 창구죠.
항공편을 다루려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여객기 운항 현황 상세 조회 서비스를 추천합니다. 인천공항 출발·도착편을 조회일 기준 D-3부터 D+6까지 줍니다. 항공사와 편명, 예정시간과 변경시간, 탑승구, 터미널 구분, 운항 상태, 코드쉐어 여부까지 나옵니다. 지연 알림이나 마중 나갈 시각 계산 같은 건 이 API 하나로 만들 수 있어 보이네요.

인천공항공사는 이 밖에도 항공기 운항 현황, 여객기 정기운항편, 입국장 현황(조회 시각 기준 ±2시간), 공항 기상 정보를 각각 제공하고 있어서 조합하기 좋습니다.
한 가지 짚어 둘 게 있습니다. 김포·제주 같은 다른 공항을 함께 다루려면 한국공항공사 쪽을 찾게 되는데, 그 공사의 오픈API 안내 페이지에 걸려 있는 ‘항공기 운항정보’는 2026년 8월 현재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열리지 않습니다. 안내 페이지의 제공일자가 2014년으로 멈춰 있는 걸 보면 갱신이 끊긴 쪽으로 보입니다. 국내선 시간표 수준이면 1편에서 버스로 만났던 국토교통부 TAGO가 국내항공운항정보를 제공하니 대안으로 쓸 수 있겠습니다.
이 계열의 데이터는 요즘 점점 접근하기 곤란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개인 개발자가 항공권·호텔 검색을 붙이려 할 때 가장 먼저 찾던 곳은 아마데우스(Amadeus) 셀프서비스 API였습니다. 400개가 넘는 항공사와 12만 개 이상의 호텔을 테스트 환경에서 무료로 쓰고, 프로덕션에서도 일정량은 무료로 유지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 포털의 일반 공개가 2026년 7월 17일 종료됐습니다. 지금 남은 건 상담을 거쳐 접근을 요청하는 엔터프라이즈 API 포털뿐입니다.

구글플라이트도 같습니다. 구글은 2010년 ITA 소프트웨어를 인수해 QPX 익스프레스라는 항공 요금 API를 운영했는데 2018년 4월에 문을 닫았어요. 지금은 공개 API도, 개발자가 신청할 수 있는 파트너 프로그램도 마땅치 않습니다. 시중에 ‘구글플라이트 API’라는 이름으로 파는 것들은 대개 구글 화면을 긁어 JSON으로 바꿔 주는 제3자 서비스라, 약관과 안정성은 각자 판단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항공권과 호텔 쪽은 개인이 바로 물릴 수 있게 공개된 API가 없습니다. 스카이스캐너, 부킹닷컴, 익스피디아는 파트너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개인 개발자에게는 기준이 높습니다. 스카이스캐너는 월 10만 이상 트래픽이 나오는 자리 잡은 사업체를 요구하고, 학생과 비상업 목적의 개인, 사업계획과 완성된 제품이 없는 스타트업, 트래픽이 적은 사이트, 웹 개발 대행사는 명시적으로 제외합니다.
비행 위치 추적만 필요하면 오픈스카이 네트워크가 비상업·개인 용도로 열려 있습니다. 다만 한도가 정해져 있으니, 어디까지 쓸 수 있을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결국, 여행은 국내 API로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혹은 국가 하나를 찍어 두고, 그 국가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찾아보는 방법도 있겠네요. 유료 서비스를 고민할 때 어려운 건 국내 공공 API의 운영계정 전환입니다. 이용허락범위 자체는 제한이 없지만 운영단계가 심의승인이라 활용사례를 성실하게 써야 하고, 승인에 며칠 걸립니다.
지금까지 본 도메인 중 가장 업무에 가깝게 느껴지네요. 마케팅할 때 흔히 참고하는 정보죠. 키워드 비교 그래프, 유행 추적 대시보드, 콘텐츠 기획 근거 자료 등의 재료로 쓸 수 있습니다.
네이버 통합 검색어 트렌드 API는 주제어를 최대 5개까지, 각 주제어에 검색어를 최대 20개까지 묶어 검색 추이를 줍니다. 기기(PC·모바일)와 성별, 연령대 조건도 붙일 수 있습니다.

쇼핑 쪽 수요를 보려면 같은 API HUB의 쇼핑 인사이트 API가 분야별 클릭 추이를 주고, 한도도 똑같이 월 5만 건입니다.
대신 변수가 있는데요, 이 API들이 이사 중입니다. 네이버가 검색 API와 검색어 트렌드, 쇼핑 인사이트를 개발자센터에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의 NAVER API HUB로 옮기고 있습니다. 검색해서 나오는 예제 코드와 AI가 뱉는 코드는 대부분 옛 주소와 옛 헤더라 그대로 붙여 넣으면 인증에서 막히니, 이 부분만은 직접 확인하는 게 빠릅니다. 참고로 검색 API 중 쇼핑·책·전문자료는 이관 대상에서 빠져 7월 31일에 종료됐고, 대체 API도 없습니다.
원래 구글 트렌드는 오랫동안 공식 API가 없어 비공식 방법을 쓰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그래도 2025년 7월 구글 트렌드 API가 알파 사전 체험판으로 열려 신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알파로, 공개된 개발자 문서나 셀프 가입 창구는 아직 없어요. 저도 신청한 지 조금 되었는데 아직 응답을 못 받았습니다.

다만 가장 큰 한계가 하나 있습니다. 네이버든 구글이든 절대 검색량은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키워드가 한 달에 몇 번 검색되나”는 공식 기준으로 알 방법이 없습니다. 만들 수 있는 건 “무엇이 무엇보다 더 검색되나”, 그리고 “언제쯤부터 인기가 올랐나”입니다. 절대 검색량이 꼭 필요하다면 유료 서비스를 찾는 편이 빠를 겁니다.
내 서비스를 유료로 운영할 생각이라면, 두 곳의 이용약관을 확인하세요. 특히 네이버 검색 API 쪽은 오는 9월 7일에 약관을 개정하는데요, 특약으로 받아 온 데이터를 복사·저장·캐싱하는 것,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파는 것, AI에 입력하거나 학습·개선·평가에 활용하는 것, 검색 결과가 뜨는 화면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얻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사실상 네이버 검색 데이터로 개인이 수익을 내는 걸 막아버린 거죠. 트렌드 데이터를 사용할 때는 꽤나 조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두 편을 합쳐 열 개 도메인, 스무 개가 넘는 API를 소개했습니다. 이것들을 정리하며 새로 느낀 게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 목록을 먼저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편이,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데이터를 찾는 것보다 빠르다는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게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만들고 싶은 걸 정해 두고 데이터를 찾으면 없거나 막히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내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먼저 둘러보면 이건 되겠다 싶은 걸 빨리 떠올릴 수 있습니다.
공개된 데이터를 받아 이리저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다가 찾은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멋진 서비스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당장 AI와 함께 공공데이터포털부터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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