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켓 사례로 본 AX 필수 전략
운영팀 리더가 클로드 코드와 러버블(Lovable)로 팀 전용 어드민을 만듭니다. 프로젝트 성공팀 팀장은Make와n8n으로 알림 자동화 시스템을 12개 넘게 구축했습니다. 원래 운영을 하다 최근 PO를 맡게 된 팀원은 AI를 탑재한 계약서 반자동 작성 시스템을 기획하고 프롬프트를 600번 넘게 다듬었습니다. 지금 IT 프로젝트 플랫폼 위시켓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더 놀라운 건 기술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던 조직의 변화입니다.
"재무팀이 바뀌고 있어요. 자기만의 어드민을 만들어서 자랑을 하더라고요. 법무팀도 기술과 먼 집단인데, 어떻게든 공부해서 AI 통해 자동화를 해냈어요."
위시켓박우범 대표는 이 현상을 보며 하나의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1인 1 어드민의 시대가 옵니다. 초개인화된 업무 환경이 실현되는 것이죠.”

어드민은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만들고 수정하고 삭제하는 등의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내부 전용 관리 도구입니다. IT 기업에서 보통 어드민은 개발팀이 만듭니다. 운영팀이 필요한 기능을 요청하면, 개발팀이 우선순위를 따져 구현해주죠. 개발팀에서 만들어주길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운영팀은 항상 원하는 기능 개발에 목말라 있습니다.
그런데 위시켓에서는 지금 개발팀이 만들어준 도구를 쓰던 조직이, 스스로 도구를 만드는 조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시켓은 이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냈을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을까요?
AI 도입 2년차,위시켓의 시행착오와 발견을 들어봤습니다.
박우범 대표가 AI의 파급력을 실감한 건 위시켓 플랫폼을 통해서였습니다. 위시켓은 IT 프로젝트를 중개하는 플랫폼입니다. 소프트웨어나 IT 인력이 필요한 클라이언트들이 프로젝트를 의뢰하고, ‘파트너’라고 불리는, 위시켓에 등록된 개발사 또는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수주합니다. 10만 건이 넘는 IT 프로젝트가 이 플랫폼에서 거래됐죠. 그러다 보니 최신 IT 프로젝트의 동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LLM의 등장 이후 박 대표가 플랫폼에서 목격했던 것은 RAG, 챗봇, 추천 엔진 같은 키워드의 증가였습니다. 파트너는 이와 관련된 포트폴리오를 올리기 시작했고, 클라이언트는 이런 프로젝트를 의뢰하기 시작했죠.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혁신하지 않으면 대체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죠. 게다가 고민하는 속도보다 시장이 바뀌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에, 우선 팀에서 AI를 선제적으로 다루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팀원들은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AI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활용해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모든 팀원들이 AI 사용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박대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슬랙에서 박 대표가 보내는 모든 메시지를 AI로 생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답변부터 보고서나 기획안까지 전부 AI로 만들었고, AI 특유의 쌍별(**) 표시도 그대로 노출했습니다. “내가 느낀 충격을 팀원들도 자연스럽게 체감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거창한 시스템을 갑자기 도입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저부터 바뀌어야 했죠. 제가 쓰는 걸 보고 사람들도 직접 써보고, 효능감을 느껴야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직접 AI를 활용해 플랫폼 업무를 개선해보고자 2023년 초, 박대표 자신을 포함한 3인의 AI TF를 꾸렸습니다.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백엔드 개발자 나아름, 그리고 AI를 잘 쓰던 프로세스 매니저 강찬모를 설득했죠. 강찬모는 위시켓이 중개하는 클라이언트와 파트너의 미팅을 조율하는 일을 하던, AI 기술이나 개발과는 전혀 관계 없던 팀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ChatGPT를 단순히 챗봇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여러 가지 개발을 해볼 정도로 AI 활용에 적극적이었죠.
박 대표는 "AI가 우리의 미래"라고 그들을 설득해 AI로 외주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포부를 품었습니다.
AI TF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IT 아웃소싱을 처음 의뢰하는 사람들은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것과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설정하는 것을 가장 어려워 했습니다. 이를 위해 위시켓에서는 클라이언트가 프로젝트를 의뢰하면 ‘컨설팅’ 팀이 직접 클라이언트에게 연락해 해당 프로젝트가 얻고자 하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적합한 견적은 얼마이며 필요한 기술 스택은 어떠한지를 확인한 뒤 플랫폼에 올리는 과정을 거칩니다.
2023년 AI TF는 이 과정에서 유저들이 겪는 어려움과 운영상의 어려움을 낮추기 위해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상세한 내용과 요구사항을 자동으로 가공하거나 견적을 자동으로 산출해주는 것 등을 시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팀원들이 다같이 프롬프트를 작성해보고 결과물을 공유하기도 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매니저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빠진 내용이 있거나 불필요한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고, 매니저가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도 누락되었습니다.
또 대표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내부 매니저들을 위한 검색과 파트너 추천 기능도 있었습니다. 검색과 추천을 먼저 하기로 한 이유는 AI를 어디에 써야 좋을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위시켓에 올라오는 프로젝트 중 검색, 추천 관련 비중이 높은 것을 보고 영감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앞서 컨설팅 과정을 거쳐 위시켓 매니저가 검수한 내용이 플랫폼에 등록되면, 위시켓에 등록된 파트너들이 프로젝트를 확인하고 지원합니다. 위시켓 매니저들은 파트너들의 지원 내용을 보고 적합한 파트너를 추려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파트너 정보를 검색하고 비교해야 하죠.
AI가 이 작업을 도와주면 업무 효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습니다. 그래서 2024년 초에는 매니저들이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 검색을 하면, 그 프로젝트의 지원자 중 적합한 지원자가 누구인지 점수화해 보여주는 기능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결과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할루시네이션과 느린 속도로 인해 매니저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지 못했죠. 지원 수 1,100건을 평가하는 데 4.5 시간이 걸렸습니다. 매니저들 입장에서는 기존 방식이 오히려 더 빨랐고, 높았던 기대에 비해 엄청난 결과를 내지는 못하는 것에 실망하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 실패를 기술의 한계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진짜 승부처가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강력한 신호로 읽었습니다. LLM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면서 속도나 성능의 문제는 곧 해결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데이터’와 ‘도메인’이라고 봤죠. ‘추천’을 한다 해도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합도’를 평가할 것인지, 그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맥락을 더해야 하는지 등이 더 중요한 문제였죠. 또 그에 앞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무엇’을 AI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정의할 것인지는 그 업무를 잘 알고 있어야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모델 성능도 성능이었지만, 데이터가 얼마나 잘 정제되어 있는지, 우리가 일을 얼마나 잘 시키는지가 결과물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이터가 좋지 않으면 추천 결과도 좋지 않았고, 우리가 우리 도메인에서 일의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어야 AI에게 일을 더 잘 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결과물의 퀄리티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도메인을 아는 사람이 AI를 써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사실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AI TF 멤버와 다른 팀원들 사이의 기술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거든요. “AI의 기술적 원리를 이해하기 어려워 당시 AI TF 아니면 손을 대지 못했어요. 이게 시장에서도 똑같이 벌어지는 문제일 거란 생각이 들었죠.”
이 두 가지 문제는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로 확장됐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거래비용을 낮추는 것’입니다. 하지만 AI를 무엇에 적용해야 할지, AI를 적용해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우리 조직에 있는지를 모르는 사람들과 LLM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적 발전이 심화됨에 따라 이를 따라잡기 어려워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곧 ‘거래비용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했죠. AI를 어디에 적용해야 할지, 그렇게 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누구와 작업해야 하는지를 탐색하고, 협상하고,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IT 아웃소싱 시장에서 단순한 기능 개발보다 “엔드 투 엔드 IT 컨설팅”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AI 컨설팅 조직인AIDP를 만들어 직접 기업의 AI 전환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AI TF에서 실행한 결과물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직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배움을 얻은 것입니다.
더불어 AI 코딩 에이전트나 AI 기반 웹사이트 빌더 등이 등장하고 성능이 점점 좋아지면서, 도메인 전문가가 AI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동시에 도래하고 있었습니다. 도메인을 아는 사람이 직접 만드는 시대로 향해가고 있었죠.
한편, 조직의 혁신은 “AI가 중요하다”는 Top-down식 구호로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앙 집중적인 AI TF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동력을 잃어갈 즈음, 조직 곳곳에서 자기 자리의 비효율을 참지 못한 실무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스템이 해결해주길 기다리던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내 문제는 내가 푼다'는 개별적 욕망이 폭발한 것입니다. 박우범 대표는 이들을 '송곳 같은 사람들'이라 불렀습니다.
AI TF의 첫 시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낸 뒤에도, 박우범 대표는 슬랙 채널에 AI 관련 소식을 공유하는 걸 멈추지 않았습니다. "AI가 미래다"라고 1년 가까이 외쳤죠. 그리고 그 사이, LLM 모델의 성능도 실제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할루시네이션이 줄고, 시장의 타이밍과 맞아떨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 한 사람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위시켓의 AI 컨설팅 조직 AIDP를 이끄는 이홍주 팀장이었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비즈니스 컨설팅, SAP 개발, IT 컨설턴트로 활동했던 이력을 가진 이홍주 팀장은 DB와 툴 사용에 능했습니다. 그가 자동화 툴MAKE를 사용하고 온갖 자동화 사례를 보여주기 시작하며 사내에서도 MAKE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홍주 팀장에게 1:1로 배우는 사람들도 생겨났죠.
이 흐름이 각 팀의 리더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처음엔 박대표가 던지는 AI 소식에 시큰둥해 하던 사람들도 MAKE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직접 바이브코딩을 해 제품을 만들어보는 사람들까지 생겼죠.
이 흐름에 더 불을 붙인 것은 전사적인 미션을 선포한 것이었습니다. 2025년 11월, 모든 팀은 각자의 업무에서 3가지를 자동화 또는 바이브코딩해야 한다는 미션을 실행해야 했습니다.



그중 결과물을 가장 활발하게 내놓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프로젝트 성공팀 김나연 팀장과 위시켓 운영팀 박민재 팀장이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자세한 사례는 뒤에서 다루겠지만, 둘은 자동화 툴을 활용해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찾아내는 것뿐 아니라 직접 어드민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개발팀의 공수를 쓰기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리지만 운영자들에게는 업무 루틴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CRM을 자동화하거나, 계약서를 자동으로 병합하거나 고객과 문자, 이메일, 통화로 커뮤니케이션한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 정리하는 것들이었죠.
"송곳 같은 사람들 때문에 AI에 대한 학습 분위기가 전사적으로 무르익었어요. 그 타이밍에 전사 미션까지 낸 것이 시너지가 터졌다고 생각해요."
흥미로운 건 이들의 공통점입니다. 이홍주 팀장은 컴공 출신이지만 비즈니스 컨설팅과 SAP 개발, IT 컨설턴트를 거친 사람입니다. 김나연 팀장은 분쟁 담당 7년차, 박민재 팀장은 운영팀 리더입니다. 개발자가 아닙니다. 도메인을 깊이 이해하고, 프로세스의 비효율을 체감하고, 거기에 기술적 호기심이 더해진 사람들이죠.
이들 송곳 같은 사람들이 보여준 가능성, 그리고 팀 미션.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변화는 예상치 못한 곳까지 퍼져나갔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기술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던 팀에서 일어났습니다. 재무팀과 법무팀도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박 대표는 이 송곳같은 사람들의 변화는 단순히 개인이 AI를 활용하고 조직에 전파했다는 것을 넘어, 플랫폼 운영 조직의 업무 방식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마치 데이터 주권을 가진 것처럼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본래 플랫폼 운영 조직은 개발팀이 만든 툴을 쓰고,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면 개발팀에 요청해 우선순위를 기다리고, 기능이 구현되면 쓰는 방식으로 일하며 개발팀에 의존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도적으로 필요한 어드민을 만들고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의존성을 낮출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런 움직임이 모여 조직의 흐름을 만들고, 비로소 조직 전체가 AX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송곳같은 사람들’은 무엇을, 왜 만들었을까요? 이제 조금 더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프로젝트 성공팀은 IT 외주가 100% 성공할 때까지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김나연 팀장이 풀고 싶었던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가장 먼저 만든 건 대금 지급 단계별 알림 자동화였습니다. 위시켓에서는 프로젝트 기간이 긴 경우, 프로젝트 대금을 지급하는 기간을 나눕니다. 긴 기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완수했음에도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함으로써 파트너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클라이언트도 중간 점검을 통해 프로젝트에 대한 해상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정보 비대칭이 큰 IT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위시켓의 대표적 프로세스 중 하나죠.

그런데 대금 지급이 이뤄지는 시점에 사람이 직접 일일이 결과물 목록을 확인하고 수동으로 메시지를 보내야 했습니다. 핵심 업무가 쏟아지다 보면 이 안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생기곤 했죠. 하지만 김나연 팀장은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챙기기 힘든 부분까지 위시켓이 선제적으로 가이드해 줄 때 비로소 진정한 '안전한 외주 경험'이 완성된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럼에도 한정된 개발팀 리소스를 투입하기에는 항상 핵심 업무에서 밀렸기에, 직접 자동화를 실행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는MAKE로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어 알림을 자동으로 발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알림 자동화만 12개를 구축했죠.

한 번 만들어봤더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n8n이라는 툴을 활용해 신용도 모니터링 시스템까지 만들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거래가 이루어지기 전, 폐업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입니다. 외부 API를 연동해 신용도를 사전 평가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아가 팀에서는 어드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고객과의 통화,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이력을 일원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어드민입니다. 프로젝트 성공팀의 업무는 직접 고객과 이야기해 원만한 조율을 이끌어내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이 대화 내용은 모두 이후 개선에 중요한 데이터가 되죠. 모든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한 곳에 모아 조회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팀장은 말합니다. "고착화된 루틴에서 벗어나 새로운 걸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어요. 아이디어가 생기면 바로 테스트하고 싶어요."
위시켓 운영팀은 프로젝트가 계약 체결까지 이루어지도록 정책과 시스템을 다룹니다. 박민재 팀장의 고민은 '휴먼 리소스' 의존도였습니다. 인력이 항상 부족하고, 담당자마다 업무 품질이 균일하지 않았죠.
"개발팀은 효용이 낮게 보지만 우리는 필요한 기능들이 있어요. 그런 업무들은 개발팀 통해 만들기 힘들어요."
박민재 팀장의 이 고민은 프로젝트 성공팀의 고민과도 비슷한 고민이었습니다. 만들어지면 담당자들이 일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지만, 제한된 개발팀 리소스를 사용하기에는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기능들이죠.

시작은 AI TF의 강찬모와 함께 운영팀에서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개발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핵심 전략은 아니지만 하면 좋은 CRM을 자동화했습니다. 위시켓에는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가 거래되는데, 모든 프로젝트를 CRM 하기는 어려웠죠. 인력이 항상 부족한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더 ROI가 높은 거래가 우선순위가 높았죠. 하지만 그동안 우선순위가 높지 않던 프로젝트도 CRM을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규모 금액대 프로젝트가 등록되면, 적합한 파트너를 자동으로 추천해 이메일을 발송하는 CRM 자동화를 구축했습니다. 소규모 금액대 클라이언트도 프로젝트를 의뢰한 뒤부터 계속 적합한 파트너를 자동으로 알림받을 수 있게 됐고, 이는 실제 미팅으로 이어지는 비율을 최대 10%까지 높였습니다.미팅이 많아지면,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매출액이 증가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후 위시켓 팀의 적극적인 AI 활용 문화와 전사 미션에 고무된 박민재 팀장도 직접 필요한 걸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시켓에서 작성하는 계약서는 본 계약서와 별첨 문서를 병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먼저 이를 자동화했습니다. 어도비 프로그램을 열고 일일이 계약서를 병합해서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3분짜리 번거로운 일을 없애고 ‘딸깍’ 한번으로 계약서가 병합되게 했죠.
또 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자동으로 정리해 슬랙봇으로 발송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운영팀 또한 앞서 소개한 프로젝트 성공팀처럼 고객과 통화하는 일이 많습니다. 기존에는 통화 내용을 담당자들이 직접 정리해 슬랙에 공유하도록 했는데, 우선순위가 높지 않아 기록하지 못하는 건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객과의 내용이 누구나 활용 가능하고 팀 전체의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 각 담당자들의 직관에만 녹아 있었습니다. 박 팀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인폰을 도입하고, 법인폰의 통화 내역을 전부 녹음해 녹음한 내용을 제미나이가 분석, 슬랙에 자동으로 공유해주는 시스템을n8n을 활용해 만들었습니다.

박 팀장은 이 시스템이 진화해 ‘매니저 에이전트’가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는 운영팀 매니저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유저와 대화를 나누는 일”이라며 매니저들이 유저와 만나는 일만 할 수 있도록 계약서 작성이나, 시스템에 필요한 액션을 하는 업무를 전부 자동화할 수 있는 상황을 바라고 있죠. “커뮤니케이션을 전부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 이 방향으로 나아가는 시작점”이라고 말합니다. 매니저들와 유저의 실제 보이스에 관한 신뢰할 만한 좋은 데이터를 전부 수집한다면, 매니저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질 좋은 가이드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또 우선순위로 CRM을 실행해야 할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는 어드민도 만들었으며, 현재는 한 프로젝트당 3-40분이 걸리는 업무를 없애는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시켓에서는 클라이언트와 파트너가 서로의 업무 범위를 문서로 기록하고 확인하는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계약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3-40분이 걸리는데, 체크리스트를 계약서 양식에 자동으로 맵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이걸 없애버리겠다는 포부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개발팀 우선순위에서 밀리던 것들을 직접 해결했고, 도메인 지식이 있었기에 뭘 만들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김나연 팀장은 "개발 공수가 깜깜이였는데 이제 해상도가 높아졌다"고 했고, 박민재 팀장은 "수기로 테스트할 필요 없이 일단 만들어서 트래킹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박우범 대표가 말한 "뭘 만들까를 정의하는 능력"이 이들에게서 증명되고 있었습니다.
우리 조직의 '송곳'을 찾는 법
위시켓 사례에서 도출한 발굴·육성 포인트
✅ 이런 시그널을 가진 사람을 찾아라
- 자신의 업무 프로세스를 흐름도(Flowchart)로 그려낼 줄 아는 사
- 업무 중 "이거 왜 이렇게 해야 하지?"라고 자주 묻는 사람
- 엑셀 매크로, 구글 스프레드시트 함수를 혼자 찾아 쓰는 사람
- 개발팀에 기능 요청할 때 "이렇게 만들어달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사람
- 새 툴이 나오면 일단 써보는 사람
✅ 이런 환경을 만들어라
- 유료 플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열어주기
- "하면 안 되는 것"만 명확히 하고 나머지는 허용
- 만든 결과물을 전시하고 자랑할 수 있는 자리 (슬랙 채널, 월간 쇼케이스 등)
- 1:1로 배울 수 있는 연결 (먼저 잘하는 사람이 튜터 역할)
위시켓의 AI 도입 2년은 결국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어떻게 만들까(HOW)'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까(WHAT)'를 정의하는 능력이 비즈니스의 승패를 결정짓는 시대, 그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리더가 먼저 실험하고, 현장의 불편함을 참지 않는 '송곳' 같은 사람들에게 도구를 쥐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재무팀도, 법무팀도 결국 움직입니다. 기술은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 실무자의 상상력을 현실로 옮겨주는 가장 빠르고 충실한 조력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박우범 대표는 이 변화의 본질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AI 시대에 경쟁력 있는 조직은 AI 기술 그 자체를 잘 아는 조직이 아닙니다. 각자가 자기 일을 깊이 이해한 채로, 필요한 도구를 직접 정의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입니다. 이제 리더의 역할은 정답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각자의 'WHAT'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입니다."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하면 좋은 것(good to have)이 아닌 꼭 해야 하는 것(must have)에 집중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발 리소스가 한정된 상황에서의 전략적 선택이죠. 하지만 하면 좋은 것이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건 아닙니다. 하면 분명 효과가 있는데, 우선순위에서 밀려 못 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이제 그 '하면 좋은' 것을, 필요한 사람이 직접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밀려 있던 CRM 자동화를 구현해서 전환율을 10% 올립니다. 3분짜리 반복 작업을 없애서, 그 시간에 고객을 한 명 더 만납니다. 그동안 개발 대기열(Backlog)이라는 거대한 병목에 가로막혀 빛을 보지 못했던 '잠재적 가치'를 즉시 시장에 내놓는 일입니다.
하나의 서비스에 하나의 어드민만 존재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실무자의 숫자만큼 다양한 도구가 존재하고, 그 도구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잠자던 가치를 깨우는 초개인화된 업무 환경이 열리고 있습니다.
위시켓은 이 길을 먼저 걸으며 얻은 확신을 바탕으로, 이제AIDP를 통해 더 많은 기업이 자신들만의 ‘WHAT'을 발견하고, 실제로 구현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혁신은 거창한 IT 지식이 아니라, 오늘 당신의 팀원이 내뱉은 "이거 제가 직접 해결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주도적인 한마디에서 시작됩니다.
이제 ‘HOW’는 AI에게 맡기세요. 당신은 오직 ‘WHAT’에만 집착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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