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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프랑스 개발자는 왜 한국에서 테크 채용 플랫폼을 만들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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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
3시간 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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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 Korea CEO 인터뷰

 

Entrepreneurship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기업가 정신을 뜻하는 이 말은, 제가 대학생이던 시절 IT 창업 붐이 일며 자주 접하던 단어 중 하나입니다.

 

구성도 발음도 어려워 찾아본 이 단어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당시 단어의 어원도 함께 접했는데요, 이 말은 ‘시도하다’, ‘모험하다’, ‘착수하다’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동사 entreprendr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즉, 기업가 정신이란 말은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죠. 그렇게 이 단어 하나로, 제게 프랑스라는 나라는 기업가 정신을 대표하는 나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Dev Korea 창업자 Florian <출처: Florian LinkedIn>

 

이 기업가 정신을 품고 한국에서 플랫폼을 만든 프랑스인 창업자, Florian의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습니다.

 

Florian은 3년 전, 처음 한국으로 넘어와 다양한 테크 밋업을 만들고 운영하다 Dev Korea(데브 코리아)라는 테크 채용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올해 1월 기준으로 3천 명 이상의 테크 전문가들이 활동하며, IT 전문가와 기업들을 연결하는 테크 채용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Dev Korea는 국내 테크 시장의 인재 불균형을 해소할 목적으로, 영어 친화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니즈가 있는 기업과 국제적인 커리어를 쌓고 싶은 개발자들을 서로 매칭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즉,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개발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플랫폼이죠. 한국 플랫폼이지만, 한국인뿐만 아니라 국적을 불문한 개발자들이 사용하며 해당 마켓에서 널리 알려진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이란 낯선 나라에서 Florian이 만들어 나가는 아이디어와 실행력, 그리고 결과들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그의 기업가 정신부터 창업 스토리, 그리고 한국 IT 채용 시장과 개발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함께 들어보시죠.

 

영어를 할 수 있는 모든 IT인을 위한 채용 플랫폼

 

Q. 안녕하세요, Florian.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건 독특한 이력인데요. 프랑스에서 시작해 일본, 그리고 한국까지 온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컴퓨터 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Air France라는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일본에 여행을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일본에서 거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제가 원하는 일에 스스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커 안정적인 회사를 뒤로한 채, 일본으로 건너가 첫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두 명의 한국인 공동 창업자, 그리고 한 명의 프랑스 동료와 함께 약 6년 동안 일본에서 다양한 앱과 웹 서비스를 운영하며 16명 규모까지 팀을 성장시켰죠.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나만의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습니다. 앞서 한국 사람들과 만나고 일하며 느낀 매력으로 3년 전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Q. 그렇게 한국에서 시작한 Dev Korea는 어떤 플랫폼인가요?

Dev Korea는 한국에서 일하며 영어를 사용하는 IT인들을 위한 테크 전문 채용 플랫폼이에요. 사실 처음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개발자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시작했죠. 그런데 운영 과정에서 실제로 한국인 개발자들이 채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현재는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모든 IT 전문가를 위한 플랫폼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요즘 Dev Korea는 영어를 장벽이 아닌 ‘도구’로 보며, 한국 개발자가 국내외 글로벌 기업으로 커리어를 확장할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 IT 인재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지속 가능한 글로벌 채용과 지식 공유 생태계를 구축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장기적인 방향이고요. 그렇게 외국 개발자를 위한 채용 사이트와 커뮤니티를 넘어, 한국 IT 인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돕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1명에서 시작해 3,300명까지 커진 커뮤니티

Dev Korea의 3,300 팔로워 <출처: LinkedIn>

 

Q. Dev Korea를 이야기할 때, Meetup 커뮤니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커뮤니티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일본에서 Tokyo iOS Meetup 운영진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죠. 아직도 처음 커뮤니티를 열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한데요. Meetup을 열고 카페에서 모임을 시작했는데, 저 혼자 앉아 있거나 한두 명만 오는 날들이 많았어요. 온라인 모임도 시도해 봤지만 큰 반응은 없었고요.

 

하지만 저는 ‘꾸준함’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있더라도 약속된 장소에 계속 나타났고, 결국 잠시 멈췄던 오프라인 모임을 다시 열었을 때 16명이 모였죠. 이날을 시작으로 지금은 100명 넘는 규모의 모임들이 열리고 있어요 (Seoul ios Meeting). 최근에는 Supabase, PostHog, ClickHouse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이벤트를 주최하며, 영어 사용자 테크 커뮤니티와 교류해요. 그러면서 업계 전문가들끼리 네트워킹할 다양한 기회를 만들고 있죠.

 

Q. 모임이 커질수록 운영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상당할 텐데요. 현재 Dev Korea와 Meetup이란 대규모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어려운 점은 없나요?

사람이 많아질 수록 행사를 운영할 사람, 모임 장소처럼 챙겨야 할 것들이 많죠. 당연히 어려움도 큽니다. 게다가 Dev Korea는 모든 행사를 무료로 유지하는 것을 철학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이 편하게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들이 네트워킹할 생태계를 만들고 싶거든요. 사실 저희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간단한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참석자가 많아진 탓에 운영 비용도 상당히 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몇몇 기업의 후원과 커뮤니티 운영을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어 꾸준히 운영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아내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Dev Korea의 다양한 이벤트가 훌륭하게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내는 항상 누구보다 앞장서서 행사 준비와 통역, 현장 운영을 도와주며 가장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죠. 

 

Dev Korea Meetups <출처: LinkedIn>

 

Q.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IT 업계만의 커뮤니티 문화가 가지는 특별함은 무엇일까요?

전 세계적으로, IT 업계에서는 지식을 무료로 나누는 문화가 매우 강력해요. 누군가 문제를 해결하면 이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거나 커뮤니티에서 공유하죠. 이러한 자발적 공유는 산업 전체의 발전을 앞당깁니다. 저 역시 Dev Korea의 모든 이벤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를 유료로 만들면 접근성이 낮아지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배경이 제한되기 때문이에요. 최대한 다양한 사람이 모여 서로의 배경과 지식을 교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거든요.

 

예를 들어, 지금은 개발자가 아니지만 커리어 전환을 생각하는 다른 직종의 사람도 편하게 네트워킹할 그런 문화가 필요하다고 봐요. 커뮤니티 참여는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커리어와 인생을 확장할 최고의 기회니까요.

 

 

기술력은 최고지만, 완벽주의라는 벽에 갇힌 한국 개발자

Q. 커뮤니티와 플랫폼을 운영하며 수많은 한국 개발자를 만나보셨을 텐데,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한국 개발자들은 강점이 뚜렷해요. 정말 열정적이고 부지런합니다. 제게 한국 개발자는 무엇이든 잘하려고 하는 데다, 항상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적극적이라고 생각해요. 경쟁적인 사회 구조(?) 덕분인 것 같기도 한데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지점이 개인들의 성장에 촉매제가 되어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는 듯해요. 그래서 실제로도 한국 개발자의 기술적 역량은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고요.

 

Q. 그럼 반대로, 만나본 외국인 개발자와 다르거나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외국인인 제 관점에서는 한국 개발자들의 약점이 ‘영어’와 ‘네트워킹’에 있다고 느껴져요.

 

테크 산업에서 영어는 공용 언어로, 모든 최신 정보와 커뮤니티가 영어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제 생각이지만, 한국인이 가진 뭐든지 잘하며 완벽해야 한다는 성향 때문에 영어가 완벽하지 않으면 입을 떼는 것조차 주저하는 모습이 있어요. 하지만 비즈니스 영어는 의사소통이 목적이지 문법 시험이 아닙니다. 그런 완벽주의로 글로벌 커뮤니티에 참여하지 못해, 뛰어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지 못하는 점이 너무 안타까워요.

 

네트워킹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사실, 외국에서는 커뮤니티 활동을 단순한 친목이 아니라 커리어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는 인식이 있어요. 실제로 다양한 사람이 네트워킹에서 얻은 정보와 기회로 커리어가 바뀌고,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사는 것도 많이 봤거든요. 반면 한국에서는 그런 네트워킹 기회를 많이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져요. 재미있는 특징이 있는데요. Meetup 마지막에는 늘 네트워킹 세션을 가지는데요, 한국 사람들은 항상 집에 가기 바빠요. 결국 남아있는 사람은 대부분 외국인이었죠.

 

한국 테크 시장 접근을 위한 인사이트 공유회(sharing insights on breaking into Korea's tech market) <출처: Florian X>

 

 

개발자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한 걸음

Q. 주제를 바꿔 볼게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주니어 개발자의 채용 기회가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준다는 얘기가 많은데, 채용 플랫폼 운영자로서 이에 대해 동의하시나요?

지금 시장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개발자들은 도구가 제안하는 코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왜 이 코드가 필요한지 근본 원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함께할 필요가 있죠. 그래야만 진정한 기술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빠르면 스트레스받을 수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러한 변화 자체가 IT 업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도 생각해요.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채용 시장에서 절대 뒤처지지 않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AI 기술의 발전은 어쩌면 학습력이 뛰어난 한국 개발자에게 더욱 큰 이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봐요.

 

물론 저도 AI가 테크 채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기사를 많이 접하지만, AI가 개발자 모두를 대체할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주니어나 시니어 여부에 상관없이 채용 시장에서 꾸준히 이점을 가져갈 거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Dev Korea의 목표와 비전,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올해 제 가장 큰 숙제는 ‘수익 창출을 통한 플랫폼의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Dev Korea를 열정과 후원만으로 잘 운영해 왔지만, 플랫폼이 더 크게 성장해 혜택을 주려면 안정적인 수익화가 필요하니까요. 지금도 Dev Korea는 매달 수익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많은 사람과 투명하게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으로 여러 사람이 저희 서비스를 신뢰하고 좋아해 주는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고요.

 

또, 올해는 더 많은 한국 개발자가 Dev Korea를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인데요. 영어가 어려운 한국 개발자들도 ‘영어’라는 장벽을 깨고 더 글로벌하게 일할 기회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일과 건강의 균형을 찾는 삶을 살려고 해요. 창업자는 항상 일에 매몰되기 쉽거든요. 휴가 중에도 업무 생각을 떨치기 어렵고 꾸준한 건강 관리가 어렵기도 하죠. 하지만, 삶의 밸런스가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도 필수라는 것을 최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한국의 개발 생태계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데 기여하는 Dev Korea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Dev Korea 메인 홈페이지 <출처: 편집부>

 

 

마치며

이번 인터뷰로 Florian을 만나며, 그가 보여준 기업자 정신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한 말처럼, 한국 개발자가 가진 기술적인 역량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글로벌 커리어를 원하는 개발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으며, 한국의 테크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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