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IT업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본문은 요즘 IT와 번역가 Yuna가 함께한 데비 위자야(Debbie Widjaja)의 글 <Surviving 2025 as a Product Manager — or anyone in tech, really>을 번역한 글입니다. 필자는 메타(Meta)와 쇼피파이(Shopify)를 포함해 14년 넘게 프로덕트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으며, 현재는 영국의 테크 기업 Zero Gravity에서 CPO로 재직 중입니다. 그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현실로 이어주는 데 집중하며,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이 글에는 얼어붙은 테크 시장 속에서도 PM이든, 이 업계의 누구든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력 있고 실질적인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원문은 2024년 12월 7일에 작성된 글로, 필자에게 허락을 받고 번역했습니다.)

지난 48시간 동안 잠을 겨우 6시간 자고 나서 글을 쓰는 건, 아마 좋은 생각은 아닐 겁니다. 저는 지금 막 지구 반대편을 날아와 고향에서 가족들과 연휴를 보내고 있어요. 공식적으로는 이제 휴가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PM 후보자 인터뷰도 해야 하고, 2025년 전략을 새로 쓰거나 다듬는 일도 남아 있죠. 지금은 새벽 4시. 시차 적응도 안 된 데다, 괜찮은 후보자를 인터뷰하고 나서 도파민이 치솟은 덕분에 도무지 잠이 오질 않네요. 머릿속에서는 계속 인터뷰 장면이 반복되고, 전략 문서에 썼던 내용들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이걸 글로 써보는 게 좋은 생각처럼 느껴지고 있죠.
제 머릿속에 뭐가 떠오르고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 제가 CPO 직무 인터뷰를 본 건 1년 반 전입니다. 그때 이런 질문을 받았죠. “만약 연간 예산이 주어지면 그 돈으로 어떻게 팀을 구성하고 전략을 짜겠습니까?” 오늘은 그보다 예산이 3분의 1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2025년에 성과를 200% 끌어올릴 수 있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 “고통의 근원은 집착이다.”라는 말이 맞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정말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테크 업계의 겨울은 힘들죠. 하지만 이런 겨울에 죽는 건 어떤 존재일까요? 예전에 치즈를 찾았던 자리를 계속 맴돌며, “치즈가 왜 없어졌지?”라고 불평만 하는 어리석은 생쥐겠죠.
- 물론 지금 취업 시장은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력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스카웃되고, 채용되고, 승진도 하고 있죠. 여전히 눈에 띌 수 있는 방법은 있고, 제가 그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1. 역할이 무엇이든, 비즈니스 감각은 기본입니다
앞에서 제가 적은 내용 기억하시죠? 적은 예산으로도 2배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 말입니다. 이런 감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팀원에게 시간을 낭비할 여유는 저에게 없습니다. 지금 제 역할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조직까지 포함하고 있어요. 여러분이 그 분야에 있다면, 당연히 자신이 맡은 전문 영역에서 최고의 기준을 지켜야겠죠. 하지만 동시에, 회사가 달성하려는 비즈니스 목표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맥락 안에서, 결과를 내기 위한 현명한 타협을 할 수 있어야 해요.
2. 풀스택에 가까울수록, 기회는 많아집니다
이건 특히 작은 조직일수록 더 해당되는 이야기인데요, 인력이 줄어드는 요즘 같은 시기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채용되거나 승진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사람입니다.
- 데이터 분석과 유저 리서치를 모두 할 수 있는 PM
- 비즈니스 감각과 기술 이해도를 갖춘 디자이너
- UX와 비즈니스 마인드를 겸비한 엔지니어
물론 이런 논쟁은 계속 있어 왔죠. “PM이 UX 역할까지 넘보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요. 그런데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게요. 전략적 사고를 가진 UX 디자이너는 PM 역할도 얼마든지 맡을 수 있습니다. 뛰어난 테크 리드는 PM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고요.
이건 누구의 자리를 빼앗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건, 우리 팀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쓰고, 누가 더 중요한 관점을 가졌는가를 두고 토론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겁니다.
3. AI는 매일 써보세요. 직접 써봐야 감이 옵니다
AI가 모든 걸 잘해서가 아니라, 1) 정말 많은 걸 잘하기 때문에 전혀 안 쓰고 있다면 그 자체로 큰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거고, 2) 직접 자주 써봐야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진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를 일부러 멀리하는 건, 마치 신기술을 외면하는 어르신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AI만 맹신하는 건, 갑자기 사랑에 빠졌다는 누군가에게 3,000달러를 믿고 보내버리는 순진한 어르신처럼 보일 수도 있죠. 다소 극단적인 비유일 수는 있지만, 적어도 기술에 관해서만큼은 그렇게 보이고 싶진 않으실 겁니다.
AI에 대해 온갖 얘기가 넘쳐나서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압니다. “AI가 당신 일을 뺏을 거다.”, “아니다, 안 뺏는다.”, “이 챗봇 좀 봐, 딸기(strawberry)에서 R이 몇 개인지도 못 세잖아.”, “AI는 거품이다.”, “샘 알트먼은 다음 일론 머스크다…” 이런 얘기들 말이죠.
AI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냥 지켜보기보다 일단 써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 ChatGPT처럼 누구나 아는 도구로, 자주 하는 작업부터 시작해 보세요.
- 새로운 과제를 마주했을 때, AI로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먼저 찾아보세요. 실제로 그런 솔루션이 있을 확률도 높고, 원하는 결과를 못 내줄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배우는 기회가 되죠.
- 자신만의 AI 도우미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번 휴가 동안 저는 구독 중인 뉴스레터들을 자동으로 읽고 정리해서, 제 전용 코치 역할을 해주는 워크플로를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구독한 뉴스레터를 매번 다 읽는 건 불가능하지만, 나중에 필요할 때 찾아볼 수는 있어야 하니까요.
4. 화면을 벗어나, 진짜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일반적으로 취업 사이트에서 지원만 계속하는 건, 말 그대로 100배는 더 어렵습니다. 내부 추천을 받으면 최소한 이력서 검토는 보장되고, 운이 좋으면 스크리닝 인터뷰까지도 연결되죠.
하지만 딱 봐도 뭔가 바라는 게 있어 보이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건, 내가 그 관계가 필요해지기 전에 미리 네트워크를 쌓고 관계를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밋업이나 행사에 참여해 보세요. 도움이 될 만한 게 있다면 먼저 제안해 보세요. 사람들을 서로 소개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제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네트워킹 팁 하나 알려드릴게요. 바로 “네트워킹이 싫다면, 오히려 주최자가 되세요.” 뜻밖이겠지만, 진심입니다. 커뮤니티에 들어가 다음 밋업을 제안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쉽습니다. 그리고 그냥 참가자가 아니라 주최자가 되면 이런 장점이 있어요.
- 해야 할 역할이 있으니까 어색할 틈이 줄어요. 사람들을 맞이하고, 음식이나 음료가 잘 나눠졌는지 챙기고, 장소 담당자와 이야기하고, 대화가 어색해지면 “아, 제가 잠깐 이것 좀 챙기고 올게요”라고 자연스럽게 빠질 구실도 생깁니다.
- 사람들이 주최해 주어 고맙다며 먼저 다가오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됩니다.
- 커뮤니티 운영자의 눈에도 띄게 되는데요. 이들은 대개 여러분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이미 영향력 있는 사람들입니다.
5. 상황이 안 좋아도 너무 깊이 받아들이지 마세요
거절, 구조조정, 승진 지연 같은 일은 지금 같은 시기에 통계적으로 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저처럼 일과 성과에 정체성을 걸고 있는 사람에겐, 이런 일이 특히 받아들이기 어렵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거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너무 개인적인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마음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는 2016년에 메타(Meta)에 합류해서, 정말 뛰어난 원년 멤버 6명과 함께 초기 핵심 팀을 꾸렸습니다. 그중 5명은, 회사를 잃거나, 회사가 청산되면서 직장을 잃는 경험을 했어요.
일 바깥에서도 즐거움을 찾으세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만들어보세요. 다른 사람을 멘토링하고 도와주세요. 어느 현명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뭇가지에 앉은 새는, 가지가 부러질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기 날개를 믿기 때문이죠.”
마치며
지금 이곳은 오전 6시 30분이고, 저는 아직도 잠을 못 잤네요. 이제 이 말을 끝으로 마무리할게요. 2025년을 PM이든 어떤 역할이든 테크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유연성, 공감력,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고, 모든 변화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호기심을 잃지 않고, 자신과 타인에게 친절하며, 변화와 기회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세, 그것만은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결국 성공이란 경쟁자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가치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깊게 숨 한번 쉬고, 배울 수 있는 건 배우고, 이렇게 기억하세요. “여러분은 해낼 수 있습니다.”라고 말이죠.
<원문>
Surviving 2025 as a Product Manager — or anyone in tech, re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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