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다양한 직업이 미래에는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특히 AI의 프로그래밍 능력으로 IT 산업에서 일하는 개발자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습니다.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25년, 올해부터 ‘메타의 중급 개발자 업무를 AI가 대신할 것’이라 예측합니다. 챗GPT에 이은 딥시크(DeepSeek)의 등장, 프로그래밍을 돕는 다양한 AI 코딩 도구의 성장으로 AI 기술은 특정 기업을 넘어 모두에게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Caper blog “15 Jobs Will AI Replace by 2030?”> 한 설문조사에서는 개발자 10명 중 9명이 “생성형 AI가 일부 개발자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합니다. 물론 완전히 대체될 것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약 8%로 비교적 낮았지만, 개발자들 대다수가 AI 기술이 자신의 업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출처: 원티드랩 “원티드 개발자 리포트”>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는 저 역시, 이러한 개발자들의 우려를 현실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지인들이 챗GPT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더는 코딩 없이 자연어 명령만으로 특정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세션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유튜브와 기사에서도 별다른 IT 지식 없이 원하는 웹페이지나 기능의 코드를 챗GPT로 생성하는 사례를 봤습니다. 그만큼 개발자의 역할이 지금보다 줄어드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개발자들과 오랜 시간 함께 일해 온 사람으로서 이러한 변화는 제 커리어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앞으로 나는 누구와 일하게 될지, 내 역할도 AI로 대체될 수 있을지 말이죠. AI와 프로젝트 관리, 어디까지 왔을까?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우선 AI가 프로젝트 관리 업무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조사해 보았습니다. IT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커뮤니티와 주요 프로젝트 관리 툴 제공 업체의 기능을 주로 살펴보았죠. 그 결과, 반복 업무의 자동화, 프로젝트 예측, 의사결정 지원 등 영역에서 AI 기술이 주로 쓰이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문서 작성 자동화가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영역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문서 작성의 어려움, AI로 해결미팅과 대화가 많은 프로젝트 매니저가 가장 시간을 소비하는 일 중 하나는 바로 문서 작성 업무일 것입니다. 처음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문서 작성 업무에 허덕이던 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엇보다 회의록 작성은 제게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회의록을 작성하기 위해 회의를 하면서도 열심히 노트를 정리하고, 제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담당자에게 확인받아야 했죠. 또 회의록을 공유할 때는 혹시 내용이 객관적이지 않은 것은 아닐까, 누군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표현이 있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게다가 지연이 예상되거나 이슈를 전달할 때도 가급적 개발자들의 기분을 고려하며 조심스럽게 말하곤 했습니다. <출처: 줌 “AI Companion”> 하지만 이제는 AI 기능을 활용해 시간 소요나 감정적인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저는 노션(Notion)의 AI Improvement와 줌(Zoom)의 AI Companion 기능을 문서 작성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글로벌 팀과의 미팅에 큰 도움을 줍니다. 노션의 AI는 보다 호소력 있고 전문적인 영어 문장을 작성하기에 좋습니다. 줌의 AI 기능은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하며 후속 조치가 필요한 사항과 주요 인사이트까지 정리해 미팅의 효율성을 높여줍니다. 물론 처음에는 정확도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피드백을 반영하며 점점 더 개선되는 모습을 확인하는 중입니다. 그 덕분에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문장으로 회의 내용을 정리할 수 있어, 많은 이해관계자에게 오해 없이 객관적으로 작성된 회의록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정확성 평가를 통해 향상된 줌의 미팅 요약 내용 <출처: 작가 캡처> 일정 관리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AI 자동화최근 캘린더 서비스의 기능도 AI로 발전했습니다. 미팅 참석이 필요한 사람들의 일정을 자동으로 점검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회의 일정을 추천하거나, 일정 변경을 조율하는 기능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또한 챗GPT에 프로젝트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원하는 목적에 맞는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behind the scenes - Best AI Project Management Software Tools> 프로젝트 관리 도구들로 가장 많이 쓰이는 제품들 역시 최근 AI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더욱 생산성 높게 업무를 하도록 도움을 줄 기능이 꾸준히 더해지고 있어, 주요 도구들의 눈에 띄는 AI 기능을 정리해 봤습니다. 트렐로(Trello): 마감일 관리, 특정 작업 완료 시 다음 작업 자동 생성아사나(Asana): 반복 작업을 자동화된 워크플로로 변환지라(Jira): AI 가상 에이전트에 자연어로 질의, 보고서 자동 작성 <출처: Asana - Meet Asana Intelligence> 이런 제품들의 AI 기능을 직접 사용해 보면,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프로젝트 예측과 의사결정 지원까지 돕는 것을 몸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AI가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와 함께, AI가 내 업무의 많은 부분을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AI는 프로젝트 매니저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앞서 살펴본 AI 기능들은 프로젝트 관리의 업무 일부를 사람의 개입 없이 충분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반복 업무의 자동화와 의사결정을 위한 데이터 제공은 프로젝트 관리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가트너(Gartner)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30년에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수행하는 작업의 80%를 AI가 대신할 것’이라고 합니다. 즉, 성공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AI 기능을 활용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I가 처리하지 못하는 20%의 업무만을 위해 프로젝트 매니저가 존재하게 될까요? 제 대답은 “아니요” 입니다. AI가 프로젝트 관리의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예측할 수는 있지만, 프로젝트 매니저의 본질적인 역할인 리더십, 동기 부여, 갈등 관리, 공감, 합의가 필요한 의사결정 및 문제 해결 등 영역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오직 보조 역할만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가까운 미래의 프로젝트 매니저는 단순한 관리 업무보다 본질에 집중해야 합니다. 창의적 사고, 갈등 해결, 팀원들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혁신을 실현하는 역할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비전을 달성하는 데 더욱 중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AI로 인해 새롭게 정의될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과 역량지금은 익숙한 프로덕트 오너, 스크럼 마스터, 클라우드 엔지니어 등 역할은 10년 전만 해도 흔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역할은 모두 조직에 애자일, 프로덕트 모델, 클라우드 환경이 들어오며 새로 정의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포지션이 되었죠. AI 기술의 부상 역시 조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것입니다. 그에 따라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과 역량 또한 새롭게 정의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프로젝트 매니저는 어떤 역할과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요? 가상으로 만들어 본 링크드인 요즘IT Project Strategist 구인 공고 <출처: 작가> 첫 번째, 프로젝트 전략가 (feat. AI 프로젝트 관리자)앞으로 프로젝트 매니저는 그동안 많은 시간을 할애해 온 일정 관리, 이슈 관리, 보고서 작성 등을 AI가 도맡아 수행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활용하듯, AI가 프로젝트를 관리할 수 있게 실행과 학습을 점검하는 역할로 포지셔닝해야 합니다. 이렇게 관리자의 역할을 AI에 맡겨 확보한 시간은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프로젝트 성공 방법을 고안하는 데 써야 합니다. 즉, ‘전략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팀을 이끌고, 갈등을 협상하고, 팀원들과 공감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가 목표로 하는 비전과 비즈니스 가치를 달성할 수 있게 전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커뮤니케이터 (feat. ENFP)일부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정보에 기반한 프로젝트 업무 수행은 앞으로 AI가 대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커뮤니케이터의 역량이 요구될 것입니다. MBTI로 따지면 ENFP와 가까운 성향이죠. ENFP 성향의 단점인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은 참지 못하고 열정을 쏟지 않는 성향”은 앞으로 AI로 커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시도하는 열정”을 가진 ENFP의 장점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속 문제 해결에 집중하며, 관심이 있는 일은 무엇이든 수행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은 대부분 이해관계자와의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수행력에서 비롯됩니다. 고객과의 신뢰 있는 관계, 팀원들과의 유대감, 리더십과의 투명하고 협조적인 관계 등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사람 지향과 공감, 즉, ENFP 감성의 커뮤니케이터 역량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숲 밖에서도 볼 수 있는 사람프로젝트 매니저는 나무보다 숲을 많이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무와 숲은 AI의 세심한 관리에 맡기고, 이를 넘어 아예 밖에서 숲을 바라볼 상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프로그래밍의 제약과 제공된 정보에 의해 작동합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도덕적 딜레마를 스스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프로젝트 전략가는 창의적인 생각으로 틀을 깨는 실험이나 도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독려하거나 새로운 솔루션을 고안하도록 팀 문화를 형성하게 도와야 합니다. 또한 프로젝트 진행 시 예기치 못한 민감 데이터 활용이나 계약 위배 사항, 이들이 팀에 미치는 영향 등 효과를 판단하거나 기준을 설정해야 합니다. 이에 필요한 프로젝트 담당자의 책임과 판단은 앞으로 필수적인 역량이 될 것입니다. <출처: Katchin Tech> 클라우드 컴퓨팅 전환 프로젝트가 알려준 교훈마지막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전환 프로젝트를 하며 제가 경험한 교훈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익숙한 클라우드의 상용화와 도입이 불과 몇 년 전에 이뤄졌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AWS, Azure, GCP 등 IT 공룡들의 클라우드 시장 진입으로, 많은 IT 기업이 2010년대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핵심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한국과 싱가포르에 있던 IDC(Internet Data Center)의 온프레미스 환경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새로이 시작되었죠. 당시 회사는 전략적으로 구글의 GCP를 선택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환경은 효율적인 인프라 관리와 생산성, 비용 절감을 가져다주었지만, 조직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IDC 센터를 관리하며 세분화된 인프라 포지션과 담당자들에 많은 혼란을 주었습니다. 그래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클라우드 환경에 필요한 역할에 대한 조직적 변화가 조금씩 가시화되었습니다. 이때 저는 두 부류의 동료 집단을 경험했습니다. 한 부류는 기존 인프라 환경의 장점을 강조하여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미루려고 했고, 다른 한 부류는 클라우드 환경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고자 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새로운 조직과 환경에 맞는 여러 포지션이 열렸습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두 번째 부류의 동료들이 보다 영향력 있는 포지션에 배정되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자리를 뺏는 위협으로 다가오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깊이 얻었습니다. 마치며AI는 혁신적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산업의 형태를 변화시킬 정도로 파괴적인 기술이죠.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요즘처럼 백엔드와 프론트엔드로 세분화된 개발을 경험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또, 온프레미스 환경에 익숙했던 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클라우드 환경도 새롭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합류한 팀에서 역시 담당 제품의 새로운 언어와 기술로 개발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IT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변화와 적응은 필수입니다. AI가 앞으로 많은 업무 영역을 차지할 수 있지만, 그만큼 AI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이는 비단 개발자나 프로젝트 매니저뿐만이 아닌 IT 전반 모든 직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AI로 새롭게 재편될 다양한 포지션에서,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역량을 조사하고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