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justify;">4대 보험을 내는 직장인으로서, 올해 13번째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10년 넘게 다양한 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다 보니 시설이 디지털 전환을 한데다 운영 방식은 나날이 효율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제 첫 건강검진의 기억을 돌아보면, 종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센터에 제출한 다음 안내해 주는 검진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부르면 검사받는, 그런 프로세스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검진 센터마다 다르겠지만) 문진표 작성부터 검진 결과 공유까지 모든 과정은 디지털화되었고, 진행 과정 역시 검진 센터의 모니터 또는 앱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검진 센터 관계자들의 운영 노하우가 쌓이며 개인의 검진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도와주고 있구요.</p><p style="text-align:justify;"> </p><h3 style="text-align:justify;"><strong>건강검진 단계는 개발 프로세스와 닮았다?</strong></h3><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9.png"><figcaption>건강검진과 개발 프로세스의 유사성 비교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생각해 보면 건강검진 프로세스는 개발 백로그를 관리하는 프로세스와 유사합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먼저 검진자가 받고자 하는 검진 항목과 요구사항들을 문진표에 작성해서 제출하면(→개발 백로그 생성), 검진 센터에서는 우선순위와 특별한 요청을 분석해 그에 따라 가능한 검진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해 줍니다. (→개발 요건 분석 및 리소스 할당)</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검진일이 다가와 검진자가 원하는 검사들을 수행할 때면 단계별로 진척을 관리하고(→백로그 처리) 모든 검진이 끝나면 결과를 공유합니다. 검진자의 검진 요청 사항에 대한 모든 DoD(Done of Definition)를 충족한 검진을 마치면 질병 여부에 따라 추적 관찰과 치료도 이뤄지지요.(→백로그 리뷰 및 사후관리)</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다양한 의료진(→개발자/테스터)과 검진을 돕는 간호사/큐레이터(→프로그램/스크럼)들은 이러한 검진 프로세스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합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 </p><h3 style="text-align:justify;"><strong>건강검진이 내게 준 3가지 인사이트</strong></h3><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1.png"><figcaption>인상적인 3가지 최신 건강검진 시스템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최근 경험한 건강검진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검진 진행에 대한 가시성, 병목 관리, 그리고 유연성 제공이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p><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1. 최신 건강검진은 진행 상황을 다양하게 가시적으로 제공합니다</strong></h4><p style="text-align:justify;">최신 건강검진 센터는 내가 해야 하는 검진의 현황은 물론, 각 검진 영역의 진행 상황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다양한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 검진 과정은 물론 검진 단계별 혼잡도, 내 순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죠.</p><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2. 간호사/큐레이터들이 효율적으로 검진 순서를 관리합니다</strong></h4><p style="text-align:justify;">검진 전문 간호사/큐레이터들은 개인의 검진 항목과 검진 단계별 혼잡도를 기반으로 다음 검진에 원활하게 참여하도록 지속해서 가이드합니다. 그 덕분에 검진자는 가장 효율적인 다음 검진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스크럼/프로그램 담당자가 개발 진행 현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외부 영향을 반영하여 병목을 관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3. 검진자 편의에 따라 검진 순서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strong></h4><p style="text-align:justify;">요즘은 내게 제공되는 정보들을 보고 편의에 맞게 원하는 검진을 선택하며 과정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시경 대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먼저 수면내시경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른 궁금한 검사를 먼저 진행할 수도 있죠. 이는 개발 우선순위를 변경하거나, 다른 시스템 의존성으로 인해 개발 순서를 조정하는 프로세스와 비교해 볼 수 있겠습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 </p><h3 style="text-align:justify;"><strong>요즘 건강검진 시스템은 상당히 애자일스럽다!</strong></h3><p style="text-align:justify;">이러한 인사이트를 종합해 보면 건강검진은 꾸준한 프로세스 개선을 도와주는 애자일의 아이디어들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특히 일을 가시화해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칸반(kanban), 다양한 관계자가 효율적으로 흐름을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풀 시스템(pull system)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투명하게 가시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방법: 칸반 보드(Kanban Board)</strong></h4><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7.png"><figcaption>칸반 보드로 본 건강검진 프로세스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검진 단계별 시각화 대시보드는 린(Lean)의 칸반과 유사합니다. “머릿속에 머무르던 일을 눈에 보이게 시각화하고 흐름으로 관리”하는 칸반 보드(Kanban Board)는 IT 직무에 있는 분들이라면 많이 익숙할 겁니다. 대부분 개발팀이 칸반 보드를 제공하는 다양한 툴(지라, 트렐로, 서비스나우 등)로 진행 중인 작업을 가시화하며 백로그로 관리하고 있죠.</p><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상황별 최적의 선택을 돕는 프로세스: 풀 시스템(Pull System)</strong></h4><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6.png"><figcaption>건강검진 프로세스에 풀 시스템 반영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검진 센터에서 제공하는 민첩하고 효율적인 검진 과정은 애자일의 풀 시스템 이론과 비슷합니다. 풀 시스템은 “흐름 개선을 위한 인간의 한계(병목)를 보호하고 병목을 전제하여, 준비되었을 때만 일을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칸반을 기반으로 작업자의 수요에 따라 일을 진행하는 업무 처리 방식입니다. To-Do 상태로 쌓여 있는 백로그들을 개발 우선순위와 개발자 역량에 따라 당기며 다음 작업으로 이동시키는 프로세스죠. 이는 백로그를 들어온 순서에 따라 이동시키는 푸시 시스템(Push System)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 </p><h3 style="text-align:justify;"><strong>개발 프로세스에 건강검진 인사이트 적용해 보기</strong></h3><p style="text-align:justify;">이러한 칸반과 풀 시스템은 최근 개발 프로세스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애자일 기법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기법의 지속적인 개선에 건강검진의 인사이트들을 적용해 볼 수 있을까요?</p><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첫 번째, 칸반 보드의 가시화된 정보로 낭비된 흐름을 찾고 제거해 보기</strong></h4><p style="text-align:justify;">프로세스 속 낭비와 불필요를 제거하기 위해 린(Lean) 소프트웨어 개발 원칙의 가치 흐름 지도(Value Stream Mapping)를 적용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가치 흐름 지도는 프로세스의 모든 흐름을 가시화하여, 가치 있는 흐름과 낭비인 흐름을 찾아내며 전체 흐름을 개선하는 방법입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검진센터에서는 투명하고 가시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대시보드가 이런 역할을 합니다. 우리 개발 업무를 칸반 보드에 적용하고 가치 흐름 지도를 구성해 가치가 큰 업무에 더욱 집중하며, 지연이나 병목을 찾아 이를 제거하자는 아이디어를 도출해 볼 수 있습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2.png"><figcaption><출처: <a href="https://agileweboperations.com/2013/05/30/value-stream-mapping-speed-up-cycle-time/"><u>Agile Web Operations</u></a>></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사례 1) 가치 흐름 지도로 사용자의 불만을 해소하다</strong></h4><p style="text-align:justify;">실제 사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저는 글로벌 기업의 기간계 시스템을 운영하는 팀의 개발 프로세스에 가치 흐름 지도를 적용하여 사용자의 불만을 해소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나라마다 비즈니스, 규제, 정책에 따른 다양한 개발 요구사항들이 있었으며 이를 관리하는 개발 프로세스 또한 복잡했습니다. 사용자들은 항상 더딘 개발에 대한 책임을 개발 운영팀에 물어 왔고, 그에 따라 많은 불평불만이 생겨났습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하지만 개발 프로세스에 가치 흐름 지도를 적용한 다음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서비스나우에 등록된 CR(Change Request) 티켓을 분석하고 가치 흐름 지도를 구성해 보니, 실제 개발 관련 업무보다도 시스템의 영향을 분석하고 승인하는 프로세스, 그리고 다른 국가나 연계 시스템에 주는 영향을 테스트하는 단계에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죠.</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지연 사유도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었습니다. 티켓에 담당자를 입력하지 않아 방치되었거나 관리 항목에서 누락된 것, 비효율적인 승인 프로세스로 변경을 요청한 티켓들의 시간이 많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통계를 내니 평균 6개월 정도 들어가던 개발 과정에서 약 2달 정도는 불필요한 지연이 생겼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이 가치 흐름 지도 덕분에 모두가 개선이 필요한 구간을 가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곧 사용자들의 티켓 관리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지연을 방지할 계기가 만들어졌습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8_0YhLcUn.png"><figcaption>가치 흐름 지도를 적용한 CR티켓 Lifecycle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두 번째, 개발자가 당길 수 있는 업무의 양을 팀과 함께 정하고 관리해 보기</strong></h4><p style="text-align:justify;">WIP(Work In Progress) Limit이라고 불리는 애자일 이론은 개발자가 작업할 수 있는 업무의 양을 흐름별로 정리하며 개발자 수요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팀의 업무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가치 높은 업무와 완료 단계의 우선순위를 높여 더 생산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나아가 개발자가 풀 시스템을 지속해 활용하도록 도와줍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검진 간호사들 역시 병목 관리를 위해 검진과별 대기를 관리하며 검진자가 효율적으로 검진받도록 가이드할 수 있습니다. 개발 단계에 따라 작업할 수 있는 백로그의 수를 미리 정해놓고, 이보다 많은 백로그는 아예 처리할 수 없도록 관리하듯 말입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4.png"><figcaption>건강검진 프로세스에 WIP Limit을 적용한다면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h4 style="text-align:justify;"><strong>사례 2) WIP Limit으로 더욱 유연하고 생산적인 개발 문화를 만들다</strong></h4><p style="text-align:justify;">제가 WIP limit을 도입할 때, 개발팀 관리자들과 마찰이 많았습니다. 관행으로 이어진 업무 처리 방식을 전환하는 일뿐만 아니라 개발자의 업무량을 계산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죠.</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하지만 마치 건강검진 프로세스의 간호사들처럼 제가 스크럼과 프로젝트 담당자가 조력자로 참여해 이전 업무를 분석했습니다. 또한 개발자들과 논의하며 업무량을 꾸준히 관리하도록 시도했습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5.png"><figcaption> 팀의 관점에서 WIP Limit의 중요성을 말하자면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이를 위해 지금도 저희 스쿼드팀은 분기별 PI(Product Incremental)를 위한 플래닝을 수행합니다. 모든 스쿼드 구성원이 작업해야 하는 개발 항목을 함께 리뷰하며 이해관계자에게 공유할 계획을 수립합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이때 축적한 스토리 포인트 기반으로 분기마다 스프린트에 작업할 수 있는 개인의 WIP Limit을 같이 정해보는 것입니다. 나아가 스프린트 리뷰로 이를 꾸준히 관리해 개발자가 개발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figure class="image image_resized" style="width:100%;"><img src="https://www.wishket.com/media/news/2954/image3.png"><figcaption> PI Planning을 통해 도출된 개발팀의 WIP Limit <출처: 작가></figcaption></figure><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 </p><h3 style="text-align:justify;"><strong>마치며</strong></h3><p style="text-align:justify;">건강검진에 참여하는 우리는 모니터링에서 시작해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 마찬가지로 가치 흐름 지도와 WIP Limit 아이디어는 진행 중인 일을 시각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처럼 업무 시각화는 낭비와 불필요를 제거하며, 개발 프로세스를 꾸준히 개선해 나갈 밑거름이 됩니다. 여러분도 다양한 뷰로 칸반 보드를 구성하며 개선점을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또한, 혼자서 팀의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갈 수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검진 간호사와 같이 흐름을 관리하는 팀 내 조력자 역할, 개선 활동에 꾸준히 참여할 팀 문화를 구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text-align:justify;">우리는 매년 건강검진으로 나의 건강 상태를 점검합니다. 이처럼 가치 흐름 지도를 분석하며 팀 개발 프로세스의 낭비나 불필요한 요소가 있는지 관찰하고 개선하는 일을, 한 해의 시작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p><p style="text-align:justify;"> </p><p style="margin-left:0px;text-align:center;"><span style="color:rgb(153,153,153);">©️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