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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생성형 AI를 활용한 UX 디자인 워크숍’을 수차례 진행하며 여러 가지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디자이너의 실무 경력 연차에 따라 AI를 활용하는 목적이나 인식 면에서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교하고자 하는 두 그룹은 각각 3년 차 이하, 6년 차 이상 경력을 가진 UX 디자인 관련 실무자들이다. 이를 편의상 주니어, 시니어 그룹으로 나누어 지칭한다. (여기서 언급한 UX 디자인 관련 직무에는 UX 리서치, UX/UI 디자인, 서비스 기획, 프로덕트 디자인 직무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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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이너가 AI를 대하는 태도: 주니어 vs.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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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생성형 AI를 활용한 UX 디자인 워크숍’을 수차례 진행하며 여러 가지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디자이너의 실무 경력 연차에 따라 AI를 활용하는 목적이나 인식 면에서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교하고자 하는 두 그룹은 각각 3년 차 이하, 6년 차 이상 경력을 가진 UX 디자인 관련 실무자들이다. 이를 편의상 주니어, 시니어 그룹으로 나누어 지칭한다. (여기서 언급한 UX 디자인 관련 직무에는 UX 리서치, UX/UI 디자인, 서비스 기획, 프로덕트 디자인 직무 등이 포함된다.)

 

워크숍 실습 작업 중 일부 <출처: 작가>

 

워크숍에서는 챗GPT(ChatGPT), 구글 바드(Google Bard, 현 제미나이), 달리(Dall-E), 뤼튼 등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하여 UX 디자인 과정을 따라가는 실습을 진행했다. 주로 더블 다이아몬드 프로세스와 같이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활용했다. 그에 따라 우선 문제를 분석하고 정의하는 리서치 단계를 거친 다음, 솔루션을 도출하고 마지막으로 결과물을 생성하는 순서로 이루어졌다. 

 

지금부터 워크숍 참가자들이 새로운 도구인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어떤 어려움을 느꼈고 AI에 대한 인식은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연차에 따라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는지 상세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주니어 vs. 시니어: 2가지 차이점

1. 할루시네이션 인지 여부 및 신뢰도

시니어 그룹 워크숍 진행 시,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 중 하나는 “백 데이터(Back data)는 어디서 확인할 수 있어요?” 였다. 챗GPT와 같은 텍스트 생성 AI가 주는 답변의 근거는 무엇인지, 근거 자료를 찾을 수 있는 루트가 있는지, 만약 없다면 답변 내용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진 것이다.

 

현재 기술로는 AI가 정확하게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과물을 생성했는지 알기 어렵다. 이러한 불투명성을 ‘AI 블랙박스’라고도 부른다. 즉, 참가자들이 원했던 것처럼 AI 답변에 대한 백 데이터나 근거 자료를 모두 명확히 얻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한 참가자는 근거가 없다면,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 – AI가 정확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거짓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현상)인지 아닌지 이를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AI를 사용해 리서치한 결과물을 실무에서 활용하거나 보고서로 작성하려면 명확한 출처를 명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챗GPT와 달리 구글 바드나 뤼튼, 빙(Bing) AI 등 답변 내용에 대한 출처를 웹사이트 링크로 제공하는 AI도 있었다. 이런 AI가 ‘근거 자료 부재’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과연 믿을만한 출처인지, 또 출처의 특정 내용이 정확하게 반영됐는지 등 여전히 확인해 봐야 할 사항들이 남아 있었다. 그 때문에 AI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여러 번 언급되었다. 실무에서 리서치한 내용의 사실 검증이 중요하다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반면 주니어 그룹 워크숍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AI를 사용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먼저 아예 AI의 할루시네이션 문제에 대해 잘 모르거나, AI 도구가 그럴듯하고 설득력 있게 대답하는 모습에 매료되어 답변을 있는 그대로 믿는 참가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근거 자료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AI가 빅데이터를 토대로 생성한 답변이기 때문에 직접 데스크 리서치를 한 내용보다 더욱 신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든 주니어 실무자가 AI를 완전히 믿을 수 있다고 했던 건 아니다. 주니어 그룹 내에서도 할루시네이션 개념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고 이를 걱정하는 참가자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우려가 별도로 사실 검증을 하거나 출처를 찾아보려는 시도로 이어지진 않았다. 특히 구글 바드(현 제미나이)는 당시 웹상에서 AI 답변과 유사한 내용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해주는 구글잇(Google it)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다. 주니어 그룹의 참가자들은 이러한 기능을 알고 있으면서도 검증 작업까지 하는 건 번거롭다고 이야기하며 AI의 답변을 있는 그대로 디자인 작업에 적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구글 바드의 구글잇 기능 <출처: 구글 바드, 작가 캡처>

 

2. 일자리 대체에 대한 두려움

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일자리가 대체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부담감도 연차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났다. 이런 두려움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꼈던 건 주니어 그룹이다. 주니어 그룹 워크숍에서 AI 도구를 하나씩 사용하다 보면 “자신의 직업이 대체되지는 않을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등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실습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직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다. 예를 들면, GUI 디자인 작업을 주로 하는 참가자의 경우, AI보다 직접 UI 디자인을 하는 게 빠르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AI가 자동화를 한다면 디자인 프로세스 앞 단계에 해당하는 아이디에이션이나 데이터 분석 작업에 적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로 기획, 리서치 직무의 참가자들은 인간 사용자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파악하는 건 AI가 하지 못하는 일이라 앞으로도 직접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피그마의 프로토타이핑 AI 플러그인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UI 디자이너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니어 그룹의 참가자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실습 과정을 끝내고 “AI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시니어 실무자들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이들은 인간이 대체될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실무의 모든 디테일한 작업을 해줄 수도 없을뿐더러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AI가 따라올 수 없다는 인식이 반영된 대답이었다.

 

한 참가자는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도구의 사용법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어 나의 능력치가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의견을 보면 시니어 실무자들은 AI의 높아진 활용성을 일자리 대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느끼기보다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 줄 발판으로 느끼는 경향을 알 수 있었다.

 

 

주니어와 시니어: 2가지 공통점

1. 프롬프트 입력에 대한 어려움

주니어와 시니어 실무자 모두가 비슷하게 느낀 점도 있었다. 바로 AI 도구 사용의 어려움이다. 생성형 AI는 어떤 작업이든 사용자가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해야만 시작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실습을 시작조차 못 하고 계속 멍하니 화면만 응시하는 식이다.

 

특히, 프롬프트를 어떻게 작성하는지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달라지는 걸 경험한 후에는 프롬프트 입력에 대한 부담이 더욱 심해졌다. 참가자들은 “프롬프트를 어떻게 쓰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이 작업이 가장 힘들다”고 하거나 “너무 많은 양의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의도한 내용이 결과물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며 프롬프트 작성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AI가 점점 더 많은 분야에 깊이 있게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이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AI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프롬프트 작성은 생성형 AI 활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려면, 일단 AI에 이것저것 다양하게 요청을 해보는 것이 좋다. 곧이어 가장 대답이 상세하거나 의도한 대로 잘 나온 프롬프트를 어떻게 작성했는지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즉, AI 사용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워크숍 실습 과정 막바지에서는 참가자들끼리 자신만의 프롬프트 입력 꿀팁을 공유하며 초반보다 자신감을 가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미지 결과물을 잘 생성한 참가자에게는 프롬프트를 어떻게 입력했는지 알려 달라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활용에 익숙해진 후에는 보다 체계적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할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자신에게 필요한 작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요구하려면 명령어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쓸 다른 글에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2. 결과물 생성에 대한 어려움

프롬프트 입력의 어려움은 결과물 생성에 대한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먼저 텍스트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질문의 의도와 다른 답이 나오거나 기대한 만큼 자세한 답변이 나오지 않을 경우, 참가자들은 AI를 다그치거나 혼을 내며 새로운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미지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는 입력한 명령어가 결과물에 반영되지 않으면 사기를 잃었다. 새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중단하거나 프롬프트 작성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낮아지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만큼 이미지 생성 작업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동일한 AI 도구를 사용했음에도 결과물의 퀄리티 차이가 크게 나서 “저는 왜 이렇게 안 나오죠?”라고 되물으며 고민하는 모습이 여럿 관찰됐다. 결국 참가자들은 프로토타입 시안을 생성하는 작업의 경우, 직접 피그마에 들어가서 만드는 게 빠를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실무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프로토타이핑을 위한 AI 도구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이전 글에서 소개했던 UIzard나 Galileo AI처럼 고충실도의 프로토타입을 몇 개의 키워드만으로 생성해 주기도 한다. 수정이나 리뷰 작업도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디테일한 수정 작업은 인간이 직접 해야 한다. 다만 컨셉이나 프롬프트를 조금씩 바꿔가며 시안을 빠르고 다양하게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완전히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작업을 해볼 수 있다. 특히, Config 2024에서 소개된 것처럼 피그마에서도 프로토타입 생성형 AI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출시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UI 결과물 생성에 대한 어려움은 점점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해 볼 수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UX 디자이너가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겪는 어려움과 인식을 연차에 따른 차이 중심으로 비교해 봤다.

 

두 그룹의 공통점도 있었다. 프롬프트 입력과 결과물 생성 등 AI 사용에 대한 어려움은 연차와 관계없이 모든 참가자가 똑같이 호소했다. 이처럼 아직 낯설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새로운 도구이지만, 앞으로 계속 AI를 사용하며 익숙해진다면 이러한 어려움은 점차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일자리 대체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니어, 시니어 그룹이 다른 의견을 보였다. 여기에는 직무에 대한 전문성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연차가 높은 시니어 그룹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주니어 그룹의 경우, 자신의 직무는 대체될 가능성이 없지만 그 외 다른 직무는 AI의 활용도가 높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주니어와 시니어 그룹 사이,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AI에 대한 신뢰도였다. 시니어 그룹은 결과물에 대해 의심하거나 사실 검증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일관되게 언급하며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반면, 주니어 그룹의 경우 대체로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며 그들의 말이 설득력 있다고 판단했다. 할루시네이션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도 검증 작업이 번거롭다고 이야기하는 등 시니어 그룹만큼 사실 검증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차이는 물론 개인적인 성향과 인식 등의 영향 문제일 수 있다. 연차를 고려했을 때, 주니어 그룹의 경우 실무에서 의사결정권자가 아닐 때가 많다는 점이 사실 검증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데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연차와 상관없이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UX 디자이너라면 모두 주체적으로 AI의 결과물을 검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할루시네이션과 AI 블랙박스 등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남아있다. 이를 고려해 AI 답변의 정확성이나 사실 여부를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검증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AI의 윤리적인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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