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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기업 분석과 이력서' 편에서는 이직에 필요한 기업 분석과 이력서 작성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핵심을 간단히 정리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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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5번 면접 본 기획자의 이직 A to Z ② 포트폴리오와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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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기업 분석과 이력서' 편에서는 이직에 필요한 기업 분석과 이력서 작성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핵심을 간단히 정리해 볼게요.

 

기업 분석의 포인트는 ‘카테고리’입니다. 이때는 단순히 뉴스를 읽고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핵심 지표 정의, 조직문화 유형 분석, 서비스 사용 후기를 분석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를 프로젝트로 만드는 절차 등을 리스트업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력서는 지원하는 업무와 연관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채용 공고의 업무 R&R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상세 경력을 기술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아울러 이력서 요약(Resume Summary)으로 첫 장에 자신의 강점, 경력 사항의 요약, 대표 프로젝트를 정리하면 좋습니다. 인사 담당자가 이력서의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죠.

 

기업 분석과 이력서 작성은 워낙 레퍼런스가 다양합니다. 또 상향 평준화된 양식으로 특별한 어려움을 겪는 분이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더 어려움을 느낄 만한 부분, 포트폴리오와 면접을 다루겠습니다.

 

답은 없다지만, 사실은 답이 있는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는 정해진 양식 자체가 없어 자유도가 높습니다. 누구는 PPT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하고, 누구는 노션으로 만든 포트폴리오가 최고라 말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레퍼런스는 제법 많지만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물론 제가 작성하는 포트폴리오가 정답이라고 절대 말할 수 없지만, 포트폴리오에도 일종의 공식은 있다고 봅니다. 마치 대학 입시 때 논술 시험에 ‘모범답안’이 있듯 인사 담당자들이 보는 기준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죠.

 

포트폴리오에 최적화된 피드백 기법: SBI

상황(Situation)–행동(Behavior)–영향/성과(Impact), 일명 SBI 기법은 본디 기업에서 동료 간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 고안된 모델입니다.

 

<출처: PETADIRI>

 

이 모델은 수평적인 의사소통은 물론 이해관계자들과 발전적인 관계를 가져가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를테면 A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제가 생긴 부분, B 프로젝트의 정책 기획에서 빠진 부분 등을 짚어보며 다음 유사 프로젝트에서 크리티컬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아래는 SBI 각 영역에 들어가야 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SBI 모델은 부정적인 피드백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피드백을 함께 전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출처: 작가>
상황(S)상황에 대한 세밀한 기술. 언제, 무슨 이유로 일어난 일이며, 발생에 영향을 준 ‘원인’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관련 자료가 필요
행동(B)해당 문제 상황에서 청자(피드백을 받는 사람)가 해야 하는 발언 또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기술
영향/성과(I)그러한 발언/행위를 했을 때, 예측되는 결과와 성과를 함께 전달

 

SBI 모델을 포트폴리오에 적용하기

이러한 SBI 피드백을 포트폴리오의 프로젝트 기술에 적용하면 어떨까요? 이커머스 서비스의 셀러 시스템에서 상품의 재고 현황 업데이트 기능을 개발한 프로젝트를 기술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상황(S)에는 개요를 포함한 프로젝트의 진행 배경과 문제 상황을 기술합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근거가 될 정량적 자료와 KPI에 해당하는 지표도 기술합니다.

 

행동(B)에서는 기획자의 역할을 포함한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기술합니다. 기획 산출물이 포함된 경우, SBI 프레임에선 간단히 글로 정리하고 다음 장에서 시각 자료와 함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기획의 근거를 언급하면 좋습니다.

 

마지막, 결과(I)에서는 정량적인 성과는 물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중에 느낀 부분들을 가감 없이 기술하도록 합니다.

 

상황(S)

1. 개요

품절 상품의 재고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로직 개발


2. 배경(AS-IS)

재고가 1개 남은 상품의 경우, 고객이 구매를 취소할 때 주문할 수 있는 수량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 않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판매자가 매번 셀러 시스템에 들어가 수기로 재고를 업로드함.


3. 문제 상황

1) 판매자 side: 판매자는 상품의 옵션 값마다 재고가 제대로 추가되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음. 매일 n개의 상품 재고 현황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음.

2) 고객 side: 상품 재고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원하는 시점에 구매할 수 없음 ▶ 불만 가중


4. 참조 데이터

  • 일/월/분기 평균 상품 구매 후 n시간 내 상품 품절 건수 및 VOC
  • 품절 상태에서 셀러가 정상 재고 현황에 맞춰 수기로 재고를 업데이트한 건수(셀러 어드민 내 특정 버튼 클릭 수)

행동(B)

1. 기획자의 역할

  • AS-IS 정책 히스토리 파악하기
  • 해당 기능 개발에 따른 DB 영향도 및 어드민/프론트 화면별 영향도 파악
  • 자동 배치 로직 개발 시 DB 부하 정도 확인
  • 기존 일감과 신규 업무 우선순위 파악

 

2. 업무 내용

  • 전 상품이 아닌 특정 조건의 상품에 한하여 해당 업무 프로세스 로직 기획
  • ‘특정 조건’에 대한 정의(카테고리 매니저와 대표 셀러 N명과 인터뷰)
  • 셀러 어드민 내 신규 화면과 버튼 기획 및 QA

결과(I)

1. 정량적 성과

  • 품절로 인한 VOC 건수 기존 대비 n% 감소
  • 수기 업무 처리 비중 기존 대비 n% 감소

 

2. 정성 회고 포인트

  • 직관적으로 사용 프로세스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양면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음
  • 해당 업무를 진행한 후, 자동화할 수 있는 다른 항목이 보이기 시작
  • 비슷한 반복 업무를 파악해 추가 개선 진행

 

이렇게 SBI 형식에 맞춰 서면으로 정리한 내용은 포트폴리오의 기초가 됩니다. 이 기초 자료를 PPT 또는 노션으로 옮겨 구현하는 거죠.

 

장표는 어떻게, 얼마나 만들어야 할까?

예비/주니어 기획자들을 만나 포트폴리오 얘기를 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적정 장표’, 즉 ‘어떤 형태가 좋을까?’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래 두 가지 이미지 가운데 B 타입을 선호합니다.

 

<출처: 작가>

 

기획산출물의 원본을 일부 발췌해 기획 배경과 의도를 설명하는 A 타입은 일반적인 포트폴리오의 형태입니다. 물론 이런 형식도 좋지만 포트폴리오 장표가 늘어날 경우, 인사 담당자의 업무 피로도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B 타입으로 장표를 압축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필수 장표는 프로젝트당 3장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산출물 등의 추가 여부에 따라 ‘행동(B)’ 관련 슬라이드가 늘어날 수 있고요.

 

토스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만든 포트폴리오 장표 <참고 자료 출처: 토스>

 

가령 토스에서 전월세보증금 대출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의 행동 부분을 기술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때 기획산출물을 보여주는 대신 AS-IS와 TO-BE가 잘 드러나도록 업무 내용을 플로우 차트로 작성해 장표를 채울 수 있습니다. 이때 좀 더 보여줄 상세 기획 내용이 있다면, 그때 장표를 추가하는 방식을 택하면 됩니다.

 

 

기획자의 면접: 기업보다는 ‘나의 경험’에 집중하기

잘 만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로 서류에 통과했나요? 다음은 면접입니다. 기획자의 면접은 대부분 ‘꼬리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제가 겪은 25여 번의 면접을 떠올리면 대부분 아래와 같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1. 간단한 자기소개: 1분 자기소개 또는 경력 중심의 자기소개를 면접관이 요청
스스로 생각하는 주요 경험 2가지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진행

 

2. 꼬리 질문 시작
1) 소개에서 말한 주요 경험 가운데 1가지를 꼽아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2) 이력서에 기술한 경험 가운데 가장 최근에 한 경험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3) 이력서에 기술한 경험 가운데 가장 자신 있는 경험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3. 특정 경험에 대한 공통 질문 리스트
1)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2)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배경과 근거 데이터는 무엇인가요?
3) 딜레마가 있을 때 본인의 선택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4) 이 과정에서 만약 개발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 설득이 필요했다면 어떤 식으로 설득했나요?
5) 다른 일감과 해당 일감의 우선순위를 어떤 근거로 결정했나요?


4. 기타 질문 리스트
1) 애자일, 워터폴 문화에 대한 차이를 알고 있나요? (또는 애자일 문화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요?)
2) 동기부여가 필요한 동료를 어떻게 독려할 수 있을까요?
3) 현재 지원하는 서비스 도메인에 대해 공부한 만큼 알려 주세요.
4) 우리 자사 서비스에 대한 장단점을 말해 주세요. (또는 유사 경쟁사 서비스를 써보았나요? 써보았다면 해당 서비스를 우리 서비스와 비교해 주세요. ▶ 입사 후에는 실제 그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요?)

 

이처럼 대부분 면접은 경험에 기반한 질문입니다. 따라서 미리 SBI 구조로 프로젝트를 정리해 예상 면접 질문에 대한 답을 최대한 구체화했다면 면접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면접을 준비하다 보면 기업에 관한 준비와 자신의 경험에 대한 준비, 2가지 중 어떤 것에 더 비중을 둘지 고민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거나 불안할 때는 회사 이야기보다 내 경험을 디테일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인사 담당자가 궁금한 것은 지원자의 생각과 과거 경험이니까요.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아도 좋습니다.

 

면접 D-1, 불안을 달래 줄 나만의 족보 노트  

면접 전날은 불안이 가장 커지는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럴 때, 저는 족보 노트를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족보 노트는 A4 용지 한 면을 4분할로 나눈 다음, 아래 항목을 미리 정리해 만들 수 있습니다.

 

<출처: 작가>

 

면접에 필요한 내용을 한 페이지로 만들어 보며 답해야 하는 핵심은 무엇인지 나만의 족보 노트를 정리하는 것이죠. 온라인 면접과 오프라인 면접에 관계없이 유용합니다.

 

이때 빼먹지 말아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채용 공고 요약’입니다. 시험 문제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듯, 채용 공고를 숙지하고 복기하는 일은 면접의 방향키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간혹 면접 초반부터 ‘본 채용 공고에 적힌 A 내용이 어떤 업무라고 생각하세요?’와 같은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채용 공고 내용을 유심히 보지 않았다면 놓치기 쉬운 질문이니 사전에 적어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이직 준비를 다룬 아티클은 이미 아주 많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제를 선택할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독자들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클리셰 범벅이라고 느끼지 않을지 걱정했죠. 그럼에도 이 주제를 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주로 공유되는 이직 매뉴얼이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다. 내가 해온 방식을 제안하는 것 그 자체로 독자들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오늘 하루, 여러분의 회사와 일은 어땠나요? 이번 글로 한 번쯤 스스로 되돌아보며 커리어에 대한 셀프 피드백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이직에 대한 고민을 정리할 때, 이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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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이커머스 CS/CX 기획자입니다. 이제 막 주목받고 있는 CS/CX 기획 직무의 비즈니스 임팩트를 증명하기 위해 회사에선 실험을, 퇴근 후엔 학습과 짧은 글쓰기를 즐겨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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