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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채팅 탭에서 운영하던 ‘오픈채팅’ 서비스를 작년 5월, 별도 탭으로 분리했습니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이 탭이 카카오톡 하단 중앙에 있다는 점인데요. 이 위치는 사용자의 접근성이 좋아 고객 경험과 서비스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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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채팅 탭에서 운영하던 ‘오픈채팅’ 서비스를 작년 5월, 별도 탭으로 분리했습니다. 특히 눈여겨 볼 점은 이 탭이 카카오톡 하단 중앙에 있다는 점인데요. 이 위치는 사용자의 접근성이 좋아 고객 경험과 서비스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 모바일 앱 월 이용자 수(MAU) 상위권에 있는 카카오톡의 이와 같은 과감한 시도는 전략적인 노림수를 담은 행보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카카오톡의 현 상황과 과거의 시도를 살펴보며, 오픈채팅을 통해 그들이 꿈꾸는 전략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12월, 국내 사용자 1위 앱 자리를 유튜브가 차지했습니다. 원래 이 자리는 오래도록 카카오톡의 것이었는데요. 처음으로 월 이용자 수(MAU)에서 유튜브(4,564만5347명)가 카카오톡(4,554만367명)을 10만 5천 여명 앞선 것입니다.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며 대중에게 일상이 된 서비스였기에 이 소식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2023년 10월 기준 유튜브의 앱 체류시간은 1,044억 분, 카카오톡은 319억 분으로 유튜브가 약 3.2배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3년 전인 2020년의 체류시간과 비교해도 유튜브는 55%, 카카오톡은 12% 증가하며 카카오톡보다 유튜브가 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었죠.
이미 카카오톡의 체류시간을 월등히 앞서고 있던 유튜브가 이제 월 이용자 수(MAU)까지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많은 사용자가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서비스를 통해 얻는 가치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와 카카오톡의 체류시간과 월 이용자 수(MAU) 추이를 통해 이들의 영향력이 어떻게 바뀌는지 짐작해 볼 수도 있죠.
이처럼 카카오톡의 영향력을 위협하는 서비스가 나타난 시점에 카카오톡은 하단 중앙 탭에 오픈채팅을 론칭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이 변화가 전략적인 행보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카카오톡은 왜 이런 중요한 시점, 새로운 전략으로 오픈채팅을 내세운 걸까요?
지난 3년 동안 국내에서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의 앱 내 체류시간이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성장에는 숏폼 콘텐츠가 주요 역할을 했는데요. 특히 인스타그램은 21년 2월 숏폼 서비스 ‘릴스’를 도입한 이후 사용 시간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사용자 체류시간에 영향을 미치자, 본래 콘텐츠를 볼 수 없던 서비스들도 영상을 포함한 여러 콘텐츠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로 공동구매 서비스 ‘올웨이즈’는 앱 하단 좌측 두 번째 탭에 ‘비디오’를 론칭하여 숏폼을 시청하는 동안 리워드를 받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또 뷰티 플랫폼 ‘올리브영’은 ‘쇼츠’와 ‘매거진’ 서비스를 론칭해 개인 관심사를 반영한 콘텐츠 큐레이션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역시 사용자가 서비스를 더 오랜 시간 사용하도록 재미를 느낄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시도해 왔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는 오픈채팅 또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주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왜 카카오톡은 영상, 글, 이미지와 같은 콘텐츠가 아닌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선택했을까요?
과거 카카오톡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주기 위해 영상과 글 서비스를 시도했습니다. 바로 ‘카카오 TV’와 ‘카카오 뷰’인데요. 아쉽게도 카카오 뷰 서비스는 2023년 11월 종료되었습니다. 카카오 TV는 2024년 2월 앱 서비스를 종료한 후 현재 PC 웹, 모바일 웹, 팟플레이어에서만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1) 카카오 TV의 회고: 서비스가 콘텐츠를 직접 통제하며 겪게 된 문제
영상 콘텐츠 서비스의 성장 동력은 ‘차별적 재미’와 ‘콘텐츠 공급량’입니다. 다른 OTT 플랫폼과 차별화된 재미를 줄 수 있으며, 동시에 시청 시간을 끊임없이 충족할 만큼의 공급량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카카오 TV는 이 두 가지 성장 동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먼저 차별적 재미 측면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카카오TV는 미드폼 오리지널 콘텐츠를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사회 풍자 드라마, 주식/연애 예능 등 20-30분 내외 콘텐츠로 MZ 세대를 타기팅했죠. 그런데 이러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넷플릭스, 웨이브 등 타 OTT 플랫폼에도 공개하며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카카오 TV에만 있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접속할 사용자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인 콘텐츠 공급량에서도 시청자의 시청 시간을 끊임없이 충족할 만큼 충분한 콘텐츠를 갖지 못했습니다. 카카오 TV는 자체 콘텐츠와 더불어 인플루언서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했는데요, 사용자는 여기서 끊임없이 보고 즐길 콘텐츠를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누구나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유튜브에는 수많은 크리에이터와 콘텐츠가 공급되고 있지만, 카카오 TV에는 제한된 크리에이터만이 영상을 제공했습니다. 이는 절대적인 콘텐츠 수 확보의 한계로 이어졌습니다.
더불어 새로 나오는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 또한 부족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초기에 새로 공급되는 콘텐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인 취향 맞춤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콘텐츠 공급량의 한계를 서비스 경험으로 극복한 거죠. 이처럼 한계를 극복할 차별적 서비스 전략 또한 카카오 TV는 갖지 못했습니다.
(2) 카카오 뷰의 회고: 사용자가 콘텐츠 제작권을 가지며 겪게 된 문제
반면 카카오 뷰는 카카오 TV에 비해 콘텐츠 공급량에서는 제약이 낮은 구조였습니다.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접 제작할 수 있었죠. 사용자는 ‘큐레이션 보드’라는 콘텐츠 형식에서 누구나 뷰 에디터로 자신만의 보드를 제작해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한 문제가 있었는데요. 사용자가 제작하는 콘텐츠의 통제력을 갖추지 못한 탓에 어뷰징, 어그로 목적으로 작성된 콘텐츠가 노출되어 양질의 콘텐츠 제공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카카오 TV와 카카오 뷰의 시도는 엔터테인먼트 경험에서 콘텐츠가 끊임없이 공급되는 구조여야 하며, 동시에 양질의 경험을 제공하도록 서비스가 통제력을 가져야 함을 깨닫게 합니다. 오픈채팅 서비스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카카오톡이 오픈채팅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마지막 이유는 ‘국민 메신저’라는 특유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함이라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오픈채팅 이용률은 별도 탭으로 분리되기 전에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취향 중심 관계 형성 문화는 카카오톡 서비스 외부에서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는 2023년 트렌드 키워드로 ‘평균 실종’을 제시했습니다. 사용자의 취향에 평균이 사라지고 개인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죠. 이 변화는 시장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취향이 맞는 사람을 모아주는 서비스 ‘문토’는 1년 반 만에 1만 4천여 개의 모임을 오픈하며 성장했습니다.
이처럼 취향 중심으로 모임을 형성하는 트렌드와 카카오톡 서비스 내부의 오픈채팅 사용률이 증가하는 움직임, 그리고 국민 메신저 앱이라는 카카오톡의 강점이 만나 오픈채팅 탭 론칭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픈채팅은 어떻게 이러한 취향 중심 커뮤니케이션 니즈를 타깃하고 있을까요?
카카오톡 오픈채팅 탭에는 취향 중심 커뮤니케이션 니즈를 타깃하는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첫째, 두 가지 채팅 방식으로 취향 중심의 소통 경험을 설계한 점입니다. 둘째, 긍정적인 채팅 경험 제공을 위한 통제력과 자유로운 채팅방 개설 권한으로 인한 채팅방 수 확보를 동시에 가져간다는 점입니다. 즉, 오픈채팅 서비스에서 양과 질을 모두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오픈채팅은 방장의 유무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뉩니다. 방장이 없는 ‘오픈채팅 Lite’와 방장이 있는 ‘1:1채팅’, ‘그룹 채팅’인데요. 각 유형은 서로 다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사용자 프로필, 채팅 방식, 채팅 주제에 차이를 보입니다.
먼저 오픈 채팅 Lite에서 사용자가 입력할 프로필 정보는 단 하나, 닉네임입니다. 프로필 사진, 상태 메시지처럼 사용자의 정체성을 표현하지 않고 익명성을 강조한 만큼 채팅방 참여 장벽도 낮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탭에서 오픈채팅 Lite 필터를 클릭하자 채팅방의 대화 상태가 실시간으로 나타났습니다. 메시지 창을 클릭하니 바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였고요. 입장에 제한은 없으며, ‘OO님이 입장했습니다’, ‘OO님이 퇴장했습니다’와 같은 알림도 뜨지 않습니다. 채팅방 참여, 퇴장에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누구나 가볍게 들어와서 말할 수 있는 채팅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죠.
반면 1:1채팅, 그룹 채팅에는 방장을 중심으로 채팅방이 구성됩니다. 입장과 퇴장 상태를 알려주며 오픈 채팅 Lite보다는 채팅방 참여 경험을 강조합니다. 또한 사용자는 프로필에 사진, 상태 메시지, 관심 태그를 설정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데요, 프로필은 2개 이상 생성할 수 있으며 프로필마다 참여 중인 채팅방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모습에 따라 프로필을 만들고 채팅방을 분류해 관리합니다.
채팅 주제는 어떨까요? 오픈 채팅 Lite는 개인화된 취향보다는 공통의 관심사를 주제로 제시합니다. 예로 제가 글을 작성하는 시점의 오픈 채팅 Lite에는 하루의 감사한 내용을 적는 ‘오늘도 한 줄, 감사일기’, 반려동물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집 반려동물’, 퀴즈를 내고 맞추는 ‘뭐 그렸는지 맞히기’ 등 주제가 보였습니다. 마치 가벼운 놀이처럼 채팅할 수 있는 주제죠.
이와 달리 1:1채팅, 그룹 채팅에서는 사용자 취향 중심으로 설계된 채팅방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로 ‘갓생’이라고 검색했을 때, 갓생을 살고 싶은 사람끼리 동기 부여하는 방, 갓생을 위한 행동을 인증하는 방 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 큐레이션을 통해 최근 대화 많은 방, 내 또래가 많이 찾는 방과 같이 사용자 관심사에 맞을 채팅방을 추천합니다. 이처럼 카카오톡 오픈채팅은 오픈 채팅 Lite을 통한 가벼운 놀이부터 1:1, 그룹 채팅을 활용한 개인화된 취향까지, 넓은 영역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합니다.
오픈채팅은 그 종류에 따라 서비스가 자체적인 콘텐츠 통제력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많은 채팅방이 개설되도록 유도합니다.
먼저 1:1 채팅, 그룹 채팅은 사용자라면 누구든지 원하는 주제의 채팅방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나쁜 채팅 경험을 만들 채팅방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카카오톡은 검색과 큐레이션 방법을 사용합니다. 검색은 개설된 모든 채팅방이 무작위로 노출되거나 개설자의 어떤 행동으로 채팅방이 상위에 노출될 경우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큐레이션은 카카오톡 서비스가 선정한 채팅방을 모아 보여주며 긍정적인 채팅 경험을 이끕니다.
오픈 채팅 Lite의 채팅방은 사용자가 아닌 카카오톡 운영진만 개설할 수 있습니다. 채팅방의 주제, 노출 순서를 카카오톡이 직접 제작하고 사용자는 카카오톡이 제공하는 대로 이용하며 양질의 채팅 경험을 얻게 됩니다. 이처럼 카카오톡은 끊임없이 채팅방 수를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좋은 채팅 경험을 위해 직접 큐레이션 하는 통제력을 보유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로써 오픈채팅 서비스의 양과 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카카오톡이 오픈채팅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는 단순합니다. 사용자가 카카오톡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채팅 경험이 가치 있음을 느껴 자주, 더 많이 접속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오픈채팅 경험을 사용자가 정말 가치 있다고 느끼는지가 중요하겠죠. 같은 취향이나 공통점을 가진 사용자들이 모였을 때, 그들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는 것, 나아가 오픈채팅 서비스 경험으로 어떻게 이를 제공할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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