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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에서 성장하기] ① 한국 SI 개발자에게 기회가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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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에서 성장하기] ② SI기업은 진짜 힘들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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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에서 성장하기] ① 한국 SI 개발자에게 기회가 많은 이유

[SI에서 성장하기] ② SI기업은 진짜 힘들기만 할까?

 

포스코DX 주니어 UX디자이너가 말하는 SI기업에서 하는 일

검색창에 ‘SI(System Integration) 기업’이라고 검색해보면, SI기업은 ‘개발자의 무덤’이며 ‘프로젝트마다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하고, 심하게는 ‘지옥’이라고도 표현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체 SI기업이 어떤 일을 하기에 이런 무시무시한 타이틀을 얻게 되었을까요? 

 

SI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IT업계의 농담처럼 흔하게 회자되고 있지만 이는 SI 업계의 단편적인 부분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SI기업에서의 단점이나 어려움도 분명 존재할 수 있죠. 또 SI기업의 규모나 프로젝트의 성격, 고용된 위치 등에 따라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SI 업계만의 뚜렷한 장점과 매력도 존재합니다. 게다가 현재 SI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통념이나 토론이 SI기업의 프로젝트 특성상,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여러 개발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SI기업의 다양한 부분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포스코DX라는 SI기업에서 2년차 주니어 UX(User eXperience)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개발자가 아닌 UX디자이너의 관점에서 SI기업의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수행해온 프로젝트와 경험들로 봤을 때 SI 기업은 앞에서 소개한 흔히 회자되는 통념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SI기업에서 UX디자이너가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기회가 있는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전문성을 쌓아갈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SI기업에 대한 부정적 통념에서 벗어나, UX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무의 관점에서 SI기업이 가진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프로젝트에서 UX의 정량적 가치 입증하기

UX디자이너라면 당연히 UX가 서비스에 가져다주는 가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이 가치를 정량화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UX를 수행하기 위한 리소스를 얻기 위해 기업 내의 주요 의사결정자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UX 개선이 기업에 가져다주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UX 가치를 정량화하고 숫자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쉽고 좋은 전략입니다. 

 

UX의 ROI(Return on Investment)를 보여주는 몇 가지 지표가 있는데 이에 대한 예로는 전환율 증가, 고객 유지율 증가, 고객 만족도 향상, 제품 출시 시간 단축, 서비스 불만 접수 감소, 작업 완료 시간 단축, 사용자 오류 감소, 브랜드 충성도 증가 등이 있습니다.*

*MJV Team, “User experience: ROI and methods to measure your investment in UX”, MJV innovation, Jan 06, 2021

 

SI 기업에서 UX ROI를 입증하는 방법은 타 B2C 서비스에 비해 명확합니다. SI 기업에서는 목적이 명확한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기 때문에 이에 기반이 되는 업무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프로세스를 개선하면 비교적 명확하게 UX ROI를 도출할 수 있게 되죠. 

 

실제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간략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당시 전사적 자원 관리(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UX 개선의 효과가 직접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명확한 ROI 계산이 가능했습니다. 시스템 내에서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자가 거쳐야 하는 단계를 최소화하여,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시스템을 분석해보니, 사용자는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7단계를 거쳐 약 10초의 시간을 소모해야 했습니다. 이는 업무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하게 하고, 전체적인 업무 효율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UX 개선 작업을 통해, 7단계를 2단계로 줄이고, 업무 수행 시간도 기존 10초에서 단 2초로 단축시킬 수 있었습니다. 

 

자 그럼 이제 단축된 작업 완료 시간을 구체적인 가치로 환산해봅시다. (프로젝트 보안 상 가치 환산은 예시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림1. UX ROI 계산법 예시

 

해당 시스템을 평균 연봉이 9,000만 원인 5,000명의 직원이 사용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1인당 업무 시간을 8초 단축한다면, 하루에 667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연간 업무일 230일((근무일 250일)-(평균 휴가 20일))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557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평균 연봉 대비 시급(평균 연봉(9000만 원) ÷근무일(250일))을 계산하여 절약시간을 곱하면 연간 약 1.1 억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도 단축된 작업 시간은 곧 직접적인 가치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하나의 작업을 개선했을 때 위 예시와 같이 장기적으로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회사 입장에서 이익이 아닌 비용 절감이긴 하지만, 의사결정자들에게 UX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주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충분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UX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직면하게 되는 문제 중 하나인 'UX 투자의 가치를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UX 개선이 사용성 개선을 통해 휴먼에러를 감소시키거나 사용성 자체를 높이는 것을 넘어서, 기업의 경제적 성과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명확한 숫자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죠. 

 

특히 정확한 UX방법론이나 사용자 경험에 대해 잘 모르는 의사결정자들을 설득하고 UX디자인이 단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것을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SI기업에 입사하기 전에는 UX를 어떻게 하면 더 잘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UX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UX디자이너가 투입되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SI기업에서 일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죠. 프로세스가 명확한 시스템 덕에 UX의 가치를 더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 7개 조직과 협업하며 소통 능력 단련하기

입사하기 전,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인간-컴퓨터 상호작용)를 전공으로 연구실에서 석사 연구원으로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재학 시, 같은 전공을 하는 연구원들과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모두 비슷한 결의 생각을 하고 배움의 정도도 유사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내가 아는 걸 다른 연구원들도 알고 있고, 당연히 그들이 아는 것은 대부분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것들이 소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입사 후 깨닫게 되죠. 저마다 다른 지식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어려운 소통 속 협업은 필수적이라는 것을. 

 

그림2. 프로젝트 투입 이해관계자 관계도

 

투입된 프로젝트가 규모가 큰 장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그림 2와 같이 다양한 사람이 투입되었습니다. 이해관계자의 구성은 저희 회사 고객인 포스코를 포함하여 7개로 분류되지만, 각 조직의 담당자들까지 하면 더 세분화되어 나뉩니다. 

 

이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위해서는 먼저 서로 간에 용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특히 저희 고객은 일반인들에게 용어가 익숙지 않은 B2B 사업을 하는 업체였기 때문에 소통을 위해 서로 이해가 다른 용어를 정리해야 했고, 그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어 포스코라는 제조 업체 및 제조 공정에 필요한 물건을 납품하는 업체 등이 공정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 개발자들이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 컨설턴트의 용어 등을 서로 정확히 이해하고 제품에 녹여낼 수 있어야 했죠. 

 

처음에 진행한 회의에서는 각자가 용어를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보고서를 발표할 때도 저희 용어를 설명해주는 데 많은 시간을 썼던 것 같습니다. 용어는 내부에서만 쓰이는 철강 공정 용어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시스템 구축에서 자주 쓰이는 Process-Map과 같은 단어가 될 수도 있는데요. 이런 간단한 용어마저도 각 이해관계자마다 낯선 용어에 관한 이해도가 달랐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일해왔던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계속 정리하고 산출물을 주고받으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컨설턴트들의 전략적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법, 개발자들의 개발 용어, 고객사의 도메인 지식, PM들의 프로젝트 관리 기술 등이 자연스럽게 습득되었죠. 이 과정이 UX디자이너로서의 전문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다양한 사용자들을 만나고 분석해야 하는 UX디자이너들에게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협업하는 과정에서 나의 업무를 한번 더 생각하고 다듬어 나가는 과정은 나의 역할이 복잡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죠.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고 필요성조차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 경험은 기업의 실무를 이해하고 앞으로 수행할 모든 프로젝트와 조직에서 중요한 역량들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실습이었습니다.

 

 

사용자 인터뷰가 비교적 쉬운 환경에서 리서치하기

당연한 말이지만 UX디자인에서 사용자 조사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쉽지 않고, 정성적 조사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B2C 비즈니스에서는 사용자 조사가 여러 어려움을 동반합니다. 대상자 선정부터 일정 조율, 인터뷰 진행에 이르기까지 많은 리소스가 소모되며, 이렇게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때로는 인터뷰 대상자들이 협조적이지 않아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B2C기업에서는 정량적 조사를 바탕으로 데이터 주도(Data driven) UX를 통해 사용자 조사를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B2B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SI 기업의 프로젝트는 조금 다른 상황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SI기업의 B2B 프로젝트는 대부분 사용자가 명확하고 비교적 접근하기 쉽습니다. 저희 회사의 고객인 포스코에는 철을 거래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포스코 판매담당자와 포스코의 고객사가 주 사용자인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 사용자들을 인터뷰하여 사용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B2B 프로젝트 특성상 업무 편의성과 직결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얽혀있음에도 심층 인터뷰와 FGI(Focus Group Interview) 일정을 큰 어려움 없이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직접 사용자들을 만나며 정성적 자료를 모아 기존에 수집하였던 정량적 자료와 함께 분석한 덕에 사용자의 니즈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고, 이는 프로젝트 진행에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이렇게 SI기업의 프로젝트에서는 UX 디자이너에게 제품의 명확한 사용자와 그 사용자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보다 적은 리소스로 사용자 조사를 위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가져오는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용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한 결과, 조사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실제 사용자의 요구와 문제점을 더욱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UX 디자이너에게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실제적인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사용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어, 그다음 프로젝트에서도 문제 해결의 근거와 가이드가 될 수 있었습니다. 

 

 

SI 기업에서 성장해보기 

사실 SI기업에 입사 하기 전에는 SI기업을 둘러싼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마냥 흘려들을 수 있는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입사해 경험해보니 듣던 것과는 꽤 달랐고, 오히려 ‘주니어가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초기부터 투입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고민하고 사용자 조사에서부터 사용성 개선, ROI 증명까지 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이런 경험들은 SI기업뿐 아니라 어디서든 중요한 경험이고 역량입니다. 저는 SI기업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비즈니스 목표를 가지고 이런 중요한 경험을 폭넓게 겪으며 역량을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규모 이해관계자의 협력을 거친 대규모 프로젝트 경험, 명확한 사용자를 타깃으로 구체적으로 리서치해 UX에 녹아낸 경험은 이런 B2B 대상 대규모 시스템을 다루는 곳이 아니면 경험해보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의 경력이 어떻게 발전될지는 알 수 없지만, 커리어 초기의 이 경험이 앞으로 UX디자이너로서의 어떤 경험에도 기본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입사 전의 걱정은 잊은 채로, 저는 오늘도 SI기업에서 이렇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혹시 SI 기업에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주니어 레벨 실무자들이 있다면, 저의 경험이 참고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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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duct Design 전공으로 학부 졸업 후 HCI(Human-Computer Interaction)LAB에서 풀타임 석사 연구원으로 재학했으며 현재는 UX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니다.
- Physical UX, Hardware UX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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