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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8일 노션에서 이메일 하나가 도착했다. '노션 캘린더(Notion Calendar)'의 론칭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노션 내에 캘린더 기능이 업데이트된 건가 싶었는데, 아예 새로운 서비스였다. 나에게 지금 당장 캘린더 서비스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이미 구글 캘린더로도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노션이 이제 와서 캘린더 서비스를 출시한 건 뭔가 이유가 있겠다 싶었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 한 번 사용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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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노션은 왜 지금 캘린더를 출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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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노션 공식 영상, 작가 캡처>

 

지난 1월 18일 노션에서 이메일 하나가 도착했다. '노션 캘린더(Notion Calendar)'의 론칭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노션 내에 캘린더 기능이 업데이트된 건가 싶었는데, 아예 새로운 서비스였다. 나에게 지금 당장 캘린더 서비스가 필요한 건 아니었다. 이미 구글 캘린더로도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노션이 이제 와서 캘린더 서비스를 출시한 건 뭔가 이유가 있겠다 싶었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 한 번 사용해 보았다.

 

2016년에 론칭한 노션은 생산성 도구 주제라면 거의 매번 등장할 정도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나 또한 업무, 프로젝트 관리, 개인 메모 등을 모두 노션으로 관리한다. 처음에는 노트와 데이터베이스를 섞은 정도였는데, 현재는 간단한 홈페이지 제작이나 서드 파티 서비스 연동 기능도 풍부한 종합 도구로 확장되었다.

 

그런 노션이 만든 캘린더 서비스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왜 하필 캘린더 앱일까? 구글에서 'list of all calendar apps'라고 검색해 보면 정리되어 나오는 것만 해도 50개 가까이 된다(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캘린더 서비스가 과연 필요할까? 이번 글에서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1. 노션 캘린더 소개

<출처: 노션 공식 영상, 작가 편집>

 

노션 캘린더는 기존 노션과는 별개로 제작된 캘린더 앱이다. 노션처럼 웹 버전 및 데스크톱/모바일용 앱을 제공한다. 접속한 뒤 기존 노션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되고, 구글 캘린더 계정과의 연동을 지원한다. 물론 여러 계정을 연동할 수 있어, 복수의 캘린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일단 여기까지는 다른 캘린더 서비스들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이 다음부터 노션 캘린더만의 특징이 드러난다. 아마 노션 속 여러 데이터에서 날짜를 지정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어떤 업무의 진행 기간일 수도 있고, 마감일일 수도 있다. 바로 이렇게 노션에 지정된 다양한 데이터의 날짜를 캘린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캘린더를 불러와서 오늘의 미팅 일정을 확인함과 동시에, 노션 속 업무 리스트까지 하나의 캘린더 화면에서 관련 내용을 모아볼 수 있다. 물론 노션 데이터 속 모든 날짜를 모아보면 복잡할 수 있으니, 상위 페이지별로 켜고 끌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A와 B 속에 날짜를 지정한 업무를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원하면 A 또는 B만 볼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한다. 이러한 방식이 작업 관리에 도움을 줄지, 아니면 산만함만 더해줄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한꺼번에 모아볼 수 있다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은 충분한 장점이다.

 

다만 현재 동기화 단계에서 문제가 하나 있다. 노션 캘린더에서 바꾼 내용은 노션 데이터에 바로 반영되는데, 노션 데이터에서 변경한 내용은 캘린더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또한 캘린더 뷰도 다양하지 않다. 예를 들어, 나는 구글 캘린더처럼 2주 기간을 두 줄 형태의 UI로 보고 싶은데, 노션 캘린더는 무조건 한 줄로만 표시한다. 물론 아직 초기 버전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편은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 뼈대는 크론 캘린더

<출처: 와이콤비네이터 공식>

 

이번엔 노션 캘린더의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1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캘린더 앱이 하나 있다. 크론(Cron)이라는 앱인데 출시 초반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와이콤비네이터에서 35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고 시작한 크론 캘린더는 깔끔한 인터페이스, 정교한 UX, 다양한 기능(메뉴바 표시, 단축키 등)을 내세우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안드로이드 버전을 지원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제대로 써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얼리액세스 단계에서 프로덕트 헌트 어워드를 수상했다는(생산성 앱 부문)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2022년 6월 크론은 노션에 인수된다. 서비스 론칭 후 1년 만에 인수됐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의 퀄리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노션 창업자 겸 CEO인 이반 자오(Ivan Zhao)는 크론 인수를 알리는 글에서 "나도 크론 캘린더를 사용하고 있고, 이번 인수를 통해 비동기(노션) 및 동기(캘린더) 업무 사이를 이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크론 인수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렇게 크론이 노션 캘린더로 거듭난 후, 디자인 면에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UI 레이아웃뿐만 아니라 명령어 단축키 기능도 그대로 살아있다. 달라진 점은 노션 데이터의 날짜 정보를 모아볼 수 있다는 것과 노션 여기저기에 '캘린더에서 열기' 버튼이 추가된 정도다. 내 생각에 미팅뿐만 아니라 업무 일정까지 캘린더 형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크론 시절에는 없던 안드로이드 앱이 추가된 것도 마음에 든다.

 

 

3. 카운트다운 마케팅

<출처: 노션 인스타그램, 작가 편집>

 

노션 캘린더 출시 전, 노션 팀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의문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16, 15, 14… 이런 식으로 숫자가 매일 하나씩 숫자가 줄어드는 카운트다운 포스팅을 했다. 뭔가가 시작됐다는 시그널은 확실하니 어떤 일인지 사용자로서 궁금해졌다.

 

당시 나의 추측은 '오프라인 모드' 또는 'AI 기능 업그레이드' 둘 중 하나였다. 그리고 AI 기능 업데이트는 아니길 바랐다. 지금도 노션엔 AI 기능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는 과연 더 필요할까에 대한 의문이 가득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노션 문서를 새로 만들어낸다면 모를까, AI보다는 다른 기능이 추가되길 원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카운트다운이 종료됐고, 노션 캘린더가 공개됐다. 노션이 크론을 인수한 사실을 잊고 있었어서 그런지 설마 캘린더 제품이 나올 줄은 몰랐다. 캘린더가 공개되고 나니 이번 마케팅이 아주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캘린더와 카운트다운이라는 컨셉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달력을 하루하루 뜯으며 뭔가를 기다리는 흐름이 캘린더 감성 그 자체였다. 생각해 보면 캘린더에 관한 힌트를 준 마케팅인데 왜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캐치프레이즈도 기발하다. 크론의 캐치프레이즈는 'It’s about time.'으로, '슬슬 때가 됐다'라는 뜻이지만, '이것은 시간에 관한 것입니다'라고 해석해도 문법적으로 틀린 건 아니다. 새로운 캘린더 서비스가 등장할 때가 됐다는 뜻을 나타냄과 동시에, 이것은 시간에 관한 서비스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노션 캘린더의 캐치프레이즈는 'It's time'으로, 크론의 문구에서 'about'을 뺐다. 슬슬 때가 된 게 아니라, 이제 정말 시간이 다 됐다, 새로운 캘린더 서비스가 등장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의 캐치프레이즈를 비틀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케팅이 훌륭하지 않은가?

 

 

4. 그래서 왜 하필 캘린더 앱인가?

<출처: 노션 캘린더 페이지, 작가 편집>

 

노션은 일단 생김새가 워드 문서의 모양을 하고 있어, 문서 툴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순수 문서 작업용으로 쓰기에는 폰트나 페이지 설정 등이 빈약하고 모바일 반응속도도 느리다. 노션은 프로젝트 관리 목적으로 쓸 때 비로소 빛이 난다. 테이블, 타임라인, 텍스트 및 이미지를 이리저리 연결하면 프로젝트 개요와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 있다.

 

프로젝트 관리에는 수많은 날짜 데이터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마감일이나 진행되는 기간 등을 적어야 한다. 노션은 시간대 대응이나 리마인더 기능을 제공해 시간을 꽤 섬세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면 프로젝트가 한 개로 끝나지 않을 때가 많다. 프로젝트 간 일정 조율이 복잡해지기도 하고, 각종 미팅 일정이 자꾸 늘어난다.

 

만약 '오늘 해야 할 일'과 '오늘 참석해야 할 미팅' 정보가 한곳에 모아져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비율이 좀 더 높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노션 캘린더는 '뭐를 언제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는 혼란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 하나 기대되는 점은 AI 기능과의 연계다. 노션은 작년에 AI 기능을 이것저것 많이 쏟아냈다. 노션이 AI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이상, 캘린더에도 AI가 추가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A와 적당한 시간에 미팅 잡아줘'라고 하면 나와 A의 캘린더에서 혼잡하지 않은 시간에 미팅을 잡아줄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이번 주에 진행되는 모든 업무 중 아무도 조회하지 않은 걸 모아서 보여줘'라고 확인한 뒤,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 아마 캘린더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내용 요약>

  1. 노션 캘린더는 노션과는 별개의 앱으로, 구글 캘린더 일정뿐만 아니라 노션 내 날짜 정보도 모두 불러와 한눈에 보여준다.
  2. 노션이 2022년에 인수한 크론이라는 앱이 노션 캘린더의 뼈대다.
  3. 노션 캘린더 출시에 맞춰 진행된 카운트다운 마케팅은 브랜드와 서비스 목적이 정확히 일치했다.
  4. 그래서 왜 하필 캘린더 앱인가?

 

노션 캘린더는 노션 세계관 확장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사용자들이 그 확장을 반길지 아닐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겠지만, 노션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아직 더 확장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피그잼(Figjam)은 화이트보드 기능에서 거의 최고에 가까운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데, 나는 노션의 테이블, 텍스트, 이미지도 화이트보드처럼 여기저기 늘어놓고 싶다. 지금처럼 위에서 아래로 작성하는 바둑판 틀에서 벗어나, 바둑판 모드와 화이트보드 모드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싶다.

 

서드 파티 서비스로 노션 페이지를 웹사이트 형태로 최적화해주는 것도 그렇다. 왜 서드 파티 서비스를 써야만 하는가? 물론 서드 파티 생태계에 개방적으로 다가가며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것도 있겠지만, 접근성 측면에서는 노션이 기본 기능으로 제공하는 것이 베스트다.

 

현재 노션의 활성 사용자 수는 2023년 기준 3,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2019년에는 100만 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성장이다. 이런 기세라면 미래에는 1억 명이 쓰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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