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을 하면 원하는 문장을
저장할 수 있어요!
다음
LG CNS, KT DS도 이용하는 대표 IT프로젝트 플랫폼
[IT 입문자를 위한 SI 산업 가이드북①] SI 회사는 가면 안되나요?
회원가입을 하면 원하는 문장을
저장할 수 있어요!
다음
회원가입을 하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스크랩할 수 있어요!
확인
[IT 입문자를 위한 SI 산업 가이드북①] SI 회사는 가면 안되나요?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가고 싶은데.
아는 형이 오라고 하는 회사가 있는데.
SI 회사는 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런데 구글검색을 해보아도, 유튜브를 찾아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밝은 분위기가 아닌 건 알겠는데, 안심하고 지원하기엔 정보가 부족합니다.
원서를 넣고 오라는 곳을 가보면, 그 회사가 어떤 곳인지 알기 힘듭니다.
아, 무섭기만 합니다, 어떤 곳을 가는 게 맞을까요?
이런 고민을 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SI 회사. 업계 사람들에겐 익숙하지만, 바깥세상의 사람들에겐 참 어렵습니다. 옛날과 지형이 꽤 달라졌는데, 누구 하나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블로그를 또 한 번 정리해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요즘IT”에 글을 올려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SI 시장을 둘러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이번 1회에서는 “SI회사는 가면 안 되나요?”라는 물음에 답해보려 합니다. 이에 답하기 위해 SI의 개념부터 한국의 IT 산업 지형을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네이버와 삼성SDS의 사례를 통해 SI와 비SI 시장의 업무 형태, 규모, 인력 규모의 차이 등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시장이 다르다 보니 직업적 가치관, 일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하지만, 개발자의 일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죠. 저 또한 SI 시장에서 이룬 성장이 작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이야기가 업계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산업현장에는 규칙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알고 있는 현장의 모습을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동료, 후배들의 경험까지 빌릴 계획입니다.
프로젝트 현장은 항상 정보가 부족하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들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하지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많지는 않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생만 하다 업계를 떠나버린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IT산업에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IT산업에서도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길을 잃고 헤매는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친한 CTO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나라 IT시스템 중에서 SI로 만들지 않았던 시스템이 진짜 얼마나 될까?”
단연코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SI는 사라지지 않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산업적 특성 때문입니다.
네이버, 카카오만 IT 기업이 아니고, SI 기업들도 우리가 흔히 만나는 매우 일상적인 IT기업들입니다. SI 현장도 디자이너, 기획자까지 함께 일하는 신성한 일터입니다. 저는 이 현장이 좀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부정 경험을 가진 사람들보다 긍정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개발자와 기업가들이 더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SI는, System Integration 의 약자입니다. 1997년 삼성SDS에 입사했을 때부터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매우 오래되었죠.
“시스템 통합”이란 용어는, 네트워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합쳐서 하나의 “서비스”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한국에서만 사용되지는 않고, 미국에서도 사용되던 용어였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HP, IBM이 국내로 들여온 용어로 알고 있습니다. 그 시절 받았던 영어 원문 제안서에 그런 용어가 꽤 쓰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미국에도 SI 같은 사업은 있습니다. 하지만 SI라는 용어를 쓰진 않습니다. 요즘에는 IT Outsourcing 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B2B 시장이라고 부르는 Enterprise Market 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격하게는 다양한 용어로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용어집을 만들려는 게 아니니 다르게 불린다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구글 같은 기업이 많은 실리콘밸리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개발자를 직접 채용하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가트너”의 용어사전에도 올라있습니다. 하지만, 용어사전에만 남아 있는 흔적일 뿐 이제는 한국에서만 들을 수 있는 단어가 되어버렸습니다.
※ 가트너 : Gartner, 미국, 1979년에 세워진 IT 연구 및 컨설팅 회사다. IT 트렌드와 정보기술을 연구한다. 전 세계 85개국에 약 12,500개의 기업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Hype Cycle, Magic Quadrant 등이 유명하며, 기술전망 등 미래 예측 분야에 권위가 높다.
SI 는 이 분야를 지칭하는 “공식 용어”는 아닙니다. 전 세계 모두가 사용하는 공식 용어는 “IT 서비스”입니다. “SI”는 그 속에 존재하는 작은 한 사업분야일 뿐인 거죠. 초보자라면 “IT 서비스”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겠지만, 정부는 이런 산업을 “IT 서비스 산업”이라고 부르고, 공식적으로 여러 가지 통계를 산출합니다. SI 산업이 ‘듣보잡’은 아닌 거죠.
이 산업은 1980년대 컴퓨터가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시작되었고, 2000년대가 개인 PC가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일반화되었습니다. 기술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먼저 용어정의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한국IT서비스협회”에서 정의한 내용입니다.
“고객 맞춤형 컨설팅부터 시스템 구축(SI). 운영(SM), IT시스템 교육까지, 정보시스템화의 필요한 모든 제반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인력과 기업을 성장. 육성시키는 비즈니스”
“가트너”는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IT 서비스는 조직이 정보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생성, 관리, 최적화하거나 액세스 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및 기술 전문 지식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IT서비스”란 “IT산업에 존재하는 서비스업”, 이 정도의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서비스업”이라면 무형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업종이라는 뜻입니다.
요약하자면, “IT 서비스”는 “IT 기술을 제공하는 기술노동”을 통칭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자동화된 인터넷 서비스까지 포함됩니다. 물론 개발자들이 반드시 있어야 되는 “반자동 시스템”이긴 하지만요.
“IT서비스”라는 용어가 사람의 노동력을 지칭하던 시대에서, 이젠 그런 일을 하는 자동화된 서비스까지 아우르게 된 겁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궁금한 건 이겁니다.
“도대체 개발자는 얼마나 되지?”
“내가 취업하려면 어디를 가야 되지?”
“나는 혹시 오면 안 되는 곳에 온 건 아닌가?”
우선 IT 종사자들과 개발자 수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잠깐 통계를 보고 갑니다.
구분 | 종사자수(천명) | 총매출액(조원) |
패키지 소프트웨어 | 167.4 | 38.5 |
IT 서비스 | 112.0 | 38.4 |
게임 소프트웨어 | 39.0 | 19.6 |
인터넷소프트웨어 | 33.2 | 16.6 |
총계 | 351.6 | 113.1 |
표1. 업종별 종사자수(2022, 산업연감통계보고서, SPRI)
집계 기준은 사업자 등록증, 업종코드 기준입니다. “소프트웨어 관련”으로 기재한 모든 사업체를 포함합니다. 간혹 빠뜨린 업체도 있겠지만, 통계를 무시할 만큼 많지 않기 때문에 대략 이 정도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구분을 해보면 이렇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IT 업종에서 일할까요?
총 35만 명 정도 됩니다. 여기에는 사장님, 기획자, 경영관리팀이 포함됩니다. 흔히 직장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법인 기업의 일자리가 1,200만 명 정도 되니까, IT 분야 일자리는 약 3%를 차지하는 셈입니다. 주변에 개발자 형들이 많다고요? 아마 수도권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IT 일자리의 75%가 수도권에 몰려 있거든요.
프로그래머라고 불리는 “개발자”는 얼마나 될까요?
2021년 정부 통계*를 보면 약 21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전체 IT 종사자의 60% 정도죠. 만일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생각했다면, 시장 크기를 그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디자이너, 기획자 등으로 볼 수 있겠죠. 물론 개발자 비율은 회사마다 편차가 심합니다. 자영업을 대상으로 하는 O2O 기업들은 영업인력까지 운영해야 하므로 개발팀 비율이 30%에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정부통계 : “산업기술인력수급실태조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분류와 직업분류를 기준으로 만드는 기술인력 실태조사
이 중에서 SI 시장 종사자(비개발직군 포함)는 얼마나 될까요? 엄격하게 분리해 내긴 어렵습니다. ‘케바케’를 다 분리해서 합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대충 봅니다.
대충 볼 때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를 묶어서 봅니다. SI라고 하면 대부분 “갑, 을”이라는 계약관계로 묶여지는 “IT 노동력” 시장을 지칭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B2B” 시장이기 때문에 이렇게 추론합니다. 물론 연구소 일자리와 SaaS라는 분야도 있지만, 오차를 감안하고 읽으면 됩니다.
요약하자면, 우리나라 SI 종사자(비개발직군 포함)는 28만 명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전체 종사자의 80%를 차지하고 있네요. 높죠. 그리고 많죠. 즉, SI 분야를 그냥 후진 동네 정도로 다루기에는 이미 우리나라 IT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소홀히 다룬다면 IT산업 전체가 망가지겠죠.
흔히 SI 기업과 아닌 기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비교하는 사례가 네이버와 삼성SDS입니다. 각각 자기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 삼성SDS | |
주요사업 | 포털, 광고, 검색, 쇼핑 등 | 그룹내 IT, 시스템통합 등 |
직원수 | 4,189명 | 11,628명 |
매출 | 8조 2천억(연결) | 5조 1천억 |
시가총액 | 36조 | 12조 |
표2. 네이버, 삼성SDS 주요비교(2022년 기준)
회장님 입장에선 네이버가 좋아 보입니다. 직원수는 적은 반면, 돈은 더 많이 벌고, 주식도 더 높습니다. 하지만 직장인 입장에선 별 상관없는 이야기들입니다. 연봉을 더 많이 주고, 더 오래 다닐 수 있고, 워라밸을 지킬 수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전부 다 100점인 기업은 없습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SDS도 마찬가지이고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친구들은 자기 스타일에 맞춰 SI 기업을 택하기도 합니다.
네이버에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네이버”는 키워드를 광고주들에게 팔아 돈을 법니다. IT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온라인 광고업체인 거죠. 사내에 시장분석팀, 상품기획팀, 서비스기획팀, 앱개발팀, 인프라운영팀들이 있습니다. 그 외에 광고주 대응팀도 있고요. 그러다 보니 개발자도 “광고” 업무를 알게 됩니다. “키워드 광고”, CPC, CPM 같은 용어에 익숙해져야 하죠.
즉, 이 분야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도움이 됩니다. 이것저것 많이 아는 게 경쟁력이죠. 대신 이 일 저 일도 많이 하고 회의도 많습니다. 다양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삼성SDS는 어떨까요?
대기업 계열사다 보니 그룹 일을 주로 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은 큰 시스템을 개발할 때 대부분 삼성SDS에 의뢰합니다. 연간 발주량의 70%를 삼성SDS에 주죠. 대부분 수의계약입니다. 보안 문제나 프로젝트 관리 목적이 더 큽니다.
물론, 그룹 외의 일도 수행합니다. 2020년에는 산업은행 프로젝트를 수주했죠. 삼성에 은행은 없으니 기술을 파는 겁니다. 경쟁관계는 아니니까요. 이 경우 전 프로세스(기획, 설계, 개발, 운영 등)는 “산업은행”이 관리합니다. 삼성SDS는 딱 잘라서 개발만 하죠. “산업은행”이 “기획”만 다른 회사에 맡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SDS가 모든 일을 다 잘하지 않아도 됩니다. 각 단계별로 꽤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이 분야도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도움이 됩니다. 넓게 아는 것보다는 깊게 아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비교적 분업이 상세해서 상대적으로는 맡은 바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분야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하겠습니다.
“산업통계연감”에서 나오는 통계는 산업 관점에서 바라본 겁니다. 정부가 GDP를 관리하기 위해 보는 “산업적 지표”인 거죠. 그래서 총생산량 같은 걸 따집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산업 지표”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아니거든요. “누구 돈을 받는 거냐?” 이게 더 중요합니다. 수입원이 사업운영과 조직운영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대표님들은 “SI 하냐, 내 사업하냐?” 이렇게 묻습니다. 이걸 정리해서 “수주형 사업”, “독립형 사업”이라고 나누어 봅시다.
“수주형 사업”이란 다른 회사로부터 개발의뢰를 받는 경우를 말합니다. 돈을 주는 사람들이 기업입니다. 발주자가 개발 요구서를 공개하고, 수주 희망자는 제안서를 작성해서 제출합니다. 요구했던 결과물을 만들어서 넘겨주면 대금을 치러줍니다.
“독립형 사업”이란 남의 의뢰를 받지 않고 내가 생각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파는 걸 말합니다. 돈을 주는 사람이 일반인 들입니다. 상품특성을 스스로 정하고, 판매까지 해야 합니다. 일에 끝이 없고,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수주형 사업”과 “독립형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일자리 수를 기준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위에 한 번 언급했듯이 “IT 서비스”가 31%,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47.6%, 대략 합쳐서 80% 정도 됩니다. 이 일자리가 SI 일자리입니다. “게임업계”도 “수주형 사업”을 하는 곳이 있는데 감안해서 봅니다. 더 정확하게 산출할 수도 있겠지만, 산업 흐름과 시사점을 읽고 싶은 거니까, 이 정도로만 봅니다.
즉, 네카라쿠배나 스타트업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SI 기업을 선택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취업전략입니다.
구분 | 패키지SW | IT서비스 | 게임SW | 합계 |
서울 | 9,991 | 4,979 | 1,140 | 16,110 |
경기 | 3,949 | 2,050 | 462 | 6,461 |
인천 | 468 | 295 | 36 | 799 |
부산, 경남, 울산 | 993 | 833 | 120 | 1,946 |
대구, 경북 | 621 | 517 | 99 | 1,237 |
전북, 광주, 전남, 제주 | 747 | 516 | 79 | 1,342 |
강원, 충북, 대전, 세종, 충남 | 1,235 | 843 | 92 | 2,170 |
합계 | 18,004 | 10,033 | 2,028 | 30,065 |
표3. 지역별 소프트웨어 기업현황(2021, SPRI)
기업 수는 얼마나 많을까요?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를 합하면, 약 2.8만 개 정도가 있습니다. 그중 2만 개 정도가 서울. 경기권에 있죠. 약 75% 정도 됩니다. 즉 SI 기업에 취업하고 싶어도, 서울 경기권으로 올라와야 취업이 됩니다.
수도권 일자리가 많다는 건 일자리의 질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경쟁력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으니까요. “표1”의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총매출액이란, 전국 회사매출을 단순히 합한 겁니다. 전체 시장규모를 확인할 수 있죠. IT서비스와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합니다. 해외 수출은 제외해야 하지만, 많지 않아 대부분 국내 수요라고 보면 됩니다.
요약해 보면, 우리나라는 “독립형 사업”보다 “수주형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시장수요도 더 많고, 일어나는 매출규모도 더 큽니다. 취직할 때나 창업할 때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죠.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스타트업을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독립형 사업”을 하게 됩니다. 우당탕탕 많은 일을 겪게 됩니다. 그러다 사업이 잘 안 되고 돈이 떨어지면 돈 벌어올 곳을 찾게 됩니다. 폐업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면서 정부 사업들을 찾게 됩니다. 그렇게 “수주형 사업”을 하게 되죠.
네이버에만 20년을 근무하게 된다면, SI를 경험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열려 있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을 다니다 보면 생각보다 이런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괜찮아 보이는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이런 일을 적지 않게 겪게 됩니다.
그렇게 “독립형 사업”도 해보게 되고, “수주형 사업”도 해보게 됩니다. 저도 SI 회사도 다녀보고 포털도 다녀보고 벤처도 해보았습니다. 각기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재미있었던 건 아무래도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내가 해보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어떤 시기에는 오히려 SI 사업이 나았습니다. 결과가 명확하게 나와서 일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어떤 시기에는 SI 사업이 힘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도와주지 않았거든요.
SI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때 그 상황, 그 사람들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답을 해보겠습니다.
“SI 회사는 가면 안 되나요?”
아니오. 가도 됩니다.
다만 좋은 선배를 만나 좋은 프로젝트에서 일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SI 회사라고 해서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대기업이라서 좋고 중소기업이서 나쁜 건 없습니다.
“그럼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알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런 것까진 알 수 없습니다. 어떤 회사든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입사해서 일을 해봐야 이상한 회사인지 아닌지 알게 됩니다. 면접 요령 같은 게 있는데요. 이건 나중에 따로 한 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만일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SI 하실 건가요?”
아, 전 꼭 할 것 같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시스템들은 SI가 아니면 절대 못 만져봤을 거고요. 공공프로젝트나 은행 프로젝트들도 저에겐 너무 좋은 경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프고 힘들었던 경험들도 있지만, 저를 기술적으로 성장시켜 주는 좋은 기회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네이버에는 없고 SI 시장에만 있는 것도 있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요즘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부품”들이 있습니다. 이 기술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죠. 국내 1위는 LG전자입니다. 인프라 시스템은 LG CNS 가 만들고 있죠. 인프라 시스템이란 차량과 연결된 클라우드 인프라 및 충전시설 등을 말합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같이 들어가죠.
이 사업은 자동차 회사를 고객으로 하는 전형적인 기업 시장입니다. B2C 시장은 존재하지 않죠. 그래서 만일 이런 기술에 욕심이 난다면 LG전자나 LG CNS 입사를 노려야 합니다.
※ 전장산업 : 카메라, 속도제어, 자율주행 등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장치들을 다루는 산업을 말한다. 주로 부품형태로 제공되나, 충전시설, 클라우드 등은 일반 IT 기술과 동일한 걸 사용한다. 세계적 1위는 독일 기업인 “보쉬”다.
“스마트시티” 사업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아파트, 도로 등 도시 인프라를 계획해서 구축함으로써 도시 전체를 IT화 하는 거죠. 국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당연히 수주형 사업으로 진행됩니다. 대형 SI 회사들이 할 수밖에 없죠. 도시 기반의 빅데이터, 자율주행을 위한 스마트 도로, 재난 안전망 구축 같은 기술에 관심이 있다면, 이 쪽 분야 회사로 취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는 이런 사업에 참여를 안 할까요? 네 그렇습니다. SI 사업을 하지 않거든요. 대신 자사 클라우드를 공급하고자 대형 SI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습니다. 확실히 넘지 않는 선이 있죠.
그런데 저런 사업에 참여해 보려면 꼭 대형 SI회사를 가야만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의 규모가 크고 다양한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주한 기업이 다양한 협력업체들을 모읍니다. 일할 기회가 많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재하청구조라는 독특한 개념도 생기지만요.
이렇듯 SI 시장도 그만의 고유한 영역이 있으며, 독특한 존재감으로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요즘IT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