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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앱 하면 주로 MZ 세대를 겨냥한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을 떠올리기 쉽다. 이처럼 패션 업계는 변화에 민감한 MZ 세대가 이끌어간다는 편견을 깨고, 4050 세대에 주목한 서비스가 있다. 바로 오늘 살펴볼 ‘퀸잇’이다. 2020년 9월 론칭한 퀸잇은 당시 4050 여성들 또한 2030 세대 못지않게, 모바일 서비스에 기반한 쇼핑 활동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캐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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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세대 사로잡은 패션 앱 ‘퀸잇’ UX 전략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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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앱 하면 주로 MZ 세대를 겨냥한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을 떠올리기 쉽다. 이처럼 패션 업계는 변화에 민감한 MZ 세대가 이끌어간다는 편견을 깨고, 4050 세대에 주목한 서비스가 있다. 바로 오늘 살펴볼 ‘퀸잇’이다. 2020년 9월 론칭한 퀸잇은 당시 4050 여성들 또한 2030 세대 못지않게, 모바일 서비스에 기반한 쇼핑 활동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캐치했다.

 

특히 높은 구매력을 가진 4050 세대가 기존엔 백화점, 쇼핑몰 등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쇼핑을 즐겼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온라인 쇼핑으로 빠르게 유입된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 결과 퀸잇은 2023년 4월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550만 건을 돌파했고, 4050 세대 유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퀸잇은 무엇이, 어떻게 다르길래 까다로운 4050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었을까? 이번 글에서는 퀸잇 앱의 유저 경험을 따라가 보면서, 퀸잇이 차별화될 수 있었던 UX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퀸잇’ 서비스 소개 이미지 <출처: 퀸잇>
 

퀸잇 앱 분석: 단지 타겟팅이 적절했을 뿐일까?

지난 7월 퀸잇은 340억 원의 B2 라운드 투자를 유치해, 34개월 만에 누적 투자액 700억 원을 달성했다. 그동안 패션 플랫폼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4050 여성을 타깃팅해, 앱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퀸잇이 정말 단지 4050 세대를 겨냥한 것만으로 이와 같은 성적을 낸 걸까? 그렇게 단순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에 궁금증이 생겨 직접 퀸잇 앱에서 고객 여정을 차근차근 따라가 보기로 했다. 

 

할인 혜택을 강조한 스플래시와 홈 화면

퀸잇 스플래시 화면과 홈 화면 <출처: 퀸잇, 작가 편집>

 

퀸잇 앱을 실행하자마자 스플래시 화면(Splash Screen)*이 눈에 띄었다. 최근 TV, 옥외 광고,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서 노출했던 광고다. 퀸잇이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광고 캠페인 ‘스타일을 더 버라이어티하게’와 다양한 나이대, 직업군, 신체 조건으로 구성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유저들이 앱을 켜자마자 볼 수 있게 했다.

*앱을 실행할 때 잠시 띄우는 로딩 화면으로 보통 3초 이내에 사라진다.

 

만약 다른 채널에서 광고를 본 적이 있는 유저라면 앱을 접속하면서, “광고에서 봤던 그 옷도 있을까?”, “광고에서 모델이 입은 옷은 어떤 브랜드일까?” 같은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스플래시 화면에서부터 할인 쿠폰 푸시를 띄우는 것도 흔치 않은 경우라 더욱 눈길이 갔다. 쿠폰 푸시는 보통 이커머스에서 빠질 수 없는 넛지(Nudge) 전략으로, 어떤 순간에 적절한 유저에게 쿠폰 푸시를 보내는지에 따라 오픈율이 천지 차이기 때문이다.

 

퀸잇 스플래시 화면에 노출된 쿠폰 푸시 <출처: 퀸잇, 작가 편집>

 

그런데 퀸잇은 쿠폰 발급 푸시를 과감하게 앱 실행 직후 뜨는 스플래시 화면에 배치했다. ‘8천원 할인해준대요’라는 문구로 긴급성을, ‘시크릿 쿠폰’이라는 단어로 해당 유저에게만 주어지는 비밀스러운 혜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퀸잇 가입 직후 홈 화면에 노출되는 쿠폰 푸시 <출처: 퀸잇, 작가 편집>

 

그리고 가입 후 홈 화면에 접속하면, 지금 쿠폰함에 [할인쿠폰]이 있다는 직관적인 문구로 혜택을 한 번 더 노출한다. 아직 앱 쇼핑 경험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한눈에 쿠폰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앱은 어떨까? 2030 세대를 타깃으로 한 29CM 앱과 비교해 보았다.

 

‘감도 깊은 취향 셀렉트샵’을 지향하는 29CM는 패션 매거진을 보는듯한 UI를 제공한다. 또한 제품 리스트 영역을 과감히 삭제하거나, 배너마다 이미지 및 카피라이팅에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이다. 그래서 29CM 홈 화면을 보면 알리고 싶은 할인 혜택이 있어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29CM 홈 화면에 보이는 할인 혜택 배너  <출처: 29CM, 작가 편집>

 

위 왼쪽 이미지를 보면 특정 브랜드의 할인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제품 할인율보다는 브랜딩을 더 강조하고 있다. 오른쪽 이미지처럼 할인 쿠폰을 내세운 배너도 있지만, 퀸잇처럼 ‘긴급속보’, ‘시크릿 쿠폰’, ‘특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진 않는다. 아마 29CM 톤앤매너에 맞지 않을뿐더러, 특유의 감성을 지향하는 유저의 사용 경험을 해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왼) 퀸잇과 (오) 29CM의 홈 화면 배너 비교 <출처: 퀸잇, 29CM, 작가 편집>

 

이제 다시 퀸잇의 사례를 살펴보자. 퀸잇은 홈 화면에 진입한 직후에 ‘990원 구매 혜택’을 모달을 통해 보여준다. 최상단의 미니 배너와 정중앙의 메인 배너에서도 마찬가지다. 유저에게 말을 걸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가격 혜택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29CM 홈 화면과 나란히 비교해 보면, 두 앱이 유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확실히 비교할 수 있다. 

 

친절한 ‘첫 구매 특가’ 페이지와 넛지 효과

홈 화면에서 스크롤을 좀 더 내리면, 첫 구매 한정 특가 이벤트인 ‘첫9매딜’ 상세 페이지로 진입할 수 있다. 국내 이커머스에서는 컬리가 ‘100원 딜’을 내세운 덕분에 친숙해진 첫 구매 특가 전략을 퀸잇도 시행하고 있다. 99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충성도를 꾀했다.

 

퀸잇의 첫 구매 한정 특가 이벤트 ‘첫9매딜’ 상세 페이지 <출처: 퀸잇, 작가 편집>

 

이때 서비스 입장에서는 유저가 첫 구매 특가 상품을 구매할 때, 다른 상품도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넛지(Nudge)*할 필요가 있다. 유저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한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퀸잇은 첫9매딜 상품을 포함해 다른 상품까지 2만 원 이상 구매할 때 할인 혜택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넛지(Nudge)는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개입, 혹은 간섭이다. 즉,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여전히 개인에게 열려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첫9매딜 상품을 둘러보던 유저는 내비게이션 영역에서 ‘같이 사면 좋은 상품’이라는 버튼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첫9매딜 혜택을 받기 위해, 함께 구매할 만한 상품 페이지로 이동한다. 이는 구매율을 끌어올려 이벤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넛지 전략이면서, 유저의 탐색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친절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첫 구매 한정 이벤트 상품을 둘러보던 유저는 자연스럽게 ‘같이 사면 좋은 상품’을 추천받는다. <출처: 퀸잇, 작가 편집>

 

장바구니 추천

퀸잇의 친절함은 첫9매딜 화면뿐만 아니라 장바구니에서도 드러난다. 쇼핑을 하던 유저가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을 확인하면, ‘함께 사면 좋은 언더웨어 상품’을 추천해 준다. 보통 장바구니는 구매가 이뤄지기 직전의 단계로, 이때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최종적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2018년 SAP가 발표한 ‘2018 SAP 온라인 소비자 성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에게 온라인 장바구니는 ‘구매 전 거치는 마지막 단계’보다는 ‘관심 리스트’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퀸잇은 4050 유저가 상품 구매를 고민할 때, 부담 없이 함께 담을 만한 언더웨어를 장바구니에서 추천해 구매를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언더웨어는 다른 의류와는 달리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재에 가까워, 구매 허들이 비교적 낮을 수밖에 없다. ‘마침 속옷도 필요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장바구니에 담아둔 다른 상품과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는 것이다.

 

시각적 노이즈를 줄이려면

그런데 앱을 탐색하는 도중 첫9매딜 페이지에서 개선해야 할 ‘시각적 노이즈(Visual Noise)’를 발견할 수 있었다. 퀸잇은 ‘같이 사면 좋은 상품’ 페이지로 가는 내비게이션 영역을 화면 최상단에 고정해 두었다. 유저가 이 버튼을 최대한 많이 클릭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일 것이다. 

 

위아래로 중복된 내비게이션 영역 <출처: 퀸잇, 작가 편집>

 

위 이미지는 첫9매딜 페이지에서 같이 사면 좋은 상품 버튼을 누른 뒤, 스크롤을 위아래로 움직여 보며 캡쳐한 것이다. 이때 화면 구성에 아쉬움이 있는데, 최상단에 고정된 내비게이션 영역과 상품 영역의 내비게이션 영역이 중복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확인해 보니 두 내비게이션은 결국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유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상단에 내비게이션 영역을 고정하기로 했다면, 페이지 아래에 있는 영역은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했어야 한다. 퀸잇은 이 부분을 놓치고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유저가 두 버튼 중 어떤 것을 눌러야 원하는 영역에 도달할 수 있을지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지그재그가 내비게이션 영역을 처리하는 방식 <출처: 지그재그, 작가 편집>

 

반면 1020 여성들을 타겟팅한 패션앱 ‘지그재그’의 경우, 위 이미지와 같이 내비게이션 영역이 중복되지 않고, 꼭 필요한 요소만 노출하고 있다. 또한 정보의 양이 많아 길어진 상세 페이지에서 유저가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중간 배너를 삽입해, 각각의 영역을 분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퀸잇의 첫9매딜 페이지는 최초로 상품 구매 예정인 유저들이 둘러보는 곳이니, 지그재그 사례처럼 사소한 부분에서도 노이즈가 없도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유저에게 계속 말 거는 이유

다음으로는 퀸잇의 무료 교환, 무료 반품 정책이 드러난 화면 구성 요소를 살펴보려고 한다. 무료배송은 이미 이커머스에서 흔한 구매 혜택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까지 무료 교환과 무료 반품은 쉽게 찾아보기 힘든 정책이다. 특히 저가 의류의 경우 반품 또는 교환에 오가는 배송비를 제외하면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무료 교환/반품’ 태그가 붙은 퀸잇의 상품 <출처: 퀸잇, 작가 편집>

 

그러나 퀸잇의 메인 유저는 이미 TV 홈쇼핑을 통해 무료 반품, 무료 교환 정책을 여러 번 경험해 본 4050 여성이다. 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아마 무료 교환, 무료 반품 정책이 필수였을 것이다. 실제로 앱을 탐색해 보니, 대부분의 상품에 ‘무료교환/반품’ 태그가 붙어있음을 확인했다.

 

무료 교환/반품에 대한 메시지는 유저의 구매 여정 중간중간 계속해서 등장한다. 구매 전환을 위해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가능한 모든 화면 구성에서 언급하고 있다. 아래 왼쪽 이미지는 ‘골프웨어’ 카테고리를 둘러볼 때고, 오른쪽은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한 메시지창이다. 

 

이와 같은 전략은 유저가 구매 이후에도 상품에 취할 수 있는 액션(교환, 반품)이 있음을 강조해, 구매 고민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퀸잇은 유저에게 어필하고 싶은 혜택을 다양한 화면 구성 요소로 언급하고 있다. <출처: 퀸잇, 작가 편집>

 

물론 위와 같은 메시지를 남발한다면 앞서 언급했던 시각적 노이즈가 발생하겠지만, 퀸잇은 서비스 방향성 자체를 유저에게 가능한 많은 혜택과 정보를 제공하는 쪽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이 방향성을 추구할 거라면, 유저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유저 경험에 혼선이 없도록 화면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마치며

패션 앱이라고 해도 유저에게 말을 거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퀸잇의 각 화면 요소에서 공통으로 발견한 지점은 유저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누구보다 친절하고 큰 목소리로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퀸잇은 4050 여성의 쇼핑 편의성에 철저히 집중하여 가파른 성장을 이루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4050 세대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경제 활동을 가장 많이 도입한 연령대다. 또한 2022년 신한카드가 발표한 코로나시대 디지털 소비 트렌드에서도 이들의 온라인 결제 금액이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퀸잇은 이러한 틈새시장을 잘 파고든 사례로, 실제 4050 세대의 쇼핑 여정을 철저히 분석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기존에 모바일 시장에서 소외됐던 4050 세대의 니즈는 아직도 탐색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소위 ‘잘 나가는 앱’의 화면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타깃 고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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