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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요즘IT와 번역가 Chase가 함께, “힉시(Hixie)’로 알려진 이안 힉슨(Ian Hickson)이 2023년 11월 구글을 떠나며 개인 블로그에 쓴 <Reflecting on 18 years at Google>을 번역한 글입니다. 필자인 이안 힉슨은 Flutter의 공동 창립자이자 리더이며, Acid2와 Acid3테스트, WHATWG, HTML 5 스펙, Pingback 스펙의 관리자이고, 웹 애플리케이션 1.0의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웹 표준의 지지자로 알려진 그는 CSS 등의 스펙 작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CSS 2.1 스펙의 공동 편집자(co-editor)이기도 했습니다. 넷스케이프, 오페라 소프트웨어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구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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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터 공동 창립자 “구글에서의 18년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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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요즘IT와 번역가 Chase가 함께, “힉시(Hixie)’로 알려진 이안 힉슨(Ian Hickson)이 2023년 11월 구글을 떠나며 개인 블로그에 쓴 <Reflecting on 18 years at Google>을 번역한 글입니다. 필자인 이안 힉슨은 Flutter의 공동 창립자이자 리더이며, Acid2와 Acid3테스트, WHATWG, HTML 5 스펙, Pingback 스펙의 관리자이고, 웹 애플리케이션 1.0의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웹 표준의 지지자로 알려진 그는 CSS 등의 스펙 작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CSS 2.1 스펙의 공동 편집자(co-editor)이기도 했습니다. 넷스케이프, 오페라 소프트웨어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구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 글은 이안 힉슨의 개인 블로그 “Hixie’s Natural Log”에 발행한 글로, 회사와 인물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담고 있습니다. “사악해지지 말자”던 구글의 문화가 변하고 있음에 실망하는 내용과 무능한 관리자에 관한 신랄한 비판이 주요 내용입니다.

 

필자에게 허락을 받고 번역했으며, 그는 번역을 허락하는 이메일에서 이 글 이후에 발행한 “The Future is Flutter”라는 글을 언급해주길 부탁했습니다. 해당 글에서 그는 “구글은 떠나지만 Flutter에 관해서는 계속 일할 것이며, 2024년 로드맵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이어갈 작업에 관해서도 밝혔습니다. 플러터와 힉슨의 행보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2005년 10월에 입사한 구글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지난주가 약 18년을 근무한 구글에서 저의 마지막 근무였죠.

 

제가 입사한 시점에 갓 상장했던 구글의 임직원들은 다른 대부분의 회사, 그리고 대중에 퍼진 이야기와 달리, 주니어 엔지니어부터 최고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진정으로 선량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종종 조롱받기도 했던 "사악해지지 말자"라는 모토는 당시 구글의 실제 원칙이었습니다(사실 고객과 인류 전체의 이익보다는 회사의 이윤을 훨씬 우선시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동시대 경쟁 기업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했죠).

 

저는 구글이 진정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사명으로 한 행동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구글 북스가 그 예입니다. 구글이 검색과 크롬과 관련해서, 특히 광고와의 이해 상충과 관련하여, 받은 비판 중 대부분은 근거가 없는 것이었습니다(우연과 실수로 발생한 일들이 종종 악의적으로 비춰 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는 개인정보 보호 운동가들이 구글이 제안하는 것들이 사용자에게 해가 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이러한 논쟁 중 일부는 전 세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그중 사용자들이 가장 성가셔 할 것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매일, 아무 의미 없는 쿠키 관련 경고를 계속 받아야 하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동료들이 회사의 단기적 이익이 아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다가 여론의 냉소인 반응에 직면하는 것에 매우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구글에 있는 찰리의 파티오(2011년)

 

초창기 구글은 일하기 좋은 직장이기도 했습니다. 경영진은 수집된 질문에 주 단위로 매우 솔직하게 답변했습니다. 혹은 어쩔 수 없이 답변을 거부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법적이거나 그 주제가 너무 민감한 등) 솔직하게 답변해 주었죠. 에릭 슈미트는 종종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전사에 자세히 공유했습니다. 제품의 성공 또는 실패는 객관적으로 공표되었고, 성공은 축하하고 실패는 책임을 묻기보다는 비판적인 관점에서 교훈을 얻으려는 자세로 받아들였습니다. 회사에는 비전이 있었고, 그 비전에서 벗어난 부분은 납득되도록 설명되었습니다. 구글에 입사하기 5년 전 넷스케이프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딜버트 법칙 수준의 경영을* 경험했던 저는 구글 직원들의 균일한 역량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똑똑하고 열정적인 직원보다 무능력한 직원이 조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법칙

 

구글에서 처음 9년 동안 저는 HTML과 관련 표준을 연구했습니다. 웹에 좋은 것이 구글에도 좋은 것이기 때문에 웹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임무였습니다(구글의 이해관계는 무시하라고 직접적으로 주문 받았을 정도입니다). 이는 오페라에서 근무할 때의 일과 비슷했습니다. 구글은 훌륭하게 저를 지원해줬습니다. 제 팀은 명목상으로는 ‘구글 오픈소스' 팀이었지만, 전적으로 자율적으로 일했습니다(관련해서는 크리스 디보나(Chris DiBona)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대부분의 업무는 노트북 하나만 들고 구글 캠퍼스의 아무 건물에 서서 했고, 제게 배정된 책상은 사용해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글의 문화적 강점에서 예외가 생기더군요. 예를 들어, 저는 빅 군도트라(Vic Gundotra)의 열정과, 명확히 정의된 그의 구글+에 대한 초기 비전을 좋아했지만, 기대만큼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그의 능력에 대해서는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는 구글에 사일로를 도입하기 시작했는데(예로, 특정 건물은 구글+ 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폐쇄하는 등), 이는 초기 구글이 지향한 완전한 내부 투명성에서 확실하게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인수합병된 안드로이드 팀은 구글의 문화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안드로이드 팀의 일과 삶의 균형은 건강하지 못했고, 팀은 구글의 이전 부서만큼 투명하지 않았으며, 사용자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경쟁사를 쫓는 데 더 집중했습니다.

 

저는 지난 9년은 플러터에서 보냈는데, 이 프로젝트 초창기는 제가 구글에서 보낸 시간 중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플러터는 예전 구글에서 나온 마지막 프로젝트 중 하나로, 래리 페이지가 알파벳을 설립하기 직전에 시작한 야심찬 실험의 일부였습니다. 프로젝트는 스타트업처럼 운영되었고, 디자인보다는 어떤 것을 만들지를 발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내부 투명성과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타오 동과 그의 UXR 팀이 큰 도움을 준)을 가장 우선시하는 문화는 초창기 구글의 문화를 닮았었죠.

 

저희는 처음부터 근본적인 개방을 추구했기 때문에 건강한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쉽게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플러터가 기술 책임자인 아담 바스(Adam Barth), PM인 팀 스니스(Tim Sneath), 엔지니어링 매니저인 토드 볼커트(Todd Volkert)와 같은 훌륭한 리더십을 수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습니다.

 

플러터 설계도

 

또한 처음 몇 년 동안은 문서도 거의 만들지 않았고, 테스트도 하지 않는 등 엔지니어링 모범 사례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 사진의 화이트보드가 핵심 위젯, 렌더오브젝트 및 dart:ui 레이어에 대한 설계 문서로 사용되었습니다. 덕분에 처음에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나중에 대가를 치렀습니다.

 

플러터는 같은 시기의 구글이 겪고 있던 변화와 거의 단절된 채 거품처럼 성장했습니다. 같은 시기 구글의 문화는 무너져갔죠. 사용자의 이익을 위한 의사 결정에서 구글의 이익을 위한 의사 결정으로, 종국에는 의사 결정권자의 이익을 위한 의사 결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투명성도 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모든 전사 회의에 열심히 참석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애썼지만, 이제는 경영진이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어떤 대답을 할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저는 구글의 비전이 무엇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기는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심리 상담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구글에 다니는 모든 고객이 회사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구글은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정리해고는 "사악해지지 말자"의 본질인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성공을 우선시하자”는 구글의 기존 전략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주가가 분기별로 계속 상승할 수 있도록 하려는 근시안적인 추진력에서 비롯된 무리한 실수였죠. 정리해고의 영향은 교묘합니다. 이전에는 사람들이 사용자 또는 적어도 회사에 초점을 맞추고 옳은 일을 하면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의 일부가 아니더라도 결국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면, 정리해고 이후에는 더 이상 회사가 자신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은 사라지고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책임을 회피하게 되고, 자신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향후 해고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에 지식은 사유화되어갑니다.

 

저는 지금 구글에서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습니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 부족은, 경영진이 더 이상 직원들에게도 신뢰를 보여주지 않는 비합리적인 기업 정책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글의 창업자들은 2004년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은 구시대적인 회사가 아니며, 그렇게 될 생각도 없다."라고 말했지만 이제 더 이상 구글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아닙니다.

 

오늘날 구글이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의 대부분은 순다르 피차이의 비전 있는 리더십의 부재와 그가 초기 구글의 문화적 규범을 유지하는 것에는 무관심한 데서 비롯됩니다. 무능한 중간 관리자가 많아지는 것도 이러한 문제의 한 증상입니다. 예를 들어, 제닌 뱅크스(Jeanine Banks)는 플러터, 다트(Dart), 고(Go), 파이어베이스(Firebase)를 다소 추상적으로 묶어놓은 부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부서에는 명목상으로는 전략이 있지만, 저는 원한다고 해서 그 전략을 유출할 수도 없고, 몇 년 동안 그녀의 설명을 들어도 그 전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느 한 부분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팀원들이 하는 일에 대한 그녀의 이해는 기껏해야 최소한의 수준이며, 전혀 일관성이 없고 적용할 수 없는 요청을 자주 합니다. 그녀는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엔지니어를 상품으로 취급하고, 기술력과 무관한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그들의 의지에 반하는 업무를 배정합니다. 또, 건설적인 피드백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말 그대로 피드백을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저보다 정치적인 능력이 더 출중한 리더가 있는 팀의 팀원으로부터는 제닌을 ‘다루는’ 방법을 익혔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녀가 어떤 정보를 요구하면 하면 딱 그만큼의 정보만 적시에 알려줘서 신경을 돌리는 거죠. 구글의 전성기를 보았던 저는 이 새로운 현실이 우울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구글에는 여전히 훌륭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플러터 팀에서 이자영(JaYoung Lee), 케이트 로벳(Kate Lovett), 케빈 치숄름(Kevin Chisholm), 조이 팬(Zoey Fan), 그리고 댄 필드(Dan Field)를 비롯한 수십 명의 훌륭한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습니다(일일이 다 언급해야 하는데 너무 많아서 그렇지 못해 죄송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저는 구글의 모든 직원에게 커리어 조언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회사 곳곳에서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구글을 치유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 최고위층에 변화가 필요하며, 권력의 중심을 CFO의 사무실에서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구글의 방대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사람으로 다시 옮겨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전 세계의 정보를 정리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의 사명을 통해 얻을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주가의 단기적인 변동보다는 인류 전체의 이득을 극대화하면서 향후 20년 동안 구글을 이끌고 싶은 사람이라면 구글의 기술과 열정을 진정으로 위대한 업적에 쏟아부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합니다. 도덕적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비도덕적인 조직에 입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구글 문화의 악순환은 곧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원문>

Reflecting on 18 years at Google

 

위 번역글의 원 저작권은 Ian Hickson에게 있으며, 요즘IT는 해당 글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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