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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초등학교 앞에 있는 동네 카페에 들렀다가, 우연히 학부모들이 앱 서비스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됐다. 그들이 이야기하던 앱은 자녀 용돈 관리·교육 앱 ‘퍼핀’이었다. 문득 요즘 학생들은 어떻게 용돈을 받나 궁금해졌고 퍼핀이 어떤 서비스인지 검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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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파 세대가 쓰는 용돈 관리 앱 ‘퍼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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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초등학교 앞에 있는 동네 카페에 들렀다가, 우연히 학부모들이 앱 서비스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듣게 됐다. 그들이 이야기하던 앱은 자녀 용돈 관리·교육 앱 ‘퍼핀’이었다. 문득 요즘 학생들은 어떻게 용돈을 받나 궁금해졌고 퍼핀이 어떤 서비스인지 검색해 보았다.

 

‘퍼핀’ 서비스 소개 이미지 <출처: 퍼핀>

 

퍼핀은 올해 3월 29일 에듀핀테크 기업 레몬트리에서 출시한 앱 서비스다. 부모가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자녀 용돈 관리 및 경제금융교육 서비스로, 23년 9월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수 10만 건을 넘겼고, 아이들을 위한 용돈 카드는 23년 10월 기준 7만 장 발급됐다. 또한 시드 라운드에서 누적 투자액 85억 원을 확보하며 시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글에서는 *잘파 세대(Z세대+알파 세대)의 건강한 금융 생활을 지향하는 퍼핀 서비스 전략과 잘파 세대를 공략하는 금융권 사례를 함께 살펴보자.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의 합성어로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잘파 세대 자녀에게 용돈 주는 법

나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용돈을 받는 일정한 주기나 규칙이 있진 않았다. 필요할 때마다 말하고 현금으로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 데 불편한 점도 있었다. 첫째는 현금으로 조금씩 타서 쓰니 용돈을 받자마자 금방 소비하게 됐던 것이고, 둘째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일일이 말해야 하는 상황이 번거로웠다는 점이다. 이에 용돈기입장을 써보기도 하고, 용돈을 받는 날짜를 정하기도 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그 시절 내 머릿속에는 왜 용돈 관리를 잘해야 하는지, 잘했을 때 무엇이 좋은지에 대한 개념이 자리잡혀 있지 않았다. 

 

앱 하나로 용돈 관리하기

레몬트리(퍼핀)의 이민희 대표는 지난 7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목적으로 퍼핀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는 어릴 적 필요할 때마다 용돈을 받아 쓰며 느낀 문제점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경제 공부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요즘, 어렸을 때부터 경제 공부를 시작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금이 불편하다고 보호자 명의의 카드를 줄 경우 자녀의 지출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고, 분실, 도용 등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 이에 퍼핀은 ‘퍼핀카드’라는 솔루션으로 결제 편리성을 높이고, 용돈 내역을 앱에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퍼핀 앱과 퍼핀카드를 연동하는 모습 <출처: 퍼핀>

 

퍼핀을 이용하려면 우선 보호자와 자녀 모두 핸드폰에 앱을 설치해야 한다. 보호자 계정에서 가입 및 퍼핀카드 신청을 완료한 뒤, 카드가 도착하면 자녀 계정에 해당 카드를 등록하면 된다. 카드를 수령한 다음 간단한 등록 절차만 거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주요 기능은 ‘용돈 정기 및 수시 송금’이다. 보호자는 자녀와 ‘용돈 계약’을 맺어 용돈을 지급할 시기와 금액을 함께 정할 수 있다. 이때 잔액 및 소비 내역 실시간 조회, 이상 거래 탐지 시 자동 알림, 보호자가 카드 신청/분실신고/해지도 가능하다.

 

또한 퍼핀카드 배송 시 봉투에 ‘잠깐! 엄마 아빠 말고, 아이가 직접 뜯을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문구나, 퍼핀 카드 뒷면에 각인된 자녀의 이름 등 디테일에 신경 쓴 점이 돋보였다. 

 

 

경제 조기 교육의 중요성

<출처: freepik>

 

잘파 세대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이후 태어난 이들을 두루 일컫는다. 이러한 잘파 세대의 특징은 자신만의 개성과 선호가 뚜렷하며, 스마트 기기와 함께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로 급변하는 IT 서비스에 익숙한 경향을 보인다.

 

잘파 세대의 금융에 관한 인식과 태도 <출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들의 금융 활동 또한 다른 세대들과는 비교되는 지점을 갖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3년 8월 발표한 <잘파 세대의 금융 인식과 거래>에 따르면, 잘파 세대에게 주된 관심사를 묻는 문항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학업과 시험(59%)이었으며, 앱 테크(58%)와 용돈 추가 마련(51%)이 2, 3위로 뒤따랐다. ‘금융/경제 교육이 주요 교과목만큼 중요하므로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잘파 세대 응답자의 68%가 동의했다.

 

한편으론 금융 용어의 어려움이나 지식이 미흡해, 금융 거래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러니 잘파 세대의 보호자가 자녀의 경제, 금융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또한 경제 활동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잘파 세대는 앱 테크나 중고 거래 등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경제 활동에 큰 관심을 보이며, 금융 지식 얻기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래 은행의 기반인 고객 관점에서 잘파 세대는 초등학생부터 시작해 시기별 변화 관리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 교육을 위한 메타버스 ‘퍼핀월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당근마켓에서 초등학생이랑 거래하면 벌어지는 일’이라는 제목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당근마켓 거래 후기 사진 <출처: 데일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경제 교육이야말로 ‘글’보다 ‘경험’이 중요할 것이다. 자녀가 실제 행동을 통해 금융 상식을 쌓고, 능동적으로 익혀가는 과정은 교과 과정을 통한 수동적인 학습과는 큰 차이가 있다. 위 사진은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을 통해 자신이 만든 쿠키나 수집한 스티커 등을 판매하는 초등학생과 거래를 한 사람이 남긴 후기다. 위 사례처럼 잘파 세대는 자발적으로 일상 속 금융 활동에 참여하며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금융 상식을 쌓으며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퍼핀의 메타버스 ‘퍼핀월드’ <출처: 퍼핀>

 

이러한 특징에 주목한 퍼핀은 금융 활동에 대한 잘파 세대의 니즈를 겨냥한 기능을 만들었다. 바로 ‘퍼핀월드’라는 메타버스 서비스다. 퍼핀월드에는 회사, 은행, 마트 같은 일상 속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부터 암호화폐 채굴장, 증권거래소, 중고 시장 등 30여 개의 맵이 존재한다. 이들은 퍼핀월드 맵을 돌아다니면서 금융 상식에 관한 문제를 풀 수 있다. 정답을 맞히면 퍼핀머니라는 보상을 획득하게 되며, 이는 보너스 용돈과 같은 개념으로 지급된다.

 

단지 문제를 풀고 보상을 받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맞힐수록 퍼핀월드의 도시가 점점 발전되어 가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스토리텔링과 금전적 보상을 접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금융 퀴즈를 풀면 보상이 쌓이는 퍼핀월드의 시스템 <출처: 퍼핀>

 

퍼핀월드는 ‘금융 문제를 풀면 도시가 발전한다’는 나름의 시나리오를 갖추고 있고, 자녀는 보호자가 미리 설정한 금전적 보상을 받기 위해 금융 지식을 적극적으로 쌓게 된다. 잘파 세대에게 친숙한 게임과 앱테크의 특징을 퍼핀월드에 녹여 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퍼핀월드는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를 일상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잘파 세대의 특징을 공략했다.

 

 

금융권의 ‘잘파 세대’ 공략하기

2021년 12월 출시된 토스의 어린이·청소년 카드 ‘토스 유스카드’ <출처: 토스>

 

2015년 전후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출시되고 시장 참여자가 늘면서 토스, 뱅크샐러드 등 금융 앱은 일상에 없어선 안 될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IT 서비스 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현재 신원으로 금융 거래가 어려운 경우, 핀테크 서비스의 편리함을 누리기 어려웠다. 특히 미성년자를 비롯한 금융 약자들은 자연스럽게 핀테크에 기반한 금융 활동에서 배제되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은 잘파 세대, 즉 10대 불러 모으기에 힘쓰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올해 9월 발표한 ‘글로벌 틴즈 상품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잘파 세대는 자존감이 높고 남과 다른 특별함을 추구하며, 자기 취향에 맞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금융권은 이러한 잘파 세대를 미래 소비 트렌드를 이끌 주역으로 보고, 이들이 주체적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시류에 맞춰 금융위원회 또한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하여, 법정대리권을 가진 부모가 비대면 방식으로 자녀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정책을 완화한 바 있다. 이에 토스에서는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전용 카드 '토스 유스카드'를 출시했고, 국민은행은 청소년을 겨냥한 금융 콘텐츠와 청소년 전용 금융 앱 ‘리브넥스트’를 선보였다. 이외 하나은행,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등 시중은행도 청소년 금융 서비스를 출시해 미래 소비 주역인 잘파 세대 모으기에 힘쓰고 있다.

 

퍼핀의 주 고객층은 밀레니얼 세대 부모와 알파 세대 자녀다. <출처: 퍼핀> 

 

퍼핀과 토스를 간단히 비교해 보면, 퍼핀과 토스 유스카드 모두 자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상 계좌를 생성해 계좌 개설의 번거로움을 해소했다. 또한 용돈 입출금 내역을 앱 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퍼핀은 용돈 관리에서 그치지 않고, 경제를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부가적인 기능과 가치를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날짜, 액수, 목적 등을 약속할 수 있는 시스템과 퍼핀월드와 같은 경제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더불어 주 사용층에서 토스 유스카드는 7~18세의 청소년으로 넓게 타깃한 반면, 퍼핀은 초등 저학년 및 초등학생 보호자를 겨냥하고 있다. 현재 토스 유스카드의 메인 카피는 ‘국내 틴뱅킹 서비스 1위 토스가 만든 어린이와 청소년 전용 카드’고, 퍼핀 앱의 메인 카피는 ‘엄마가 만들어주는 초등용돈카드’임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서비스 모두 틴뱅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퍼핀은 타깃을 좁혀 틈새시장을 뾰족하게 파고들었다고 볼 수 있다.

 

 

마치며

퍼핀이 1만 명의 유저 데이터를 통해 발표한 나이대별 자녀 용돈 통계 <출처: 퍼핀>

 

퍼핀은 현재 ‘자녀의 미래에 부(富)가 따를 수 있게 한다’라는 미션을 잡고, 용돈을 주는 보호자와 용돈을 받는 자녀 모두의 니즈를 용돈 관리·교육앱이라는 솔루션으로 해소하고 있다. 또한 뱅크샐러드나 토스처럼 성인이 주로 사용하는 기존의 금융 앱과는 달리, 미성년자들의 소비, 지출, 용돈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앱 내 축적되는 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나이대의 자녀들은 일주일에 대략 어느 정도의 용돈을 받고 있는지 등의 인사이트를 유저들에게 제공한다.

 

물론 퍼핀이 해결해야 할 한계점도 있다.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과 금융 교육에 관한 기능도 퍼핀월드가 전부라는 점이다. 이미 시장 강자로 자리 잡은 다른 핀테크 앱들 사이에서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다만 금융교육 플랫폼으로써 여러 금융기관과의 협업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있다. 지난 9월에는 자녀가 직접 목표를 정하고 용돈을 모을 수 있는 저금통 기능을 새롭게 출시했으며, 2024년부터 구독 모델 수익화를 본격화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퍼핀은 자녀가 쉽고 재밌게 금융 지식과 경험을 쌓길 바라는 보호자의 니즈와 디지털과 익숙한 잘파 세대를 공략한 서비스다. 그러나 현재 핀테크, 기존 금융권에서도 틴즈 전용 상품과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잘파 세대 공략에 나섰다. 과연 퍼핀이 기존 금융권과의 열띤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자녀 용돈 앱’이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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