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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다루는 전략 EoA]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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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다루는 전략 EoA] 시리즈

가장 효과적인 애자일 프레임워크 13가지

② 애자일 프레임워크 제대로 활용하는 법(현재 글)

토스에서 요즘 ‘애자일’하는 방법(feat.EoA)


지난 글 <가장 효과적인 애자일 프레임워크 13가지>에서 ‘불확실성을 다루는 전략’으로 EoA(Essential of Agility)를 정리한 김창준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애자일이 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애자일의 핵심적인 작동 메커니즘을 13가지로 정리하고, 이것을 불확실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 만든 이야기를 소개했죠.

 

하지만 이 프레임워크는 단지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그치거나 13가지 항목을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적용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죠. 그래서 이를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이번 글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먼저 EoA 프레임워크 13가지 중 몇 가지 항목을 설명한 다음, 개인의 차원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례로 글로벌 앱 개발 기업 ‘픽소’의 김다은 개발자와 크래프톤 벨루가 팀의 이주형 PM, 삼성전자 MX사업부 이승범 수석 엔지니어 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그 뒤에는 ‘토스’에서 조직에 이것이 어떻게 전파되었고,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하고 있는 이들이 업무에서 어떤 도움을 받게 되었는지를 소개합니다.

 

이전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먼저 읽고 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EoA 각 항목은 기본적으로 영문으로 쓰여 있고, 영문 뒤로 한글 의미가 기술됩니다. 요즘IT에서는 한글을 우선하는 것이 원칙이나, 여기서는 EoA를 활용하는 이들의 방식에 따라 EoA 각 항목을 언급할 때는 영문 단어를 우선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에 따라 독음이나 의미를 괄호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EoA 메커니즘 이해하기 

사례를 취재하면서 가장 많은 분들이 언급했던 asymmetry(비대칭성 확립하기)와 piecemeal&center(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하되 작은 단위로 쪼개서 진행하기)를 소개하겠습니다.

 

asymmetry(비대칭성 확립하기)

asymmetry가 속한 상위 목표는 Avoid big loss(큰 손실 피하기)입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큰 손실을 피해야 한다는 목표 하에 asymmetry와 같은 프레임워크를 적용해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프레임워크를 만든 김창준 애자일 컨설팅 대표는 책 <안티프래질>의 사상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프래질(fragile)’은 ‘깨지기 쉬운’이라는 뜻의 영단어로 책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여기에 그 ‘반대’를 뜻하는 ‘anti’를 붙여 ‘안티프래질’이라는 신조어를 내놨습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 닥친 상황에서 손실보다 이익이 더 큰 자리에 놓이는 것을 ‘안티프래질’하다고 보고, 그 반대는 ‘프래질’하다고 규정합니다. 김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깨지기 쉬운의 반대는 튼튼한으로 생각합니다만, 수학적 의미에서 정반대는 ‘충격을 받을수록 더 튼튼하다’가 됩니다. 그래서 예컨대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 닥치면 오히려 이득이 될 수 있는 구조를 '안티프래질'하다고 말합니다”라고 설명합니다.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EoA 매커니즘 중 하나로 김창준 대표가 제시하는 것이 asymmetry입니다. 불확실한 문제 앞에서, 내 손해의 크기는 제한하면서 이익의 크기는 상한이 없도록 하는 실천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프레임워크입니다.

 

적용할 수 있는 예시로는 ‘타임박싱(timeboxing)’이 있습니다. 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 즉 타임박스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타임박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시간이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일 경우, 투입 시간에 상한을 두는 겁니다. 그러면 시간 지출은 상한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예를 들어 1시간이라고 치면 1시간 이상은 쓰지 않는 거죠. 하지만 물리/육체적 작업이 아니라 지적知的 작업이라면 그 시간만에 일을 처리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합니다. 상한이 열려있는 거죠. 그래서 '이익과 손실의 비대칭'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만약 시간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면 타임박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 ‘프리모템(premortem)’을 적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프리모템은 의사결정을 평생 연구한 심리학자 게리 클라인이 자신의 연구에 기반해 직접 고안, 2007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Performing a Project Premortem’에서 소개한 기법입니다. post-mortem은 부검, 검시를 뜻하는 말인데, ‘사후’를 뜻하는 ‘post’ 대신 ‘pre’를 붙여 ‘사전’이라는 의미가 담겼고, 우리 말로는 ‘사전부검’으로 번역됩니다. 김 대표는 “이 기법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거칠게 요약하자면, 프로젝트가 실패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가정하고, 현재 시점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끝까지 진행한 뒤 실패 원인을 찾는 것보다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Piecemeal & center first

Piecemeal & center first가 속한 상위 목표는 Achieve critical early with less effort(핵심적인 것을 일찍 적은 노력으로 성취하기)입니다. 김 대표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명하게 움직이려면 핵심적인 것을 더 적은 노력으로 일찍 성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메커니즘의 큰 카테고리가 있고, 그 밑에 'Piecemeal & center first'라는 구체적 메커니즘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Piecemeal & center first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듯이 조금씩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것(center)부터 해야 하고요. 또 동시에 이 핵심을 뒤로 미루지 않고 일찍, 초기부터 다루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일찍, 핵심, 적은 노력, 이 세 가지가 다 동시에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내가 처한 문제를 이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실천법을 만드는 것이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EOA를 배운 사람들은 "암 환자 무좀 치료하기"라는 것을, 이 piecemeal & center first와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비유할 때 자주 쓴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때, ‘나중에 이것이 잘못되면 큰일나는 아주 핵심적인 가설’을 먼저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 내가 하려는 과제가 해볼 만한 느낌이 들도록 쪼개져 있는지, 검증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핵심 가설을 다루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여러 의견에 점수를 매기는 방법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사례 알아보기

이렇듯 EoA의 각 메커니즘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것을 내가 풀고자 하는 상황에 비춰보는 프레임워크로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프레임워크를 통해 나의 상황을 진단하고, 거기서 내가 지금 실천할 수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보는 것이 EoA를 적용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례 채집을 위해 7명을 만났는데, 모두가 13가지 프레임워크를 모두 처음부터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하나씩 적용해보고,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이해가 깊어졌죠. EoA의 핵심은 김창준 대표가 이야기했듯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스스로 실천법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레임워크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실제 적용 사례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oA 매커니즘 항목. AC2 커뮤니티가 제공한 내용을 기반으로 요즘IT에서 다시 정리했다. <출처: 요즘IT>

 

 

평소에도 EoA를 활용하는 법

글로벌 앱 개발 기업 ‘픽소’의 스크럼마스터 김다은 씨는 4개월째 평일 아침 매일 EoA를 적용하는 모임인 ‘EoA로 살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창준 대표가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 ‘AC2’에서 만난 다른 이들과 함께입니다. 


“창준 님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그걸 빠르게 적용하는 건 정말 잘하는 것 같은데, 그 변화를 에너지를 덜 쓰면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건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그래서 개선할 수 있는 도구를 찾고 싶었는데, 마침 EoA를 알게 됐어요. 하려다 보니 여러 사람이 함께하면 좋을 것 같아서 공유 시트도 만들었고요.”

 

모임은 디스코드를 통해 화상으로 진행됩니다.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공유된 구글 스프레드시트의 템플릿을 채웁니다. 템플릿은 김다은 씨가 직접 만들었고, 함께하는 다른 이들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됐습니다.

 

김다은 씨가 활용하는 템플릿은 이렇습니다.

 

 

첫 행에는 작성자의 이름을 적습니다. 위 템플릿에서는 ‘다은’이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보이지는 않지만 E열에는 다른 참가자의 이름이 적혀 있고요. 당일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것입니다.

 

B열에는 모임 순서에 따라, 진행할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체크인’은 각자의 컨디션을 적는 칸입니다. 그 아래 칸에서는 전날 ‘불확실성을 잘 다룬 사례와 잘 다루지 못한 사례’를 회고하고, 어제의 배움을 바탕으로 오늘 EoA를 적용해 해결할 일을 Practice1, 2에 적습니다. Practice 1,2 사이에 우선순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Outcome Observable Question(O.O.Q, 관찰 가능한 결과)에는 Practice를 실행했을 때 그 결과를 관찰할 수 있는 질문을 적고, Factor에는 이에 활용되는 EoA 프레임워크를 나열합니다.

 

그 아래로는 애자일 13가지 프레임워크 목록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작성자가 특별히 각 칸에 해당되는 내용을 적기 위한 것은 아니고, Practice나 Factor를 참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가있습니다.

 

 

그 밑으로 오늘의 EoA 모임을 회고하는 칸이 있습니다.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이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동시에 문서를 작성하고, 화상 미팅을 통해 서로 피드백하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김 씨는 “다른 사람들이 제 사례를 보고, 제가 적은 것 외에 적용해볼 수 있는 프레임워크나 실천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줘요.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프레임워크 13가지에 자연스럽게 체화돼요”라며 함께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 이것을 업무와 일상 생활에 어떻게 활용하면 될까요? 김다은 씨의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례1 너무 많은 회의 해결하기

회의가 하루동안 6개나 있는 날이었습니다. 퇴근 후 저녁에 있는 모임까지 가야 했기에 이 많은 회의를 어떻게 에너지를 지키면서 할 수 있을지 고민되었습니다. 그는 먼저 13가지 항목 중 ‘리얼 옵션Real Option(선택의 옵션 만들어두기)’을 떠올리고, 혹시 6개 회의 중 미뤄도  되는 회의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리얼 옵션 프레임워크는 이는 ‘지금 진행해도 되고 나중에 진행해도 상관 없는 옵션’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옵션을 만들어둔다면,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가려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김창준 애자일 컨설팅 대표는 이해 대해 “불확실성이 높을 경우, 일반적으로 시간이 갈수록 정보가 점점 더 쌓이고 우리는 똑똑해집니다. 초기에는 정보가 가장 부족하죠. 그럴 때 초반에 모든 것을 다 결정하기보다 미룰 수 있는 건 가능한 한도 내에서 미루는 전략을 쓰면, 나중에 결정을 하게 되는 그 시점까지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모든 결정을 해두면 매몰비용 효과로 나중에 정보가 업데이트 되어도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라고 부연설명했습니다. 

 

김다은 씨는 이 상황에서 이 프레임워크는 사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6개의 회의 모두 그날 진행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의를 하면서 ‘center’를 찾아 중요한 것만 논의하고 빨리 끝내 ‘slack’을 만드는 실천법을 생각했어요”- 김다은 픽소 스크럼마스터

 

회의 6개 닥친 날 EoA로 해결하기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center) 떠올려 회의에서 중요한 것만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slack(여유 확보하기)을 위해서는 ‘틈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최소 10분 동안 바람을 쐬거나 산책하기’라고, 구체적인 액션 아이템을 Practice 칸에 적었습니다.

 

또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스스로 ‘빅마우스가 되지 않도록 믿을 만한 팀원을 서포트하고 자신은 뒤로 빠지기’를 실천하기로 하고, Practice에 적었습니다. 김 씨는 이 기록에 대해 “지금 생각해보면 work with stakeholders를 적용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것을 통해 가늠할 수 있는 ‘관찰 가능한 결과’는 “회의가 늘어지지 않는가? 말을 많이 해서 목이 아프진 않는가”로 적었습니다. 6개 회의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정한 실천법을 실행한다면 이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기대가 이 항목입니다.

 

여기서 활용된 프레임워크(Factor)로는 piecemeal&center first(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하되 작은 단위로 쪼개서 진행하기), slack(여유 확보하기)이었습니다.

 

또 다른 실천법도 적었습니다. “하나의 회의가 끝날 때마다 에너지 상태를 체크해 각 회의마다 에너지 소모 전략 다르게 하기”라는 내용을 Practice2에 적었습니다. 이를 통해 관찰 가능한 결과는 “현재 에너지 상태가 몇 %인가?, (퇴근 후 참석할) 번개가 끝나고나서도 40%이상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detect early(문제를 빠르게 감지하기), asymmetry(비대칭성 확립하기), feedback & adapt(피드백을 받고 재조정하면서 나아가기), diversity(외부 자극에 다양하게 대응하기) 프레임워크를 적용했습니다. 

 

회의 하나가 끝날 때마다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는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detect early’를, 회의 한 개마다 사진의 상태를 감지함으로써 다른 회의에서 손실을 보지 않고 오히려 이득을 챙겼다는 점에서 ‘asymmetry’를, 자신의 상태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다음 회의에서 상태에 맞는 다른 전략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diversity’를, 이러한 자신의 상황을 체크하고, 이를 전략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feedback & adapt’를 활용했다고 본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자신의 상황을 EoA를 통해 비추어봄으로써 “에너지가 소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녁 모임에 참가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김창준 애자일 컨설팅 대표는 “김다은 씨는 EoA를 생각의 씨앗으로 삼아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행동을 일일이 직접 설계했습니다. 이것이 애자일의 정신입니다”라고 역설합니다. 

 

사례2 템플릿 개선하기

사실 김 씨가 활용하는 템플릿이 처음부터 이런 모양은 아니었습니다. 원래는 EoA 13가지 항목을 공부하는 목적으로, 각 항목에 대한 액션을 적는 방식으로 진행했죠.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니 각 항목에 익숙해져 더 이상 공부가 필요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 템플릿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EoA를 적용했죠.

 

먼저 ‘piecemeal&center’를 찾아봤습니다. 이 템플릿을 통해 가장 하고 싶은 게 뭔지, 본질은 뭔지 봤더니 ‘불확실성을 잘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EoA 항목을 공부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으니, 본질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죠.

 

그렇다면 불확실성을 잘 다루기 위해 템플릿을 어떻게 더 잘 만들지 생각해봤습니다. 김 씨는 “이렇게 생각해본 것 자체가 ‘High ground for change(변화에 유리한 지점 선점하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화에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려면, 불확실성을 잘 다루기 위한 템플릿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템플릿은 새로운 정보를 얻고(Receiving new info), 피드백을 받고 재조정하면서 나아갔으며(Feedback&adapt), 이를 통해 계속 배우면서 나아갈 수 (Learn as you go)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지금의 템플릿이 마련되었습니다.

 

김 씨는 “불확실성을 다룰 때, 무엇을 참고해 의사결정해야 할지 모호합니다. 그런데 EoA는 그럴 때 활용하는 도구로 유용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례3 가족 관계 개선하기

김다은 씨와 함께 ‘EoA로 살기’ 모임에 두 달째 참여하고 있는 크래프톤 벨루가 팀 PM 이주형 씨는 일상생활에도 EoA를 적용해봤습니다. 7개월된 아기를 두고 주말부부 생활을 하는 그는 혼자서 아기를 보며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사정이 있어 주말부부 생활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이 상황에서도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는 ‘불확실성을 잘 다루지 못할 것 같은’ 일로 ‘육아에 지쳐가는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찾기’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EoA로 어떻게 풀 수 있는지 고민해봤습니다.

 

먼저 Receiving New Info를 떠올렸습니다. 아내에게 ‘어떤 것을 해주면 좋을지 물어보고  새로운 정보를 얻기’를 Practice로 적었습니다. 또 이 문제의 Center는 ‘아내가 공감을 받는다는 느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 Work with Stakeholders를 떠올리며, 혼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 아내를 함께 해야 할 이해관계자로서 참여시키기로 했습니다.

 

‘육아에 지쳐가는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찾기’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였지만, 이때 생각해본 EoA 프레임워크가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당면했을 때 도움이 됐습니다. 일례로 아내가 몸이 아파 힘들어하던 날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현재 아내의 부모님 댁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데, 그날 따라 부모님도 자리를 비우시고 함께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Redundancy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몇 가지 떠올렸고 Stakeholders를 아내에서 자신의 부모, 아내의 부모까지 넓혔습니다. 또 주변의 경험자들에게 New info를 얻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이어진 것만이 아니라, 당초 목표로 했던 ‘아내가 공감을 받는다는 느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을 달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주형 씨는 “아직 EoA를 잘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정답이 없는 문제가 있을 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된다”며 “예전에는 ‘이걸 어떻게하지’ 혼자 고민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고민 시간을 단축하고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례4 서비스 종료에 대처하기

이주형 씨가 EoA를 개인 생활에만 적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최근 자신이 맡았던 서비스가 회사의 결정에 의해 종료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해고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다른 자리를 알아봐야 할지, 회사 내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등 불안하고 고민이 되었습니다.

 

이때도 ‘EoA로 살기’ 모임에 참여해 이 문제를 EoA 프레임워크를 통해 바라봤습니다. Avoid Big Loss를 위해 asymmetry가 가장 필요했습니다. 잃는 것을 최소화 하면서 이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몇 가지 실천법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먼저 장기적으로 신뢰를 잃는 것을 막기 위해 서비스를 종료 시점까지 잘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또 다른 회사에서의 기회를 알아볼 필요도 있었습니다. 동시에 사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김창준 애자일 컨설팅 대표는 요즘IT와의 인터뷰에서 EoA는 “스스로 실천법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주형 씨는 각 항목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 하더라도, 몇 가지 프레임워크를 상황에 비추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정답 없는 상황에 실천해볼 수 있는 일들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례5 관련 팀의 입장 차이 해결 하기

삼성전자 MX 사업부 수석 엔지니어 이승범 씨도 김다은, 이주형 씨와 함께 두 달 째 ‘EoA로 살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는 EoA를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던 사례로 최근 두 팀의 입장 차이를 해결했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그는 당시, 자신이 맡은 기능을 QA 팀에서 다른 모듈의 성능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지 않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측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관해 QA팀과 이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듈의 성능을 결정하는 것이 그가 담당한 기능만은 아닌데, 그 기능을 모듈 성능 측정에 활용한다면 마치 그 기능 때문에 성능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고, 그것은 곧 팀이 불필요한 문제에 매달리게 될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이승범 씨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은 이미 과거부터 반복된 그러한 문제로 지쳐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QA팀 또한 테스트 문서로 규정된 원칙에 따라 그렇게 실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죠.

 

이 씨는 예전 같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할 시간이 더욱 길었겠지만, 이번에는 EoA를 떠올렸습니다. 그중에서도 asymmetry를 가장 먼저 떠올리며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익은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어 stakeholders인 팀원들에게 이를 공유하며(work with stakeholders) asymmetry를 확보할 방법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우선, 그들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은 ‘테스트를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상대 팀의 상황에서 이 안을 받아들일 수 없을 테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이에 ‘테스트를 하되 테스트 조건을 상세히 맞추기’를 제안해 테스트를 통해 불필요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자는 안을 만들었죠. 이는 결국 QA팀에도 테스트를 여러 번 하지 않고 필요한 것만 함으로써 업무로드를 줄일 수 있는 ‘윈윈’ 전략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EoA를 활용해 제안할 내용을 도출한 뒤 QA팀에 제안하고나니, 오히려 receiving new info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정보가 부족해 제안을 하기가 더 어려웠는데, EoA를 활용해 나름대로 방법을 고려해 제시하자 오히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그는 전합니다.  이렇게 얻은 새로운 정보는 테스트 조건으로 팀에 더욱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안할 수 있는 도구가 됐죠.

 

그는 “애자일에 관해 이야기할 때 스크럼이나 칸반 등의 프랙틱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건 적용해보면 막상 쉽지 않고, 나에게 맞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EoA는 나에게 맞는 상황 하나하나에 적용할 수 있어 불확실한 상황을 더 잘 다룰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마치며

여기까지, <가장 효과적인 애자일 프레임워크 13가지>에서 처음 소개한 EoA 프레임워크 중 두 가지를 설명하고 실제 적용 사례를 들여다봤습니다. 각각 소개한 사례는 자신의 상황을 바탕으로 EoA의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실천법’을 디자인한 것이었습니다. 각자 다른 불확실한 상황 앞에서, 그것이 어떤 상황인지 정의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김창준 애자일 컨설팅 대표가 강조했듯 “맥락에 맞는 실천법을 디자인”하는 것이 이와 같은 모습으로 보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것을 조직에 전파하며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토스 UX라이터 김자유 씨와, 김자유 씨를 통해 Eo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 토스 팀원 5명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조직에 애자일을 어떻게 전파할 수 있을지,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도구가 없을지 고민인 분들께 유용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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