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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로 정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정치는 세대 간 간극이 도드라지는 분야 중 하나다. 최근 들어 세대에 따라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 2023년 4월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20대 무당층은 53%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비단 무당층 비율뿐만 아니라, 정치적 무관심을 넘어 정치에 대한 반감이 심화하는 청년 세대 내 문제는 갈수록 심화하는 추세다.
정치에 대한 청년 세대의 냉소는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다. 크고 작은 결정 하나하나가 우리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는 사회 발전과 변화에 필수적인 수단이므로,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청년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뉴웨이즈는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왜 정치만 그대로일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정치 에이전시 스타트업이다. '젊치인', 즉 젊은 정치인(만 39세 이하 기초의원)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뉴웨이즈는 커뮤니티의 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글을 통해 뉴웨이즈 커뮤니티와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023년 6월 기준, 제21대 국회의원은 299명이다. 그러나 머릿속에 떠오르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나 또한 뉴스, 팟캐스트, 뉴스레터 등 정치 뉴스를 챙겨 보려는 노력도 했지만, 선거철이 되어서야 공보물을 훑어보는 정도다. 투표를 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내가 뽑은 사람에 대해 잊어버리기도 십상이다. 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정치인들이 요즘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의견을 내고 있는지 일일이 따라가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이 분주할수록 정치와도 가까워야 한다. 건강한 정치는 일상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안전망이 되어준다. 그러나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다. IT 프로덕트 관점에서 보면 정치라는 분야 자체가 배달 앱, 이커머스, SNS처럼 일상에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내 휴대폰에 깔려 있는 앱 중 정치에 관련한 건 하나도 없다. 그나마 앞서 언급한 뉴스레터 정도가 전부이며, 오롯이 정치만을 위한 프로덕트는 접한 적이 없다.
나 역시 한 명의 청년으로서 정치에 지쳐 있던 것인지, 최근 선거에서 뽑고 싶은 사람이 없어 곤란할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뽑아야 하지 않겠나 싶어 오랜만에 SNS에서 정치에 관한 뉴스와 정보를 탐색하다가, ‘뽑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 고민인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을 가진 뉴웨이즈를 발견하게 되었다.
현재 연재 중인 <요즘 뜨는 커뮤니티> 시리즈에서는 디스콰이엇, 맹그로브처럼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는 IT 프로덕트를 소개해왔다. 뉴웨이즈도 이에 따라 주제 삼은 프로덕트지만, 보통의 커뮤니티 프로덕트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뉴웨이즈는 기본적으로 에이전시의 형태를 띤 스타트업이고, 뉴웨이즈 커뮤니티는 더 많은 유권자와 젊은 정치인을 뉴웨이즈에 불러 모아 에이전시의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보통 커뮤니티 프로덕트에서 살피는 DAU, MAU 같은 지표보다는 실제 정치 생태계에 이끌어 낸 변화에 관한 지표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뉴웨이즈는 '더 많은 동네 젊치인을 등장시킨다'는 목표로 새로운 전문성을 가진 젊치인 발굴, 유권자를 타겟팅한 쉽고 재밌는 정치 콘텐츠 발행, 다양한 젊치인 성장 프로그램 등을 추진했다. 이에 뉴웨이즈가 목표했던 대로 지방선거 결과 상 138명의 젊치인 후보자와 40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각각 전체 후보자의 19퍼센트, 전체 당선자의 10퍼센트를 차지하는데, 이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당선자가 전체의 6%에 불과했던 데 비해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뽑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 고민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유권자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되어야 한다. 단지 정치인이 많아진다고 해서 ‘뽑고 싶은 사람’까지 같이 늘어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는 원래 그런 거야”라는 세간의 고정 관념은 청년 세대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는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뉴웨이즈는 ‘정치인의 풀’ 자체를 넓힌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움직인다. 뉴웨이즈가 다양한 젊치인 후보자를 발굴하며, 유권자와 젊치인의 연결 다리가 되어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청년 세대 역시 정치의 발전을 기대하는 동시에 정치를 낯설고 어려워한다. 이에 뉴웨이즈는 단순히 플랫폼을 깔아 주고 유권자와 정치인이 알아서 활동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바뀌는 건 없다’는 생각으로 젊치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때의 구조란 의사결정권을 가진 유권자와 지지자를 찾는 젊치인들이 한 데 모여 집단을 이루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뉴웨이즈는 뜻이 맞는 유권자와 정치인이 연결되고, 궁극적으로는 청년 세대의 정치적 입장, 문제 해결 방법, 문제 우선순위가 정치에 반영되어 일상이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IT 프로덕트를 기반으로 온라인상에서 이들이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일에 나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뉴웨이즈의 유저가 된다. 이 유저들은 정치가 궁금한 유권자, 그리고 정치에 입문하고 싶은 젊치인으로 나뉘어 각자의 니즈를 달성하기 위해 커뮤니티에 참여한다.
뉴웨이즈는 이렇게 뉴웨이즈의 유저가 된 유권자와 젊치인이 상호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뉴웨이즈 커뮤니티 구조에서 유권자들은 자신과 유사한 경험을 가진 젊치인들에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젊치인들은 빠르게 지지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지난 6월, 뉴웨이즈는 '피드' 기능을 선보이며 커뮤니티 역량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뉴웨이즈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저끼리 소통이 어려웠는데, SNS의 형태를 띤 피드 기능으로 커뮤니티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뉴웨이즈 피드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동네 정치인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의 거주지, 관심 키워드에 따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정치인을 추천해 준다. 이를 통해 유권자는 평소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주변의 다양한 문제와 이를 해결해나가는 정치인의 행보를 지켜볼 수 있다.
또한 피드 기능을 처음 시작할 때 거주지 정보를 기반으로 지역구 정치인을 모아볼 수 있으며, 각 정치인이 작성한 프로필과 게시글을 열람할 수 있다. 피드 기능을 이용하는 정치인은 ‘소식’, ‘의견’, ‘해결’과 같이 자신의 정치 활동을 드러낼 수 있는 카테고리를 골라 게시글을 쓸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유저는 정치인을 구독하며 지속적인 지지를 표현할 수 있다.
뉴웨이즈의 다음 목표는 바로 다가오는 2024년 총선이다. 뉴웨이즈는 2024년에도 ‘뽑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은 세상’을 만들고, 더 많은 젊치인들에게 든든한 지지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는 기초의원을 대상으로만 운영하던 젊치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모든 선출직 정치인으로 대상을 넓혀 정치인을 발굴하고, 정당이라는 경계를 넘어 젊치인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2018년 지방선거에 비해 202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광역의원 젊치인 수는 크게 늘었지만, 아직 단체장 급에 해당하는 시도지사, 시군구장, 교육감 당선자 중에서는 아직 젊치인이 없고, 성별, 정당 등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했다는 측면도 있다.
뉴웨이즈는 지난 6월에 피드 기능을 처음 선보였고, 피드 내 정치인들의 구독자 수도 약 50명 내외를 웃도는 수준으로 아직 유저 풀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구체적인 행보를 계획하고 있고, 피드 내에서 지역구를 확대하는 등 기능 개선도 예정하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세대에게 정치에 대한 새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활성화될 뉴웨이즈 커뮤니티를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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