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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관장이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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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포인트 인구 혁신 포럼 ‘Start up, 인구 문제를 푸는 실마리’

이런 분들이 읽으면 좋습니다

 

  • 새로운 '문제 해결법'에 관심이 있는 기획자, 비즈니스 전략가, 마케터
  •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들의 독특한 전략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
  • 문제 해결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싶으신 분

 

내 일이 아닌 것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특히 그 문제가 코앞에 닥친 현실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언젠가 누군가는 해결해 주겠지…” 하면서 말이다.

 

지난 2월 지인 소개로 액셀러레이터 사인 ‘블루포인트 파트너스’가 주최한 인구 혁신 포럼에 다녀왔다. 포럼 주제는 인구 감소 문제였다. 그동안 뉴스나 신문을 통해 ‘역대 출생률 최저’, ‘고령층 디지털 격차 문제 심각’ 등의 소식을 들어왔지만, 일상에서 체감하기는 어려운 문제라 그 심각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포럼에서 스타트업들이 인구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참신하게 해결해나가고 있는지 살피면서, ‘인구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지’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깨닫게 됐다.

 

인구 혁신 포럼

 

오늘은 인구 혁신 포럼에 참여한 5개 기업 중 2개 기업인 더뉴그레이와 클리(마이세컨플레이스)가 인구 감소 문제를 어떤 접근법을 통해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있는지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 아저씨들한테 옷을 입히고, 한국 아저씨들과 콘텐츠 만들고 있습니다.” - 더뉴그레이

더뉴그레이
더뉴그레이 인스타그램 피드 <출처: 더뉴그레이 인스타그램 계정>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멋진 옷을 한국 아저씨들 콘텐츠. 그 콘텐츠는 더뉴그레이의 프로젝트다. 더뉴그레이는 한국 시니어들이 멋지고 우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이다.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시니어 패션을 관리하고,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여 시니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향후에는 시니어에 특화된 이커머스를 제공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뉴그레이가 이처럼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크게 4가지 관점으로 살펴보자.

 

접근 방식 1. ‘어떻게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권정현 대표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기존의 접근 방식이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생각해,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외국 시니어들의 멋진 스타일링에 대한 영감을 얻고 ‘우리나라 시니어도 우아하고 멋지게 입을 순 없을까?’하는 호기심과 바람에서 더뉴그레이라는 창의적인 패션 사업이 탄생했다. 시니어 문제와 패션, 둘은 서로 동떨어진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음에도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더뉴그레이
더뉴그레이 권정현 대표 <출처: 작가>

 

“만약 제가 ‘노인 빈곤 문제나 자살 문제를 해결해 줘야겠다’라는 관점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면, 지금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절대 나올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이탈리아나 미국 잡지를 보면 멋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찾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이런 멋있는 시니어를 한국에 만들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접근 방식 2. ‘시니어는 자신을 가꾸는데 관심이 적다’라고 생각하는 세상의 편견에 갇혀있지 않았다

더뉴그레이는 시니어들이 자신을 가꾸는 것에 관심이 적다는 세상의 고정관념에 벗어났다. 시니어도 여전히 자신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기성세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부분을 파악하지 못한 기업들은 준비된 혹은 행복한 죽음을 뜻하는 ‘웰 다잉 (Well-dying)’ 관점에서 시니어 프로덕트를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반면, 더뉴그레이는 건강하고 멋지게 나이 듦을 뜻하는 ‘웰 에이징(Well-aging)’ 관점에서 시니어를 바라보고자 했다. 기존의 편견을 뒤집은 더뉴그레이는 멋있는 시니어들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여, 시니어들이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가 주연이 될 수 있는 모습들을 적극적으로 노출시켰고, 시니어 패션을 넘어 인구 문제에 대한 인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니어를 상대로 할 때 신체적인 노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저희는 ‘멋지고 젊고 감각 있게 오래 살자’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어요.”

 

접근 방식 3. ‘정말 정관장이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기존에는 젊은 세대의 자녀들이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은 건강기능식품, 효도 패키지 여행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권정현 대표는 ‘정말 정관장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 부모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까?’ 하는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내 ‘우리 아빠 프로필 사진 바꿔주기’ 캠페인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진행하는 등 젊은 세대의 자녀가 줄 수 있는 새로운 선물을 기획했다.

 

해당 캠페인은 ‘부모님 프로필 사진’하면 떠오르는 등산, 꽃, 자연 사진과 같은 기존의 프로필 사진 대신 당신의 멋있는 모습을 담을 수 있도록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는 것으로, 목표한 펀딩 금액보다 120% 넘게 달성하며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또한 캠페인이 종료된 후에도 프로필 촬영 결과물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확산하며, 더 많은 시니어들이 스스로 멋과 개성을 찾아가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 낼 수 있도록 기여했다.

 

더뉴그레이
더뉴그레이의 ‘우리 아빠 프사 바꾸기 대작전' 프로젝트 <출처: 작가>

 

“그동안 명절에는 부모님에게 정관장을 선물하기 마련이었죠. 하지만 저희가 새로운 레퍼런스를 만들었어요. 크라우드 펀딩을 참여한 자녀들의 부모님 모습을 멋진 사진으로 담아냈고 이를 통해 캠페인이 끝난 이후에도 ‘우리 부모님도 저렇게 되게 해드리고 싶다’는 젊은 세대들과 시니어들의 욕망까지 함께 건드릴 수 있었죠.”

 

접근 방식 4. ‘시니어는 당연히 네이버 밴드지’라는 편견을 깼다 

일반적으로 시니어층은 네이버 밴드와 같은 플랫폼을 선호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권정현 대표는 밴드 대신 인스타그램을 택했다. 특정 세대에 대한 편견이 플랫폼의 사용을 나누게 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권정현 대표는 각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치와 바이럴을 고려해 본 후, 시니어의 패션 사업 플랫폼으로 주저 없이 인스타그램을 택했다. 

 

초반에는 이런 결정을 두고 특정 경영 대학의 유명한 교수님이 ‘시니어 비즈니스를 무슨 인스타그램에서 하냐’며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더뉴그레이가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당연히 인스타그램이어야 했어요. 인스타그램이었기 때문에 뉴발란스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 덕분에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부터 국가보훈처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어요. ‘시니어는 네이버 밴드지’라고 생각했다면 과연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요?”

 

 

“모두를 위한 두 번째 집” - 클리(마이세컨플레이스) 

클리 ‘마이세컨플레이스’
클리 ‘마이세컨플레이스’ 박찬호 대표 <출처: 작가> 

 

클리는 집 공동 소유 플랫폼인 ‘마이세컨플레이스’를 만든 기업이다. 박찬호 대표는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한 곳에서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 ‘마이세컨플레이스’를 소개했다. 한 도시나 집에 머물지 않고 주말 또는 휴일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마련한 또 다른 공간을 ‘세컨 하우스’라고 하는데, 세컨 하우스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반면 이를 해결해 주는 솔루션이 없다는 데서 마이세컨플레이스가 시작됐다.

 

접근 방식 1. ‘어떻게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마이세컨플레이스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고민에서 시작됐다. 마이세컨플레이스 초기 창업자들은 일자리와 취미로 인해 다양한 곳에서 일하거나 살게 됐는데, 이런 상황에 처한 자신들과 고민과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이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연과의 접점, 공간적인 자유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발견했고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클리 ‘마이세컨플레이스’
마이세컨플레이스 코파운더 소개 <출처: 작가>

 

“마이세컨플레이스는 현재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동 소유 세컨 하우스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는 것이 주거 형태로 여겨지는 틀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경직된 우리나라 주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대규모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의 시작점을 제시할 수 있겠다는 이야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접근 방식 2. ‘세컨 하우스 소유자들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울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았다

세컨 하우스를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시장을 탐색했다. 그 결과, 가구별 소득수준과는 직접적인 연관 없이 세컨 하우스를 소유하고자 하는 수요가 전반적으로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2021년 기준, 농막(농지 한켠에 설치하는 가설 건축물) 형태의 세컨 하우스가 약 3만 8천 건에 달했으며, 그 수요가 매년 23%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컨 하우스를 구매하려면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드는데, 사실상 세컨 하우스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으니 비교적 저렴한 가설 건축물을 세컨 하우스로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더불어 세컨 하우스 관리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공급 업체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점도 발견했다.

 

"세컨 하우스는 휴일이나 주말에 들르는 공간인 만큼 사용하는 시간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보다 훨씬 짧아, 사용 효용 대비 매우 비싼 상품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많은 분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설 건축물을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컨 하우스는 대표 시장이 없어 정보 접근이 어렵고,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충이 많죠. 따라서 저희는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대표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IT 기술을 활용하고자 합니다."

 

접근 방식 3. ‘세컨 하우스’가 꼭 완전한 내 소유여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마이세컨플레이스는 세컨 하우스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사용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해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마이세컨플레이스에서는 세컨 하우스에 대한 정의부터 새롭게 했다. 반드시 세컨 하우스를 완전히 소유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데서 시작했다.

 

클리 ‘마이세컨플레이스’
마이세컨플레이스 <출처: 마이세컨플레이스 홈페이지>

 

마이세컨플레이스는 세컨 하우스 시장에 공유 경제 모델을 적용했다. 집을 지분화하여 소유하고, 지분에 비례하여 사용할 수 있는 공동 소유 세컨 하우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의 니즈를 해결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사용하고자 하는 기간만큼만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다.

 

“마이세컨플레이스는 세컨 하우스를 공동 소유하는 형태로 제공하며, 이를 통해 세컨 하우스를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세컨 하우스를 사용하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관점을 바꾸는 일

오늘 소개한 스타트업 2곳은 고령화 혹은 도시 거주 문제의 측면에서 인구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접근법과 솔루션의 형태가 매우 창의적이고 독특하다. 더뉴그레이 권정현 대표는 기존의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이세컨플레이스 박찬호 대표는 사람들이 현재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다양하고 풍부한 모습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도록 세컨 하우스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오늘의 두 사례를 통해 살펴본 문제 접근 및 해결 방식은 우리가 직면한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는 전략이다. 문제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생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insight.coco 

편집 이소연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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