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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마존의 입지는 가히 절대적입니다. 이커머스 시장만 보면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 원탑이고요. 온, 오프라인을 통틀어 전체 리테일 시장에서도 월마트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이처럼 높은 위치에 있다 보니, 포스트 아마존을 자칭하는 이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아마존의 아성을 흔들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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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BM 톺아보기: ⑤핀둬둬의 테무, 아마존을 위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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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Andreessen Horowitz>

 

미국에서 아마존의 입지는 가히 절대적입니다. 이커머스 시장만 보면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압도적 원탑이고요. 온, 오프라인을 통틀어 전체 리테일 시장에서도 월마트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이처럼 높은 위치에 있다 보니, 포스트 아마존을 자칭하는 이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아마존의 아성을 흔들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아마존이라고 해도 언제까지나 1등의 자리를 지킬 거라고 확신할 순 없습니다. 아마존 본인들만 하더라도, 이베이와 월마트를 누르고 현재의 위치에 도달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플랫폼 비즈니스는, 시장을 선점한 1위를 따라잡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자연스레 경제의 해자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선입견을 깨트린 사례가 바로 미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SNS계의 최강자 메타(페이스북)가 틱톡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틱톡은 심지어 글로벌 서비스의 불모지라 불렸던 중국에서 건너온 플랫폼입니다. 그래서 미국 테크기업들에겐 특히나 자존심 상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작년 커머스 시장에서도, 혜성과 같이 아마존 타도를 외치는 무서운 신인이 등장했습니다. 아직 국내엔 이름조차 낯선, 테무(Temu)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테무는 무언가 틱톡의 향기를 풍긴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틱톡처럼 중국에서 성공하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점도 똑같고요. 심지어 초기 마케팅 전략도 유사했습니다. 그렇다면 테무는 정말 아마존의 새로운 경쟁자가 될 수 있을까요?

 

일단 전적이 화려합니다

테무가 론칭 이후 보여준 성과는 대단했습니다. 앱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9월 미국 시장에 데뷔한 테무는 불과 3개월 만에 미국에서 1,080만 회 이상 설치됐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11월 판매량은 10월 대비 무려 4배나 늘었으니, 갈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테무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체급 차이가 너무 큰데요. 아마존의 대항마를 운운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나 테무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전적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테무란 이름은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핀둬둬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핀둬둬는 중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알리바바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커머스 신흥 강자입니다. 바로 이 핀둬둬에서 작년 9월 미국 진출을 위해 만든 신규 서비스가 테무입니다. 

 

핀둬둬는 알리바바와 징둥이 오랜 기간 양분하고 있던 시장의 균형을 깨트린 건 물론이고, 사용자 수에선 알리바바를 추월했을 정도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설립 3년 만에 나스닥 상장하기까지 했고요. 핀둬둬의 성공 공식은 알리바바와 징둥의 허를 찌른 거였습니다. 알리바바와 징둥은 마치 네이버와 쿠팡처럼 물류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징둥이 물류 역량 내재화를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자, 알리바바가 차이냐오라고 불리는 연합군을 형성하여 대응하는 형국이었습니다. 네이버가 수년간 공을 들인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가 바로 이러한 알리바바의 전략을 본뜬 거라 할 수 있고요.

핀둬둬 테무
<출처: freepik>

 

이때 사이를 파고든 핀둬둬의 전략은 간단했습니다. C2M(Customer To Manufacture) 방식*으로 초저가 물건을 확보하여 가격 경쟁력을 만들고, 이를 공동구매 형태로 팔아서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는 한편, 박리다매로 돈을 버는 데 성공했습니다. 게임 요소를 넣어서 고객들의 재방문과 재구매를 이끌어냈고요. (*C2M: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여 유통 프로세스를 효율화하여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방식)

이와 같이 3가지 핵심 요소 기반의 플라이 휠을 만든 후, 그간 소외되어 있던 중소도시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핀둬둬는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알리바바와 징둥은 그간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맞춰서 서비스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들은 빠른 배송과 좋은 품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고요. 하지만 핀둬둬는 이러한 경쟁에서 오히려 소외되고 있던 고객들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들은 더 저렴한 물건을 원했기 때문에 인당 구매력은 낮을지 몰라도 생필품 위주로 쇼핑하여 리텐션엔 유리했습니다. 핀둬둬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하여 거래액 규모에선 아직은 격차가 상당하지만, 적어도 이용자 수 측면에선 알리바바를 역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시기를 너무나 잘 만났습니다

이렇게 단기간 내 엄청난 성공을 거둔 핀둬둬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물류 투자 없이 신선 식품 판매 등을 확대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알리바바, 징둥과 더불어 빅 3를 자부할 정도로 커졌지만, 이들을 추격할 동력은 조금씩 떨어져 갔습니다. 중소도시 소비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구매력 측면에서 월등한 대도시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지 못한다면, 현재 이상의 위상을 차지하긴 어려울 테니까요. 더욱이 알리바바가 핀둬둬의 모델을 차용하여, 타오터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성장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순식간에 앞뒤로 코너에 몰린 셈이죠.

​이를 돌파할 출구전략 중 하나로 핀둬둬가 택한 것이 바로 북미시장 진출입니다. 그리고 야심 차게 내놓은 것이 테무였고요. 일각에선 핀둬둬의 미국 서비스 론칭 소식이 들리자, 중국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성공한 거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핀둬둬식 공동구매 모델이, 과연 미국 시장에서 통할까 의문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시기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의 화두는 인플레이션이었는데, 물가가 오르면서 초저가를 표방한 테무에 고객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익일 배송이 보편화된 국내만큼은 아니더라도, 미국도 아마존 덕분에 배송 품질에 대한 민감도는 상당합니다. 물건을 주문하면 중국에서 건너오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테무의 단점이 치명적일 거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였죠.

핀둬둬 테무
초기 테무는 무료 배송, 무료 반품 등을 내세워 느린 배송 속도를 보완했습니다. <출처: 테무>

​하지만 테무는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느린 배송 속도를 커버했습니다. 물론 테무가 90일 이내 무료 반품이라던가, 배송 지연 시 보상 등의 혜택을 초기에 내세워 이를 보완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요즘처럼 어렵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테무가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요? 경우의 수를 모두 계산하고 론칭 시기를 잡은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테무가 시기를 잘 만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성공 방식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테무의 성공이 온전히 운에 기대었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치밀한 계산과 전략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일단 테무는 미국에서 성공한 2가지 중국 서비스, 쉬인과 틱톡을 잘 벤치마킹했습니다.

일단 쉬인의 성공에서 테무는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취급 카테고리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테무는 분명 쉬인과 닮았습니다. C2M 기반의 공급망을 만들어 초저가를 무기로 삼는다는 점, 그리고 SNS 기반으로 파괴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비슷한데요. 쉬인이 이미 유사한 모델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에 테무도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었습니다. 쉬인에 열광한 10대 고객들을 초기 타깃으로 선정하기도 했고요. 이들은 구매력이 떨어져, 가격에 민감한 동시에 SNS를 기반으로 소통하는데 익숙하여 바이럴 효과는 컸습니다. 테무는 이러한 쉬인의 행보를 그대로 뒤따라 간 덕분에 효과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핀둬둬 테무
테무는 쉬인의 성공 방식을 업그레이드해 미국 시장에 도전했습니다. <출처: 작가>

​또한 초기 마케팅 전략은 틱톡에게서 교훈을 얻었습니다. 틱톡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던 2018년에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무려 10억 달러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단기간 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면 빠르게 초기 사용자 확보는 가능하지만, 고객 획득 효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미국 IT기업들은 대대적인 매스 마케팅보단 타깃 마케팅을 통해 초기 고객을 확보하는 것에 익숙하고요.

하지만 테무는 틱톡의 미국 출시 전략을 적극적으로 따라 합니다. 우선 테무가 추구하는 방식이 목적형 소비보다는 발견형 소비이기 때문에, 일단 많은 사용자가 방문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렇게 모은 사용자가 남긴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추천해야 사업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무는 틱톡에서 배운 교훈을 잘 적용한 덕택에 일단 초기 목표로 했던 것들을 잘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쌓인 고객층과 데이터는 자연스레 경제적 해자로 이어집니다. 남들이 테무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 할 수 없도록 철옹성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일단 사용자가 모인 플랫폼을 후발주자가 따라잡는다는 건 매우 어려운데, 특히 같은 비즈니스 구조로는 더욱 힘듭니다. 틱톡이나 테무가 위협적인 것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서비스 모델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만약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같은 형태였다면 어림없는 일이었고요.

핀둬둬 테무
테무의 초저가는 타오터처럼 중국 기반 서비스가 아니면 따라하기 어렵습니다. <출처: Produce Report>

​그렇다면 중국에서 알리바바의 타오터는 왜 핀둬둬에게 위험 요소가 되었던 걸까요? 타오터는 이미 오랜 기간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알리바바가 만들었기 때문에 파급력이 있었습니다. 트래픽과 공급망을 갖춘 데다가, 추가적으로 물류 역량마저 보유한 알리바바가 핀둬둬를 따라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아마존은 테무에 대항하여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기 어렵습니다. 테무가 가진 가장 근원적인 무기 초저가는 중국의 엄청난 생산 인프라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국 기업인 아마존이 이를 따라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알리바바 등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 역시, 이미 테무가 자리 잡은 상황에선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테무는 적시에 시장을 선점하며 이미 상당한 성공을 이루었고, 아마 앞으로 한동안은 시장을 뒤흔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여전히 테무가 아마존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러나 이러한 테무의 스토리는 아무리 압도적인 시장 지배자라도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이를 공략하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 주는 시사점은

​그렇다면 이러한 핀둬둬-테무의 성공 방정식이 국내에서도 통용될 수 있을까요? 국내 역시 미국이나 중국처럼, 쿠팡-네이버라는 양강 구도가 확고히 자리 잡으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이들을 흔들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나 물류 기반의 고객 경험을 무기로 가져가는 것도 쉽지 않고요. 후발주자인 컬리 등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히려 아예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빈틈을 만든다면 기회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미 올웨이즈라는 서비스가 한국의 핀둬둬를 표방하며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제2의 핀둬둬, 혹은 테무가 되고 싶은 기업들은 결국 근본적인 차이를 가져온 중국의 생산 인프라를 무엇으로 대체할지를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겁니다. 이들이 초저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유통 프로세스의 혁신, 마케팅 효율화, 공동구매라는 사업구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부차적인 요건들도 영향을 미쳤지만, 기본적으로 C2M이라는 방식을 확고하게 가져오지 못했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문제는 국내에선 아직 중국의 이러한 성공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를 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야, 장기적인 성공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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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고 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https://bit.ly/3GivERH)를 운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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