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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금융권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금융권 플랫폼들의 다양한 전략 변화를 늘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금융 앱들은 핀테크, 빅테크의 거센 공세에 맞서 왔습니다. 승패를 말하긴 이릅니다만, 그들은 기존에 없던 영역을 기반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금융권은 수세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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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금융권에서 금융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금융권 플랫폼들의 다양한 전략 변화를 늘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금융 앱들은 핀테크, 빅테크의 거센 공세에 맞서 왔습니다. 승패를 말하긴 이릅니다만, 그들은 기존에 없던 영역을 기반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금융권은 수세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고객들에게 필요한 것은 금융 자체의 혁신보다는 기술의 혁신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난 30년간 금융상품의 변화 속도와 금융상품을 접하는 채널의 변화 속도를 비교해 보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렇다고 금융권도 마냥 지켜보고만 있진 않았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원앱(One App) 전략입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그룹의 사례를 다룬 글이 있으니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자사 상품 위주로 팔아야 하는 1금융권의 입장에선 사실 원앱 전략 외에 할 수 있는 전략이 많지 않습니다. 보통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나 알뜰폰과 같이 비금융 상품을 이용한 전략인데요. 오늘 소개할 신한금융그룹의 신한플러스는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사업적으로도 상당히 신선한 시도로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 신한플러스가 무엇인지, 어떤 점에서 주목할 만 한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신한플러스란 ‘신한금융그룹을 이용하며 우수고객으로 선정된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기 위해 제공하는 차별화된 고객우대 제도’라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설명인데, 저는 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미 계열사 공통으로 이용하는 Tops Club이라는 제도가 있어 헷갈렸습니다. 신한플러스는 이와 별도로 그룹 통합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신한플러스는 각 그룹사의 등급을 점수화하고, 이를 합산한 점수에 따라 등급을 부여받습니다. 거래 회사가 많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룹 등급 합산 대상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의 4개사입니다. 우수고객의 선정은 1월, 4월, 7월, 10월의 15일에 정해지며, 혜택 제공 기간은 3개월입니다. 분기 말 실적을 각각 15일의 수합 기간을 거쳐 운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은 각 계열사 사용자 수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들을 통합한 신한플러스는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4월 서비스 출시 이후, 2022년 7월 기준으로 벌써 1,780만 명이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위 이미지와 같이 신한플러스는 신한금융 계열사 앱의 첫 화면에서 바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 첫 화면 구성은 각 회사의 수많은 이해관계가 걸려있어, 첨예한 대립 속에 결정됩니다. 그래서 첫 화면을 선점하는 것은 지주사 차원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없었다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여기서 클릭하면 신한플러스 화면으로 들어가는데, 반응형 웹페이지입니다. 모바일에서 보이는 것과 메뉴 구성은 다르지만 PC 버전도 있습니다. 사실 각 사의 앱을 사용하다가 App in App으로 신한플러스로 접속하는 느낌은 매끄럽지 않습니다. 네이티브 앱에서 웹페이지를 불러오는 것이니, UX를 전부 맞출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각 사의 앱에 네이티브로 매번 동일한 내용을 넣는 것도 어려우니, 현실적으로 이 방법밖엔 없었구나 싶었습니다. 어느 앱에서 봐도 로그인 정보를 잘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입니다. 일반 앱이라면 당연한 것도 아직 금융 앱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신한플러스는 로그인을 하면 메인 메뉴와 별도로, 크게 마이+, 재테크+, 이벤트+까지 3개의 탭을 보여줍니다. 마이 탭에서는 신한금융그룹 내부 현황을 보여주는데, 마이신한포인트와 은행 잔고, 결제할 카드 금액은 얼마인지 등입니다. 마치 그룹 전용 마이데이터 화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신한금융그룹 위주로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편리하다고 느낄만합니다.
다음으로 재테크 탭에서는 각 그룹사의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용성은 떨어져 보입니다. 이미 각 사의 앱에서 자체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신한플러스 페이지에 들어와서 상품 가입을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런 상품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용으로 예상됩니다. 이벤트 탭에서는 받은 쿠폰이나 참여한 이벤트, 나의 배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메인 메뉴의 구성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는데요. 각 사에서 자주 사용되는 메뉴를 한곳에 모아 고객 편의를 도모한 것까진 좋았지만 내용이 너무 많습니다. 애초에 이런 기능을 사용하려는 고객은 해당 앱의 메인 메뉴를 보는 것이 더 편합니다. 이 부분은 신한플러스가 너무 욕심을 부린 느낌입니다.
신한플러스의 목표는 1차적으로는 금융그룹사 통합 멤버십에 기반한 자사 상품 판매 활성화로 보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상품을 사용할수록 혜택을 더 주겠다는 것도 그렇고, 신한플러스 포인트 적금이나 예금, 카드 등 유관 상품을 출시해 그룹사들이 측면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러한 목적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는 어떨까요? 저는 신한플러스와 같은 앱인앱 전략이 고도화되면, One App 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네이티브 앱 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있지만, 잘 구현할 수만 있다면 꽤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토스나 뱅크샐러드 같은 핀테크와는 입장이 다릅니다. 새로운 것에 익숙하고 실험적으로 사용해 보는 계층이 아니라,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앱 사용을 하는 올드 유저들이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이들은 기존 신한그룹사의 개별 앱도 겨우 적응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원앱을 제안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앱인앱으로 공통 영역을 확대해 가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신한금융그룹의 움직임은 꽤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기대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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