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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 스타트업 트렌드를 살펴보면 ‘펨테크(FemTech)’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의 웰니스에 초점을 맞춘 기술과 서비스를 일컫는 용어이다. 펨테크 시장 정보 플랫폼 ‘팸테크애널리틱스(FemTech Analytics, FTA)’의 <FEMTECH INDUSTRY LANDSCAPE Q2 2022>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펨테크 시장 규모는 253억 달러를 달성했고, 2030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펨테크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는 여성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사용의 증가, 여성 건강에 대한 지식과 수요의 증가, 여성 관련 질병의 유병률 증가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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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펨테크(FemTech) 프로덕트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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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펨테크(FemTech) 프로덕트
<출처: 작가>

 

최근 국내외 스타트업 트렌드를 살펴보면 ‘펨테크(FemTech)’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의 웰니스에 초점을 맞춘 기술과 서비스를 일컫는 용어이다. 펨테크 시장 정보 플랫폼 ‘팸테크애널리틱스(FemTech Analytics, FTA)’의 <FEMTECH INDUSTRY LANDSCAPE Q2 2022>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펨테크 시장 규모는 253억 달러를 달성했고, 2030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펨테크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는 여성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사용의 증가, 여성 건강에 대한 지식과 수요의 증가, 여성 관련 질병의 유병률 증가 등이 꼽혔다.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그간의 역사에서 해결되지 못한 여성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촉발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3년 동안 자기 자신의 신체와 정신을 돌보는 '셀프 케어(Self Care)'가 남녀노소 관계없이 중요한 아젠다로 자리 잡았다. 특히 국내에선 2017년 생리대 독성 물질 파동 이후, 약 5년간 여성이 자신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려는 니즈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펨테크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펨테크 프로덕트들은 월경, 임신 및 출산, 폐경, 유방암,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여성 생애 주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고민거리를 해결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국내외 펨테크 프로덕트를 소개하고, 각각의 특징을 분석하여 펨테크 프로덕트들이 사회에 불러올 변화를 조명하고자 한다.

 

 

여성 섹슈얼 플랫폼 '자기만의방'

여성 섹슈얼 플랫폼 '자기만의방'
<출처: 자기만의방>

 

2020년 12월, 이명진 대표가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자기만의방'은 여성들을 위한 성 지식 콘텐츠, 커뮤니티, 개인화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미디어 스타트업 EO의 창업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유니콘 하우스’에서 3등을 수상하면서 역량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명진 대표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복잡하고 불편한 진실'이라는 문제를 풀기 위하여 창업을 결심했다. 여성들이 자기 자신의 몸에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무심한 데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기술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콘텐츠와 커뮤니티가 안전한 공간을 만나면

자기만의방은 성 지식 콘텐츠, 커뮤니티, 월경 다이어리 기능을 기반으로 성장 중이며, 현재까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만 약 300건이 넘는다. 커뮤니티 기능인 '써클'에서 유저들은 서로를 '자기'라는 애칭으로 부르면서, 다른 곳에서는 터놓고 얘기하지 못했던 성 고민을 활발하게 주고받는다. 이명진 대표는 "익명의 공간인 커뮤니티에서만큼은, 저희가 제공하는 성 지식 콘텐츠에 기반하여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유저분들도 이 공간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시는 것 같다."라며 '써클'이라는 안전한 온라인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자기만의방은 앞으로 2025년까지 이커머스로의 확장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성 지식 콘텐츠를 통해 지식을 쌓은 유저들이 관련 제품을 곧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그간 축적한 유저 개개인별 마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개인화된 제품을 추천받고 쇼핑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여성 커리어 플랫폼 '헤이조이스'

여성 커리어 플랫폼 '헤이조이스'
<출처: 헤이조이스>

 

최근 컬리에 인수되면서 주목받은 펨테크 프로덕트가 있다. 바로 3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한 여성 커리어 플랫폼, '헤이조이스'다. 헤이조이스는 '일하는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서비스로, 여성의 커리어 개발을 돕기 위한 네트워킹을 제공한다. 지난 4년 동안 커뮤니티 기반 오프라인 모임으로 시작하여 네트워킹 파티, 온/오프라인 강연, 콘퍼런스, VOD 등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여성 유저들이 갖는 연대와 소통의 힘을 프로덕트의 주요 동력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여성이 자기다움을 지키는 방법

헤이조이스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자존감을 주요 키워드로 삼은 프로덕트이다. 여타 펨테크 프로덕트들이 여성의 신체적인 건강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헤이조이스는 사회적인 건강에 주목했다. 헤이조이스의 이나리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여성의 주체성은 경제적 독립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진정한 독립을 이루려면 결국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일은 단지 돈만 벌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존재로서 인정받기 위한 측면도 크다.”라고 답변하면서 여성 개개인에게 자기다움을 되찾을 수 있는 커리어적인 기회를 제공하여, 여성의 사회 참여와 경제 활동을 활성화한다는 프로덕트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또한 여성의 자기다움을 지지하는 방안으로, 프리미엄 콘퍼런스 콘조이스를 대표 콘텐츠로 내세운다. 콘조이스는 4년 전 오프라인으로 시작되었으며, 2020년부터는 온라인에서 매달 약 1,500여 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라이브 콘퍼런스를 서비스한다. 현재까지 구글, 토스, 카카오 등 유명 기업의 여성 재직자들이 <2022 마케팅 액션 플랜!>, <디자인의 시대>, <메타버스가 온다>와 같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콘퍼런스가 개최되어 왔다. 이처럼 헤이조이스는 연결성이라는 가치를 통해 여성들이 커리어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일본의 펨테크 프로덕트 살펴보기

일본 펨테크 프로덕트 루나루나
'루나루나' 앱 화면 <출처: MTI>

 

월경 주기 예측부터 월경혈 흡수 속옷까지

일본의 펨테크 시장은 월경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일본의 가장 오래된 펨테크 프로덕트는 2000년 출시된 루나루나이다. 월경 시작일과 종료일 등의 데이터에 기반하여 월경 및 임신 주기를 예측할 수 있는 앱으로, 1,4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루나루나뿐만 아니라 월경 전 증후군(PMS) 모니터링 서비스 모니시아, 월경혈을 흡수하는 특수 3중 구조 위생 속옷을 출시한 캐주얼 의류 브랜드 GU 등 생리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일본 펨테크는 고속 성장 중이다.

 

갱년기 챗봇 서비스 'YORISOL'

갱년기 챗봇 서비스 'YORISOL'
<출처: YORISOL>

 

가임기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앞선 프로덕트들과는 달리, 일본의 YORISOL은 중장년층 여성을 위해 고안된 서비스이다. YORISOL은 기분의 변화, 수면장애, 불면증 등 갱년기 증상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출시된 AI 기반의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갱년기는 여성의 월경이 완전히 멈추는 시기를 일컫는다. 대개 45~55세 사이에 나타나며, 난소의 기능이 저하되고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며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동반한다. Deloitte Tohmatus Group이 세계 갱년기의 날을 맞아 개최한 <Well-being -Autumn and Winter 21> 캠페인에서 YORISOL의 아키요 타카모토(Akiyo Takamoto) 대표는 "갱년기는 일본에서 특히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라며 갱년기에 관해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짚어냈다. 

 

또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종류의 보살핌과 지원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이며 갱년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적극적인 대화'를 제시했다. 아키요 타카모토 대표는 자신이 갱년기를 겪으며 남편과 빚었던 갈등에서 출발하여 2020년 4월 YORISOL을 출시했다. YORISOL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갱년기 여성과 그의 파트너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으로, 갱년기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들은 일본 내 1위 메신저 앱인 라인(LINE)으로 손쉽게 YORISOL의 챗봇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도의 펨테크 프로덕트 살펴보기

중·저소득층 국가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 관련 성별 격차
중·저소득층 국가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 관련 성별 격차 <출처: GSMA>

 

인도가 디지털 성별 격차를 극복하는 방법

아직까지 인도에서 여성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지위는 높지 않다. 2012년 이후 인도의 노동 가능 인구는 6년 동안 약 1억 2800만 명 증가했으나, 여성 노동 인력 규모는 2180만 명으로 감소했다. 인도의 경제 발전으로 일자리가 창출되고는 있으나, 국가 전반의 여성 경제 활동 참여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KOTRA에서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고용 불균형과 소득 증가에 따른 영향, 성별에 따라 상이한 교육 구조, 문화적 고정관념을 꼽았다.

 

경제 주도권이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다 보니 인도의 여성들은 기술적으로도 소외되기 쉽다. 사라 닙스(Sarah Knibbs) 유엔 여성 아시아 태평양 담당관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남아시아의 디지털 성별 격차는 엄청나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접근성이 58% 낮고, 개인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28% 적다."라며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 지역에서 펨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도 펨테크 프로덕트
<출처: PregBuddy>

 

특히 인도 여성의 건강 문제는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다. 일부 농촌지역 및 부족 공동체에서는 이른바 ‘월경 금기’의 관행이 남아있는데, 월경 중인 여성을 격리하며 별도의 식기를 사용하도록 강권하는 풍습이다.

 

그러나 최근 AI 기반 솔루션으로 여성의 유방암 위험성을 감지하는 딥테크 스타트업 Niramai, 임산부를 위한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PregBuddy와 같은 펨테크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인도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심각한 여성 문제 중 하나인 월경 빈곤을 타파하는 스타트업 역시 등장했다. 인도 정부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인도 여성의 약 40%만이 위생적인 월경 용품을 사용하며, 대부분은 헌 옷 등 비위생적인 천을 월경 용품 대신 사용한다. 이에 Carmesi는 천연 생분해성 월경 용품을 개개인의 월경 주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받아보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더 많은 인도 여성들이 안전한 월경 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모니터링 서비스 'MyAVA'

다낭성 난소 증후군 모니터링 서비스 'MyAVA'
<출처: MyAVA>

 

그중에서도 MyAVA는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스타트업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인도 여성의 돌봄 노동 부담은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인도의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돌보거나 치료할 여유를 갖기 더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처럼 주기적인 산부인과 방문이 필요한 여성 질환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도 전통적인 금기와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2019년, 이블린 임마누엘(Evelyn Immanuel) 대표는 여성 스스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MyAVA를 만들었다. MyAVA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비롯한 여성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과 개인 맞춤형 플랜을 제공한다. 현재 MyAVA의 커뮤니티에서는 25,000명 이상의 유저들이 여성 건강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다.

 

 

펨테크, 어디까지 뻗어갈까?

펨테크 프로덕트
<출처: 플래텀>

 

지금까지 2022년 펨테크의 국내외 사례와 특징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펨테크 프로덕트들이 고객의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그와 동시에 한계점도 있다. 서구권에서는 이미 펨테크가 2010년대에 시작되었고, 2017년 무렵부터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펨테크는 대중적인 지위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여성들의 웰니스가 보장되는 세상은 곧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이에 지난 2021년 국내 펨테크 스타트업 5개사가 ‘펨테크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이렇듯 국내에서도 펨테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21년 포브스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독자적인 문제 해결력을 지닌 펨테크 신생 스타트업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확산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펨테크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증대할 것이다. 이처럼 펨테크 시장은 아직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펨테크 프로덕트들이 등장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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