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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면 현지에서의 이동이 늘 고민된다. 특히 행선지가 동남아일 경우 교통이 혼잡한 경우가 많아, 그나마 가장 편리한 택시를 선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덕스러운 현지 날씨와 간혹 승객을 기만하려는 기사들 때문에 택시 이동 경험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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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면 현지에서의 이동이 늘 고민된다. 특히 행선지가 동남아일 경우 교통이 혼잡한 경우가 많아, 그나마 가장 편리한 택시를 선택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덕스러운 현지 날씨와 간혹 승객을 기만하려는 기사들 때문에 택시 이동 경험이 좋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태국 출장 중 차량 호출 서비스인 ‘그랩’을 처음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평소 모빌리티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동남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그랩’의 존재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다른 차량 호출 앱과 큰 차별점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차량 기사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예상될 뿐이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편견이었다. 차량 호출, 이동, 결제 등 전반적으로 그랩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기대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오늘은 그랩 서비스에서 경험한 특유의 고객 경험(UX)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그랩의 고객 경험을 분석하기 전에 그랩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우선 그랩은 10년 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재학생인 앤서니 탄과 후이 링이 말레이시아에서 창업한 기업으로, 초반에는 ‘MyTeksi’라는 이름의 택시 호출 서비스였다. 이후 여러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우버의 개인 차량 공유 시스템 모델을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회사 이름을 ‘그랩(Grab)’으로 통합했다. 현재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 국가의 48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랩은 동남아 모빌리티(Mobility)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많은 대중에게 대표적인 ‘차량 호출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차량 호출 서비스 외에도 배달 사업(식품, 마트, 퀵 배송), 파이낸스(결제, 보험, 금융) 서비스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2억 2,800만 달러(한화 약 3,280억 6,920만 원) 중 식음료 배달 사업 중심의 매출은 9,100만 달러(한화 약 1,309억 4,000만 원)로 차량 호출 서비스 매출액인 1억 1,200만 달러(한화 약 1,611억 5,680만 원)에 근접해 있는 것을 봐도 단순히 모빌리티 서비스로만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현재의 그랩은 일상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통합된 앱에서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슈퍼 앱’이다. 마치 배달의민족 앱에서 보험, 결제, 물품 배송 등이 가능한 통합형 앱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가입자 수 및 매출도 꾸준히 증가해 작년 12월 상장할 때 스펙주(SPEC, 기업인수목적회사) 역대 최고 금액인 45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다만 지금은 엔데믹으로 인한 모빌리티 매출 감소와 세계 경제 둔화로 인해 기업가치가 1/3로 줄어든 상태다.
그랩의 창업자 앤서니 탄은 평소에도 ‘소비자의 편의가 회사의 비전’이라고 강조한 만큼 앱 서비스 내에도 이러한 가치가 잘 녹아있다.
태국 출장 당시 잠깐의 여유 시간을 활용해 인근 여행지를 방문하기 위해 그랩을 받았다. 행선지가 외진 곳에 있어 마땅한 교통편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그랩을 ‘차량 호출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확연히 다른 형태의 홈 화면이 조금 낯설었다. 음식배달, 마트, 퀵 배송 등의 라이프스타일 관련 서비스들이 홈 화면 상단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하단에는 다수의 광고가 노출되고 있었다.
차량 호출 과정에서는 여느 타 택시 앱들과 다 없이 출발지와 행선지를 지정하면, 운행이 가능한 택시 목록과 예상 가격이 노출된다. 공식 기사로 고용된 Grab Taxi 호출뿐만 아니라, 우버 또는 과거 국내 ‘타다’ 서비스처럼 개인 차량 운전자(Grabcar) 호출도 가능했다. 또한 지역에 따라 10개가 넘는 유형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필자는 차량 좌석 수, 운행소요시간 등을 고려해 그랩 택시를 선택했다. 하지만 직후 곧바로 차량이 호출되지 않았으며, 그전에 차량 보험(Ride Cover) 적용 여부를 묻는 팝업이 노출되었다. 택시 이용 예상 금액 외 다른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하면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차량 보험에 적용하면 앱에 기재된 예상 도착시간보다 택시가 10분 이상 지연될 경우 고객은 500 포인트를 추가로 발급받을 수 있으며, 교통사고 발생 시 정해진 한도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국내에서는 앱을 통해 택시를 이용하더라도 사고 발생 시 보험이 적용이 되지 않고, ‘기사님과 원만한 합의를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대응만 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고객 경험이었다. 고객이 차량 보험을 한 차례 적용하고 나면, 이후 고객이 별도로 이를 해제하기 전까지는 지속해서 보험 적용 금액이 함께 청구되는 방식이었다.
보험 적용 단계를 마치고 나면 이어서 차량이 배정되고, 해당 기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팅창이 활성화된다. 채팅창에서는 현지 언어와 함께 자동으로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메시지가 전달되기 때문에 언어적인 어려움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사와 승객 간의 소통이 큰 문제없이 진행됐다. 물론 번역 자체가 깔끔하거나 완벽하진 않았지만, 기사와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채팅창을 활용해 기사의 운행 위치나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량을 기다리며 승객의 상황을 기사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승객이 택시를 기다리며 발생하는 여러 컨텍스트(맥락)가 고려된 메시지들이 기본으로 등록되어 있어 별도의 타이핑 없이도 쉽게 대화가 가능했다. 8개의 국가에서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기사와 승객 간의 발생할 수 있는 언어적인 소통 어려움을 쉽게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차량이 배정되고 나면 기사의 별점 평점 외에도 각 기사에게 배정된 여러 가지 유형의 배지(Badge)를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배지는 기존 탑승객들이 기사를 평가한 실제 리뷰로 ‘훌륭한 서비스 제공’, ‘훌륭한 성격 보유자’ 등을 의미한다. 이는 탑승을 앞둔 고객들로 하여금 더욱 더 안심하고 택시에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국내 택시 앱들은 보통 사진과 이름 외에는 기사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사전에 제공하지 않거나 간혹 별점 평점만이 제공되는 편이다. 따라서 고객들은 기사를 직접 대면하기 이전까지는 향후 있을 운행 과정이 어떨지 매우 불확실한 편이라 안전이 우려되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택시 이동 중 세이프티 센터(Safety Center)를 선택하면, 운행 상황을 지인들에게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행 중 발생한 안전 관련 이슈를 리포트 할 수 있다. 특히 심각한 경우에는 곧바로 인근 경찰서로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오늘은 그랩의 차량 호출 서비스에서 발견한 고객 경험 관점에서의 몇 가지 장점을 살펴보았다. 특히 승객 보험 적용과 자동 번역 메시지의 경우, 충분히 국내 서비스에서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치열한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고객 경험과 맥락이 고려된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는지 잘 느낄 수 있게 해준 서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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