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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프리미어리그 축구 구단 토트넘의 내한 경기가 한동안 화제였다. 쿠팡플레이의 초청으로 ‘팀 K리그’, 그리고 스페인 명문 구단인 세비야가 각각 경기를 치렀는데, 국내에서 흔치 않은 기회라 많은 축구팬이 표를 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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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프리미어리그 축구 구단 토트넘의 내한 경기가 한동안 화제였다. 쿠팡플레이의 초청으로 ‘팀 K리그’, 그리고 스페인 명문 구단인 세비야가 각각 경기를 치렀는데, 국내에서 흔치 않은 기회라 많은 축구팬이 표를 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쿠팡플레이의 초청으로 진행하는 경기인 만큼 티켓팅은 쿠팡플레이(PC, 앱)에서만 가능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에서 영상을 보는 건 익숙했지만, 경기 티켓을 예매하는 국내 축구 팬들에게 건 다소 낯선 경험이었다. 다만 쿠팡플레이는 쇼핑 앱인 쿠팡에서 간소화된 쇼핑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기존에 복잡한 티켓팅 과정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에서 두 차례 진행한 티켓팅은 당초 예상과 달리 매우 복잡했으며, 수많은 참여자에게 큰 비판을 받았다.
그렇다면 쿠팡플레이는 굳이 왜 스포츠 경기 티켓을 ‘앱’에서 예매하도록 했을까? 오늘은 쿠팡플레이 앱에서 티켓을 예매한 이유에 관해 살펴보고, 왜 수많은 참여자가 티켓팅 과정에서 큰 비판을 했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겠다.
쿠팡플레이가 굳이 스포츠 경기 티켓을 앱에서 예매하도록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OTT 산업의 시장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2020년 12월 쿠팡플레이는 국산 OTT 서비스인 웨이브, 티빙, 왓챠에 이어 가장 뒤늦게 시장에 진출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시장에서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여러 방안을 고민했고, 그 결과 ‘스포츠 중계’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해외 중계는 물론, 지난 4월부터는 OTT 최초로 K-리그 생중계를 시작했다. 이처럼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독점 중계로 구독자들에게 자사 서비스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독점 중계뿐만 아니라 앱 내에서 경기 티켓을 예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티켓을 예매하려면 쿠팡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에 가입해야만 가능했다. 기존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쿠팡 비회원에게는 신규 멤버십 가입을 유도한 셈이다. 특히 티켓 예매만 하고 멤버십을 해지하는 ‘체리피커’ 회원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 당일까지 해당 멤버십을 유지해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하도록 세부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가 굳이 앱 또는 자체 사이트에서 티켓을 예매하도록 한 이유는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쿠팡플레이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주력 콘텐츠가 ‘스포츠 생중계’라는 걸 고객에게 각인하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기존 쿠팡플레이의 유저 대다수가 쿠팡 와우 멤버십 고객들이었다면, 반대로 스포츠 중계로 유입된 쿠팡플레이 신규 유저들을 쿠팡으로 전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티켓 예매를 위해 새롭게 멤버십에 가입하면 신규 유입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예매 후에도 멤버십 자격을 유지해야 하므로 쿠팡의 다양한 혜택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신규 멤버십 가입자 증대를 위한 쿠팡플레이의 활용은 긍정적이다. 문제는 정작 혜택이라고 느껴져야 하는 티켓 예매가 도리어 고객에게 불편한 경험을 제공한 점이다.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토트넘 내한 경기 티켓팅 과정을 통해 무엇이 불편했는지 정리해 보았다.
티켓팅 이전 단계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고객 경험들도 포착됐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티켓 오픈 알림’ 설정 기능이다. 통상 인기 있는 경기의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서는 티켓 오픈 시간을 명확히 인지하여 시간에 맞춰 접속하는 일이다. 인기 있는 경기는 예매 오픈 시간을 놓치는 순간 좋은 좌석을 선점하지 못하거나 아예 티켓을 구매할 수 없을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작 ‘티켓 오픈 알림’ 설정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알림을 보고 접속하려던 고객들은 미래 앱에 접속해 대기하던 사용자들 대비 앱에 접속하는 게 훨씬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심지어 미리 접속한 고객들이 앱에서 오픈 전부터 반복적인 새로고침으로 서버가 느려지는 상황까지 생겼다. 결국 고객들에게 티켓 예매가 시작되는 걸 알리는 데는 유용했으나 실질적으로 티켓을 예매하고자 했던 고객들에게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오픈이 되자마자 전반적인 앱 반응속도가 급격히 느려졌으며 ‘티켓 구매하기’ 버튼도 먹통이 되었다. 한동안 화면상에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빠르게 화면을 빠져나와 다시 ‘티켓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야 다음 단계로 진행이 되기도 했다. 개인정보 입력과 동의란을 체크한 후에도 본격적인 티켓팅 과정이 진행되지 않았고, 대기순번 팝업이 나타났다.
대기 순번이 나타난 이후부터는 화면 내 닫기, 새로고침, 뒤로가기 버튼을 실수로 누르거나, 실수로 재접속하게 될 경우 대기순번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사실상 본인의 순번이 오기 전까지는 스마트폰 내 다른 업무는 거의 중단되는 셈이다. 이마저도 PC에서는 이러한 고객들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유의 문구가 안내되지만, 스마트폰 내에서는 어떠한 문구도 확인할 수 없었다.
오랜 대기열을 뚫고 좌석 선택 화면으로 넘어간 것을 빠르게 포착하지 못하면 어느새 다른 고객들이 먼저 자리를 선점하기 때문에 몇십 분에 달하는 대기 시간 내 앱 화면을 계속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고객들이 화면상의 빈 좌석을 선택하려다가 ‘이미 선점된 좌석’이라는 문구가 나타나 당황하는 사례도 있었다. 동시접속자가 많아 실시간으로 좌석들이 선점되고 있었으나 이를 시스템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좌석을 확인하는 과정도 시인성이 일부 떨어졌다. 개별 좌석들의 크기가 작고 각 좌석이 전체 경기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해당하는지 빠르게 확인하기 어려웠다. 사용된 색상이 흐릿해 각 좌석의 선점 유무가 잘 보이지 않았다.
쿠팡이 자랑하는 ‘간편결제’를 티켓팅에서도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을까? 결국 쿠팡플레이 앱을 활용한 티켓팅 과정은 여느 인기 공연이나 경기와 다름없이 온갖 오류를 견뎌내며, 신속함과 인내심이 많이 요구되는 과정이었다.
개인적으로 원했던 좌석은 아니지만, 다행히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예매한 티켓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매한 경기의 일정이 나타나지 않고, 예매하지 않은 토트넘과 세비야 경기 일정이 우선 노출되는 등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혹여 예매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인가’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예매는 잘 되었고, 경기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치열한 OTT 서비스 경쟁 속에서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의 선택은 ‘스포츠 중계’였다. 특히 스포츠 티켓을 앱 내에서 구매하도록 강요해 쿠팡플레이 고객을 쿠팡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무척 인상 깊었다. 다만 쿠팡이 자랑하는 ‘간편결제 고객 경험(UX)’이 쿠팡플레이에 티켓 예매 과정에서는 전혀 체감하기 어려운 건 다소 아쉬웠다.
쿠팡에서는 스마트폰에 능숙하지 않은 고객조차도 쉽게 쇼핑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쿠팡플레이의 티켓 예매 과정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쿠팡답게 고객들이 일반 티켓팅 예매 과정에서 경험하는 고충을 해소하고, 더 빠르고 편하게 티켓팅할 수 있는 혁신적인 예매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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