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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기획, 서비스 분석은 딱 반쪽짜리 공부다

 

최근 역기획, 서비스 분석 글을 상당히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PM(Product Manager, 프로덕트 매니저)’를 지망하는 취업준비생이나 현업 종사자들이 많아진 걸 느끼고 있다. 글을 읽다 보면 개인적으로 역기획이나 서비스 분석 글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PM 부트캠프 과정을 들으면서 과제로 역기획, 서비스 분석 글을 쓰는 취준생들도 많은 것 같다.

 

특정 서비스를 직접 써보며 UI, UX를 뜯어보고, 그 안에 숨겨진 기획자들의 의도를 나름의 논리로 추론하고 또 현재 서비스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건 서비스 기획을 학습하는 데 있어서 좋은 공부다. 기존에 잘 만든 것을 보고 분석하고 뜯어봐야, 내 걸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잘 만들 수 있다. 일단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잘 만들기가 어렵고, 만든다고 하더라도 잘하는 건지, 잘하지 못하는 건지 알기 힘들다. 그리고 좋은 건 적용하고, 나쁜 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내가 만드는 제품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역기획 프로젝트
서플, 서핏 등에서 역기획, 서비스 분석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분석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그렇지만 역기획, 서비스 분석으로만 하는 공부는 딱 반쪽짜리 공부다. 아주 작은 서비스라도 직접 만들어 봐야 한다. 주로 역기획, 분석 글의 주제가 되는 서비스는 밀리의 서재, 컬리, 왓챠, 당근마켓 등 이미 많은 사람이 쓰고, 잘 아는 서비스다.

 

보통 이런 글들을 보면 어느 부분은 UI 측면에서 아쉽고, 어떤 페이지의 UX는 어떻게 개선하고, 유저 플로우는 이렇게 개선하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의 비판적 분석이 상당히 많다. (모든 글이 이런 비판적 부분을 포함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데 똑똑한 사람들이 모인 밀리의 서재, 컬리, 왓챠, 당근마켓 등에서 설마 서비스 기획 글에서 단점이나 개선점으로 지적하는 부분을 고려하지 못하고, 취준생이나 현업자가 쉽게 비판할 수 있는 현재의 서비스를 만들었을까? 그런 경우가 매우 낮은 확률로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아닐 것이다

 

물론 실제 고객들의 고객 경험은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만들 때 정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그리고 고객에게 가장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용해 보면서 프로덕트와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가 출시될 때는 고객 경험만큼이나 개발, 디자인, 정책, CS, 리소스, 우선순위 등 정말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의 최선의 결과가 지금 보고 있는 UI, UX일 수도 있다. 아니면 조직에서도 해당 기능이나 UI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수도 있다. 더 큰 관점에서 더 중요하게 풀어내야 하는 문제들이 이미 많고, 또 계속해서 새롭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프로덕트 제작 요소
프로덕트를 만들 때는 UI/UX, 유저 플로우 말고도 정말 많은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프로덕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근거는 내부 데이터

겉에서 보기에는 개선점인데, 실제로는 개선점이 아닐 수도 있다. 무슨 말이냐면, 역기획이나 서비스 분석글을 쓸 때는 내부 지표나 데이터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외부 근거로 비판점을 찾고 이에 대한 논리를 구성한다. 그래서 여러 심리학 법칙이나 사용자 경험, 다른 프로덕트와의 비교 등 이론적인 부분으로 비판하게 된다. (물론 이 역시도 중요하다)

 

그런데 실제로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근거는 내부 데이터와 지표다. 따라서 이를 최우선 근거로 프로덕트를 만들고 개선하게 된다. 물론 데이터 해석을 잘못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프로덕트를 만들고 개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해석의 문제일 뿐, 내부 데이터라는 근거가 외부의 여러 가지 이론적 근거보다 우선시되는 건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부 데이터와 지표라는 근거로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또 테스트를 한 결과, 지금 프로덕트와 서비스가 최선의 방안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제이콥 법칙
서비스 분석, 비평할 때 자주 언급되는 법칙 중 하나인 '제이콥의 법칙'

 

 

직접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만들어 봐야 한다

위에 설명한 내용이 역기획, 서비스 분석을 반쪽짜리 공부라고 지적하는 이유이다. 나머지 절반을 채우는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은 직접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만들어서 내보내고, 홍보하고, 실제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개선해서 더 나은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수준 높은 개발과 디자인을 할 수 있어야만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원 페이지 홈페이지를 만들더라도 이를 통해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했으면 훌륭한 프로덕트를 제작한 것이다.

 

노션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으며, 아임웹, 식스샵 같은 홈페이지 빌더 툴도 정말 사용하기 쉽게 되어 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또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수준 높은 디자인 템플릿도 사용할 수 있어서 디자이너가 아니라도 충분히 멋진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최근 버블, 글라이드 등의 노코드나 로우코드 툴이 정말 많이 나오고 인기도 많아지고 있어서 본인의 의지를 갖고 공부하면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없어도 높은 수준의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 노코드, 로우코드 관련해서는 노코드로 사업 검증하기, 코딩 없이 온라인 강의 사이트 만들고 운영하는 방법 2가지 글을 읽어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노코드 툴
노코드 툴 덕분에 코딩 없이 수준 높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다.

 

 

창작은 어렵고 비평은 쉽다

기술의 발전으로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다른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정말 중요한 건 ‘고객들의 어떤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PM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비평, 역기획만 한다고 잘하게 되지 않는다. 직접 프로덕트나 서비스를 만들어서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보고 개선해야 잘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창작은 어렵고 비평은 쉽다. 쉬운 것만 하면 한계를 깰 수 없다. 어려운 일을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 극복해내야,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론과 함께 직접 프로덕트를 만들며 고민해 봐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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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H

모바일 앱 스타트업의 그로스를 담당합니다. 퍼포먼스&콘텐츠 마케팅을 하다가, 마케팅의 시작은 훌륭한 프로덕트라고 생각해 요즘은 프로덕트를 분석하고 개선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꾸준하기가 참 어렵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성장하려 노력합니다. 브런치(https://brunch.co.kr/@ashashash)에 일하며 배운 것들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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