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버전 기록에 숨겨진 기업 특징: ②브랜드 팬덤과 계절(시즌)

지난 글에서 밈과 스토리텔링을 활용하여 앱 버전 기록을 작성한 기업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앱 유저를 팬덤화하여 소통하는 브랜드 팬덤 유형과 계절 그리고 시즌별로 적절한 문구를 활용하여 앱 버전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을 알아보겠습니다.

브랜드 팬덤 유형

‘팬덤(Fandom)’이라는 단어는 광적인 사람이라는 ‘Fanatic’ 단어에 나라를 뜻하는 ‘dom’이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팬덤 문화는 특정 스타나 아이돌 그룹을 지지하는 팬들이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팬덤 문화는 브랜드를 지지하는 열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팬덤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은 앱 업데이트 기록에도 이러한 문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스쉐러를 위한 버전 기록, 스타일쉐어

‘ㅈㅂㅈㅇ(정보좀요)’라는 초성 유행어를 만들어낸 스타일쉐어는 10대~30대 사용자를 아우르는 SNS 기반 쇼핑 서비스입니다. 스타일쉐어는 스쉐러(스타일쉐어를 이용하는 회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댓글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ㅈㅂㅈㅇ(정보좀요)’ ‘ㄷㅇㄱㅇ(담아가요)’ 란 텍스트를 일일이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앱에서 클릭 한 번으로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스쉐러의 댓글 용어를 활용하여 ‘Details please(정보좀요)’, ‘Collecting(담아가요)’ 등의 문구로 영어 문자를 프린팅한 후드티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팬덤의 선순환인 셈입니다.

실제로 스쉐러들과의 끈끈한 연대감은 앱을 업데이트하고 버전을 기록할 때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스타일쉐어는 새 기능을 소개하면서 “스쉐러 여러분 겨울 방학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세요”라며 가벼운 인사를 건너면서 팬 관리에 나섭니다. 또한, 새로 앱을 설치한 스쉐러를 위한 웰컴미션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새로 가입한 스쉐러분들을 위해 더 자세히 가이드 해드려요”라는 문구로 마치 아이돌이 팬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선보입니다. 이처럼 앱 업데이트에서도 스쉐러와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모습은 스타일쉐어의 브랜드 정체성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Play with 잼플, 잼페이스

잼페이스는 AR 메이크업으로 무료로 퍼스널 컬러를 진단해주고 나에게 딱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앱입니다. 텍스트 리뷰보다는 영상 리뷰를 보고 화장품을 구매하는 MZ세대가 주요 타겟층입니다. 그래서 MZ세대를 활용한 팬덤 문화를 이끌기 위해 잼플(잼페이스를 이용하는 유저)을 대상으로 앱 이용 경험에 대한 만족도, 사용성 등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정성적인 피드백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잼페이스 역시 스타일쉐어처럼 한 달에 한번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기 위해 “How Are you, 잼플!”이라는 문구로 인사하면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친근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요. 앱스토어 리뷰나 서베이 등의 수단을 통해 잼플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주요 기능을 업데이트한 후 “잼플들이 기다려온 ~ 기능을 업데이트했어요”라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앱스토어에 올라온 리뷰에 달린 팬들(잼플)의 댓글에는 정성껏 대댓글을 다는 모습으로 사용자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계절(시즌) 유형

각종 기념일과 공휴일이 다가오면 기업들은 바삐 움직이게 됩니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시기는 특정 기간의 특수성을 활용하여 제품 및 서비스 매출을 증대하기 위한 시즌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곤 합니다. 새 기능이나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한 앱 업데이트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는데요. 이때 앱 버전 기록 문구를 통해 사용자에게 특정 시즌의 유의미한 행동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모든 계절을 함께하는, 29cm

29cm는 의류, 가전, 인테리어 아이템을 판매하는 온라인 셀렉트숍입니다.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브랜드의 철학과 상품을 감성적인 카피 문구로 소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직접 선별한 브랜드 제품으로 시즌별 룩북(Look Book)을 제공하고, 하나의 매거진을 읽는 듯한 느낌의 WELOVE 콘텐츠로 매달의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면서 변화하는 계절감을 함께 표현하곤 합니다.

의류나, 가전, 인테리어는 계절을 엄청나게 타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앱 버전 기록에서도 새 계절에 맞춰 문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에는 “날씨가 더워지고 있네요! 여름옷을 슬슬 꺼내야겠네요.”라는 문구로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하여 옷장 정리를 유도하는가 하면, “아! 입을 만한 옷이 없으시다고요? 그러면…”이라는 재치 있는 문구로 앱 설치와 동시에 상품 구매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가정의 달’처럼 특정 시기에 줄 선물을 고민하는 사용자들에게는 ‘29cm의 선물하기 제안’을 참고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더운 여름엔 쿨거래하세요, 번개장터

번개장터는 특정 시기에 아주 커다란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바로 블랙프라이데이가 열리는 11월에 여는 중고거래 행사 ‘파름제’입니다. 지름신의 반대 개념인 파름신에서 착안하여 ‘파름신이 내려 집에 쌓인 물품을 중고거래로 판매하여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든 것입니다. 연말연시 활발하게 소비가 이뤄지는 시점에 기획되어 중고거래의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올봄에는 캠핑족을 타깃으로 다양한 캠핑 중고 용품을 만날 수 있는 캠핑 기획전으로 시즈널 마케팅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번개장터는 특별 시즌마다 자사 앱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각종 시즈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번개장터의 이러한 브랜드 기획은 앱 버전 기록에서 더 자세히 느낄 수 있습니다. “올여름은 작년보다 더 더울 예정이래요. 그래도 거래만큼은 쿨 거래하시라고~”라며 중고거래에서 쿨하게 거래를 성사한다는 ‘쿨거래’라는 표현으로 더위를 날리는 듯한 느낌을 재치 있게 표현했습니다. 새 서비스의 베타 오픈을 소개할 때는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봄, 번개장터에도 기분 좋은 변화가 생겼어요”라고 계절에 빗대어 기능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신규 기능을 업데이트한 것을 따뜻한, 기분 좋은 봄이라는 계절에 빗대어 ‘기분 좋은 변화’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별 볼 일 없을 것 같은 앱 버전 기록에, 이렇듯 계절감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문구들로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 앱을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유저와 만나는 또 다른 창구

실생활 속에 앱이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 업데이트하는 일은 이제 필연적인 과정이 되었습니다. 기업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다르겠지만, ‘버그 수정’, ‘앱 사용성 개선’과 같은 표현 대신 어떠한 버그를 수정했는지, 사용성 개선을 위해 어떻게 수정하여 업데이트했는지 조금은 더 자세하게 기록한 앱은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앱 버전 기록의 공간을 유저와 만나는 또 다른 창구로 여기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편에 걸쳐 소개한 앱 버전 기록을 활용하는 기업 사례들을 참고하여 개성 있는 앱 업데이트를 진행해 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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