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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우리 일상 속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들이 하나 둘 등장 중이다. 자율주행은 말 그대로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 차량 스스로가 도로에서 달리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환경 파괴의 주범인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로 모두 대체하고자 하는 사회적 통념이 차량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증폭시켰다. 물론 아직은 여러 가지 기술적인 한계와 법적 규제로 무인 자동차 형태의 완전한 자율주행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시험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올해 2월부터 운전기사가 탑승한 방식의 ‘자율주행 택시’를 상암동 일대에서 운용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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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우리 일상 속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들이 하나 둘 등장 중이다. 자율주행은 말 그대로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 차량 스스로가 도로에서 달리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환경 파괴의 주범인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로 모두 대체하고자 하는 사회적 통념이 차량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증폭시켰다. 물론 아직은 여러 가지 기술적인 한계와 법적 규제로 무인 자동차 형태의 완전한 자율주행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시험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올해 2월부터 운전기사가 탑승한 방식의 ‘자율주행 택시’를 상암동 일대에서 운용 중에 있다.
필자는 기존에도 테슬라, 현대자동차 차량을 이용하며 자율주행 기술을 여러 번 접했지만, 자율주행 택시가 우리 일상에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가 무엇일지 궁금하여 직접 상암동을 방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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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는 자율주행 택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서비스인 을 운영 중이다. 해당 앱을 이용해 42dot과 SWM 두 업체의 자율주행 차량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하고 호출할 수 있다. 아직은 두 업체가 운영 중인 차량 대수가 많지 않고, 운영시간이 짧아(평일 09:30~17:00)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하려면 사전에 앱 내 공지사항을 참조해야만 했다. 승객이 서비스 가능 지역에 진입할 경우, 앱 상에는 상암동 지도와 함께 자율주행 택시 탑승이 가능한 승강장 목록(보라색 택시 아이콘)이 노출된다. 최종적으로 카드 결제 정보를 입력하면,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하기 위한 모든 사전 준비를 마치게 된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8번 출구로 빠져나오면 곧바로 ‘자율주행 셔틀버스’ 구역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구역에는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영’ 카니발 흰색 차량 한 대가 정차 중이었지만, 이미 이용 중인 택시인지 앱 상에서는 노출되지 않았다.
자율주행 택시를 본격적으로 호출하기 위해 앱을 활용해 우선 도착지를 설정했다. 별도의 정해진 목적지가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자율주행 택시를 오래 탑승해 보고자 출발 지점으로부터 가장 먼 곳으로 지정했다. 이후 42dot 사의 니로(Niro) 차량 두 대가 탑승 옵션으로 제안되었고, 더 빠른 시간 내에 도착하는 차량을 선택했다. 현재 자율주행 택시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첫 탑승에 한해서는 이동 거리와 상관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니 자율주행에 관심이 있다면 활용해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지도상에서는 호출 위치와 택시가 매우 인접해 있었고, 기존 안내 역시 ‘1분 후 탑승 가능’이라고 표시되었다. 그렇지만 택시가 잡힌 후에는 예상 소요 시간이 11분으로 대폭 늘어났다. 늘어난 대기 시간에 다소 당혹스러웠지만, 자율주행 택시인 점을 감안할 때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행될 것이라는 생각에 우선 기다려보기로 했다. 만약 자율주행 택시를 통해 특정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용하고자 했다면 충분히 부정적으로 느껴질 상황이었다.
추후 알게 된 건 자율주행 택시는 승객의 탑승 유무와 별개로 상시 자율주행 상태로 운행하며, 정해진 노선대로 한 방향으로만 순환하기 때문에 픽업 시간이 다소 지체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이 택시를 호출하는 시점에서 전혀 안내되지 않고, 호출 시점에 택시의 위치와 승객 간의 거리만을 계산하여 예상 대기시간을 표시한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약 13분 정도의 긴 기다림 끝에 자율주행 택시가 승강장에 도착했다. 앞서 마주했던 SWM 업체의 카니발 차량보다는 훨씬 더 작은 크기였으며, 운전자 석은 ‘Safety Driver(안전한 자율주행 운행을 위한 기사)’가 동승하고 있었다. 조수석은 이용이 불가해 최대 2명까지 탑승 가능했다. 당일은 2명이서 탑승 예정이었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지만, 차량이 도착한 후에야 수용 가능 인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또 한 번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외에도 카니발 차량은 지붕에 거대한 라이더 센서가 설치되어 있어 자율주행 택시라는 것이 외관상 확연히 드러났지만, 니로 차량은 카메라와 레이더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크게 티가 나지 않았다.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뒷좌석 태블릿에 호출 승객의 전화번호 뒤 4자리를 입력해야 한다. 인증 후에는 탑승자 이름, 내리는 곳, 결제 금액, 도착 시간 등이 안내되며 ‘주행 시작하기’ 버튼까지 누르면 모든 운행 준비를 마치게 된다.
‘주행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자율주행 시스템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도로교통법상 일정 구간 진입 후에 자율주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따라서 승하차 지점에서는 Safety Driver가 직접 수동으로 운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정 구간 진입 후 Safety Driver는 앞 좌석 태블릿 좌측 하단에 위치한 자율주행 버튼을 눌러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가동했다. 운전석을 바라보고 있지 않으면 자율주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기 어려울 만큼 운행이 매우 매끄러웠다.
다만 자율주행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승객에게 명확히 인지시키기 위해 42dot 사의 AI 풀스택 자율주행기술인 ‘Akit’의 음성 안내가 곧이어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AKit입니다. 저는 면허 딴지 한 달 정도 됐어요. 기본적인 준비는 끝났습니다. 다만, 도로에서는 돌발 상황이 너무 많아요, 보행자가 갑자기 차도로 뛰어나오기도 하고, 우회전할 때 왼쪽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많아 속도를 줄이기도 합니다. 초보 운전자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겁먹고 집에서 있을 수는 없죠? 여러분을 안전하게 모시는 베스트 드라이브가 되기 위해 저는 오늘도 열심히 달립니다.”
이처럼 승객이 운행 중에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돌발 상황에 대해 AKit 음성이 사전에 안내함으로써, 고객의 불안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일종의 라포가(Rapport: 친밀감) 형성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차량 내부에는 자율주행 택시와 관련된 정보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Safety Driver와 여러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승객들이 생각하는 자율주행 택시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승객들이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으로는 재미있게도 ‘안전 운행’을 꼽았다. 특히 자율주행 차량은 조금의 사고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보수적으로 세팅이 되어 있다고 한다. 우선 자율주행 택시는 모든 구간에서 시속 50KM 이하의 균일한 속도로 운행되기 때문에 택시 기사의 난폭한 운전을 경험할 일이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는 반드시 수동으로 운전해야 하며, 옆 차선 차량이 빠르게 달려오는 경우 스스로가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차선 변경을 포기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택시는 ‘V2X(차량과 모든 것을 연결한다는 의미)’ 기술을 활용해 서울 관제센터로부터 차량 신호등, 보행자 신호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신호등 색상이 변경될 것을 미리 감지하여 운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우수한 기술들이 다수 적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객의 완벽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는 Safety Driver가 함께 동승하도록 되어 있다. Safety Driver의 상황 판단하에 핸들을 잡거나, 악셀,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면 곧바로 자율주행에서 수동 운전으로 전환되는 방식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돌발 상황으로부터 자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자율주행 운행에 대해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한 승객은 현재까지 없다고 한다.
Safety Driver로부터 자율주행의 많은 장점을 들었지만, 이를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자율주행 택시는 안전을 위해서 워낙 보수적으로 세팅되어 있다 보니 실제 탑승 과정에서 여러 답답함을 느꼈다. 일례로 차선 변경 시 옆 차선의 모든 차량을 보낸 뒤에야 이동을 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많은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아마도 현재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테스트 삼아 혹은 신 기술을 미리 경험해 보기 위한 ‘얼리어답터’에 가깝기 때문에 실제 승객들의 반응을 온전히 대변한다고 보기가 약간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목적지까지의 빠른 이동보다는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하고자 해당 차량을 이용하는 승객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운행 방식에 큰 불만을 품지 않을 확률이 당연히 높아 보였다.
차량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태블릿은 근접해 있는 다른 차량, 오토바이, 보행자 등을 카메라와 레이더를 이용해 인식해 표현하는데, 인식된 사물들이 정교하게 나타나지 않고 버벅대는 현상들이 나타나 혹여나 운행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지 약간의 불안감이 들기도 했다. Safety Driver 말에 따르면, 실제 해당 부분들은 차량 주행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차량 감속에는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운행 중에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이나, 급작스럽게 가까워진 차량을 인지하지 못해 Safety Driver가 강제로 개입해야 할 때도 있다. 이날의 짧은 운행 중에도 Safety Driver가 선제적으로 개입해야만 하는 돌발 상황들이 여러 번 발생했다. 주행 중 도로에 정차 중인 차를 발견했지만, 이를 원활하게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여 Safety Driver는 잠시 수동 운전을 하겠다는 안내와 함께 해당 차량을 피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차량이 우회전할 때 핸들이 매끄럽게 돌지 않고 버벅이며 돌아가거나 차량이 달리다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차체가 흔들리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실제 일반 운전자들과의 괴리 있는 운행방식에 답답함을 느낀 뒤 차량들이 빵빵거리기도 했는데, 승객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심리적인 압박감을 동승하는 기사와 일부 함께 나눠가지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재미있었던 얘기는 실제 일부 승객들 가운데는 Safety Driver가 함께 동승한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기사가 탑승해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현재 안전상 어쩔 수 없으나 ‘자율주행은 곧 무인자동차’라는 인식이 강한 상황에서 기사가 함께 동승하는 환경이 승객들에게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예상된다.
하차하는 과정에서는 역시나 Safety Driver가 다시 한번 수동으로 전환하여 안전하게 내려줬다. 일반 택시 앱과 동일하게 운행 벌점 평가가 진행되고 등록된 카드로 자동 결제가 진행되는 등 택시 하차 과정에서의 경험적인 차별점은 크게 없었다.
현재 42dot에서 운행 중인 차량은 테슬라와 동일하게 카메라와 레이더를 이용한 자율주행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라이더 센서를 활용할 경우 더 정교한 운행이 가능할 수는 있으나 상대적으로 비용이 매우 비싸고, 데이터 연산 처리량이 많아 시스템이 무거워 양산화 측면에서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 또한 현재는 자율주행 택시에 탑재한 자율주행 기술이 차량에만 머물지 않고, 배달 로봇, 제설차 등에 부착할 수 있는 확장성도 고려되어야 하므로 현재의 카메라 및 레이더 방식을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Safety Driver 스스로도 아직까지는 완전한 형태의 무인자동차가 도입되기에는 법적 규제,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빠른 시일 내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에 실망하지 않고, 한동안 Safety DRiver가 의무적으로 함께 동승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승객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은 물론, 추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과정에 크게 기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경험을 통해 우선 기대보다 매우 정교한 자율주행 시스템에 감탄하게 됐다. 기술적인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 Safety Driver의 많은 개입 없이도 ‘자율주행 시스템’에 의지한 채 상암동 일대를 아무 탈 없이 운행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게 다가온다. 하지만, 항상 Safety Driver가 동승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자율주행 기술이 정말 완벽한 상태인지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또한, 자율주행 택시 경험이 전혀 없던 상황에서 승객이 사전에 인지해야 하는 정보들이 적절한 시점에 제공되지 않아 예상보다 긴 시간 동안 차량을 대기해야만 했다. 특히 Safety Driver의 설명 없이는 자율주행 택시에서 사용 중인 여러 기술적 이점들을 인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만약 Safety Driver 없이 승객 홀로 택시를 탑승하는 상황이었다면 분명 운행 중에 극심한 불안을 느낄만한 순간들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하려면 고객들이 더욱 안정감을 느끼고 또 편안한 이동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인지해야 하는 정보를 적절한 시점에서 충분히 전달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현재는 자율주행 택시 운영 아주 초기 단계라서 고객이 택시를 탑승하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후에는 고객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존 일반 택시와 차별화된 이동 편의성과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추가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서비스는 올해 말까지 상암동에 총 12대까지 자율 자동차 유상 운송을 확대할 예정이며, 운행지역을 강남과 여의도 등 서울 전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택시뿐만 아니라 청소차, 제설차와 같은 공공분야까지 자율 자동차 운행을 확대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이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 일상에서 마주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적극적인 인터뷰와 좋은 이동 경험을 제공해 주신 42dot Safety Driver 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참조 정보>
42dot 사는 네이버랩스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송창현 대표가 2019년 3월 설립한 자율주행 서비스형 교통 시스템(TaaS) 스타트업이다. 네이버, 구글, 카카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국내외 전문가와 인력을 중심으로 현재 200명 넘게 일하고 있다. 현재 니로 EV 차량 3대를 운영 중이며 올해 1월부터 유상 운송을 시작했다. 운임 요금은 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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