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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드리블, 오른쪽: 비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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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인터넷 세상은 밋밋합니다. 모든 것들이 똑같아 보입니다. 일반적인 폰트 개성 없는 레이아웃, 별다를 것 없는 페이지, 눈에 띄는 시각적 언어의 부재, 타이포그래피도 엉망입니다. 창의성이나 아이디어보다는 기술과 이념상의 제약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페이지들이 박스로 가득하고, 그 안에 또 박스가 있고, 그 안에 또 박스가 있습니다. 마지막에 박스가 아니면 텍스트나 이미지가 있을 뿐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정으로 디자인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의 웹 테크놀로지에는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기능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와 레이아웃을 구현할 수 있죠. 우리는 급진적이며 놀랍고도 혁신적인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창의적인 이미지와 인터랙티브한 요소에 실험적인 타이포그래피를 결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을 위한 웹사이트들에서조차도 박스 안에 또 박스 안에 또다시 박스가 있는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창의성이라는 측면으로는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이트인 드리블(Dribble)과 비핸스(Behance) 마저도 기본적으로 진부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다른 것으로 바꿔도 아무 상관없을 정도입니다. 아래 보시다시피, 드리블과 비핸스의 차이점이 거의 없습니다.
왼쪽: 드리블, 오른쪽: 비핸스
달리 말하자면, 템플릿은 콘텐츠를 신경 쓰지 않습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디자인의 기본 원칙들 중 하나는 형식과 내용을 깊이 있고, 의미 있게 연결하는 것입니다. 형식은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내용과 형식이 분리되면 이러한 원칙이 깨지는 것이며, 그저 콘텐츠가 담긴 평범한 형태만 남게 됩니다. 디자인의 측면에서 보자면, 템플릿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형식이 내용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웹사이트 디자인에서 창의성이 결핍된 이유들은 아주 많습니다. 대부분은 경제적이며 실용적인 이유들입니다. 예를 들자면, 페이지를 하나하나 디자인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온라인 뉴스의 속도와 새로운 기사가 쏟아지는 빈도를 고려했을 때, 대형 웹사이트들은 각각의 페이지들을 하나하나 새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웹사이트 디자인은 전문적인 기술 분야이기도 합니다. HTML, 자바스크립트, CSS 등은 디자이너들에게는 여전히 도전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창의적이며 지적인 면에서 지속적으로 배움을 구하지 않는 것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모바일이 우선되고, 일반적이며 프레임워크 위주로 개발이 이루어지는 시대에, 웹페이지의 시각적인 요소와 맥락이 갖는 완결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요즘 같은 상황에서 아방가르드하면서도 인상적인 웹사이트 디자인은 어떤 모습일 수 있을까요? 독일 포츠담에 있는 인터페이스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기존의 웹사이트를 다시 디자인한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ZKM을 새롭게 디자인한 작품
프레더릭과 요나스의 목표는 ZKM이라는 전시장이 가진 진보적인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개념과 시각언어, 그리고 기술적인 부분들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컨셉 한가운데에는 생동하는 디자인이라는 엔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페이지가 하나씩 로딩될 때마다, 새로운 레이아웃이 생성됩니다.
스트림을 새롭게 디자인한 작품
미디엄을 새롭게 디자인한 작품
해커 뉴스를 새롭게 디자인한 작품
그래픽 디자인의 거장, 데이비드 카슨은 언젠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과 가독성을 혼동하지 말라'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조언을 받아들여서 현재의 웹사이트 디자인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의 웹에서 중요한 것은 가독성, 편리함, 반응성이며, 무엇보다도 접근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시각적인 요소들보다 우선해서 표현을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전형적인 것이 사용하기 편하다고 생각한다면, 시각적인 디자인이 무엇인지도,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 이 글은'Why Do All Websites Look the Same?'을 각색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