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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도심 곳곳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공유 킥보드를 마주치곤 한다.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해당 사업에 뛰어들었는지, 동네마다 킥보드 외관 색상, 크기, 모양이 모두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많은 공유 킥보드 업체가 있는 건 수요가 많거나 해당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실상 그들의 사업 환경은 그리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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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마일 모빌리티, ‘공유 킥보드’ 사용자 경험(UX)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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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킥보드
평소 도심 곳곳에서 마주한 각양각색의 공유 킥보드

 

길을 걷다 보면 도심 곳곳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공유 킥보드를 마주치곤 한다.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해당 사업에 뛰어들었는지, 동네마다 킥보드 외관 색상, 크기, 모양이 모두 각양각색이다. 이처럼 많은 공유 킥보드 업체가 있는 건 수요가 많거나 해당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실상 그들의 사업 환경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2021년 5월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운전면허 소지자만 전동 킥보드 허용)이 전면적으로 실시되면서 공유 킥보드 이용률이 줄어들었고, 최근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이는 더욱 가속화됐다. 이에 현재 겨울철 운영을 중단한 업체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유 킥보드 업체는 각광을 받았던 초기에 비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의 내부 환경인 강점과 약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공유 킥보드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 보고, 사용자 관점에서의 고충 파악과 더 개선할 점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이 글을 통해 많은 공유 킥보드 업체가 사용자들에게 더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공유 킥보드 앱 선정 과정

구글 플레이 스토어 검색 시 현재 10곳 이상의 공유 킥보드 업체를 확인할 수 있지만, 대다수가 흡사하여 특별하게 눈에 띄는 곳은 없었다. 무엇보다 인근에 당장 이용 가능한 공유 킥보드가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가장 중요했지만, 앱 설치 전에는 이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구글앱 공유킥보드
구글 플레이 스토어 검색 시 10군데 이상의 공유 킥보드 업체 목록 확인 가능

 

여러 제약상 모든 공유 킥보드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없는 탓에 최종적으로 ‘씽씽’ 업체의 킥보드를 이용해 보기로 결정했다. ‘피유엠피’에서 운영하는 씽씽 서비스는 21년도 8월 기준 공유 킥보드 앱 서비스 가운데 ‘사용률 2위’를 차지했으며, 동시에 슈퍼앱(택시 외에 렌터카, 자전거, 킥보드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통합하여 제공하는 앱)이라고 불리는 ‘카카오T’와 ‘UT’앱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대표성’을 가지는 서비스로 판단되어 ‘씽씽’ 업체의 공유 킥보드를 이용해 보기로 결정했다.

 

공유 서비스 앱 순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자전거/자동차/킥보드 공유 앱 순위(21.8월 기준), 출처: 서울경제

 

 

앱 설치과정

보다 더 다채로운 공유 킥보드 서비스 경험을 위해 앱 설치 과정에서부터 지인 두 명이 추가로 합류했다. 카카오T나 UT 앱 내에서도 ‘씽씽’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지만, 씽씽 앱 서비스의 온전한 경험을 진단하기 위해 별도로 앱을 설치하기로 했다.

 

공유킥보드 앱 설치
지인 각자의 스마트폰에 ‘씽씽’ 앱을 설치하는 모습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느낀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앱 설치 후에도 ‘씽씽’ 서비스만의 특장점을 빠르게 확인하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앱 설치 직후 ‘킥보드 반납’ 관련 안내사항이 거듭 강조되는데, 이는 킥보드 이용도 전인 아주 극초기 단계의 사용자에게는 다소 부적합한 정보로 판단되었다. 물론 견인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업체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해당 시점에서만큼은 ‘사용자’에게 그리 중요한 정보로 인지되지 않았다. 이는 해당 유의 문구를 자세히 보지 않고 빠르게 화면을 넘기는 지인들의 행동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공유킥보드 씽씽
씽씽 앱 초기 실행과 동시에 노출되는 킥보드 반납 관련 주의 문구

 

초반의 모든 안내 문구를 빠르게 넘긴 후에야 서비스 가능 지역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씽씽’ 서비스 이용 불가 지역이었다. 결국, 씽씽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인근 ‘서울숲’까지 이동해야만 했다.

 

 

라이딩 준비하기

씽씽 킥보드가 위치한 인근 서울숲 지역까지 이동하는 동안, 지인들과 함께 씽씽 앱 내에서 ‘라이딩 준비하기’ 단계를 진행했다. 라이딩 준비하기 단계는 킥보드 이용에 반드시 필요한 운전면허와 결제수단을 등록하는 절차인데, 씽씽에서는 ‘미션 도전’ 형태로 빠른 진행을 유도하고 있었다.

 

씽씽 라이딩
씽씽 ‘라이딩 준비하기’ 도전 미션

 

업체 입장에서는 ‘라이딩 준비하기’ 단계를 마친 사용자일수록 향후 매출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활성 사용자’로 간주할 수 있기에, 퍼널(사용자가 유입되어 결제까지 가는 일련의 단계)상의 주요한 지표로 활용하는 듯 보였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미리 운전면허와 결제 수단을 등록해 이후 실질적인 킥보드 이용 단계에서의 번거로움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다가왔다.

 

특히 회원가입 이후 30일 내에 ‘라이딩 준비하기’ 등록을 마칠 경우 무료 쿠폰 5분이 제공되기에 이 또한 적절한 수준의 보상으로도 체감되었다. 사용자가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사전 과업을 하나의 미션 형태로 설계한 사용자 경험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킥보드 찾아가기

서울숲 도착 후 씽씽 앱 지도상에 펼쳐진 킥보드 아이콘 개수에 압도되었다. 여러 지역에 걸쳐 얼마나 많은 대수의 공유 킥보드가 구비되어 있는지, 씽씽 앱을 한 번 설치해두면 어느 지역에서나 쉽게 이용 가능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공유킥보드 위치
씽씽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킥보드 위치

 

하지만, 킥보드를 찾는 단계에서 지도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지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초반 앱 설치 직후 한차례 안내된 ‘반납 관련 주의’ 문구를 빠르게 넘긴 탓에 지도상에 표기된 색상, 아이콘 등을 명확히 해석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씽씽 스테이션(공식적인 씽씽 킥보드 반납존)을 의미하는 ‘S’ 아이콘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물론, ‘반납 불가 지역’을 의미하는 붉은색 구간을 ‘주행 금지 지역’으로 잘못 이해했다. 지도상에 표기된 색상, 아이콘(메타포) 등이 별도의 부가적인 설명 없이 해석하기에는 다소 직관적이지 않았으며, 사용자가 동시에 해석해야 하는 정보의 유형이 매우 많아 일종의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을 포착할 수 있었다.

 

주차 불가 주행 불가
지도상에 표기를 본의미와는 다르게 해석하는 지인의 모습

 

이후 지인들과 함께 가까스로 킥보드가 위치한 곳까지 이동했지만, 실제로 킥보드가 해당 위치에 존재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 외에도 킥보드가 땅에 널브러져 있거나, 작동이 되지 않는 등의 불량 킥보드도 쉽게 발견 가능했다. 특히, 외관상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 킥보드를 찾더라도 사전에 해당 킥보드의 배터리 잔량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실질적인 운행 가능 시간이 5분이 채 남지 않은 킥보드를 탑승하기도 했다.

 

공유킥보드 방치
곳곳에서 방치된 씽씽 킥보드를 발견했다

 

 

킥보드 라이딩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세 명 모두 각자의 킥보드를 구할 수 있었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공유 킥보드 탑승 전 안내되는 ‘안전 및 주행' 유의사항 중 보호장비인 ‘헬멧 착용’과 관련된 문구가 가장 눈에 띄었다. 전동 킥보드 이용 시 헬멧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간혹 접하곤 했지만, 실제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을 많이 보지 못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씽씽 킥보드를 찾아가는 긴 과정 동안 헬멧 착용과 관련한 어떠한 안내도 없던 상황에서, 정작 킥보드 탑승 직전 단계에서 헬멧 착용 의무화라는 안내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막상 주변에서 헬멧을 쉽게 구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안전을 준수하기 위해 최대한 인적이 드문 구간에서 잠깐씩 주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호기심에 잠깐 타는 사람을 위해 보다 쉽게 헬멧을 구할 수 있으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씽씽 안내사항
씽씽 킥보드 탑승 전 안내사항

 

이용과정에서 느낀 불편은 또 있었다. 지인은 이동 중에 잠깐씩 멈춰 주머니 속 스마트폰을 꺼내어 혹여나 자신이 ‘주행 금지 지역’을 지나고 있진 않은지 확인해야만 했다. 주차불가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주행 불가 지역으로 판단해 안내했기 때문이다.

 

다른 지인은 킥보드 탑승 전 이용료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던 탓에, 최종 운임비가 어느 정도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아 불안해했다. 실제로도 탑승 전에 기본 운임비가 안내되지만 (잠금 해제 700원 + 1분당/150원) 킥보드 이용 중에는 해당 정보가 노출되지 않고, 이용 시간과 이동 거리만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택시처럼 이용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운임비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으면 불안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씽씽 운임비
운행 중에 가격은 노출되지 않고 주행 시간/ 거리만 실시간으로 안내됨

 

씽씽 주행테스트
헬멧 미착용으로 사람이 없을 때만 잠깐씩 주행해 본 지인들

 

 

킥보드 정차 및 반납

다행히도 주행 중간중간 편의점 이용이나, 일정 시간 동안 킥보드를 잠시 정차해둬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 ‘일시 잠금’ 기능이 제공되는 점은 유익하게 다가왔다. 사용 중이던 킥보드를 일시 잠금하는 동안 비용은 계속해서 청구되지만, 다른 사용자의 이용을 일시적으로 막아 기존 탑승자가 킥보드를 재탐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킥보드 반납 과정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킥보드 반납 과정에서 지도를 들여다보며 ‘반납 가능존’을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하는 과정은 또 하나의 고충으로 다가왔다. 특이했던 점은 지인들은 킥보드를 주차 금지 지역에 잘못 반납하여 견인되는 경우, 본인들이 이를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끝끝내 인지하지 못했다.

 

빠른 시간 내에 특정 목적지까지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생각보다 반납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지체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제 이날도 초반 씽씽 킥보드를 대여한 곳과 동일한 곳에 반납하고자 하였지만, 앱 상에서는 어떠한 사유로 계속해서 ‘반납 금지 지역’이라는 문구가 거듭 노출되었다. 결국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고 나서야 허용된 구간에 주차할 수 있었다.

 

공유킥보드 반납
실제 다른 씽씽 킥보드가 주차된 지역이지만 계속 반납 금지 지역 메시지 노출

 

쿠폰을 이용한 필자와 달리 지인들은 짧은 시간 킥보드를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비용이 청구됐다. 만약 여러 명이 특정 목적지까지의 빠른 이동을 목적으로 공유 킥보드를 이용한 상황이라면 비용과 편의성 측면에서 오히려 다 함께 택시를 이용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하며

지인들과 함께 킥보드 주행 후 카페에 앉아 글을 작성하면서 몇 시간째 같은 자리를 쓸쓸히 지키고 있는 공유 킥보드에 시선이 갔다. 물론 지금의 추운 날씨가 조금씩 풀린다면 공유 킥보드 이용률도 점차 증가할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 씽씽 서비스 이용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아직 많은 서비스에서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사용자 관점에서의 경험들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됐다.

 

공유킥보드 주차
서울숲 카페 근처 주차되어 있는 공유 킥보드

 

결과론적으로는 수많은 공유 킥보드 업체들 가운데 ‘씽씽’ 서비스를 계속해서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특별하게 체감하지 못했다. 특히 킥보드 이용 과정에서 사용자가 참조하고 미리 인지해야 하는 정보가 많은 반면에 이를 적재적소 제공하지 못하는 모습에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다. 업계 2위의 서비스에서 아쉬움을 느낀 만큼 다른 업체도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서비스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경쟁사보다 더 많은 지역에 확장해 나가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 적은 지역을 서비스하더라도 사용자가 먼저 찾아주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과 그들이 체감하는 가치에 조금 더 초점을 맞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조>

길 찾을 때는 '네이버 지도', 공유 모빌리티는 '따릉이'가 대세

헬멧 착용 법제화됐는데…소비자원 “공유 킥보드 이용자 3%만 법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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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모빌리티, 코로나시대 ‘비대면 이동수단’ 각광 국내 시장규모 3년새 3배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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