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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최우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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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과는 차별화된 해답을 내고 싶은 분
- 스스로가 창의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분
- 좋은 해답을 찾기 위한 3가지 단계를 알고 싶은 분
- 좋은 해답을 찾는 법 적용 예시를 참조하고 싶은 분
진짜 문제 찾기를 통해 고객이 직면한 고충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했다면, 이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좋은 해답은 특정 제품,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만족과 지속적 사용 의도를 강화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좋은 해답은 어떻게 찾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해답을 모색하는 과정은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기존 해결 방식에 너무나 익숙해져 이를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거나, 스스로가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비용-리소스 등의 제약들로 인해 다양한 접근보다는 극도로 현실적인 대안들을 찾는데 무게를 두는 경우도 많다. 결국 고객은 브랜드 간 품질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가격’만을 고려한 구매 결정(저관여도)을 하게 되면서 기업들은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좋은 해답을 찾는 과정은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된 일이다. 오늘은 택시 플랫폼사의 사례를 살펴보고 필자가 정의한 3가지 단계를 통해, 현재 고민 중인 해답이 정말 좋은 해답인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택시 승객들 가운데 기사들의 이동경로를 문제 삼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기사가 내비게이션을 무시한 채 이동경로를 취사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서였다면, 현재는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사정으로 내비게이션이 비효율적인 경로를 안내하기 때문이다. 특히 승객은 도로 상황이나 내비게이션을 계속 보고 있을 수 없는 탓에, 운임비 또는 소요시간이 최초 예상보다 크게 넘는 경우 이를 기사의 의도적인 우회경로로 인한 결과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러한 과정은 택시 플랫폼 서비스 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진행한 [카카오T 택시기사 서비스 항목별 평가]에 따르면, 기사의 ‘의도적인 우회경로’는 낮은 평점의 주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6-7월 누적 평가 태그 집계 기준)
승객들의 택시 이동경로 관련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 택시 플랫폼사들은 승객이 직접 이동경로를 설정할 수 있는 ‘택시 경로 옵션 선택’ 기능을 제공해 왔다. 우티(UT)와 아이엠 택시의 경우 승객이 택시 탑승 전 i) 기본 경로 탐색 옵션인 추천 경로 ii) 무료 우선 경로 iii) 최소 시간(빠른 길) 경로 기준의 세 가지 경로 옵션을 제공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평소 자차 이용 시 내비게이션 경로를 직접 설정하는 과정과 동일하며, 운행만 기사님께 맡기는 셈이다. 즉, 이동경로 선택권을 승객에게 사전에 부여함으로써 택시의 예상 이동 경로를 미리 인지시킬 뿐 아니라, 최종 운임비와 운행 시간에 대한 전적인 부담을 택시 플랫폼사와 승객이 동시에 나눠가지게 된다.
‘택시 경로 옵션 선택’ 기능은 좋은 해답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승객의 이동경로 관련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경로 옵션에 따른 비용적-시간적 차이가 미미한 경우가 많아, 사전 선택의 의미가 크지 않다. 또한 옵션별 세부 경로 산정 기준을 알 수 없어 신중한 선택이 어려운 점도 있다. 결국 승객이 최종적으로 누린 혜택이 다른 경로 옵션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비교해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카카오 모빌리티 또한 2021년도 10월 ‘택시 경로 옵션 선택’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기존의 경쟁업체들과 동일한 기능이며, ‘최단 시간’이 아닌 ‘최단 경로’ 옵션이 제공된다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 과정은 수집하기 – 발산하기 - 선별하기 3가지 단계로 정의할 수 있다. 한 가지의 문제에서도 수백 수천만 가지의 해답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유념한 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UX 컨설턴트 시절 당시 멘토께서는 일소가 아닌 젖소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오피스에만 머물며 남들이 이미 여러 차례 가공해 놓은 결과물들을 보고 참조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고객들을 가까이할 때에 남들과는 차별화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는 데서 나온 비유였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기본적으로 우리가 평소에 많은 것들을 미리 경험해 놓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자신의 업종과 관련한 제품/서비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업종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이용할수록 향후 문제 해결 시 다양한 관점을 접목시킬 수 있다. 또한 현장에서의 많은 경험들이 휘발되지 않도록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 영상 등의 여러 가지 재료 형태로 수집하면, 이후 좋은 해답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재료 1]
지인들과 함께 여러 택시 플랫폼 앱을 이용하며, 승객 스스로가 이동경로 관련 불만을 어떻게 무의식적으로 해결하고 있는지(Workaround) 살펴보았다. 승객은 기본적으로 기사가 내비게이션을 준수하여 이동하길 원하지만, 자신이 익숙한 구간에 한해선 반드시 지나쳤으면 하는 몇몇 지점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큰 단위의 경로 설정만 가능하기에, 운행 중 승객이 추가로 길을 요청하는 상황들이 누적되면서 최초 이동경로 선택 과정의 의미가 퇴색된다.
[재료 2]
평소 사용 중인 앱들 가운데 이동 경로 설정 기능을 갖춘 지도 앱과 지하철 앱을 위주로 살펴보았다. 택시 앱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자가 출발지, 목적지를 설정하는 것 외에도 다수의 ‘경유지’를 함께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이동 경로 설정에 세부적으로 관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개인화된 추천 경로가 설정되는 셈이다.
[재료 3]
마지막으로는 배달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 쿠팡 앱과 쿠팡이츠 앱을 살펴보았다. 두 앱은 각각의 회원이 얻게 되는 비용적, 시간적 혜택을 직접 계산해서 서비스 이용 후 알림을 통해 명확히 알려준다. 이는 고객으로 하여금 자신이 이용 중인 서비스에 더 큰 만족을 느끼게 한다.
좋은 해답을 찾기 위한 현장 힌트를 적극 수집했다면, 이어서 아이디어 발산 단계를 진행해야 한다. 이때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뽑힐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여, 좋은 해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래의 방법들을 적극 참조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발산하기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구성원들에게 고객의 진짜 문제를 충분히 공감시킨 뒤, 고객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애플, 구글, IBM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는 흔히 디자인 씽킹 워크샵(디자인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 세션)을 통해 아이데이션을 진행하는데, 이는 참여자들이 고객의 문제에 깊게 공감할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제공되기 때문이다. 특히 깊이 있는 고객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서 실제 고객의 고충이 담긴 이미지, 음성, 영상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는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을 초대하여 각자의 경험, 전문성, 지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직책, 소속, 나이, 성별 등을 혼합하여 4-5명씩 한 그룹으로 구성하고, 특히 개개인의 신상이 비공개로 유지될 때 그룹 내 토의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 발산하기 단계는 반드시 내부 이해관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서비스 사용자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도 차별화된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은 HMW(How Might We) 질문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HMW 질문법은 1970년대 P&G사의 민 바서더가 차별화된 비누 제품을 기획하기 위해 최초 이용하였는데, 고객의 진짜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게 질문화하는 방식이다. HMW 질문 구성법에 대해선 이후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핵심은 질문에 반드시 고객의 니즈, 혹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함께 기재되어야 더욱 다양하고 명확한 아이디어들이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 어떻게 하면 OO 고객의 OO 니즈를 해결할 수 있을까?
위의 방법을 모두 시도한 후, 개개인의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고갈되었을 때는 현장에서 수집한 다양한 힌트를 구성원들에게 공유하여 추가적인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한다.
택시 승객들의 이동경로 관련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내부 이해관계자, 모빌리티 서비스 업종 종사자 혹은 실제 택시 승객, 기사와 함께 모여 아이데이션을 진행해 볼 수 있다. 우선 택시 이동경로와 관련한 승객의 고충을 참여자들에게 충분히 공감시킨 뒤, 다음과 같은 HMW 질문을 제시할 수 있다.
아이디어 | 세부 설명 |
경로 셀프 추천 기능 | 일반 지도 앱과 같은 개념으로 필요시 승객이 직접 주요 경유지(지점)를 사전에 지정할 수 있도록 하여, 택시 이동 중간중간의 승객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
이동 내역 참조 기능 |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로의 경우, 경로 옵션별 평균 이동시간, 비용, 지나친 주요 지점 등의 과거 내역을 보여줌으로써 이후의 경로 선택에 도움을 준다. |
이용 혜택 요약 기능 | 승객 하차 시, 승객이 선택한 경로가 타 옵션 대비 어느 정도의 실질적인 혜택이 있었는지 요약하여 ‘경로 추천 기능'의 이점을 조금 더 명확히 체감시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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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해답 찾기 마지막 단계는 앞서 도출된 많은 훌륭한 해결 아이디어들 가운데, 고객 관점에서의 진정한 해결책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최종 선별하는 과정이다. 우선 개별 아이디어들은 유사 속성끼리 한차례 그룹화한 뒤, 각각에 부합하는 아이디어 컨셉명을 지어주면 이후 선별하기 단계를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각각의 아이디어 그룹은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주는 가치’와 ‘실행가능성’의 두 가지 축을 기준으로, 한 우선순위 그래프에 배치하여 좋은 해답을 선별한다. ‘고객에게 주는 가치’는 아이디어 구현 시 고객이 얻는 가치를 중점으로 효과성, 확장성, 차별성 등을 종합하여 평가한다. ‘실행 가능성’은 아이디어 구현 시, 기업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경제성 등을 종합하여 산출한다.
만약 각각의 아이디어 그룹을 곧바로 우선순위 그래프에 배치하기 어렵다면, 고객에게 주는 가치와 실행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이디어 그룹에 각각 다른 색상의 스티커를 활용하여 그룹원끼리 투표한다. 이후 붙여진 스티커 개수에 맞춰 각각의 아이디어 그룹을 우선순위 그래프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우선순위 그래프에 배치된 아이디어 그룹들 가운데, 우측 상단인 4사분면에 포진되어 있는 아이디어들이 최종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좋은 해답’이라고 볼 수 있다. 고객의 공감을 기반으로 많은 이해관계자가 공동으로 도출한 해결책이므로, 이후 빠른 시일 내에 고객들을 대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HMW 질문법을 통해 도출된 택시 이동 관련 고충 해결 아이디어 그룹은 다음의 우선순위 그래프에 배치하여 ‘좋은 해답’을 선별해 볼 수 있다. 본 사례에서는 ‘경로 셀프 추천 기능’이 도출된 아이디어 그룹들 가운데 가장 ‘좋은 해답’에 가까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반드시 염두 해야 할 부분은 우선순위 그래프 내 ‘좋은 해답’ 섹션에 배치되어 있다고 해서, 해당 솔루션이 무조건적으로 시장에서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좋은 해답을 빠르게 프로토타입화한 뒤 고객을 상대로 반복 검증하여, 더 ‘좋은 해답’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좋은 해답을 찾는 과정의 진짜 마지막 단계이다.
해결책을 내는데 몰두하다 보면 고객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 까먹게 되는 때가 생각보다 많다. 심지어는 고객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검증하지 않은 채, 현상 해결에만 집중해 애초부터 ‘좋은 해답’이 나올 수 없는 환경인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기존의 많은 택시 플랫폼사들은 승객들의 이동경로 관련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택시 경로 옵션 선택’ 기능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이는 승객들이 이동 중 경험하는 진짜 문제를 세밀하게 해결하지 못하여, 결코 ‘좋은 해답’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승객은 비교적 자신이 친숙한 구간에서 이질적인 이동이 발생하는 경우 가장 큰 화를 냈으며, 결국 효율적인 이동을 위해서는 승객의 자발적인 개입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승객은 택시 이용 시 기본적으로 누리고자 하는 ‘편안한 이동’과 ‘빠른 이동’ 중 하나는 일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고객의 진짜 문제 찾기를 시작으로 수집하기, 발산하기, 선별하기 3가지 주요 단계를 거쳐, 고객의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해답’ 찾기에 도달할 수 있었다.
셀프 경로 추천 기능을 활용하여, 평소의 승객 이동 맥락이 반영된 이동 경로가 제공될 때 승객은 친숙한 이동을 하는 동시에 편안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실제 모빌리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오늘의 좋은 해답을 찾는 법 3가지 단계를 진행해 본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해답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필자가 정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결국 ‘좋은 해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진짜 문제에 공감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내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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