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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상식사전] 메타버스의 원조, 세컨드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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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IT 상식사전]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개념과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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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상식사전] 메타버스의 원조, 세컨드라이프


‘IT 상식사전’ 시리즈에선 언론과 비즈니스 현장에 자주 등장하는 IT 용어와 개념들을 소개합니다. 대신 입문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익숙한 인문학적 내용을 접목해 풀어갈 예정입니다. 오늘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개념은 무엇인지,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
출처: unsplash

 

세계 최고의 부호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는 누구일까?

 

이와 관련해 2021년 7월 30일 흥미로운 기사가 등장했다. 블룸버그의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제치고 134억 달러(약 15조 원)의 순자산으로 한국 최고 부자에 등극한 것이다. 주가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따르겠지만 삼성과 같은 전통 산업의 강자인 재벌 총수들을 모두 누르고, IT 스타트업의 대표로 한국 최고의 부자까지 올랐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부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김범수 의장이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카카오라는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여 이룬 결과다. 카카오는 현재 금융에서부터 택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출발은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사업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메신저 서비스는 플랫폼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페이스북(현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역시, 자신들의 주력 사업 중의 하나가 메신저 서비스라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플랫폼과 관련된 메신저의 특성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누구나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손쉽고 가벼운 참여에 있다.

 

플랫폼 사업체 카카오
출처: 카카오톡 홈페이지

 

카카오는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체로 그 시작은 메신저 사업이었으니, 미래를 읽는 김범수 의장의 혜안을 엿볼 수 있다. 카카오는 수많은 플랫폼을 장악했기 때문에 사업자와 고객이 여기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소 업체들과의 마찰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대세를 형성한 사업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단순한 비즈니스 흐름을 넘어 차후 인간의 삶 전반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사업가에게는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는 플랫폼 사업의 개념과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항구를 장악한 사업가들

플랫폼 비즈니스
출처: unsplash

 

플랫폼 비즈니스는 비유하자면 항구 즉, 무역로를 장악하는 사업이다.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상거래의 길목을 장악하고 통행세를 가져가는 것이다. 때로는 통행세가 과도해서 상품을 만들고, 거래하는 입장에서는 상품을 빼앗기는 느낌을 받는다. 소금 열 부대를 힘들게 생산해 거래하면, 한두 부대는 통행세를 받는 사람들이 앉아서 가져가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과한 예시지만 갈등의 요소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부자의 예시를 살펴보자. 역사상 중국 최고의 부자는 누구일까? 바로 석숭(石崇)이다. 중국에는 죽은 석숭보다 산 돼지가 낫다는 속담도 있는 등, 부자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석숭
석숭의 초상화, 출처: 중국인물사전

 

석숭은 중국 서진의 혜제 시대(290∼306)에 큰 부를 축적한 사람이다. 왕의 친척이었던 왕개와 서로 사치를 겨룬 일화로도 유명하다. 한 번은 황제가 왕개를 지원한다며 당시 최고의 보물이었던 산호수를 선물했다. 왕개가 석숭 앞에서 그 보물을 자랑하자, 석숭은 철퇴로 산호수를 부숴버렸다. 왕개가 놀라 격노하자 석숭은 자신의 창고에서 산호수를 여러 개 꺼내어, 마음에 드는 것을 마음껏 골라 가져가라고 했다는 이야기다.

 

그는 어떻게 이런 부자가 될 수 있었을까? 석숭이 부를 축적한 방법 역시 무역로를 장악한 것이었다. 교통의 요지였던 형주 자사에 임명된 후, 향료 무역을 독점하고 자신의 관할 구역을 지나가는 무역상들을 약탈하면서 전설적인 부자로 등극했다. 이러한 일화는 항구 사업의 어두운 측면을 주로 이야기한 것이고, 현대의 플랫폼 사업은 실제로 장점이 더 많다.

 

앞서 언급했던 항구의 영어식 표현은 바로 포털(Portal, 관문)의 어원인 ‘포트(Port)’이다. 우리가 인터넷을 이용할 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웹 사이트는 검색 포털이다. 현재 포털 사이트는 검색을 넘어서 쇼핑,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 웹과 관련된 모든 것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이다. 우리는 항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이 항구를 통해 모든 가치를 얻는다. 그리고 댓글, 메시지, 블로깅, 프로필, 구매, 방문 기록 등 우리의 모든 활동 기록은 정보로 수집되어, 플랫폼의 가치로 재창출된다. 결국 플랫폼 비즈니스는 포털 사업, 항구 사업이라는 것이다.

 

 

생태계를 창조하는 사업

플랫폼 비즈니스
출처: unsplash

 

항구를 장악한 사업가들의 예를 조금 더 살펴보자. 앞서 이야기했던 IT 공룡기업 구글, 네이버, 카카오가 모두 대표적인 플랫폼 사업자들이다. 이러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스티브 잡스가 만든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도 강력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폰은 하나의 생태계다. 아이폰의 하드웨어와 IOS라는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우리는 쇼핑을 하고, 지도를 보고 대화를 나눈다. GPS나 SNS도 이용한다. 

 

각종 앱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모두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능한 것이며, 삼성의 갤럭시와 같은 안드로이드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다.

 

지금은 정치인으로 더 유명한 안철수 대표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20세기와 21세기를 구분 짓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의 하나로 탈권위주의를 꼽았다. 그리고 아이폰은 탈권위주의라는 시대정신이 실체화된 증거물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에 대한 극찬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아이폰을 단순한 단말기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정의한 것은 아이폰이 진보된 새로운 틀,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아이폰이 전화기이자 인터넷 도구인 것을 뛰어넘어, 기업과 개발자 간의 수평적인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스마트폰은 단순히 휴대전화를 넘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며, 우리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 하나의 플랫폼이다. 현재 모든 산업의 중심에는 IT가 있으며, IT의 중심에는 플랫폼이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출처: unsplash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교류하면서, 양자가 모두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 과거에는 생산자가 서비스를 포함한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자가 그것을 구매하는 일방적인 흐름이었다면, 플랫폼 비즈니스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생산하는 콘텐츠 역시 중요하다. 그것을 통해 생산자는 더 양질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소비자는 더 큰 가치를 향유할 수 있다. 이때 소비자가 획득하는 가치는 때로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같은 소비자를 통해서도 얻게 된다.

 

이러한 양방향 교류를 통해 일방향의 전통적 비즈니스를 뛰어넘는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을 거둔다. 플랫폼 사업자는 비즈니스를 위한 기술, 규칙, 정보 등 각종 인프라를 제공한다. 개념적으로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고, 더 많은 참여와 자체적인 가치 창출을 독려할 뿐 직접적으로 상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물론 때때로 생산까지 넘보기도 한다.) 대신 플랫폼에 참여하는 가입자 수를 늘리고, 참여자들이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게 만드는 것으로 수익을 얻는다. 이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와 전통적인 사업의 큰 차이점이다. 어떻게 보면 사업 위의 사업으로 항구를 운영하는 사람은 배와 선원들, 도소매상과 구매자를 연결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무역로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폐허를 딛고 구축한 플랫폼의 가치

플랫폼 비즈니스
출처: unsplash

 

마지막으로 플랫폼 사업의 유래를 살펴보면, 2000년대 초중반에 일어난 웹 2.0 혁명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웹 2.0은 폐허 위에 구축한 개념이다. 웹이 처음부터 쌍방향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웹이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당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었다. 대중들이 웹을 사용하던 초창기에는 기업들이 자신의 정보를 판매하거나, 일방적인 상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고 했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 방식처럼 각종 닷컴 기업들은 수동적인 네티즌들을 상대로 기존 정보의 재가공, 상품, 솔루션 판매 등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것이다. 인터넷은 또 하나의 미디어, 또 하나의 TV, 또 하나의 상업 공간에 불과했고, 많은 기업들이 현란한 이미지와 기술들로 네티즌이라는 거대한 소비자를 유혹했다.

 

이런 인식이 결정적으로 바뀌게 된 사건이 바로 닷컴 버블의 붕괴이다. 1990년대 후반 닷컴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엄청난 투자자들이 몰려 과열되던 인터넷 업계에 차츰 회의의 시각이 대두되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부터 한국의 테헤란 밸리까지 수익 모델이 없다는 것을 눈치챈 주주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그리고 2000년 3월, 미국 주식시장에서 닷컴 기업은 수조 달러의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을 허망하게 바라보아야 했다.

 

플랫폼 비즈니스
출처: unsplash

 

이러한 닷컴 몰락의 시기를 지나 어느 날 웹 2.0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웹 2.0이라는 표현은 아마존, 이베이처럼 버블 붕괴에서도 살아남은 기업들의 공통점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웹 2.0의 핵심은 쌍방향 네트워크로 그 속성은 개방, 참여, 공유이다.

 

현재 카카오의 주가는 급락을 이어가고 있다. 국정감사장에 나타난 김범수 의장은 연신 머리를 숙이며 사과를 거듭했다. 가맹 택시 수수료 문제, 중소형 대리운전 업체와의 충돌, 창작자와의 수익 배분 문제,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한 골목상권 침해 등 다방면에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헤어숍, 꽃, 스크린 골프, 심지어 손톱관리, 간식 업체까지 진출하면서 원성을 산 것이다.

 

결국 플랫폼 사업은 개방, 참여, 공유라는 웹 2.0의 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플랫폼 사업의 특질은 여기에 있으며, 이 가치를 이탈하면 위험할 수 있다. 플랫폼의 핵심 키워드는 개방적인 공간을 제공, 양질의 모든 측면에서 증대된 참여와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더 가치 있는 생태계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태계에서 만들어진 가치는 공정하게 나누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플랫폼 비즈니스는 웹 2.0의 가치에 기반하여, 사업자와 생산자,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얻는 공유 경제를 지향해야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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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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