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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직업 톺아보기: ① e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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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직업 톺아보기: ③감독과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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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직업 톺아보기: ① e스포츠 기자

e스포츠 직업 톺아보기: ② 프로게이머


‘e스포츠’라는 키워드가 세상에 등장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e스포츠 업계의 일은 생소하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업계에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하지만 프로게이머 외에는 관심을 받기 힘들뿐더러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e스포츠에 관심이 생겨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도 실질적인 조언이나 도움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 하여 이번 e스포츠 직업 톺아보기 시리즈를 통해 e스포츠와 관련된 각 직업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세 번째 시간에는 프로게이머들을 지도하는 직업, 감독과 코치에 대해 알아보자.

 
e스포츠 감독
출처: unsplash

 

e스포츠에 감독이 필요한 이유

혹자는 프로게임팀에 감독이 왜 필요하냐고 한다. 게임은 프로게이머들이 더 잘 알 텐데,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철권이나 피파 같은 개인 종목의 경우엔 굳이 감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팀 단위 게임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코치와 감독이다. 게다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 종목들은 대부분 팀 단위 게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비롯해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발로란트 등 인기 종목들은 4인에서 6인까지 팀을 이룬다. 

 

프로팀에 속한 선수들은 모두 기량이 정점에 다다랐고, 자기주장과 개성이 강하다. 각자가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의견을 하나로 통일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개인기를 가졌다 해도 상대의 팀플레이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감독의 업무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이 강한 선수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 방향성을 제시하고,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감독이 하는 일

e스포츠 감독
e스포츠에서 가장 성공한 감독으로 평가받는 김정균 감독. 선수단 관리와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방면에서 고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 인벤)

 

프로게임팀 감독이 하는 일은 특별하게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어떤 종목이건 비슷하다.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설계자라고 할 수 있다. 선수 영입부터 시작해 선수와 코치 관리, 일정 관리, 전략 수립 등 게임 내외적인 것들을 모두 담당한다.

 

선수 영입의 경우 단장이 나서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감독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함께 선수단을 꾸려나갈 코치를 선임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연습 일정을 짜는 것도 감독의 몫이다. 어떤 날 어떤 팀과 연습을 할지, 혹은 휴식을 취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인기 있는 팀의 경우 오프라인 행사 참여나 콘텐츠 촬영 등의 부가적인 일정이 있는데, 이는 프로게임단 운영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선수들은 게임에만 집중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런 업무들을 반기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감독이 게임단과 선수단 사이에서 적절히 중재해야 한다. 선수단의 피로도가 높다면 회사를 설득시켜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중재자 역할은 게임단과 선수단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수와 선수 사이 혹은 선수와 코치 사이에서도 중재를 할 일이 많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선수들 모두 자기주장이 강해, 전략이나 전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주 의견 충돌이 발생한다. 이때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선수단 불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전략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성격이나 성향 차이에서 오는 트러블에 적극 개입해, 불화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이를 위해 평소에 선수들과 자주 면담을 진행해, 선수 개개인의 문제점과 불만을 충분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독 업무를 관통하는 가장 대표적인 키워드는 선택과 책임이다. 휴식과 연습, 선수 선발과 전략 등 모든 것은 선택의 연속이고, 이 과정을 통해 결과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선수가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경기와 상관없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부분도 감독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코치가 하는 일

코치가 하는 일은 비교적 간단하다. 선수들의 게임 실력 향상에만 집중하면 된다. 선수들의 특징을 분석하여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거나, 곧 경기를 치러야 할 상대팀에 대한 맞춤 전략을 준비한다. 또한 흔히 메타라고 불리는 게임 내 트렌드를 잘 따라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높은 게임 이해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실수를 바로잡는 피드백이다. 선수들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라도 실제 게임을 하고 있을 때는 긴장이나 흥분으로 인해 이를 망각하거나, 자신이 해야 할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제대로 된 팀플레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코치가 선수에게 이기는 방법, 팀플레이 방법에 대해 설명해준다. 코치가 가진 게임 이해도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전달하는 방법’이다. 아무리 코치가 게임을 이해하고, 풀어가는 수준이 높다 하더라도 선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부족하면 코치가 선수에 대해 낮은 평가를 하게 되고, 선수는 코치가 제대로 못 가르친다고 평가한다. 

 

상호 간 소통과 이해, 배려가 부족하면 아무리 능력 있는 코치와 선수라 하더라도, 시너지는커녕 마이너스 효과만 날 것이다. 따라서 코치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감독은 이러한 역량을 잘 파악해야 좋은 코치를 선임할 수 있다.

 

 

시기에 따른 감독 역할의 변화

감독에게 필요한 역량과 역할은 시기에 따라 변화했다. 스타크래프트로 인해 국내에서 e스포츠가 태동하던 시절엔 대부분의 프로게임단 감독들은 ‘영업맨’이었다. 초창기 감독들은 선수들과의 친분으로 인해,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다 자연스럽게 팀의 감독이 된 경우가 많다. 팀에 소속된 선수들은 안정적인 프로게이머 활동을 위해 스폰서가 필요했고, 감독이 스폰서 유치를 위해 발품을 팔고 다녔다. 팀 관리는 코치가 맡아서 하고, 감독은 제안서를 만들어 팀 창단에 관심 있어 하는 기업들과 미팅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후 스타크래프트 프로 리그가 자리를 잡고, 모든 팀이 기업팀으로 창단하여 아마추어 팀이 사라지면서 감독들은 영업보다 팀 관리에 집중하게 됐다.

 

e스포츠 감독
e스포츠 초창기에는 감독들이 스폰서를 유치하기 위해 직접 뛰어다니며 영업을 했다. (출처: 게임메카)

 

이렇게 프로 e스포츠 씬이 자리를 잡고 10년 정도가 지나자, 선수 출신 코치와 감독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년을 기점으로 스타크래프트가 하락세로 접어들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혜성처럼 등장해 인기를 끌면서 스타크래프트 출신 코치와 감독들이 자연스레 종목을 전향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체계적인 팀 관리를 경험하고 배운 코치와 감독들은 스타크래프트의 팀 시스템을 그대로 리그 오브 레전드 씬에 이식했다.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대기업들의 팀 창단 러시가 이어지면서 감독들은 팀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는데, 한국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빠르게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연습생 육성 시스템까지 도입하면서,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최강국으로 등극했다. 이른바 ‘관리형’ 감독이 대세였던 시기다. 

 

2010년 이후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국내 e스포츠 씬에서 관리형 감독이 대세였다면, 2020년을 전후로 ‘전략형’ 감독들이 등장했다. 타 종목의 선수 출신이 아닌 해당 종목의 선수 출신 혹은 게임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감독직을 맡는 것인데, 전반적인 선수단 관리보다 게임 내용에 더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의 눈높이에서 게임을 볼 수 있는 감독을 원하는 게임단이 늘고 있으며, 그중 대표적인 팀이 바로 젠지(Gen.G)이다. 젠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은 2022 시즌을 맞아 코치 경험이 없는 ‘스코어’ 고동빈을 감독으로 선임했고, 오버워치 리그 팀인 서울 다이너스티 역시 지난해까지 선수로 활동했던 ‘토비’ 양진모를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선임했다. 

 

물론 감독들의 스타일은 제각기 다르고, 관리와 전략 모두를 아우르는 감독도 많다. 게임단 역시 밸런스를 잘 갖춘 감독들을 선호하고, 전략에만 집중하는 감독은 이전에도 있었다. 다만 감독 선임의 배경에 ‘선수들의 눈높이’를 공식적으로 내세웠다는 점과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감독이 됐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감독과 코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감독은 게임단과 관련된 모든 일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선수단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뒤따라오는 부담감과 압박감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때문에 감독이 전략에만 집중한다면 이런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마주할 수 있다. 실제로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뒤, 그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감독직을 내려놓고 다시 코치로 보직을 변경한 사례도 있다. 그는 선택함에 있어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코치들의 심적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 감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감독-코치가 되는 방법

e스포츠 감독, 코치
탤런트 출신이었던 강현종 감독은 리그 오브 레전드 초창기 시절 MiG라는 팀을 만들어, e스포츠 판에 뛰어들었다. (출처: 데일리e스포츠)

 

프로게임팀에서 코치를 선임하는 데는 아무래도 선수 출신들이 유리하다. 직접 경기를 뛰어본 경험으로 인해 선수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게임 이해도도 높기 때문이다. 또한 선배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비선수 출신보다는 선수 출신 코치를 더욱 잘 따르기 마련이다. 

 

만약 비선수 출신이라면 아마추어 팀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코치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뒤에 프로팀 입단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피드백 영상이나 분석 자료 등)가 있으면 더욱 좋다.

 

감독 역시 먼저 코치를 경험한 후, 그 경력을 바탕으로 감독 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정석이다. 직접 아마추어 팀을 만들어 대회에서 활약하고, 프로게임단에 인수되는 방법을 통해 안정적으로 감독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경우도 있다. 

 

신규 종목의 경우에는 기업에서 팀을 창단하거나 아마추어 팀을 인수하는 경우가 잦은데, 만약 감독이 없을 경우에는 관련 부서의 게임을 잘 아는 직원에게 팀 관리 업무를 맡기기도 한다. 소수 사례지만 임시로 감독직을 맡았다가, e스포츠의 매력에 빠져 아예 전문 감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e스포츠 감독, 코치
출처: unsplash

 

불안정한 프리랜서 

e스포츠 감독과 코치들은 대부분 1년 혹은 2년 정도로 짧게 계약을 한다. 게임의 인기에 기반한 e스포츠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게임단 입장에서는 앞날을 쉽게 예측할 수 없어, 코치진의 임기를 보장하기 힘든 것이다. 

 

극소수의 게임단에서 코칭스태프를 정규직으로 채용한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4대 보험을 보장받을 수 없다. 성적 부진이나 선수단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경질될 가능성도 있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채용 불안을 가진 직업이다.

 

또한 선수들 못지않게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은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지만 되려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일은 팀의 경영진이 선수 선발이나 경기 준비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다. 이는 감독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인데,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팀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모든 책임을 감독이 떠안게 된다. 특히 중국으로 진출한 감독들은 특유의 ‘꽌시 문화’로 인해 피해를 본 경우도 있고, 통역사가 제대로 의사를 전달하지 못해, 경영진이나 선수단과 오해가 생겨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이처럼 감독의 역량 외의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체계적인 지도자 연수 프로그램의 부재

프로게임팀 감독이나 코치들 중에서는 종종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대개 경쟁이 치열하지 않거나 신규 종목의 경우 발생하는 일인데, 코칭 방법에 대한 철학이나 기준이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심지어 피드백 과정에서 폭언을 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일반 스포츠와는 달리 지도자 교육 과정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e스포츠 지도자가 되는 것은 특별한 연수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아, 누구든 코치나 감독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들이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 실제로 경험하기 전까진 알 수 없다. 수준 미달의 코치진이 선수를 가르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선수단의 불화를 일으키는 코치들도 있을 정도라 좋은 코치를 만나는 것도 프로게이머에겐 중요한 일이다.

 

비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e스포츠 지도자 자격증 수료 과정을 준비했지만, 아직 다른 자격증처럼 정기적이거나 상시로 응시할 수 없다. 자격증 취득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자격증 없이도 얼마든지 코치와 감독 활동을 할 수 있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e스포츠 감독, 앞으로의 전망은?

e스포츠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지위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e스포츠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준회원으로 정식 가맹단체가 되기도 했다. 학원 스포츠로서의 길이 열린 것이다.

 

e스포츠가 학원 스포츠로 편입된다면, 프로게이머 학원이 아닌 일반 학교에서도 특별활동이나 방과후 수업 등을 통해 e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코치나 감독 출신들이 강사로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관련된 일자리들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대로 전문적인 코칭 역량은 반드시 갖춰져야 부작용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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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 게임 프로게이머, e스포츠 전문기자, 프로게임팀 감독까지 20년째 e스포츠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Gen.G 오버워치 컨텐더스 팀 감독직을 거쳐 현재는 Talon 레인보우식스: 시즈 팀 감독을 맡고 있으며, 프로게이머 지망생과 학생들을 위한 진로 상담 및 특강,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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