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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페셜 이벤트’ 다시보기 : ②행사장 밖 마케팅

애플 마케팅 전략

 

지난 1부에서는 애플 스페셜 이벤트 이면에 숨겨진 여러 UX 마케팅 전략들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애플은 이벤트 전에 ‘비밀주의’, ‘즐거운 기다림’, ‘상상의 극대화’라는 세 가지 전략을 주로 활용했다. 특히 당일 오프닝 영상에서는 애플파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큰 야망과 큰 꿈을 가진 사람들의 땅’이라고 소개하며, 이를 애플이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시켜 마케팅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전략들은 애플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와 구매 욕구를 무의식적으로 자극하는 효과로 작용했다. 이번 글에서는 스페셜 이벤트 이후에 펼쳐진 애플의 추가적인 마케팅 전략을 분석하였으며, 최근 마케팅 경쟁으로 주목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행사(갤럭시 언팩)와도 비교 분석해 보았다.

 

신제품 소개에서 보인 애플의 마케팅 전략

과거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팀 쿡 최고경영자(CEO)까지 애플이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신제품 소개 방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CEO가 직접 신제품 발표회에 참여하여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전체적인 이벤트를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 올해 진행된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도 팀 쿡은 약 1시간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특유의 자신감 있는 목소리와 제스처로 ‘아이폰 13시리즈’, ‘애플워치 7’, ‘아이패드 미니’ 등을 소개했다. 물론 신제품과 관련한 상세 설명은 각 제품의 담당자들이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주요 장면마다 팀 쿡이 거듭 등장해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애플 마케팅 전략
팀 쿡 CEO [사진 = 애플 홈페이지]

 

물론 이렇게 CEO가 직접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하는 형태는 애플 만의 고유 방식은 아니다. 테슬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유수 기업들의 주요 행사에서도 애플과 유사하게 진행된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애플을 포함하여 왜 이토록 많은 기업의 CEO가 직접 제품 소개 전면에 나서는지 그 이유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지금의 팀 쿡 CEO까지 이들이 직접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 CEO가 가진 분명한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흔히 후광 효과(Halo effect)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한 대상의 두드러진 특성이 그 대상의 다른 세부 특성을 평가하는 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뜻한다. 결국 팀 쿡 CEO가 가지고 있는 ‘혁신가’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행사에서 발표되는 신제품에 투영되어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보이는 효과로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모습은 CEO가 단순히 회사 경영인으로써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과 함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제품을 고안해 내는데 열중하고 있음을 대중에게 간접적으로 보여줘 회사 전반에 대한 신뢰도 형성과 소비자와의 접점을 좁히는 효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애플 마케팅 전략
애플 CEO 팀 쿡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삼성의 ‘갤럭시 언팩’ 행사는 어떻게 다른가?

이러한 전 세계적인 트렌드 속에서 애플의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신제품 소개 방식은 애플과는 사뭇 다르게 진행되는 점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작년까지 통상 1년에 1회 이상의 갤럭시 언팩 행사(2월, 8월)를 개최해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해 왔다. 이때마다 비교적 대중에게 익숙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여하기보다는 매번 무선사업부(IM: IT, 모바일) 사장이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올해 8월에 진행된 갤럭시 하반기 언팩 행사 역시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이 등장하여 ‘갤럭시 Z폴드 3’와 ‘Z플립 3’를 소개했다.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사진 =삼성전자]

 

물론 삼성전자가 포괄하는 비즈니스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자리에는 이재용 부회장보다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무선사업부 사장이 등장하는 것이 어찌 보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대중들도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의 기술 변화를 더 효과적으로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매해 진행된 갤럭시 언팩 행사의 진행자가 매번 달라져왔다는 점이다. 2019년도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는 세계 최초 5G 폴더블폰을 소개하기 위해 고동진 사장이 등장하였으며, 2020년도에는 노태문 사장이 등장하였고 해당 연도 9월 온라인 론칭 행사에서는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는 빅터 델가도가 전면에 나섰다. 이후 올해 진행된 갤럭시 언팩 행사는 다시 한번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이 등장했다.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매년 주요 발표자가 바뀐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사진=삼성전자]

 

물론 갤럭시 언팩 행사는 대외적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된다. 하지만 애플 스페셜 이벤트와 비교했을 때 업그레이드된 기술 확인만 가능할 뿐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다행히 올해는 이례적으로 5번의 갤럭시 언팩 행사가 진행되었고, 그때마다 줄곧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이 등장하였다. 기고문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은 고객이 기반이 되는 ‘대중화’라는 가치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는 것이었는데, 앞으로 그가 추구하는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전달되어, 제품으로까지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애플과 삼성의 총성없는 전쟁

금번 진행된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는 올해 8월 성공리에 진행된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와 폴더블 스마트폰의 거듭되는 흥행 행진을 의식한 이유 때문인지 정확한 내막을 수는 없지만, 자사의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의 기술적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퀄컴을 과감히 깎아내리는 모습이 다수 연출되었다. 

 

애플 마케팅 전략
[카이안 드랜스/애플 부사장]

 

애플의 부사장 카이안 드랜스는 A15 바이오닉 칩을 소개하면서 “경쟁 제품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는 50%, 그래픽처리장치는(GPU)는 30% 빠르다”라며 경쟁사는 애플이 2년 전 내놓은 칩 성능을 따라잡기도 급급한 상황이라며 강조했다. 애플이 지적한 ‘주요 경쟁 제품’은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 Z폴드 3’와 ‘Z플립 3’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 888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자사 제품의 기술적 우월성, 독보성,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강조되어야 한다. 신제품 발표회는 그렇게 해야지 대중에게 충분히 어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중의 많은 이목이 모인 애플 신제품 행사만큼이나 네거티브 마케팅(경쟁사의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며 깎아내리는 기법)이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또한, 상대적으로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에서는 수년간 애플을 향한 네거티브 마케팅을 적극 이용해왔기에 애플의 이번 공세는 오랫동안 인내한 것에 대한 ‘합당한 반격’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에서도 이에 질세라 여러 내용의 반격 메시지를 트위터에 기재했는데, “만약 반으로 접힌다면 얼마나 더 멋졌을까?”, “우리만 데자뷔를 느끼나?”, “오랫동안 전방위적으로 120Hz *주사율을 채택해왔다” 등을 남기는 등 애플을 현란하게 공격했다.

 

※ 주사율 - 주사율은 1초간 화면에서 보이는 정지 이미지 수

삼성전자 미국법인 트위터
애플 이벤트 진행 후 삼성전자 미국법인의 트위터 반격 [사진 = 트위트 Samsung Mobile US]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1등을 점하고 있는 애플이 굳이 자체 신제품 행사에서까지 경쟁사 제품들과 성능 측면의 비교 우위를 내세울 필요가 있었나 싶다. 의도가 어찌 되었듯 애플이 네거티브 마케팅을 단행함으로써 애플 입장에서는 경쟁사의 혁신적인 성장을 의식한 ‘일종의 조급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사례가 아니었다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국내외 IT 커뮤니티를 보면 신제품 출시 때마다 인상하던 스마트폰의 가격도 올해는 동결한 사실도 경쟁사 제품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다만 한 가지 눈여겨볼 사실은 애플 스페셜 이벤트 내에서의 네거티브 마케팅을 하는 과정에서 팀 쿡은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피해는 최소화하려는 일종의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행사 이후에도 계속되는 애플의 마케팅 

애플은 매해 스페셜 이벤트가 있기 며칠 전 전 세계 아이폰 출시일을 확정 발표하는데, 자신들이 지정한 티어에 따라 출시일을 달리 지정한다. 해당 티어는 시장 규모와 접근성 등을 고려하며 지정되는데 한국의 경우 중국(애플 매출의 20% 이상 발생), 일본(아이폰 점유율이 절반 이상), 유럽보다 시장이 현저히 작고, 더욱이 집적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늘 1차 출시국에 들지 못했다. 그래도 최근 들어 국내에서의 아이폰은 물론 이 외 에어팟, 애플 워치 등의 주변기기 판매액에서도 일본 등 주요 국가 등을 추월하면서 국내 진출 12년 만에 1차 출시국 지정 가능성이 더더욱 높아졌던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국내 추석 연휴 일정과 겹쳐 발생하는 마케팅 및 영업 공백으로 인하여 아쉽게도 사전 예약 시작일은 10월 1일, 출시일은 10월 8일로 조정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크게 실망하였다. 물론 티어에 따른 출시일 차이가 워낙 심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1차 출시 국가와의 출시일이 매우 좁혀진 셈이라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치열한 사전 예약 주문에서 살아남지 못한 소비자들은 결국 여전히 긴 시간을 대기해야만 했다. 지인의 경우에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쿠팡 사전 예약에 성공하였지만, 배송 시기는 약 3~4주간 소요된다는 메시지를 받게 되면서 이내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애플이 스페셜 이벤트 진행 후에도 국가 간의 등급을 차등화하고, 아이폰 판매 일자를 달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전 예약에서도 많은 물량을 한 번에 푸는 것이 아닌 정해진 소량의 물건을 점진적으로 푸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서 소비자에게 작용하는 무의식적 작용은 바로 ‘희귀성 법칙’이다. 희귀성 법칙이란 특정 제품을 쉽게 얻을 수 없을 때 상대적으로 해당 제품의 가치를 높게 인식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대체적으로 애플 제품 사전 예약 시에는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자신이 구매할 상품을 확정해 놓은 상태이므로, 경쟁사 제품은 눈에 잘 띄지 않고 온전히 구매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치열한 사전예약은 소비자들의 경쟁 심리를 부추김으로써 소비자들이 이후 해당 제품 수령 시 실제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얻게 되는 것으로 느끼기도 한다. 

 

 

애플은 역시 애플이다

매해 9월이 되면 뉴스에는 애플 스페셜 이벤트 관련한 소식들로 가득하다. 새롭게 선보일 아이폰의 디자인, 탑재될 주요 기능 등이 국내외 수많은 언론들과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다뤄진다. 그때마다 필자의 관심은 새롭게 출시되는 아이폰의 모습보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로 하여금 해당 이벤트를 이만큼 열정적으로 기다리게끔 하는지 그 이면에 내재된 마케팅 전략들이 궁금했다.  애플의 스페셜 이벤트의 마케팅 전략을 일부 분석해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은, 애플의 지금의 성공은 치밀한 설계와 전략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해당 전략들은 결국 고객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된 것임을 깨닫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참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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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N사. 전 IBM, Philips, Balance h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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