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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는
여러분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어떻게 알까요?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약 1억 97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기업 가치만 해도 300억 달러(34조)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스포티파이가 이처럼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스마트한 알고리즘으로 소위 말하는 '취향 저격의 음악'들을 추천해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사실 스포티파이 뒤를 잇는 애플 뮤직이나 아마존 프라임 뮤직, 구글 뮤직과 같은 경쟁 서비스들은 유료 사용자의 재생 목록이나 커뮤니티가 만들어 낸 플레이리스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반면, 스포티파이가 이들과 크게 다른 점은 바로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의 수준은 물론이고, 음악과 관련된 견해도 넓혀준다는 점인데요. 스포티파이는 자신들이 이러한 알고리즘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을 절감하며, 2억 명이 넘는 사용자들 모두에게 각자 다른 맞춤형 음악 감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노래 추천 기능은 사용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사용자가 더 많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고객만족도를 높이면서도 이윤을 더 창출할 수 있게 되죠. 이를 위해, 매주 월요일 스포티파이는 홈 화면에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제안하는 '디스커버리 위클리'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블로그와 커뮤니티 그리고 스포티파이 취향 개발자가 발굴하는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추천해주는 '프레시 파인즈(Fresh Finds)'서비스도 제공하죠.
작년에 개최된 컨퍼런스에서 스포티파이의 연구 책임자인 모니아 랄마스-로엘레케(Mounia Lalmas-Roelleke)가 밝힌 바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서비스의 역할은 사용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음악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스포티파이의 홈 화면은 바트(BaRT:음악 추천을 위한 밴딧(bandit)알고리즘)라는 AI 시스템의 결과물이라고 하는데요. 이 시스템의 역할은 홈 화면을 사용자 각각에 맞게 맞춤형으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AI 시스템은 사용자에게 '베스트 아티스트'나 지금 기분에 맞는 음악'과 같이 주제에 따라 분류된 재생 목록들을 진열대(Selves)에 보여줍니다.
스포티파이에서는 바트(BaRT) 시스템을 이용해서 균형을 유지합니다. 바트의 역할은 사용자의 음악 감상 이력을 기반으로 여러분이 듣고 싶어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음악들을 골라주는 것이죠. 하지만 사용자가 늘 똑같은 음악들만 듣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스포티파이에서는 새롭고 신선한 음악도 골라서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즉, 스포티파이의 추천 알고리즘은 '안정'과 '모험'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안정을 선택했을 때는 이 서비스가 사용자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들을 활용하죠. 이를테면 이전 음악 감상 이력이나 건너 뛴 음악은 어떤 것인지, 어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는지, 스포티파이의 소셜 기능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합니다.
반면에 모험을 선택했다면 늘 안정적으로 듣던 것과는 다른 정보들을 활용합니다. 즉, 여러분의 취향과 비슷하지만 아직은 들어보지 못한 재생 목록과 아티스트를 검색하고, 그런 아티스트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고려하죠.
'안정'과 '탐험' 전략으로 노래를 추천해줄 때는 다 그 나름의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스포티파이가 보여주는 진열대에는 '추억의 노래들'이나 '당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들'과 같은 제목이 붙어있습니다.즉, 추천 알고리즘이 이런 목록을 고른 이유에 대해 제목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요. 2018년 공개된 바트 시스템에 대한 연구 논문을 보면, 이러한 설명 방식이 소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용자는 왜 해당 음악이 추천되었는지, 자신의 취향에 부합할지 미리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트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기능하고 있는가를 보려면, 사용자들이 추천된 음악을 실제로 듣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듣는지를 보면 되는데요. 논문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추천된 음악을 30초 이상 들었을 때, 알고리즘에서는 이 추천이 성공했다고 판단한다고 합니다. 스포티파이의 제품 책임자였던 매튜 오글(Matthew Ogle) 또한 쿼츠(Quartz)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들이 30초 이전에 어떤 곡을 건너 뛴다는 것은 그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튜 오글은 스포티파이가 예전에 만든 자료를 보여주며, 이 시스템에 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요.'주간추천 플레이리스트'는 사용자와 비슷한 음악 취향을 가진 다른 사람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과 아주 비슷한 사운드를 가진 노래, 그리고 음악 관련 블로그의 최근 내용을 참고해서 30곡의 노래를 골라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비교적 간단해 보이지만 스포티파이에서 비슷한 사운드를 가진 노래를 분석하는 업무를 맡았던, 샌더 딜먼에 따르면 당시 한 가지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요.바로, 스포티파이에는 매일 신곡들이 엄청나게 많이 추가되는데, 기존에 알고 있는 유명한 아티스트가 아니라면, 그 신곡들을 추천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음악 취향이 비슷한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참고해서 추천하는 방식도, 이런 경우에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애초에 신인 아티스트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딜먼은 당시 상황이 '콜드 스타트(cold start), 즉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고 말합니다. 해결 방법은 음원 자체를 분석하고, 알고리즘이 그 음악에서 듣고 싶어지는 요소들이 있는지를 찾아내도록 훈련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딜먼은 여러 실험들을 진행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거친 일렉기타 사운드가 있는 음악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냥 특정 장르의 음악들을 선택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알게 된 요소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주간 추천 플레이리스트'시스템을 만들어냈죠.
스포티파이에서 자동으로 연속해서 재생되는 목록들 또한, 최첨단 AI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기능은 지금 재생되고 있는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노래들을 분석해서, 그다음에 나오면 좋은 곡들을 예측합니다. 마치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을 만든 사람이 그다음 곡도 만든 것처럼 보이게 말이죠. 스포티파이에서는 이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스포티파이의 플레이리스트에 대한 내용을 담은 '백만 개의 재생목록 데이터 세트'라는 자료를 공개하며, 직접 AI솔루션 경연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죠.
스포티파이는 추천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관련 기업들을 인수합병(M&A) 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왔습니다. 2013년에는 음악 추천 앱 '투니고'를 사들였으며, 이후에는 음원 데이터 분석업체 '에코네스트'와 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시드사이언티픽'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음악 추천 스타트업 '닐랜드', 콘텐츠 추천 기업 '마이티 TV'등을 인수했는데요. 이렇게 모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음악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IT 산업의 거물인 애플과 아마존 뮤직, 텐센트 등을 앞지르고, 스포티파이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 '강력한 음악 추천 기능'에 숨겨져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서의 핵심은 스포티파이가 음악 추천 기능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남다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스포티파이 이야기로 추천 알고리즘을 풀어서 이야기했지만, 이 기능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대두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우리는 사용자 개개인에 맞춰진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