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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페이스북의 서비스에 '좋아요'가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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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페이스북이 하나의 공지사항을 게재합니다. 페이스북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쓰이던 용어를 수정할 것이라고 말한것인데요. 당시에 브랜드나 기업, 유명인의 페이지를 구독하려면 '팬'이 되어야 했으나, 페이지의 팬이 되기 위해 눌러야 했던 그 버튼이 훨씬 더 쿨하고 간단한 이름으로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좋아요'였죠.

미묘한 변화였지만 그 결과는 엄청났습니다. 온라인에서 공감을 표시하는 이 간단한 방식은 지난 10년의 소셜화페(social currency)가 되었으며, 우리는 이제 이미 이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렸습니다.

사실 좋아요 기능은 그보다 앞서 13개월 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는 상태 업데이트나 타임라인 게시글 등에서만 사용되었던 이 기능을 페이지 자체에 확대해서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페이스 북이 웹(Web)이라는 그물망을 다시 짜고자 하는 중대한 시도이자 의도적인 전략이었습니다. 그 후 한 달 후, 마크 저커버그가 어떤 웹사이트에서든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추가할 수 있는 소셜 플러그인을 발표했던 것입니다. 그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4억 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집단적인 온라인 경험의 한가운데에 붙잡아 두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웹사이트에 좋아요 버튼을 추가해서 말이죠.


좋아요 버튼은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가?

이 '좋아요' 버튼은 빠르게 퍼져서 인터넷 상의 모든 블로그, 뉴스 웹사이트, 기업 홈페이지 등에 당연히 추가되는 기능이 되었습니다. 인터넷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2010년대가 지나간 지금 시점에서 '좋아요' 하나가 문화 전반과 기술 환경에 미친 엄청난 변화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에서 좋아요라는 기능은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비즈니스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광고주들은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며, 돈을 어디에 쓰는지, 그리고 무엇에 열광하는지를 그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주목하지 않을 권리>라는 책을 쓴 칼럼비아대학교의 팀 우 교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퍼져있는 좋아요 버튼으로,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어디를 항해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페이스북이라는 항공모함에 '이 사용자가 크루즈 여행을 검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준다. 그래서 그 사용자가 다시 페이스북에 돌아오면, '카니발크루즈라인의 크루즈 여행 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좋아요 버튼이 광고주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광고 도구이고, 기업체에게는 브랜드를 알릴 절호의 찬스이며, 페이스북에게는 캐시카우(Cashcow)일지 몰라도, 수십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얻는 혜택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위트랜스퍼(WeTransfer)의 최고혁신책임자이자 테크 산업의 전문가인 조지 페츠닉(Georg Petschnigg)은 이렇게 말합니다.

'무언가에 대해서 좋아요를 눌렀을 때 그 대가로 소비자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은 예쁜 갤러리나 자료실이나 진열장을 보면서 좋아요를 누릅니다. 하지만 그 배후에 있는 정교한 시스템에서는 사용자를 추적하고, 그들의 행동을 프로파일링하고, 타깃광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기능들이 전혀없었던 걸까?

좋아요 버튼이 페이스북과 가장 관련이 높기는 하지만, 이런 비슷한 기능들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초기의 탐색 서비스였던 스텀블어폰(StumbleUpon)에는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엄지-척 기능이 있었습니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비메오(Vimeo)에서는 이미 2005년부터 '좋아요'라는 이름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죠.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소셜 플랫폼인 프렌드피드(FriendFeed)에서도 2007년 말에 자신들의 서비스에서 좋아요 버튼을 선보였습니다.(프렌드피드는 2009년에 페이스북에 인수되었고, 그로부터 6년 후에 폐쇄됩니다.)

하지만 좋아요 버튼이 그 잠재력을 마침내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페이스북 내부에서의 오랜 노력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거의 아무것도 없던 시절인 2007년에 프롭스(Props)라는 암호명의 초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에 올라온 콘텐츠에 보다 쉽게 공감하게 한다는 다소 모호한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는데, 당시만 해도 이런 기능은 상당히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링거(Ringer)의 2017년 보도를 보면, 페이스북의 직원이었던 레아 펄먼(Leah Pearlman)은 2007년에 어떤 버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뉴스피드의 댓글 중에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죠. 사람들이 '대단하네요.', '아주 좋아요' 또는 '끔찍하네요'와 같은 댓글을 일일이 작성하는 대신에 클릭 한 번 만으로 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면, 페이스북 사용이 훨씬 더 심플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펄먼의 아이디어는 결국 정말 멋진 것을 뜻하는 어썸(Awesome) 버튼으로 만들어집니다. 초기의 아이콘은 더하기 기호나 별 모양이었고, 지금과 같은 엄지-척 모양도 그런 여러 형태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앤드류 보즈워스 부사장이 최근 쿼라(Quara)에 올린 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마크 저커버그는 이 프로젝트를 좋아하지 않았고, 여러 차례 반대표를 던졌다고 합니다. 이 버튼이 생기면 사람들이 게시글에 댓글을 다는 활동이 줄어서 결국엔 참여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초기 테스트 결과, 좋아요 버튼은 오히려 댓글을 더 늘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죠. 보즈워스 부사장은 그 이유가, 사람들이 뉴스피드에서 좋아요를 누르면 페이스북은 '그 게시글을 더 널리 퍼트려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2009년 2월 9일에 페이스북이 좋아요 기능을 발표한 이후, 이 개념은 다른 소셜 네트워크들에도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유튜브에서는 2010년에 엄지-척 버튼을 추가했고, 반면에 같은 해 링크드인에서는 공유하기 버튼을 추가했습니다. 2015년 말이 되자, 트위터조차도 원래의 별 모양이었던 아이콘을 하트 모양으로 바꾸면서 이러한 대세의 흐름에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좋아요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주목할만한 것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의 숫자를 공개적으로 보여주지 않는 기능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최근에 전세계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그 범위를 넓혀서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좋아요'버튼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게시글에 대한 좋아요 숫자는 여전히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좋아요에 집착하는 형상은 줄어들 것입니다. 한가지 추측을 하자면, 이러한 변화로 인해서 사용자의 참여가 더 증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시글을 올렸을 때, 별 반응이 없는 것을 싫어하는 사용자들이라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스타그램의 프로덕트 부문을 이끌고 있는 굿먼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이 자신을 표현하는데 보다 편안한 장소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러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테스트하는 것 중에는 사람들이 좋아요 숫자보다는 사진과 영상에 더 집중하게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초기 테스트 결과는 아주 반응이 좋습니다. 이건 인스타그램으로서는 중대한 변화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전 세계의 커뮤니티를 통해서 더 많은 테스트와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또한 굿먼은 인스타그램에서는 '좋아요를 없앤다는 것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는데요. 페이스북 또한 타깃광고와 사용자 추적 기능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기능을 없애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뉴스피드를 담당하는 프로덕트 매니저인 아밋 풀레이(Amit Fulay)는 '좋아요'라는 기능이 단순한 엄지-척 아이콘에서 이제는 페이스북의 다양한 반응들로 발전했다고 말합니다.'우리는 사람들이 더 풍부하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그 수단을 늘려가고 있지만, 그 단순함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가진 모든 표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최근에 페이스북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아바타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아바타를 만들어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풀레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재미있으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잘 살린 아바타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된다면 페이스북에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 수 있게 될 겁니다.'페이스북의 아바타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는 올해 초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아바타가 악용될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좋아요'는 앞으로 과연 어떻게 될까요? 2020년대에도 여전히 그 힘과 영향력이 계속될 것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2030년대는 말할 것도 없겠죠. 그때가 되면 형태가 조금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우리는 여전히 그 영향력 아래에 놓여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페이스북의 핵심 '좋아요'가 어떻게 2010년대 우리를 사로 잡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더욱 재미있는 비즈니스 꿀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이 글은 'How Facebook’s ‘Like’ Button Hijacked Our Attention and Broke the 2010s'를 각색하여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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