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발전과 인큐베이터의 발명 등으로 신생아의 생존율이 높아진 것처럼, SI산업 또한 SaaS 전환, Agile 도입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수시로 바뀌는 요구사항, 억지 요구로 가득찬 계약을 강요하는 고객, 심각한 인력 수급 문제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기도 합니다. 오늘은 SI의 음침한 구석이 아니라, 이렇게 좋게 하고 있는 곳도 있다던데, 이건 어때, 모두 이렇게 일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야기를 같이 나눠보시죠.
졸업 후 처음 찾아온 취업의 기회는 SI 기업이었습니다. SI 기업에 가면 고객사 등쌀에 맥도 못 춘다는데, 야근도 많고 워라밸도 못 지키는 건 아닌지, 이 프로젝트 저 프로젝트 기웃거리다 전문성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은 많았지만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기에 수많은 물음표와 함께 첫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입사한 지 2년이 가까워진 지금, 그때 고민한 질문에 나름의 답을 해보려 합니다. SI 기업에서 첫 커리어로써 과거 걱정이 무색할 만큼 꽤 괜찮은 시작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제조업은 빠르게 발전하는 IT기술을 적용하여 이미 일본의 경쟁력을 추월했으며 그 결과 세계의 원탑 국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I 엔지니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자랑스러운 결과입니다. 그런데 그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IT서비스에 ‘SI서비스’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우울해지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옵니다. 저는 오늘 이 글에서 그런 이야기들의 진위를 다루기보다는 한국의 SI산업이 얼마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었고, SI엔지니어로서 얼마나 많은 기회가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사무실 자리 예약 프로그램을 만들어봅시다!” 2023년 5월, 패션 플랫폼 ‘코오롱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 개발사 ‘퍼플아이오’는 사내 해커톤 ‘퍼플톤’을 진행합니다. 사무실을 이사하며 자율 좌석제를 실행하게 되자, 자리를 효율적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진 건데요. 이에 총 6팀, 전체 인원의 43%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내놓은 그 결과물이, 실제로 존재하면 써보고 싶을 만큼 놀랍습니다. 그 결과물을 게시한 X(구 트위터) 스레드만 5만 명이 넘게 봤죠. 먼저 그 결과물부터 보겠습니다.
엇, 저 프로젝트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한다고 하면 되는 건가?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만일 중간에 포기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초보자는 용기를 내기 힘듭니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처음이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에도 긴가민가 합니다. 작은 SI 회사라면 더욱 물어볼 곳이 없습니다. 다른 회사가 가르쳐줄 리 없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내야 하는 걸까?” 초보자를 위해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