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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대부분 디지털 화면에 들어갑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냉장고, 광고판 등 대부분 제품에 화면을 달고, 추가적인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이죠. 이처럼 디지털 화면 속에 수많은 정보를 나타내고, 그 정보를 계속해서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 디지털 화면의 장점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의 역사에서는 디자인의 내용을 바꾼다는 것이 매우 복잡한 과정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림 파일, 영상 파일 하나만 바꿔 넣으면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직접 그려 넣어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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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대부분 디지털 화면에 들어갑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냉장고, 광고판 등 대부분 제품에 화면을 달고, 추가적인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이죠. 이처럼 디지털 화면 속에 수많은 정보를 나타내고, 그 정보를 계속해서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것이 디지털 화면의 장점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의 역사에서는 디자인의 내용을 바꾼다는 것이 매우 복잡한 과정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림 파일, 영상 파일 하나만 바꿔 넣으면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직접 그려 넣어야 했죠.
이런 이야기가 몇 백 년은 지난 일처럼 느껴지시나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도 7~80년대만 하더라도 영화관 포스터를 사람이 직접 그려서 넣어야 했고, 건물에 걸어두는 광고물을 위한 대형 인쇄기가 보급된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국가에 따라 기술이 발전되지 않은 곳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벽화를 그리거나, 포스터를 그려내는 일도 많습니다. 원본 포스터를 보고 사람이 그려내는 일, 이 역시도 복사의 관점이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다른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복제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의미죠. 그리고 우리의 평면 디자인 이야기도,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은 디지털 화면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기만 있으면 생생한 화면을 볼 수 있다는 점? 정보를 손쉽게 바꿀 수 있다는 점? 여러 장점이 있겠지만, 원본을 만들면 수많은 복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그림 파일을 하나 만들어내면, 그 파일을 수천수만 번 복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화면을 한국 사람이나, 국외 사람들 모두 똑같이 볼 수 있죠. 그 과정에서 내용이 바뀌거나 정보가 왜곡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원본(Original)과 복제본(Copy)이 서로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100명의 사람에게 똑같은 사진을 보여주고, 손으로 그림을 따라 그린다고 해봅시다. 그중 원본에 가까운 결과가 얼마나 나올까요? 그리고 이 결과물을 사람들에게 판매한다면, 과연 같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요? 사람이 그림을 복제하면 만드는 시간도 매우 오래 걸립니다. 수공예로 만들어진 복제본이라는 것은 회화나 예술의 영역에서는 환영받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보전달이 목적인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죠. 이처럼 원본과 달라지는 복제본이라는 문제는 평면 디자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제였습니다.
디지털 화면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여러 사람이 원본과 다름없는 복제본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타이포(Typho)와 판화입니다. 타이포와 판화는 원본(Original)을 만들어두고, 잉크를 묻혀 새로운 복제본(Copy)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사람 한 명이 노력해서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고, 단순한 방식이었죠. 심지어 사람의 손보다 훨씬 정확해서, 원하는 내용을 수천, 수만 개 복제해도 변형되는 일이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인쇄(Print)’의 개념입니다.
8~90년대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지하철에서 모든 사람이 신문을 들여다보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모두가 스마트폰 속의 정보를 들여다보지만,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에는 대중교통 속 광고판과 신문 소식지, 그리고 집에 있는 TV가 유일한 정보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려고 신문을 읽었습니다. 신문은 매일매일 새로운 내용을 담아야 했고, 인쇄를 하려면 매번 새 종이와 잉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량 인쇄기술이 발전하게 되었죠.
우리에게 익숙한 컬러 프린터가 나오게 된 것은 50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사람들에게는 인쇄기라는 개념이 아예 없었던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단순 흑백 프린터인 등사기의 개념은 1900년도부터 등장해 있었습니다. 등사기는 기름종이를 활용해 흑백 문서를 복사해내는 기계입니다. 수동 프린터이다 보니 한쪽에 달린 레버를 직접 돌려 복사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이런 수동 기술을 사용해 신문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신문은 대부분 자판기를 이용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여러 기자가 쓴 내용을 잘라 신문의 원본 배열을 만들고, 이것을 다시 복제하는 방식이었죠. 그렇다 보니 매번 내용을 수정할 때마다 각각의 기사를 다시 써야 했고, 그 내용도 새로 배치해야 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포토샵으로 단순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모두 직접 해야 했던 것이죠. 심지어 컴퓨터의 개념도 없었기 때문에 오탈자를 확인하거나, 잘못된 이미지를 바꾸는 것 또한 전문가가 눈으로 보고 해결해야 했습니다. 또한, 신문에는 흑백 색상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이 아닌 가격의 문제가 컸습니다.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신문을 보아야 하는데, 컬러 신문을 만들려면 가격이 몇 배는 더 비싸지기 때문이었죠.
우리에게 익숙한 컬러 인쇄기가 등장한 것은 1980년대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까지는 컬러 인쇄를 하는 방법이 없었던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1890년대에 3색을 사용한 인쇄기술이 등장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사진을 3가지 색상으로 나누어 복제하는 방식이었죠. 이것이 바로 ‘실크 스크린(Silk Screen)[1]’ 기술입니다.
실크 스크린(Silk Screen) 기술은 원본 이미지를 세 가지 색상만으로 재현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때 하늘색, 자주색, 노란색이 사용되어, 영어로는 CMY라는 주요 물감 색이 사용되죠. 이것이 발전해 만들어진 개념이 바로 CMYK 색상 개념입니다. (하늘색, 자주색, 노란색, 검은색 - Cyan, Magenta, Yellow, Black) 이런 실크 스크린 기술은 현대 인쇄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림파일 하나에 검정 (black) 색이 하나 추가된 것뿐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사진 이미지 하나를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는 걸까요?
실크 스크린 기술을 사용하려면 원본 사진이 하나 있어야 합니다. 그 원본 위에 실크 스크린을 얹고, 밀폐된 공간 안에서 강한 빛에 노출합니다. 마치 오래된 카메라 기술처럼, 필름 위에 밝고, 어두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이죠. 사진에 담긴 이미지의 밝고, 어두운 지점의 차이가 실크 필름에 실루엣을 만들어냅니다. 이때 빛을 강하게 사용할수록, 더 밝은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더 적게 사용하면, 어두운 이미지가 만들어지죠. 이렇게 만들어진 실루엣 위에 세 가지 색상을 차례로 발라주면 원본 이미지와 매우 비슷한 컬러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컬러 프린터도 이런 개념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단지 CMYK의 영역을 나누는 작업을 컴퓨터가 대신해줄 뿐이죠. 지금은 인쇄나 복사도 컴퓨터로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사진 원본을 손상시킬 수도 있는 이런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큰 이미지를 실크스크린으로 뽑아내고 싶다면, 원본 이미지 역시 매우 크게 만들어야 했죠. 컬러 이미지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잉크도 많이 쓰기 때문에 가격도 비쌌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좀 더 저렴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죠.
1980년대에 등장한 잉크젯 프린터(Ink jet Printer)는 물감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더 큰 이미지를 인쇄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실크 스크린 기술과 차이가 있다면, 바로 ‘눈의 착시’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실크 스크린 방식은 공간 안에 물감을 가득 채우기 때문에, 결과물을 확대하더라도 빈 공간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해상도가 높고 매끈한 결과물이 나오죠. 하지만 그만큼 더 많은 물감을 사용하고, 가격도 비싸집니다. 그에 비해 잉크젯 방식은 정해진 해상도 기준으로 잉크를 적절히 사용합니다. 이 경우 멀리서 보았을 때는 이미지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쇄된 이미지를 확대해보면, 작은 점들과 비어있는 공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간이 비어있는 만큼, 더 적은 양의 물감을 사용하는 것이죠.
잉크젯 방식이 대형 프린터로 연결된 것은 이런 효율적인 지점이 큽니다. 기존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기술 때문에 건물 밖에 거대한 광고물이나 광고판, 영화 포스터 등도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잉크젯 방식에서 사용하는 착시 현상, 해상도의 개념은 모니터의 DPI 개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평면 디자인의 역사는 그림과 정보를 대량 생산하고, 복제하기 위한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 효율적으로, 더 저렴하게, 더 많은 양의 원본을 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들이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디지털 화면의 세계는 사실상 과거에 생각하던 가장 이상적인 정보의 전달, 복제가 가능해진 세상입니다. 물론 여전히 원본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과 과정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시간 수정과 무한복제가 가능해진 세상에서 원본이냐 아니냐를 따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렇기에 그것이 무슨 정보인지, 그 정보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전문가가 만들던 정보의 제작이 이제는 개인도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사람의 역사에서 대량생산은 모든 사람이 비슷한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동시에 개인화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했죠. 스마트폰이라는 개인 화면이 등장하고, 나만 즐길 수 있는 개인 피드(feed) 화면이 생겨난 것도 이와 같은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디지털 세계 이전의 평면 디자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평면 디자인의 역사인 스큐어모피즘과 리얼리즘 (Realism)의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린트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다음 참고자료를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History Of Printing - New York Ban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