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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IT 20. 스마트폰 패권 전쟁과 태블릿 PC

2000년대 중반 이후 IT혁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아이폰과 같은 IT 디바이스 분야에서 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있어서 비단 스마트폰만이 우리 삶을 변화시킨 것은 아닙니다. 소리 없는 강자가 있었으니 그것은 태블릿 PC의 진화입니다. 아이패드가 등장하면서 태블릿 PC도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태블릿 PC는 미디어 노출 빈도를 보면, 다른 IT 이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엔터테인먼트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IT 기반 근무 현장에서는 현재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기술혁신으로 그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날로 진보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데스크톱의 중간자적인 위치에 있는 것으로 어중간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둘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관점에서 앞으로도, 특히 업무적인 분야에서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 디바이스입니다.

 

이러한 와중에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업계를 장악하기 위한 패권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스마트폰은 과거 데스크톱 운영체제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향후 다가올 IT 비즈니스에 있어서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측은 더욱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양측의 패권 다툼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앞서 언급했던 태블릿 PC의 약진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패드의 등장과 태블릿 PC

아이패드의 등장과 태블릿 PC의 약진

아이폰이 촉발한 스마트폰 혁명에 이어,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태블릿 PC도 새롭게 조명을 받았습니다. 태블릿 PC는 손가락이나 터치 펜으로 조작 가능한 필체 인식 기능을 갖추고 있고, 본체가 없는 얇은 판(tablet) 형태를 갖추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PC입니다. 무선인터넷을 이용하여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며 태블릿 PC 혹은 태블릿이라고 불립니다. 초창기에 빌 게이츠는 태블릿 PC를 끝없는 노트라고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태블릿 PC가 처음 출시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에 의해서였습니다. 과거 1992년에도 MS는 필기체 인식 윈도우 운영체계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너무 앞선 탓이었는지 여러 사용자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얼마 후 사라졌습니다. 이후 2000년 11월 빌 게이츠 회장이 컴퓨터 전시회 컴덱스에서 본격적으로 태블릿 PC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처음 잠깐 동안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했지만, PC나 노트북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무선 인터넷 인프라의 부족으로 역시 인기를 얻지 못했고, 빌 게이츠는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습니다. 또한 초창기에는 필체 인식 기술도 완벽하지 않아 빈번한 장애가 발생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한동안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의료 분야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 등에서 태블릿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키보드를 탈부착할 수 있는 태블릿이 나오기도 했고, 노트북과 태블릿을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합적인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발하기에는 당시 PC나 노트북의 성능에 비해서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그러던 중 3G 통신망의 개발 등 무선 인터넷 환경이 급격히 발전했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형성, 콘텐츠의 폭발적인 유입과 생성을 바탕으로 한 애플의 아이패드가 2010년 3월, 등장했습니다. 이렇게 태블릿 PC는 정보통신 혁명을 이끌 새로운 주역으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아이패드

 

아이패드의 차별점은 정전식 터치 감지 기술을 사용하면서 효과적인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는 성능의 발전을 보여주었고, 과거에 비해 499달러로 가격도 훨씬 저렴해졌으며, 크기도 작고 얇아졌습니다. 또한 무선 인터넷 환경이 개선되고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풍성한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유롭고 풍성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아이패드를 접한 많은 전문가들이 향후 태블릿 PC가 스마트폰이 촉발한 변화와 맞먹는 엄청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현대인들에게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아이패드는 스마트폰을 뛰어넘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요? 스티브 잡스는 전자책 분야에서 개척자 역할을 한 아마존의 킨들을 칭찬하면서 자신들은 그 성공을 바탕으로 더 멀리 나아갈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실제로 기존의 킨들에 비해서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출판물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훨씬 나은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부가적으로 PC 기능도 활용할 수 있으니 전자책 사용자는 아이패드를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아마존도 이후 킨들 파이어라는 태블릿을 만들어 대응을 하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또한 아이패드는 교육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아이패드를 통해 팟 캐스트 강의를 시청할 수 있고, 교내 연락망, 수업 중 학생과 교사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용도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전자 교과서의 역할도 수행했습니다. 실제로 서구와 일본 등지에서는 아이패드가 교육용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컨버전스

이외에도 신문과 잡지, 방송, 웹툰과 같은 문화예술 분야의 창작활동 등에 활용되면서 디지털 컨버전스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아이패드는 악기처럼 사용할 수도 있으며, 소소하게는 사용하지 않을 때 거울이나 탁상 앨범으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생활에 밀접하게 녹아들고 있습니다. 아이패드는 이렇게 철저히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개발된 태블릿 PC로 이전과 달리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모았고, IT업계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이폰 VS 안드로이드폰

플랫폼으로서의 스마트폰을 비즈니스 분야를 뛰어넘어 더 확장해서 추론해보면, 지금은 정치인으로 더 유명한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언급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는 20세기와 21세기를 구분 짓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 중의 하나로 탈권위주의를 꼽으면서 아이폰이 탈권위주의라는 21세기 시대정신이 실체화된 증거물이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안 원장은 아이폰을 단순한 단말기가 아니라 플랫폼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역설했는데, 그가 플랫폼이라고 정의한 것은 아이폰이 그 전과 다른 무엇인가 진보된 새로운 틀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아이폰이 전화기이자 인터넷 도구인 것을 뛰어넘어 기업과 개발자 간에 수평적인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에 특히 주목했습니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휴대전화인 것을 넘어 하나의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제공한 플랫폼인 것입니다.

 

IT분야에서는 이러한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관건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서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현시점에서 바라보자면 이러한 플랫폼 전쟁의 결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양분되었습니다. 초기의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상황을 잠깐 거친 후, 급격하게 양강 체제로 정리된 것입니다. 2000년대 후반의 상황에는 심비안이라는 OS와 아이폰의 iOS가 각기 30% 전후로 비슷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고, 본 시리즈 19편에서 오바마가 쓰는 폰이라고 언급했던 블랙베리가 15%가량, 안드로이드폰이 4%가량으로 매우 열악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은 점차 그 저력을 드러내며 지난 10여 년간 부단한 발전을 거친 끝에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75%는 안드로이드폰이, 25%는 아이폰이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사정은 약 5:5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확실한 양강 체제를 구축했고, 나머지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으니, 이미 수백만 개의 앱으로 생태계를 구축한 쌍두마차를 뒤엎을 새로운 스마트폰 시스템은 당분간 나오기 어렵다고 전망할 수 있습니다.

 

잠시 2000년대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구글은 2005년 모바일 운영체제 업체인 안드로이드를 인수하여 2007년부터 삼성전자, 엘지전자, NTT도코모, HTC, 퀄컴 등과 개방형 휴대전화 연합(OHA, Open Handset Alliance)을 결성했습니다. 구글의 개방성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안드로이드폰이 만들어졌는데, HTC의 G1을 필두로,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한국의 갤럭시 등이 대표적인 초창기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에 비해 뒤쳐지고 있었지만 무서운 상승세로 추격했습니다. 2000년대가 지난 후, 2011년 5월에 이르자 하루 평균 40만 대, 총 1억대가량이 판매되었는데, 11월이 되어서는 다시 반년 만에 2억대 수준으로 2배가 늘어나면서 급격하게 성장해나갔습니다.

 

한편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된 지 얼마 후,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의 공동 창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안드로이드폰이 스마트폰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애플의 스마트폰은 약점이 거의 없는 최고의 스마트폰이지만 안드로이드가 더 개방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지금으로서는 애플의 iOS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곧 극복할 것이며 아이폰은 모든 사람을 위한 스마트폰이 아닌 반면, 안드로이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예측은 지금에 와서 보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애플 생태계가 마음에 들고 폐쇄형이기 때문에 보안이 뛰어난 점이 좋아서,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사람은 개방형이기에 구글을 비롯한 여러 업체의 앱들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호환성이 뛰어나서 편리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으며 양갈래 중 하나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개방형 체제와 폐쇄형 체제에 대한 선택이 약 75: 25로 나뉜 현재의 상황은 어쩌면 온라인 세계 전반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인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충분한 고려가 필요한 시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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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닷컴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뉴밀레니엄 시기, IT 벤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때 IT 콘텐츠 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최고의 콘텐츠를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출판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IT와 출판 분야에서 함께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콘텐츠와 온라인 네트워크의 결합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다. 저서로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한 <소셜네트워크, 야만의 광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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